3월 하순이지만 날은 약간 따스해서 트레킹하기에 적당하다. 아산시의 인주공단에 있는 문방2교 부근의 안내판을 다시 마주하고 코스 QR 코드를 인증한다. 오늘은 삽교천방조제를 건너 삽교호함상공원에 가서 전시된 상륙함과 구축함을 관람하고 아산만의 해안가를 걸어 송악IC에서 행담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복운리나눔숲까지 가는 일정이다. 그러니까 내륙으로 바닷물이 깊게 들어온 아산만의 해안을 대부분 걷는 것이다.
34번 국도 옆으로 아산만으로 흐르는 하천길을 걷는다. 바닥을 보면 자전거길과 겸용이다. 하천 건너편으로는 인주지방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여러 회사의 이름이 보이는데 먼저 매직캔(Magikan) 이 눈에 띈다. 냄새차단 휴지통을 생산하는 업체라고 하는데 아직은 들어본 브랜드는 아니다. 가정용과 사무실용이 있으니 필요한 곳에서는 제법 쓰이는 모양이다. 그리고 문방3교의 교차로에서는 글로비스 아산KD센터도 보인다. 평택항을 지나칠때 글로비스 평택항 물루기지내에 수많은 차량들이 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곳 KD센터는 해외에 있는 완성차 공장에 필요한 부품을 수급해서 현지에 공급하는 Knock Down 사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기상이변으로 3월 하순의 날이 워낙 더워서 봄꽃들의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여기의 하천 길에도 몇그루의 벚꽃이 이미 봄을 알리고 있고 작은 목련나무에도 순백의 꽃봉우리가 벌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꽃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벌나비도 혹하게 만들어야 한다. 종족 생존에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봄은 화려한 세계를 보여 준다. 조만간 시작될 연녹색의 물결이 밀려오면 세상은 더욱 화려하게 보일 것이다. 하천의 물이 모여 있는 유수지가 나온다. 제방 건너편은 아산호와 연결된다. 제방에 있는 나무들이 유수지의 수면에 비친다. 나무 줄기가 물속 아래로 뻗어 나가는 듯 보인다.
국가관리 시설구역인 삽교천방조제에 올라선다. 제방 위로 앞서가는 일행들의 행렬이 멀리 느껴진다. 오늘도 미세먼지는 심술을 부린다. 아무래도 5월이 되어야 하늘과 시야가 제대로 작동을 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구름이 옅게 깔린 탓도 있지만 바다 건너 편은 흐릿하게 다가온다. 평택을 경유하는 서해대교의 주탑이 희미하게 보이고 교각들은 아산만 바다를 건너 행담도로 향하고 있다. 제방 옆으로 34번 국도가 길게 이어가고 많은 차량들이 오고가고 있으며 가끔 동호회로 보이는 오토바이 행렬이 특이한 소음을 내고 도로를 냅다 달려가고 있다. 제방 끝에는 원형의 관람차가 높게 서있는 모습도 들어온다. 이 방조제를 언제쯤 지나갔을까. 자차로 지났을까 아니면 버스타고 건넜을까. 기억이 희미해서 어느 것이 맞는지 알 수가 없다. 사방이 탁트인 방조제 위를 걷는데 바람이 워낙 없다보니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중간 정도 지나갈 즈음에 아산시에서 당진시로 시계가 바뀐다. 뒤를 돌아본다. 방금 지나온 방조제 진입로와 내륙이 들어오고 그 뒤로 입암산과 영인산의 능선이 살짝 솟아있다. 뒤돌아 본 김에 그동안 걸었던 아산호를 둘러본다. 평택에서 시작되는 아산만 방조제와 멀리 평택국제대교까지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평택호관광단지부터 시작된 저 먼곳을 단 두번의 트레킹으로 거의 끝냈다. 한 걸음 한걸음이 작게 느껴지지만 모이면 상당한 거리를 걷게 된다. 이런 것은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관을 둘러보는 재미를 느껴야 걷는 것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 방조제도 그동안 지나온 방조제처럼 좌측은 담수호이고 우측은 바다다.
방조제가 끝날 즈음에 배수갑문이 나온다. 1979년도에 준공된 방조제는 홍수량의 증가로 기존의 배수갑문으로는 부족하여 2021년도에 추가로 설치하여 홍수 배제 능력이 증대되었다. 옆에 있는 기존 갑문과 비교하면 수문의 높이가 상당하다. 아산만방조제에서 보았던 새로 설치된 배수갑문 모양과 비슷하다. 일행들이 휴식공간에서 잠시 쉬고 있다. 성판득 선배님으로부터 소주 한잔받고 다른 선배님으로 부터는 곡주를 받는다. 달콤한 듯 하면서 담백한 맛이 흐른다. 이를 지켜본 명사포님이 다음 코스 때는 모과주를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된다.
다시 출발한다. 방조제와 함께 달려온 34번 국도는 새로 설치된 배수갑문 앞에서 삽교대교로 연결되고 서해랑길은 예전 배수갑문을 지나 삽교호함상공원으로 들어간다. 다소 왜소해 보이는 높은 탑과 마주한다. 삽교천유역농업개발기념탑이다. 삽교천방조제와 함께 잊혀질 수 없는 이름이다. 1979년 10월 26일. 이날은 웬만하면 누구나 기억할 수 있다. 삽교천방조제 준공식을 마친 박정희 대통령이 당일 밤에 운명을 달리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규하대통령이 1980년 5월에 방조제에 대한 업적을 기리고 고 박정희 대통령을 추념하는 뜻으로 기념탑을 건립하였다. 뒷면에는 서거 1주년이 되는 1980년 10월 26일에 이은상이 짓고 김응현이 쓴 설명문이 있다. 이 글을 읽지 않더라도 방조제가 준공됨으로써 담수호가 생기고 그곳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은 당진, 아산, 홍성 그리고 예산은 염해와 수해를 예방하고 가뭄을 극복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막 팀장은 여기서 그냥 길을 떠나지 않는다. 함상공원 체험관을 찾는다. 두 척의 군함이 정박해 있는 전시관을 관람하기로 한다. 대형상륙함과 구축함이다. 관람순서에 따라 이동을 하며 함상 내부를 둘러보는데 해군2함대에서 천안함전시관을 보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해설하는 담당자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내부를 보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상륙함으로 들어가서 실내를 돌다보니 함장석이 있는 구축함의 함교까지 경유하고 그리고는 구축함의 갑판으로 나온다. 좌우를 둘러보다 보니 조금전에 지나온 배수갑문이 바로 앞에 있고 삽교천방조제가 아스라이 뻗어가면서 아산만의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선미쪽에 있는 구조물에는 카페로 개조해서 차 한잔을 마실수 있게 만들어서 함상카페로 부르고 있다. 상륙함에 있는 바다전망대에 올라 오래전에 퇴역하였지만 바다를 누비던 구축암의 위용을 그려보고 건너편의 바다공원까지 바라보고 하선한다.
점심은 함상공원 옆에 있는 바다공원 내에서 점심을 한다. 막 팀장과 함께 쉼터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배민정/이희라/강유정님 팀에 합류한다. 맛있는 다양한 음식과 23년 숙성된 나폴레옹 술 한잔까지 제공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바다공원 내에 설치된 조형물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담는다. 공원 중앙에는 커다란 원형의 조형물이 있다. 일명 태양의 창이라고 하는데 스테인레스로 제작하였다. 뒤쪽으로 둥근 관람차가 돌고 있어 대비를 이루고 있다. 두 개의 돛을 단 돛단배를 형상화한 풍요라는 작품도 인상적이다. 성판득 선배님과 함께 바다 위에 설치한 전망데크 길을 끝까지 가서 그동안 걸었던 아산호 주변을 바라보고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에서 유유히 날아가는 갈매기들과 이야기도 나누어 본다. 여기에는 바닷물에 흔들거리는 해초의 모습을 형상화한 물의신비라는 작품도 있다. 바닥에는 유선형의 작은 돌들을 세우고 한쪽 끝에 검은 점을 새겨 물고기들을 표현하였고 해초의 단면에는 아주 작은 원형의 구슬을 붙여 공기방울같이 보이게 했다. 아산시에서 바다공원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뚜렷이 보인다.
길은 공원을 가로지르며 해안 제방길을 걷는다. 당진시에서 설치한 안내판을 보니 이곳부터 맷돌포구까지를 걷기 좋은 길로 안내하고 있다. 서해랑길과 같은 방향이라서 잘되었다. 짚트랙 카페를 지난다. 이름 그대로 짧은 짚라인을 설치하여 고객들에게 짚라인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들이 자주 오고간다. 근방에 당진해양캠핑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캠핑족이 많기에 지자체에서 캠핑장을 별도로 조성하고 있다. 제방길 옆 해안가로 걷는 전용길이 나온다. 해안길을 걷기 좋은 길로 안내하고 있으니 위험한 도로 옆에 만들만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걷는 사람도 기분이 들뜨게 마련이다. 지금은 썰물시간이라서 아산호는 너른 갯벌을 보여 주고 있다. 다양한 갯골이 만들어져 있다. 움푹 패인 S형이 대부분이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만든 가느다란 물줄기도 사이사이 보인다.
왕관 형태에 물고기 모양의 장식을 세운 조형물 앞에서 팀장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안내문이 없어서 조형물의 의미를 알 수 없지만 해안길에서 만나는 조형물은 이렇게 누구나 사진을 남긴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잠시 난간에 서서 지나온 곳을 보니 어느새 멀어져 있다. 바닷가에 세워진 전망데크길과 배수갑문이 작아져 있고 바다 건너편으로 영인산이 희미하다. 제방 좌측으로는 논밭이 펼쳐져있고 갈이를 끝낸 농지는 고르게 다져있다. 범선 모양의 배 한척이 육지로 올라와 있다. 정면에서 바라보니 서해범선횟집이다. 맷돌포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은 밑물이 되면 뱃머리가 우측으로 돌고 썰물 때가 되면 반대로 좌측으로 도는 모습이 맷돌과 닮았다고 하여 맷돌포라는 이름을 얻었다.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하니 낚시용 의자에 앉아 입질하는 찌가 조용할때는 바다 건너 서해대교 전경을 바라보는 그윽한 시간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모처럼 해안가에 사람들이 조금 보인다. 해안가에 있는 야외용 단체 식탁은 한차례 손님이 다녀갔는지 지저분하고 식기들이 산만하다.
서해랑길은 계속 해안길로 인도한다. 행담도를 경유하는 서해대교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주탑이 뚜렷해지고 행담도도 다가온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나온 평택시의 아산호 주변이 아스라이 스친다. 햇빛이 얼굴에 부딪치지만 아직은 여름같이 뜨겁지 않아서 차양막없이 그냥 걷는다. 산자락을 끼고 해안길을 걷는다. 이 부근에 아주 낮은 석화산(46m)이 있어서 그 줄기가 해안까지 뻗어내린 것 같다. 김명자님이 왠일인지 앞에 보인다. 사진을 많이 찍어도 늘상 후미와 마주치는 경우가 적은데 말이다. 덕분에 이런저런 얘기하고 사진도 찍어 주면서 종착지까지 동행하게 된다. 성판득 선배님이 보도블럭에 앉아 계신 모습이 들어온다. 왠일인가 싶어 안부를 묻고 오손도손 세 명이 함께한다. 후미를 맡고 있는 장 대장이 회사 일로 불참하지 않았으면 어쩌면 4명이 후미조가 되어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해안가 옆으로 다소 꾸며진 듯한 정원이 보이고 축대를 쌓고 지은 어떤 근사한 건물이 보인다. 로드1950카페라는 곳이다. 젊은들의 취향에 맞을 둣 하다. 서해랑길85코스를 걸으며 평택항 부근에서 보았던 뉴욕적인 감성이 흐르던 대형 베이커리 카페인 메인스트리트와 비슷한 이미지가 보인다. 야외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든 차를 마신든 아산호와 서해대교의 아름다운 뷰는 멋지게 다가올 것이니 처음 방문을 한다면 설레는 마음이 절로 들겠다. 해안의 제방길은 오고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적막하다. 조금씩 다가오는 서해대교와 행담도를 보면서 길은 이어간다. 서해펜션을 지날 즈음에 갯벌에 쟁기같은 기구가 놓여 있다. 갯벌을 긁어내어 숨어있는 조개나 낚지를 잡아내는 기구일까? 그러기에는 날의 폭이 좀 넓은 것 아닌가? 세부적으로 들어간면 모르는게 허다하다.
이번에는 그물이 나온다. 함상공원 쪽을 높게 세우고 행담도 방향으로는 바닥에 불여서 바다 쪽으로 같은 모양의 그물을 몇 개 이어붙인 형태다. 여기서 궁금하다. 바닷물이 들어가는 열려있는 부분을 어찌하여 육지쪽으로 세우지 않았을까? 그래야 썰물때 그물에 갇힌 물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할 것 아닌가? 세상의 모든 지혜를 다 담을 수는 없지만 갯벌 체험이 부족하니 상황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그 옆에는 어느 부부가 갯벌 체험을 하고 있으나 약간 떨어져 있어서 의문점을 묻기가 껄끄럽다. 폰툰으로 만든 간이 선착장이 있고 작은 어선들이 모여 있다. 낚시배인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꾼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신평면주민자치회에서 제작한 안내판을 보니 여기가 매산부장교포구라고 알려준다. 매산리와 부장교가 어울리며 포구 이름이 되었다. 해안선과 닿아 있는 산자락 끝에 세워진 나무판에는 석화산입구가 적혀있다. 야산이라도 오솔길 같은 등산로를 만든 모양이다. 경관이 잘 보이는 전망대나 정자 정도는 있어야 오를 맛이 있는데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명소가 될 가능성은 있겠다.
길은 차츰 좌측으로 돌아나간다. 그러면서 평택에 있는 서해대교의 주탑이 멀리 보이고 서해대교의 교각이 일정한 형태를 이루며 바다를 건너고 행담도를 경유하여 당진으로 들어간다. 서해대교의 전체적인 모습이 어떤 형태인지는 이렇게 주변에서 트레킹을 하니까 알게되는 것이다. 가까이에서는 나무를 보고 멀리서 보면 숲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멀리서 보니까 어떤 느낌이 들어올까. 아무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고 그저 그럴 수도 있고 멋지게 보일 수도 있다. 그건 각자의 몫이다. 대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는 만큼 알게된다고 하니 지금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보았으니 예전에 가졌던 느낌과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모처럼 두 분의 선배님들과 서해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아니 남길 수없다. 차를 마시러 로드1950카페를 방문하면 모를까 언제 다시 이곳에 오겠는가.
직선같은 해안길이 끝날 즈음에 커다란 건물이 있고 높게 서 있는 소나무들이 보이고 대충 살펴도 잘 꾸며진 조경시설이 나온다. 좌측으로 돌아서며 궁금한 마음에 건물 위에 붙은 이름을 살핀다. 베이커리 해어?? 끝자리가 영문인가? 자세히 살펴보니 세번쩨 글자를 좌측으로 90도 돌려 썼다. 그래서 해어름이다. 그런데 두번째에 있는 어자도 돌려썼다면 해오름이 되어 이름이 잘 전달되지만 해어름으로 부르고 있으니 그런가보다. 통유리 카페이고 전망 좋은 뷰가 있으니 가격은 감안해야 한다. 부산 기장의 해안가에서도 커다란 베이커리 카페를 자주 보았는데 전망이 좋으 곳은 이렇게 대형화 되는 것이 트렌드인가 보다. 카페 입구에는 매산해안공원 이라고 새긴 대형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제방갈을 따라 쭉 따라간다. 카페를 오고가는 차량들이 지나가는 길이라서 안전과 먼지에 신경이 쓰인다. 이곳에도 갯벌이 자리잡고 있다. 멀리 행담도에서 넘어온 서해대교의 교각이 당진의 내륙과 연결되고 있다. 그곳이 송악IC 부근이고 오늘의 종착지인 복운리나눔숲이다. 38번 국도를 모처럼 만난다. 도로 아래의 수문에는 물이 바다로 빠져 나오고 있고 작은 어선들이 선착장 주변으로 모여 있다. 음섬포구라는 곳이다. 당진에는 포구가 여러 곳이 있다. 한진포구, 안섬포구 그리고 마섬포구 등이 있어서 갯벌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들지만 해안선은 대호 및 석문 방조제가 있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도 매립공사로 인해 많이 사라졌다. 해안선도 그에따라 크고 작은 만과 곶으로 이어지는 굴곡이 심한 리아시스 해안이 상당 부분 직선화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다음 코스에는 내륙을 따라 석문대교쪽으로 들어간다.
길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38번 국도 옆으로 제방 아래에 만들어진 길을 걷는다. 아직도 갯벌은 행담도 부근까지 펼쳐져 있다. 제방 둑에는 하얀 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예쁘게 피어있다. 말냉이 꽃이다. 저지대에서 3~4월에 흰색으로 한창 피는 꽃이다. 모처럼 다시 만난 꽃이라서 김명자 선배님과 함께 이쁜 꽃의 얼굴을 담는다. 넓게 펼쳐진 갯벌에는 전선은 보이지 않고 철탑만 서 있다.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북당진~신탕정 T/L(송전선로) 건설공사라고 적혀있다. 한전에서 서해안의 발전 전력을 돌려쓰기 위해 당진과 아산을 잇는 송전탑을 설치하는공사다. 갯벌에서 송전탑을 원활히 설치하기 위해 갯벌 위에 나무데크를 설치했다. 어떤 SUV 차량이 데크 위를 타고 안쪽으로 들아간다. 현장차량인지 아니면 언론용 차량일까? 그것도 아니면 개인 차량의 일탈일 수도 있겠다.
좌측의 38번 국도 건너 편에는 대단위의 토지 정지 작업이 진행중이다. 송악물류단지가 조성 중이다. 서해안고속도로의 송악IC가 바로 옆에 있어 평택항과 충남의 물류량을 해결하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송악IC3교 아래를 지나갈 때 우측으로 구래마을을 가르키는 안내판이 있지만 무심하게 지나친다. 그런데 순간 서해안고속도로의 송악IC를 진입하는 도로 입구와 마주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서해랑길은 구래마을로 진입하여 우회하게 되어 있다. 우리들은 그냥 도로를 따르기로 한다. 다행이 진입차량이 적어서 잽싸게 한 차선을 넘는다. 그리고 38번 국도로 연결되는 진출 차선도 잘 살펴보고 가뿐히 넘는다. 그 때 고속도로순찰차가 지나간다. 곧바로 서해안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한다. 부곡산업단지 입구에는 기다리던 서해랑길 83코스 안내판이 서 있다.
이번 코스를 끝으로 평택과 아산을 구분하였던 아산만 해안가를 모두 트레킹했다. 산정호수 둘레길과 같이 짧은 길이라면 다시 걷는 날이 있겠지만 이 드넓은 아산만은 그리 할 수 있는게 아니다. 109코스를 완주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많은 분들과 함께 트레킹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해대교가 연결하는 평택항과 부곡산업단지의 아산만 해안길은 세 번의 코스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다음 코스는 충남의 내륙으로 들어가지만 왜목마을 부근부터는 충남의 특색있는 해안길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
첫댓글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길을 다니다보면 기억나지 않는 길도 간혹있기에 설송님의 글은 늘 재밋고 의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길에서도 졸은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