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비평 껍데기를 보는 시대, 호가호위하려는 시대

[권오삼]

껍데기를 보는 시대, 호가호위하려는 시대

가치보다 값

내용보다 제목

너라는 사람이

어디로 가느냐보다 신발의 치수가 중요해.

....................

네가 누구를 아느냐보다

누가 너를 아느냐가 더 중요해.

(쉼보르스카의 '이력서 쓰기' 부분)

작품도 시원찮으면서 권위 없는 상 받은 것을 내세우는 작품집.

약력 란에 문학과는 관계없는 이력을 잔뜩 적어놓는 얼간이.

 내용은 보잘것 없는데 제목은 천박스럽도록 별나게 붙인 시집.

작품집에 문단 원로나 힘을 쥔 이가 해설을 써준 걸로 우쭐하려는 이.

부탁하니까 차마 거절하기 어려워서 써 준 줄도 모르고. 기타 등.

 지원금 받은 작품이라고 표기하지만 질이 낮은 동시집.

 유명 작가와 사진 찍은 것을 벽에 붙여놓곤 으스대는 이.   

 사진 찍는 것이야 그가 취재하러 갔기 때문이지 그가 그 유명 작가와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닌 것.

 설령 가까웠다 하더라도 자기가 유명 작가는 아닌 것.

 내가 누구를 알면 뭐해, 그는 나를 모르는데. 

  이런 게 전부 호가호위하는 격이다. 제발 호가호위하지 말자.  

  (2017.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