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19(수) 23~33도
●보행지: 수락산 석림사계곡
●집합지: 7호선 장암역 1번출
●코스: 장암역-노강서원-석림사-계곡- 수락폭포 (왕복 4km)
●참가자(8명): 이정 강영구, 초포 소종섭, 석계 송명수, 묵거 박평순, 송원 장용관, 양우 정상범, 백사 조운제, 후묵 채희묵
●뒤풀이(느티나무집, 장암역)
총 150,000원 (능이한방오리: 75,000원×2=150,000원)
수입: 10,000원×8=80,000원, 70,000원(백사 제공)감사!!!
*****
오늘은 길게 보행하는 코스가 아니라서 집합 시간을 30분 늦춘 10:30으로 바꿨다. 당연 2시간이나 걸리는 양우가 제일 좋아한다. 아침 집밖을 나서니 가을의 산들바람처럼 바람이 시원하다. 요란한 매미소리가 찜통더위의 한 여름을 말해주고 있다.
강남구청역과 도봉산역에서 환승하고 장암역에서 내리니 이정도 같은 지하철에 탔던것이다. 함께 개찰구를 빠져나왔더니 초포가 먼저와 구내 벤치에 앉아있다. 나가봤더니 그늘이 없더란다.
멀리서 온 양우와 석계, 베트남 3박4일 여행을 다녀온 묵거가 나타나고 엎어지면 코가 닿는 백사는 옥수수를 따끈따근하게 삶아오는라 뒤에서 두 번째.
자신의 말마따나 ‘게으름 피우다’ 늦는다며 10시37분 도착 예상이라던 송원도 나타났다.
계속 불참하는 운암에 대한 루머가 무성하다. ”처리할 일이 많아 못 나온다“는 운암 카톡의 “처리할”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루머가 난무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운암이 모를리 없다. “오늘은 농약 살포후 오후에는 부가세신고를 위해서 세무서까지 방문해야하고... 비온후 농약살포는 필수.” 무척바쁘단다. 밭도 없고 부가세를 내지 않은 보송회 회원들이 운암이 빠지는 이유를 쉽게 알리 만무하다.
3층 장암역출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내려와 일부는 다시 한번 갈아타고 1층으로 내려온다. 벌써 엘리베이터 안이 찜통이다.
통일로 횡단보도를 건너 막걸리를 사기 위해 GS25 편의점에 들어갔다. 젊은 아가씨가 계산대를 지키고 있다.
‘아르바이트학생이세요?’
‘아니오.’
‘그러면 주인이오?’
‘아니요. 엄마가 하시는데 시간이 날 때 도와드려요’
맑은 얼굴표정이라 말을 섞어본 것이다. 비닐봉투 필요없냐는 말에 필요없다며 서울막걸리(1,600원) 두 병을 들고 나와 양우의 등산백에 넣었다.
볶아대는 해를 피하겠다는 요량으로 다른 보우들은 음식점골목을 잽싸게 내뺐다. 돌아오는길에 오리를 먹기 위해 미리 얘기해놓기위해 백사와 함께 <느티나무집>에 들어갔다. 능이한방오리가 4인용 한냄비 75,000원. 주인아주머니가 하산하면서 30분전에 전화하라며 명함을 주신다.
백사는 등산을 좋아하는 아주머니가 등산하다 남편을 만나 이곳에 정착했다며 오래전부터 알고 있단다. 송지헌친구도 잘알아 같이 먹은적도 있다. 잘 해주셨다.
예전과 달리 짧은 음식점 골목을 빠져나오면 계곡이 나타난다. 건너편 <궤산정(簣山亭)> 정자가 있던 바위에는 추춧돌 마져 없어졌다. 백사는 박세당 후손이 의정부시로부터 보조를 받아 수리하며 보존하려다 듣지않아 완전히 훼손된거란다. 삼테기에 돌을 가져다 만들어진산 궤산(簣山)에 있는 정자였다.
철조망으로 보호받는 계곡의 암반에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미끄러지며 흘러내린다. 백사는 이 계곡을 따라 보신탕집등 음식점이 계곡깊숙하게 이어져있었는데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다 철거했단다. 그래도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옛 애호가들을 받아주는 보신탕집은 뒤켠에 한채 남아있다.
계곡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물의 흐름을 보는 눈이 엄청 호사다. 박세당(1629~1703)의 아들 박태보를 모시는 노강서원은 여전히 지나는 산행객들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자신이 죽은 노량진에 있던 추모서원이 1969년 부친 이 묻혀있는 이곳 수락산 계곡으로 이사온것이다. 그 바로 아래 박대보선생이 제자들과 토론하던 청풍정(淸風亭)의 터가 주춧돌만 쇠줄로 훼손을 막기 위해 둘러져있다.
호우를 이겨내고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밭을 지나 석림사 일주문이 나온다. 폭포아래서 ‘알탕’을 하겠다는 얘기를 듣던 탐방로 지킴이가 기겁을 한다. 화기(火器)는 엄금이란다. 인증샷 한컷.
숲속으로 들어서니 암반의 높이가 달라지니 물이 허옇게 부서진다. 계곡트레킹화를 신고왔다는 초포와 석계가 물을 보니 잘했다는 표정이다. 그래도 600m급 수락산(638m)의 계곡이라 등산화를 착용해야하는데 은근히 걱정된다.
수년전 일요등산회의 계곡 트레킹에서 고덕이 넘어져 의정부 병원으로 실려갔던 일이 있었는데 입구에서 멀지 않은 그 지점을 백사가 알려준다. 비가 내린후는 물만 미끄러지는게 아니라 사람도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일찍 텐트 친 세 중년여인
세 중년 여인이 이쁘장한 텐트를 물줄기 건너 나무밑에 치고 발을 담그고 있다.
두 중년 여성 화가
조금 더 올라갔더니 두 중년 여성 화가가 낮은 삼각대화판을 세우고 붓을 들어 수묵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물이 부서지고 녹음 짙은 계곡을 담아놓기도 한다. 기억이 나지 않으면 참고하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여유로워 보는이의 마음도 한가로워진다.
사진도 잘찍는 백사는 폭포를 구석구석 스마트폰에 담다보니 트레킹 리더역 본분을 잃어버린 모양이다. 예전에 비가 오고 계곡물이 불어 트레킹을 중단했던 전망데크가 나온다. 뒤쳐진 묵거가 얼굴표정이 좋지 않다. 걷기 힘들단다. 베트남 여행으로 여독이 풀리지 않은 것인가? 그것도 아니란다.
백사가 후미에 있어 맡겨도 될 것 같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선두가 수락폭포 입구를 모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폭포/등로 갈림길
등로/수락폭포 갈림길에 갔더니 이정이 길 아닌 바위사위를 따라 폭포쪽으로 들어간다. 다시 불러 희미한 윗길로 안내했다. 송원은 먼저 앞서고 있다.
뒤에는 여성둘 등 남녀 혼성트레킹팀이 따라온다. 잽싸게 수락폭포 아래 모래밭에 넓은 비닐돛자리를 깔고 영역임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들은 사이 사이로 물이 흐르는 자연 상석에 간식거리를 풀어제낀다. 이들 때문에 우리 팀원들이 올라오려하지 않는다. 이 자리가 명당인데도 불구하고...
결국 제 성화에 못이겨 내키지 않으면서 다들 올라왔다. 그런데 묵거는 백사가 전망목데크 위 바위에 혼자 앉아있겠다고 해 그냥 홀로 올라왔다고 전해준다.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담갔다. 석계는 수중용신발을 신고온데다 긴바지를 물놀이용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선 것.
저 혼성팀은 간식을 먹으며 왁자지껄 담소를 한다. 물에 떠내려간 것을 아래 있었던 석계가 올려 준 막걸리도 따라마신다. 금방 가면 좋으련만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알고들 있는지? 간식을 다 비우더니 남정내들이 옷입은채로 폭포벽에 흰물줄기속에 안겨본다.
그러자 막걸리 한잔 마신 송원이 웃통을 벗는다. 저 여인들을 쫓아내기 위한거란다. 풍만한 몸매에 젖가슴이다. 그러자 짐을 꾸려 저들이 떠난다. 이 곳이 기착임을 알수 있다.
섹시한 검은 팬티차림의 초포가 똑같이 폭포벽에 드러눕는다. 양우가 스마트폰에 잡아넣는다. 송원, 석계도 인증용으로 시원한 폭포에 누워본다. 한바탕 땀을 흘리고난 후였으면 더 없이 폭포탕의 맛이 났을 것이다. 필자도 인증샷을 위해 이집트 미라같은 몸매를 들어낼 수밖에 없다.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물이 더위를 뺏어가 냉장고처럼 시원하다.
간식용은 다 내놓고 먹었다. 석계는 오늘도 붉그스레한 오미자차를 꺼내 따라주었다. 순대와 막걸리 2병(필자), 호떡빵(묵거), 맥반석 계란(이정), 자신이 아침 정성들여 깎았다는 송원의 가지런한 참외, 석계의 연양갱, 양우의 통감자, 초포의 에너지바. 같은 자리에 없는 백사의 옥수수만 먹을 수 없다. 백사를 위해 계란, 호떡방은 남겨놓았다. 1시가 되었다. 누워있다 가면 좋으련만 그럴수만은 없다. 조심조심 올라오는 노부부에 자리를 양보하고 하산 시작.
가부좌하고 집필에 바쁜 백사
전화를 해 2시전에 도착할거라며 능이한방오리 준비를 부탁했다.
전망데크에 내려갔더니 백사는 그늘밑 암반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집필에 열중하다 감자를 건내주니 맛있게 먹는다. 백사는 가져온 옥수수를 하나씩 건내준다.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 안사람을 주기 위해 배낭에 넣었다.
다시 하산. 두 여 화가의 삼각대위 화판에 그들의 붓이 열심히 움직인다. 한 화가의 그림을 보니 2단폭포가 멋지게 그려져있다. 수묵화다. 상단폭포는 두줄기 허연포말이 하단 폭포는 위쪽에 ‘S’라인을 잠깐 만들더니 역시 수직으로 흰 광목처럼 물이 떨어진다.
오늘 중 완성하느냐고 물으니 확실하지 않단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서울’이란다. 하긴 계곡은 의정부이니까? 방해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이들이 이런 품위있는 계곡으로 바뀌었다. 선진국 가는 길목이다싶다. 맨발로 삼각의자에 앉아 그리는 두 여인네의 여유로움에 내 마음 역시 푹 가라앉는다.
백사는 필자가 화백 옆에 앉아 얘기하는 것을 스마트폰으로 잡아 올렸다. 캡션은 ‘여화백에게 수작을 거는 후묵’ 송원은 ‘수작이라고 쓰고 영어로는 interview’라고 명료하게 백사에 답장. 또하나의 화백 사진의 캡션은 ‘그림을 그리는 그림같은 여인.’ ’그림’이 방점.
'먼 훗날
오늘을
멋진 하루였다
기억하리~~~' - 백사-
옷입은채로 물속에 들어갔다가 옷을 널어놓고 쉬는 남정네들도 있다.
텐트 친 세 여인네가 있는 곳에 왔다. 텐트속에는 가랄이 네히러라. 그중 둘은 나면 좋으련만~~~ 한 여인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언제 자리를 뜰거냐고 물으니 찜통이 가시면 내려가겠단다. 이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계곡이 940만 인구의 대도시 서울 전철역에서 30분 거리에 있다는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정신없이 석림사 일주문 밖으로 내려오는데 여인 세명이 정비된 계곡을 바라보면서 앉아 쉴곳을 찾고 있다. “좀더 올라가면 자연 계곡에 쉴곳이 많은데...”라고 속으로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들 <느티나무집>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냉방을 해 놓아 시원하고 우리밖에 없다. 주인아주머니하고 사장님이 만반히 준비를 해놓았을 것이다.
백사는 느티나무의 ‘느티’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누런’ 회나무, 누른회나무, 눌회나무, 느티나무로 변했다고 한 네티즌이 써놓았다.
이는 색깔에서 유래했다는 것인데 영어에서는 나무의 단단함에서 나왔단다.
영어 속명 Zelkova는 돌(Dzel)처럼 단단한 나무기둥(Kva)이란 뜻의 코카서스 지방의 방언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넓게 그늘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아래서 쉬는 마을 정자나무로 우리에게 친근하다. 나는 왜 저런 넓은 그늘을 만들지 못할까?
먼저 사장님에게 인증샷 한컷 부탁. 두테이블에 큰 냄비 하나씩 올려놓는다. 주인 아주머니는 옻닭을 추천하는데 양우가 옻을 타기 때문에 원래부터 안된다.
능이는 버섯류 중 으뜸으로 향과 맛이 뛰어난 고급 식재료다. 오래전부터 한방 약재로 쓰일 만큼 콜레스테롤 저하, 암세포 억제, 소화기능 강화, 혈액 순환, 천식 등 각종 효능을 자랑한다. 한마디로 만병통치 식재료겸 한방 약재다.
양우는 가져온 상황버섯주를 꺼낸다. 상황버섯은 암예방 효과가 탁월하여 암에 크게 노출된 현대인들에게는 아주 솔깃한 버섯이다. 색깔도 불그스레하여 섹시하다. 다같이 하산주 겸 ‘건강을 위하여!’
오리가 큰 모양이란다. 국물과 내용물이 굴지가 않는다. 능이를 하나 건져먹었더니 석계가 국물로 빠져나와 맛과 향이 나지 않는단다. 그래서 국물을 열심히 떠다 먹었다. 양우는 상황버섯주만 마시면 미안하다며 막걸리 두병을 주문하는데 버섯주도 가까스로 비웠으니 막거리는 사절. 아주머니는 미안해하지 말란다.
찰밥하고 수박을 제공하겠다며 아주머니는 찰밥을 두 접시 내온다. 필자는 능이오리 국물에 집중했다. 아무리 먹어도 굴지 않는다. 아까워 싸달라고 하고싶다.
이번에는 빨갛게 잘익은 수박이다. 아주머니는 노지것이 아니고 비닐하우스 수박이라 장마철이라도 당도가 높아 맛이 있단다. 정말 달고 맛있다. 커피도 빼서 돌린다. 초포마담의 일까지 뺏어간다.
필자가 식대를 낼 요량이었는데 백사가 자신의 영역이라며 내겠단다. 다른 추가 비용 없이 능이한방오리 두 냄비값 15만원이다. 백사와 음식점주인부부에게 감사!!!
이정과 초포가 손주 돌봄 때문에 먼저 지하철로 가고 남은 6명은 뒤따라 천천히 갔다. 시원하게 해놓았던 머리가 장암역까지 오는데 작열하는 태양으로 인해 기름에 닭튀기듯 금방 볶아지는 기분이다.
찜통더위인데 폭포아레서 시원한 물에 몸담그고 음식점에서 능이버섯한방오리로 피서와 보양을 충분히 했다.
다음 보행지는 남한산성으로 잡았다. 묵거가 불암산이나 수락산 둘레길을 걷고 당고개에서 역시 오리탕을 얘기하는데 이날 먹었으니 최소 한번정도 건너뛰는게 나을 것 같았다. 오늘 참석한 모든 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섹시한 검정색팬티, 할머니 쳐진 젖가슴,이집트미라같은 몸매!!!!! 후묵이 느끼는 표현이 경이롭다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주인공은 경이로운 몸매로 감탄?과 즐거운 웃음을 선사한 송원과 후묵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