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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장, 황지석은 회장님의 부름을 받고 회장실로 가는 걸음이 무겁다. 어머니의 뜻에 따라 얼마 전에 결혼을 한 황지석이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한다는 마음보다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한 결혼이기에남들이 말하는 신혼의 재미 나 행복하고는 거리가 멀다. 고소영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전할 수 없었고 자신의 마음 한 조각 내보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어머니의 말에 따랐다. 황지석은 이제 사랑보다는 회사 일에 자신을 모두 걸고 있다. 결혼생활은 그저 무덤덤하게 살아갈 것이다. 다행히 결혼한 아내의 성격이 모가 나지 않고 그런대로 편안함을 주는 유순한 성품의 사람이라 마음 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황지석은 결혼을 하고 나서 되도록 어머니와의 만남을 피하고 있다. 회사에서 일 때문에 만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일 이외에 가족으로 만남을 회피하고 있는 지석이다. 황지석은 부모님과 한 집에서 신혼생활을 해 나간다. 그것은 신회장의 뜻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순순하게 따르는 아내의 결정이기도 했다. 지금 아내는 임신 중이다. 그런 아내를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어머니다. 황지석은 가끔 그 두 여인을 바라볼 때마다 소영이가 떠오르면서 가슴이 싸하니 아파오기도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잊고자 노력을 한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자신이 너무 비겁하게 소영을 떠나보냈다는 것을 생각할수록 후회와 미련이남아 늘 마음을 괴롭히곤 한다. 좀 더 어머니와 강하게 맞서야 했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한 마디 변명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어머니의 뜻에 따라 이 땅을 떠났던것에 대한 후회가 가슴을 늘 무겁게 하고 있다. 그것을 잊고자 일에 매달린다. 그러나 전과는 달리 매출이 신통치가 않다. 고소영의 디자인이 아닌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이 늘 허사가 된다. 그렇다고 이제 다시 고소영을 모셔 올 수는 없는 일이다. 황지석은 다시 유능한 디자이너를 찾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언제나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올려주지 못하고 있다. 황지석은 회장실문을 열고 들어선다. 비서들이 알아서 안내를 한다. 비서가 열여 주는 문으로 들어서니 신회장이 바라본다. 신회장은 말없이 지석을 보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소파로 와서 앉는다. 비서가 차를 두 잔 가져와 두 사람의 앞에 소리 없이 놓고 나간다. 그때까지 신회장은 아무런 말이 없다. 황지석 또한 말이 없이 신회장을 응시하고 있다. “자, 이것을 보시오.” 신회장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봉투를 탁자에 내려 놓는다. 황지석은 아무런 말도 없이 서류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꺼낸다. “고소영의 의상들이오. 요즘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창 인기품목으로 나가고 있는 의상들이오.“ ”.........................“ ”알고 있던 것이오?“ ”아닙니다.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왜? 아직도 고소영을 잊지 못하고 일부러 회피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허지만 굳이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뒤통수를 치고 있는데도 방관을 할 생각인가?” “회장님!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고소영씨가 우리 뒤통수를 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않습니다. 그녀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이미 우리 회사를 등에 업고 성장을 한 디자이너가 아닌가? 그런 고소영이 따로 회사를 차리고 버젓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녀가 이 계통에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그거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어떻게 감히 우리 영패션과 맞서려고 생각을 해? 그것을 알고서도 가만히 있는 부사장의 심중을 알고 싶네!“ ”제 심중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녀가 무엇을 하건 제겐 관심 밖의 일입니다.“ 지석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 할 수가 없다. 당신이 내친 사람이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며 살아가든 상관을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어머니의 유별난 관심을 이해 를 할 수가 없다. “감히 고소영 같은 존재가 우리 영패션과 맞대결을 하려 든다는 것은 용납을 할 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하던 이 바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 “..........................” 황지석은 어머니를 이해를 할 수 없다. “회장님! 꼭 그렇게 하셔야합니까? 그대로 모른 척 하시면 되는 일이 아닌가요?“ ”뭐야? 지금 자네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서 하는 말인가? 고소영 패션이라는 이름을 걸고 매출이 얼마나 되는 것인지 파악을 하고 나서 다시 내게로 와서 보고 해!“ “.............................” 황지석은 그대로 회장실에서 물러 나온다. 고소영 패션이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황지석이다. 황지석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고소영 패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황지석이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한 매출을 올리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고소영 패션이다. 패션업계에 이미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그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의상들이라는 평판이 돌면서 대단한 신장을 거듭하고 있는 업체로 부각을 하고있는 고소영 패션이다. 비로소 회장님의 걱정이 무엇인가를 파악을 한다. 그러나 황지석은 가슴이 후련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어머니는 머지않아서 깨닫게 될 것이고 고소영이 크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만으로 회사의 위기를 가져 올 수는 없는 일이다. 사업이다. 냉철하고 냉엄한 생각을 하고 지켜내야 할 업체인 것이다. 자신만의 회사가 아닌 모든 전 직원의 생명줄이다. 그런 회사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감정을 개입시킬 수는 없다. 황지석은 고소영 패션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고아인 고소영이다. 그런 그녀가 무슨 자금이 있어서 몇 년 사이에 이렇게 성장을 할 수가 있는것인지 궁금증이 증폭이 된다.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무엇이 있었다는 말인가? 황지석의 관심은 신회장과는 다른 고소영 개인의 대한 일이다. 자신이 모르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는 말인가? 그녀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 평생을 함께 하고 싶었던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황지석은 자신이 믿는 사람을 부른다. 그리고 고소영에 대한 모든 것을 은밀하게 알아오도록 지시를 내린다. 고소영이 성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 황지석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동안 그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다시 어느 곳에 취업을 해서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황지석이다. 오기를 가지고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안고 오기로 잘 살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런 고소영이다.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몇 년 사이에 성장을 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 각을 할 수가 없었다. 매출액이 어느 사이에 영 패션을 따라잡으려 한다. 그녀의 디자인은 늘 참신하고도 실용적이다. 늘 신선함 이미지를 던져주면서도 편안하고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는 의상들을 내 보내고 있다. 또한 인터넷 쇼핑을 활용하고 있는 고소영 패션이다. 영 패션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의상을 내 보낸다. 영 패션으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가격이다. 그것은 따로 값비싼 디자이너를 두지 않고 자신 스스로가 디자인을 하고 작업을 하기에 가능한 가격 이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황지석이다. 그것을 따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신회장은 모든 것을 부사장인 지석이를 닦달을 한다. 매달 매출액이 떨어진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지 못하면 점점 더 추락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부사장! 언제까지 손을 놓고 구경을 할 것인가?“ ”회장님! 구경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방법을 찾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가한 때가 아님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소. 이번 신상품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지 않으면 회사에 막대한 타격을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생 각하시오.“ “네! 그 점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무슨 대비책이 있는 것인가?“ ”네! 아마 조만간 새로운 신상품이 선을 보일 것입니다.“ ”좋아! 기대를 해 보지.“ “네, 이번 신상품은 그동안의 부진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지석은 자신에 차 있는 말을 한다. 그렇게 영패션이 움직이고 있을 때 정선은 경악을 한다. “사장님! 이것을 보십시오.“ ”뭔데?“ 소영은 정선이 놀라면서 가르키는 것을 보려고 정선이가 있는 곳으로 온다. “아니? 이것은 우리 디자인이 아닌가? 이번 신제품으로 선정을 해 놓는 디자인이 아닌가?” “네! 분명이 사장님의 디자인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영 패션으로 흘러들어간 것인지..............“ “대체 무슨 이런 일이 있어? 우리 내부에 이런 것을 빼 돌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것도 하필이면 영 패션에다...............“ 소영 또한 기겁을 한다. 두 번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영 패션이다. 그곳이 어디인가? 자신을 내 몰던 황지석의 회사가 아니던가? 한 마디의 변명도 없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모두 맡겨놓고 외국으로 몸을 피한 황지석의 회사에 누가 이런 짓을 했나 싶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대체 누가? 우리 내부에서 누가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정선 또한 할 말이 없다. 누군가 내부의 소행이 틀림없다. 그것이 누구인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소영과 정선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고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직원 하나하나 의심을 한다는 것도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디자인실에는 아무나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 중요한 디자인은 오층 집안에 있는 작업실에서 이루어지곤 한다. 그것이 마지막 순간 결정이 되었을 때 아래층으로 내려와 작업실로 향한다.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거의 직원들은 알지를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언니! 이 일을 어떻게 해요? 이번 신제품의 선수를 빼앗긴 것도 그렇지만 언니의 디자인이 영 패션으로흘러 들어간 것을 어떻게 알아내지요?“ “우선 조용히 관찰을 해 보자. 무언가 또 움직임이 있을 테지. 그때까지 아무런 내색도 하지 말고 지켜보자.“ ”그럼 이번 신제품 출시를 어떻게 하고?“ ”...................조금 늦어도 새로 디자인을 연구해야겠지.“ 정선 또한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한창 고소영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매출액이 나날이 늘어가는때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큰 타격이 될 수가 있다. 정선은 소영의 말대로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직원 하나하나에 모든 동태를 살펴나가고 있 다. 그러나 의심을 살 만한 직원들이 없다. 많지도 않은 직원들이다. 이십 여명뿐인 직원들 하나같이 모두 성실하고 자신의 일처럼 회사를 위해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 는 직원들이다. 그런 직원들을 하나하나 의심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겁다. 소영도 정선도 무거운 마음이 되어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소영아!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권귀희가 그녀들의 무거운 분위기를 눈치 챘는지 묻는다. “아니에요.” “회사일이 잘 안 되고 있어?” “아닙니다. 요즘 작업이 많아서 아마 피곤이 누적이 된 모양이에요.“ ”아유! 그렇게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왜 안 그렇겠어? 내가 보양식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일을 심하게 하면서 먹는 것이 부실하면 그러다 건강이라도 놓치면 정말 큰일 아니겠니?“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요즘은 소화도 잘 안 되고 입맛도 없고요. 아마 언니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럴수록 잘 먹어야 건강을 챙겨서 일을 잘 해 나갈 수 있지. 안 되겠어, 내가 오늘은 시장을 봐와야겠다.“ 권귀희는 시장을 보러 나갈 채비를 차린다. 정선은 그런 권귀희가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이기에 그런 걱정도 하고 준비도 해 주는 것이리라. 엄마이기에 자식에게 걱정스러운 일이 생긴 것을 알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정선이다. 회사 일에 대해서는 일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어머니가 느낌만으로도 자식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 자식은 천륜이라고 했던가? 시장을 보러 나가는 권귀희를 보면서 정선은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고 흐뭇해지는 것을 느낀다. 더욱 살갑게 소영이를 대하고 있는 어머니다. 소영이가 아무리 퉁명스럽게 대하고 싸늘하게 대해도 불평 한 마디 없이 당신이 하실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계신다. 늘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말없이 해 주고 옷 손질이며 집안이 늘 청결하고 깨끗하다. 일을 하면서 집안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늘 새롭고 맛있는 음식으로 입맛을돋우어 주시곤 하는 어머 니를 보며 정선은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어머니가 보살펴주시기에 자신들이 때로는 밤샘 작업을 해도 건강상의아무런 문제가 없이 버티 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들이 밤샘 작업을 하고 있으면 집으로 가지 않고 간식을 만들어 주시고늘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챙 겨주곤 하신다. 그런 어머니의 정성을 보면서 소영이 언니가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를바라고 있지만 소영이는 전혀 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다. 쌀쌀하고 냉정한 태도는 바꾸어질 줄을 모른다. “언니! 어머니가 우리 영양식을 해주신다고 시장에 가셨어!“ “.........................” 소영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언니! 이럴 때 어머니라도 곁에 계셔서 보살펴주고 있으니까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나는지 모르겠어! 언니도 이제는 조금씩 마음을 풀고 조금은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나 소영은 그저 잠자코 정선이의 말을 듣기만 할 뿐이다. 생모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다. 글: 일향 이봉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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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
즐감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