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서글픔, 답답함, 허전함, 외로움, 고립감......
생의 마지막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어머님의 손을 지긋이 잡았을 때
따스한 온기 속에 여리게 버티고 있었던 메마른 뼈마디의 기억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끔씩 거울을 마주하다 주름진 얼굴과 푸석한 피부에 흠칫 놀라게 되는
나이만 들어감을 올곳이 자각하는 순간이 잦아졌기 때문만도 아니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 막다른 골목에서 결국은 뛰어넘을 수 없는
담장 위를 쳐다보며 두려움에 목젖 찢어져라 짖어대는 개처럼
속절없이 털썩 주저앉아 책을 주문했다.
좋아하는 책읽기를 하다보면 후미진 샛길이라도 찾아낼 지 모를 일이다.
어머님의 죽음 때문만이 아니다. 나이탓만이 아니다.
분명 무언가가 있다.
아니, 어머님의 죽음 때문에, 아니면 나이 탓 때문일 수도 있다.
*별 너머 존재하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저
태양,산과 바다. 우리가 아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우주 구성 물질중에 4%를 넘지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우주 공간을 키워나가게 하는 알 수 없는 암흑에너지가 65%,
은하계의 별들을 묶어두는 알 수 없는 물질인 암흑 물질이 26% 이다.
그 중에 암흑 물질에 대한 천체 물리학 책.
*근원의 시간 속으로 윌리엄 글래슬리
지리학과 지질학은 엄연히 다르다.
45억년 지구의 역사가 담긴 지질학 책.
*발해고 유득공
잊혀진 해동성국 발해에 대한 북학파 유득공의 저서.
김종성의 번역본을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김종복의 번역본이 출간되었기에
비교하고 싶어 고른 책.
서로 다른 역자의 관점을 살펴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고대 군사사 고대군사사연구회
예나 지금이나 가장 첨단 기술은 군비에 적용된다.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인터넷 조차도 처음은 미국방성의 군사용 이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군사사를 뒤적이다 보면 당대의 최첨단 기술들을 알게 되어
흥미롭다.
*백제의 야마토 왜와 일본화 과정 최재석
저자는 한국 고대사 연구에 있어 윤내현교수와 더불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일본 서기는 상당 부분 윤색 되고 거짓이 가득 차있다.
단적으로 신라,백제는 물론이고 고구려,발해 조차 왜에 공물을 바치며 조공하기
바빴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일본 학교에서는 이를 당연한 듯 가르친다.
더 황당한 건 이를 이어받은 일제시대 어용학자인 이병도가 해방 후 서울대
역사학과를 좌지우지 하면서 지금껏 그것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반박해낸 교수가 윤내현,최재천을
비롯한 서울대 이외의 교수들이다.
이들의 분투에 아직 희망이 있다.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필립드와이어 외
세계적 명성을 얻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착한 천사"를 반박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진화심리학에 기초하여 실제 우리의 착한 본성 때문에 세상은 점차 폭령성이 순화 되어
왔다는 핑커의 이론을 통렬히 비판하였다.
모든 것은 한 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쪽도 함께 살펴볼 때 진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박시백의 고려사4(만화) 박시백
내가 좋아하는 화백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박시백을 선택한다.
그 이유야 어떻든 머리가 복잡할 때 가볍게 읽을 만화책이다.
*발 밑의 세계사 이동민
산맥과 바다,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지리가 역사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 지에
대한 책. 인간보다 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 지리의 힘을 알 수 있다.
*왜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 앤드류 슈툴먼
12가지 심리학 실험을 통해 인긴의 직관이 어떻게 사실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지,
과학적 인식을 가로막는 직관의 한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신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
종교학의 최고 권위자인 카렌 암스트롱의 대표적 저서.
절망에 빠지기보다는 희망을 찾기 위해 아프고 고통스러운 삶일지라도 가치가 있다고
믿기 위해 인간은 신을 찾았다( 내 생각은 "만들었다.").
*원소란 무었인가 편집부
학창시절 머리를 찌근대게 만든 주기율표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이해하게 된 지금
원소에 대해 좀 더 알고자 무턱대고 구입했지만 너무 기초적인 내용이라 아마
읽지 않을 것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