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날씨가 너무 흐려서 내심 걱정했는데 아침에 건물 밖으로 나서니
눈이 부실 정도로 날씨가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그 날의 일정은 외도를 가는 것이었습니다.
일단은 거제도 선착장으로 가서 외도를 도는 유람선을 타야하는데
거제도까지 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가는데만 2시간 이상이 소요되더라구요.
왕복 4시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이라 그냥 배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배는 45분, 왕복 2시간 안이거든요.)
부산에서 배를 타고 외도로 가려면 1호선 중앙동 역에서 내려 여객선터미널로 가서 거제도행 배를 타야합니다.
(참~ 여객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앞에 외도여행을 위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데스크가 있어요. 근데 제 생각엔 특정 여행사에서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 유람선 티켓을 끊으면 지정된 선착장(전 장승포 선착장에서 탔어여)으로만 가야하거든요. 일요일같이 사람이 밀릴 땐 오래기다리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참고로 택기기사 아자씨 말씀이 선착장은 구조라쪽이 좋다고 하더라구여. 볼 것도 있고.. 저 역시 이 데스크에서 티켓을 끊었답니다.)
제가 갔을 땐 배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일단 옥포로 가서 택시를 타고 유람선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택시기사 아자씨는 가깝다고 했는데
택시비가 5000원이나 나와서 무척 손 떨렸슴돠~
아저씨 .. 합승했는데 에누리도 없더군여..-_-;;
제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라 선착장에 도착했더니 벌써부터 사람들이 많이 와 있더라구요.
그래도 비교적 일찍 도착해서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바로 유람선을 탈 수 있었습니다.
(외도를 여행하실 분은 쫌 부지런하게 출발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여.
배로 가야하기때문에 오후에 가면 시간에 쫓기게 될 수도 있고 일찍 가는 편이 사람도 적어서 좋거든요.)
제가 탄 유람선은 해금강을 먼저 돌고 외도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해금강 구경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일단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물색깔이 정말 예쁘게 보였어여. 창밖으로 보이는 여러가지 모양의 바위들도
재밌었구요.
해금강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십자굴이었습니다. 바위섬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십자가 모양으로 길이 나 있어여. 날씨가 좋아서 그 십자가 모양 굴 안으로 배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해금강을 다 돌고 드뎌 외도해상공원에 도착했습니다.
기대기대했던.. 근데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가봐여.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많이 다르더라구여. 그리고 섬 관리를 위해서인지
관광객이 볼 수 있는 곳은 많이 제한되어 있었구여. 약.. 1시간 정도면
관람코스를 다 둘러볼 수 있거든요.
게다가 제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어서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거의 사람구경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져.
그리고 전 인공적으로 다듬어 놓은 것보다는 그냥 자연미가 살아있는 쪽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생각만큼 좋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에 치여서 건성건성 구경하고는 다시 유람선을 타기위해 내려왔습니다.
유람선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는데 외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참 좋았습니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배에 앉자 시꺼먼 먹구름이 몰려와서 한두방울씩 빗방울이 배의 창문을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 태종대 & 송도
또 비가오나..? 하지만 부산에 도착했을 때 비는 거의 그쳐있었습니다.
바로 태종대로 향했습니다. 누군가 태종대가 참 좋았다는 얘기를 해서
기대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저의 기대에서 빗나갔습니다.
태종대는 모래사장이 아니고 자갈이 깔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해삼물을 파는 포장마차의 행렬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고 해운대에 비해서 깨끗한 느낌도 덜했습니다.
아마 전혀 기대없이 갔다면 더 잘 보구 올 수 있었을텐데..
해운대바닷가로 내려가는 입구에 해운대공원이 있었습니다. 언뜻 보니 괜찮을 것 같아서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넘 피곤해서 마지막 코스인 송도로 향했습니다.
송도해수욕장의 첫 느낌은 작고 소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고 동네 아이들과 여학생 몇몇이 해안가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초라하게 보였지만 조금 후에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습니다.
발바닥에 부드럽게 와닿는 고운 모래를 밟고, 하얀 거품을 몰며 조용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며 바다위에 떠 있던 배들도 하나 둘 불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까만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불빛들을 보니 여행중이란 것이 더 실감이 났습니다.
몇시간 후면 부산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그 바닷가에 더 애착이 갔습니다. 비록 이틀동안이었지만 벌써 부산에 정이 들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완전히 어둑어둑해져서야 송도바다에 인사를 하고 등을 돌렸습니다.
기차를 타려고 부산역으로 가는 길에 잠깐 남포동엘 들렀습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를 하는 영화의 거리에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남포동 거리엔 젊은 열기가 넘쳐났습니다. 물론 어디서라도 볼 수 있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그런 거리였지만, 부산만의 색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때 다시 이 거리를 거닐게 되면 참말 좋겠다란 기대와 자갈치 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채 부산역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밤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가는거야~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몸은 많이 지쳤지만 첨타보는 밤기차를 생각하니
혼자 신이 났습니다. (아... 촌년 -_-;;)
☆ 보태기
이번 여행에서 가장많은 경비를 쏟은 것이 외도관광이었습니다.
전 최소경비로 갔다오는 이코노미스트 클래스로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부산에서 옥포까지 가는데 왕복 3만원정도가 들고 택시비에, 유람선이 만 삼천원, 글구 외도 입장료(5000)와 국립공원입장료(1300 이건 무엇인지 잘 몰겠지만 아무튼 냅니다.).. 등등..
만약 해금강을 돌아보지 않았다면 속 좀 쓰렸을텐데.. 전 해금강이 참 좋았거든요.
또 기억나는 것은 해금강 유람선의 선장 아자씨였슴다.
말투가 어찌 웃기덩가 계속 웃으면서 구경했습니다.
참고로 장승포에서 유람선을 타실 때 오른쪽 좌석에 앉도록 하세여.
오른쪽으로 볼 것이 훨씬 많거든요.
그럼 오늘 후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어여^^
(아마 끝까지 읽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