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에 있을 때
큰 바람이 불어 파도가 높게 친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시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함께 계시니 어둠과 높은 파도도 무서워할 것이 아니다.
창세기의 첫 부분부터 물과 바다는 혼돈과 어둠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혼돈과 어둠은 사람이 살기에 알맞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기에 알맞게 하려면 바다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바다가 갖는 부정적 의미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호수에도 똑같이 해당됩니다.
어느 깊은 밤, 호수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는 풍랑이 심하게 일었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제자들은 어두운 호수 한가운데에서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제자들을 안심시키십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습니다.
그들은 물위를 걸어오신 분이 바로 자신들의 스승 예수라는 것을 알고서
두려움을 이겨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자신을 계시해주시자,
곧바로 평온, 평화의 상태에 들어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물결치는 호수 위를 걸으셨다는 것은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호수까지도 지배하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하시는 살아 계신 주님이십니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바다를 건너 당신께 오라고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신앙은 죽음 한가운데에서도 풍랑을 지배하시는 분을 믿는 것입니다.
그 믿음이 사람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져 냅니다.
우리 인생살이는 늘 도전과 위협이 있고, 시련과 고통의 연속입니다.
원치 않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들어 힘겹게 살아가는 순간에도,
빛을 품은 어둠의 끝자락에는 어김없이
새벽이 희망처럼 일어나 기다림을 믿어야겠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이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분을 찬미하는 우리다운 태도임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