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기행 2 ] 정병경.
ㅡ예술의 무대ㅡ
문막 '여강문학관' 일정을 마치고 점심식사 장소인 원주 간현리로 향한다. 구름이 드리워도 수은주는 30도가 넘는다. 문화기행 80명의 열기熱氣도 일조一助를 한다.
버스는 '뮤지엄 산'을 향해 녹음을 가르며 달린다. 산 능선을 가로지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우뚝 솟은 빨간색 조형물이 구름에 닿을 기세다. 마음을 힐링하는 공간으로 느낌이 온다. 걸림없는 명당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예술인의 충전소나 다름 없다.
뮤지엄 산(Museum SAN)은 정원 (꽃,조각,워터,스톤)과 미술관, 판화 체험, 명상 등을 즐기는 복합 타운이다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SAN은 Space. Art. Nature의 약자다. 한정된 시간에 모두 체험하기엔 부족하다.
예술이 가미된 뮤지엄은 '안도 타다오' (41년생.일본)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그는 물과 산, 햇빛 등 자연을 활용하는 실용작가다. 사물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설레인다. 인위적이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제임스 터렐' (43년생.미국)은 시대의 흐름을 읽는 인물이다. 《제임스터렐관》에서 '어둠에서 빛으로' 라는 주제로 오후 17시 30분부터 40분 동안 운영한다. 빛과 공간의 의미가 궁금하다. 전문 예술가의 작품을 다음 기회에 체험하기로 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건축물과 작품 감상에 심취한다. 공간을 활용한 대가들의 대작 앞에서 눈이 호강한다. 시인 묵객이 체험할 만한 뮤지엄이다.
한솔문화재단에서 2013년 개관 후 유명 작가들의 명작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와 조각 돌로 지은 건축물에 압도된다.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명상관'도 있다. 작가의 마음을 담아 빚어낸 흔적이 엿보인다. 예술의 보고寶庫를 만나 값진 시간을 보낸다.
ㅡ명작 앞에서ㅡ
이중섭과 장욱진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얻는다. '한국미술의 산책 8: 꿈' 을 주제로 열 여섯 작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보게 된다.
옴니버스 타이틀로 최욱경(85년 작고)과 김원숙 등 현대를 아우르는 12인의 작품도 5개월 간 선보이고 있다. 조화롭다.
자작나무 숲이 뮤지엄의 분위기를 살린다. 나무 선비를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매미는 클래식 음악에 반주로 거든다. 숲길에 핀 수국은 구름이 내려 온 듯하다. 바람의 물결에 음악이 흐르니 폭염에도 마음은 상큼하다. 예술의 극치를 이루며 퍼포먼스하는 구름이 연신 카메라에 담긴다.
종이 박물관에 들어서니 시대의 변천을 실감한다. 첨단 산업 시대에 종이紙의 쓰임을 생각해본다. 현실을 초월해 메타버스로 환승하여 4차원의 세계에 접어드는 시기다.
종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 전자 서적과 인터넷신문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고대로 부터 이어온 종이 역사에 대해 잠시 고뇌해본다.
고대에서 근대로 이어지며 변화한 과정을 본다. 급변의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뮤지엄은 후대로 이어지면서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구름과 해를 담고, 밤에 별을 끌어들이는 워터가든은 뮤지엄의 백미다. 경주 고분군을 모티브 한 스톤가든에서 눈이 멎는다. 백남준 아트홀은 천ㆍ지 ㆍ인의 대명사다. 평소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이 예술성으로 바뀐 모습에 감탄한다. 멋에 멋을 더한다.
['뮤지엄 산'에서]
"예술의 보물 곳간
지혜가 만난 자리
세간에 은거하며
후대로 이어지리
우뚝 선
뮤지엄 산은
구름 바람 정거장."
문학에 힘이 솟고 예술은 감성을 자아낸다. 작가들과의 기행에서 서로 소통하니 마음이 풍요롭다. 예술과 문학은 동반자다. 문화기행으로 보낸 하루가 순식간이다.
포근한 뭉게 구름이 종일 뮤지엄 부근에서 서성대다가 일몰과 함께 서서히 사라진다.
해와 구름, 바람과 물의 조화로 '뮤지엄 산'은 사시사철 밤에도 빛난다.
2022.07.05.
첫댓글 뮤지엄 산의 방명록에 정병경님의 멋진 흔적도 남기셨군요.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