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분위기 있고 멋있는 음악이 흘러 나오는 커피숍에 단 10분만 앉아있어도 답답하다고 짜증내는 넘.
눈 오는날 다른 사람들은 낭만을 만끽하며 걸을때 눈 싫다고 파라솔같은 큰 우산을 쓰고 다니는 넘.
한번 신나게 놀아보자고 춤추러 가면 술한테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코박고 마셔대기만 하는 넘.
이넘이 바로 내 남자친구다.
사귄지 오래 되었지만 난 정말이지 아직도 이 넘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남들이 어떻게 참고 사귀었내며 나를 존경한다.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세월이 지 혼자 지나간 것 같다. 하지만 난 이녀석을 보면 행복해진다. 아마도 사랑하나보다.
*** 이넘과의 첫 만남! ***
내가 고 3때 난생 처음 소개팅이란 것을 해봤다. 솔직히 난 아무 생각 안하고 나갔다.
소개팅이 뭔지도 잘 몰랐고, 또 친구들이 소개팅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을거라며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유난히 춥던 겨울...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난 약속 장소로 갔다.
혼자 앉아 있는 남자를 찾았다....... 없었다.
'여자가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먼저 와서 기다려. 10분후에 다시 들어오자!'
너무나도 추웠지만 그놈의 자존심땜에 밖에서 떨다가 다시 들어왔다.
10분후....없었다. 덴당~ 이날은 허벅지가 마비될 정도로 너무나도 추웠다.
'겨울바람에 코 빨개진 산타모습보다 멋있는 커피숖에 앉아 우아하게 기다리는게 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30분이 지났다. 이 녀석....오질 않는다.
'혹시 내 얼굴만 보고 간것이 아닐까?' 걱정반, 짜증반!!! 내 머리속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되었다.
1시간이 다 되어간다. 씩씩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한녀석이 뛰어 들어온다.
'에이! 교복입은 애잖아. 쟤는 일요일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나!'난 속으로 모범생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교복입은 녀석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볼수가 없었다.
- 저혹시 혜원이!!!!
그게 그 녀석과 나의 첫 만남이었다.
* 2
*** 그넘과의 첫데이트(?) ***
- 일어서서 반겨줄 것까진 없는데...
- .....(누가 지 반길려고 일어났나. 갈려고 일어난거지)
- 오래 기다리셨죠. 정확히 1시간 늦었네요. 이렇게 정확하게 늦는것도 쉽지 않은데. 히히 *^^*
- .....(웃어! 넌 웃음이 나오냐?)
- 뭐 드실래요? 에이... 저하고 같이 마실려고 기다리신 거죠?
- .....(어쭈.. 점점!!! 하긴 착각은 자유니까?)
- 히히~~*^^*(무안했는지 자꾸 웃는다.)
- 근데 왜 교복입고 나왔어여. 오늘 일요일인데!(한번 들어나보자.)
- 어! 말하네요. 전 또 벙어린줄 알았죠.
- .....(그걸 또 농담이라구!!)
- 뭐 드실거냐구요?(나? 종업원)
그제서야 알았지만 종업원이 우리 둘 앞에서 상당히 기다렸나보다. 그녀석은 계속 떠들고 난 무시하느라고 미처 듣지 못했던 것이다.
- 전 커피요.
- 무슨 학생이 커피를 마셔요. 여자는 커피 많이 마시면 안되는 거예요. 여기 코코아 둘 주세요.
- .....(이젠 자기 맘대루..그래 너 건전하다.)
- 근데 왜 말이 없어요. 내가 늦게 와서 화났어요.히히*^^*
- .....(알면 됐구.. 근데 왜 내 얼굴만 보면 웃는거지? 뭐가 묻었나..긄적긁적)
- 아까 왜 교복 입고 왔냐고 물었죠? 그거는여 영원히 절 기억하라구요.
- 기억이요.. 무슨?(너 늦은것도 기억할만한 사건인데 또 무슨 기억?)
-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입고 나오면 절 영원히 기억할거 아니예여. 그래서 오랜 생각끝에 교복을 이고 나왔죠. 그래서 늦은거구요.
- 아! 네...(엉뚱하긴 해도 귀여운걸?)
그때까지도 그녀석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 저기.. 모자 계속 쓰고 있을거예요. 아까 뛰어오느라구 땀 났을텐데..(얼굴이나 한번 보여주지.)
- 아! 모자요...
그러더니 벗진 않고 뒤로 돌려쓴다. 올~~~ 짜식 얼굴은 잘 생겼는데..
- 어? 얼굴 빨개졌네요. 왜요? 제 얼굴보고 놀랬어여.
- .....(눈치 열라 빠르다. 이 바보야. 얼굴이 빨개지면 어떻게 응큼한 생각한거 들켰잖어.)
- 혜원이두 참 이쁘게 생겼네..*^^*
- .....(왜 갑자기 반말이지? 그래도 이쁘다니까 기분은 좋네.)
- 우리 이제 말 놓자.
- 어!... 그래.
- 너 내이름 아직 모르지.
-...(알고 있는데)...
- 내 이름 안 궁금해.
- 어?.. 응 궁금해.(얼떨결에..)
- 난 지수야! 이지수 *^^*
- 어..지수!
- 우리 이제 영화보러 가자?
- 그래..
우린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러 갔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화였다.
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푹 빠져 다시는 헤어나오지 못할 망상에 빠지려하는 순간, 지수가 날 꺼내주었다.
그녀석 엉엉 울고 있었다.
독약을 먹고 눈뜨고 죽는 로미오가 불쌍하데나 어쩠데나...
다른 사람들이 다 나갈때까지 그 녀석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보다못한 내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근데 이녀석이 손수건이 아닌 내 손목을 덥썩 잡고 당기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당해버린 나는 지수품에 안겼다. 그녀석.. 나를 안고 우는 것이다.
아마도 우릴 구경하던 사람들은 정말루 사랑하는 연인으로 봤을듯한 찐한(?) 장면이었다.
내가 빠져나오려고 애쓰자 그 녀석이 놓아주면서 하는 말.....
- 배고프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 훌쩍 ㅠ.ㅠ
- .....
나는 집에 가야한다는 핑계로 영화만 보고 헤어졌다. 섭섭했는지 고개를 떨구며 등지고 걸어간다.
'그냥 밥 먹을걸 그랬나?' 괜히 걱정이 되었다.
그리 싫지는 않았나보다. 그날이 바로 그 녀석과의 첫데이트(?)였다.
* 3
*** 그넘과의 아리송한 사랑게임 ***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연락처하나 받아놓질 않았다. (응큼한 생각을 ..*^^*)
잘려고 누웠는데 자꾸 그 녀석이 생각 났다.
교복 입고 뛰어들어온 모습, 이름을 말해주는 모습... 영화를 보며 울던 모습, 날 안았던 모습..
이 녀석은 꿈에까지 나를 쫓아와 나의 속을 다 태워놓았다.
다음날 아침은 너무나도 추웠다. 정말이지 학교에 가기 싫었다.
짜증을 내며 집에서 나왔는데 저쪽에서 어디서 많이 본 녀석을 내이름을 부르면서 웃는다. 지수였다.
- 야~ 혜원아 여기여기...
사람들이 쳐다본다.
- .....(저자식 여긴 또 어떻게 안거야!)
- 너 학교까지 데려다 주려고 왔어. 얼른타.
- .....(지금 나보구 치마입고 오토바이를 타라는 거야! 그것도 이렇게 추운 겨울에...)
- 얼른타. 이러다가 나 학교 늦겠다.
- 아냐.. 나 버스타고 가면 돼.(늦을거 걱정하는 넘이 여긴 왜와?)
- 빨리타. 너 안타면 내가 강제로 들어서 올린다.
- ...어, 알았어. 알았어.(저 자식 목소리는 또 왜 이렇게 큰거야?)
챙피하다. 사람들이 호기심의 눈으로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 있다. 우선 여기부터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난 얼른 탔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앞에서 내리자. 꼭 내려야 된다. 안 내려주면 죽는한이 있어도 뛰어내리자!'
......그러나 나의 주문은 깨어지고 말았다.
갈래머리가 다 흩어질 정도로 빠른 속도...
나의 치마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았고 내 얼굴은 바람에게 사정없이 뺨을 내주었다.
버스로 40분인 학교를 15분만에 도착했다.
- 이젠 내가 너 맨날 데려다줄께. 담부터는 속에다 내복입고 와. 알았지. 하교길에 데리러 올께!
- .....(아니야! 오지마...)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입이 얼어서 싫다는 말도 못했다. '에라 모르겠다. 몰래 나오면 되지 뭐!'
추운 몸을 녹이려고 잽싸게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고 있는데 오토바이 소리가 났다.
반 아이들이 창가로 몰려든다. 그러더니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 혜원아! 저기봐. 너 찾는 사람인가봐?
- 나 찾는 사람.
창밖을 내다보니 지수였다. 내가 가방을 놓고 내린것이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교문앞에서는 선생님께서 안된다고 말리고 이 녀석은 들어가야 된다고 생때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나가기 싫었다. 차라리 선생님에게 혼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가기 싫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선생님의 눈초리... 이제 다시는 정다웠던 학교 생활도 못할 것 같았다. 지수는 연신 내 이름을 불러댔다.
난 나가자마자 가방을 뺏고 얼른 뒤돌아서 걸었다. 인사도 못했다. 너무 챙피해서...
그때 그 녀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힐끗 돌아보니 돌려줬다는 사명감으로 마치 자기가 함박꽃이 된양 웃고 있었다.
솔직히 난 너무나도 고마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도 했다.
손을 저으며 가라고 하니까 또 좋아라 웃는다.
- .....(이제 제발 좀 가지!)
그녀석 내가 사라질때까지 손을 흔들어댄다. 교실로 들어오자 아이들이 신나게 물어본다.
- 올~~~~ 혜원이 남자친구야?
- 오토바이 진짜로 멋있다.
- 쟤 잘 생긴것 같은데.. 어디서 만난거야?
- 너무 낭만적이다.
모두들 지네 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일을 얘기해 줄까? 하다가 말았다. 그러면 더 철거머리처럼 붙을테니까?
수업이 끝나고 하교길... 일부러 늦게 나왔다. 난 대문앞에서 고개만 내밀고 둘러봤다. 없었다.*^^*
난 기쁜 마음으로 룰루랄라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오토바이소리.....
난 두려웠다. 두려운 마음을 달래며 고개를 돌렸다. 가스배달이었다.(에이 깜짝 놀랬네!)
버스 정류장까지 무사히 왔다. 그때 또 어디선가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가스 배달이겠지.
웃으며 뒤를 돌아본 나.. 내눈에 보이는것은 지수의 얼굴.. 자기를 반기는 줄 알고 좋다고 웃는다.(그 다음은 아시죠?)
나는 또 이 겨울에 사람들 앞에서 스트립쇼를 해주었다.
집에 왔다. 괜히 웃음만 났다. 연신 웃어댔다. 그 녀석한테 그새 옮았나보다.
그런것 같다. 난 지금 그 녀석과 아직 알수 없는 아리송한 사랑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4
*** 그넘...너무 이쁜 그넘 ***
만난지.. 아니 그 녀석한테 끌려다닌지 한달이 넘어가고 있다.
한달 넘게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스트립쇼도 적게 하는 편이고,
또 하나 추위를 많이 타던 내가 이젠 겨울이 춥지 않다는 것이다.
이젠 몇일만 지나면 봄이 온단다. 이녀석 남자답지 않게 자꾸 꽃구경 하러 가잖다.
여자인 난 이런것에 무딘 반면 이녀석 봄,여름,가을,겨울 가리지 않고 다 계절을 탄단다.
(좋은건줄 알고 이녀석 나에게 자랑한다.)
한달이 지났기 때문에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을 게을리 할법도 한데...
이녀석 여전히 나를 실어(?)나른다.
요즘은 농담도 한다.
- 혜원아! 저 장미 널 닮았다. 봐봐?
그럼 난 또 좋다고
- 정말... 어디 봐봐!
- 아마 자세히 봐야 할거야. 가시가 너무 작아서 말이야.
- 너 그럼 내가 장미에 있는 가시를 닮았다는 거야!
- 아니야...아니야! 농담이야.농담.
- 다시 한번 그런 농담해봐! 가만두지 않을테니까.
- 혜원아!
- 왜 또 무슨 장난을 치려고?
- ...*^^*
- (저녀석 또 왜 웃는거야. 겁나게 시리. 어라 뒤에 뭘 숨기고 있는거지.)
- 혜원아~~! 이리와봐 어서!!
- 너 뒤에 뭘 숨기고 있는거야?
- 정말 널 닮은 거 찾아냈어.
- 뭔데...보여줘봐!
- 싫어. 맞쳐봐! 힌트하나** 화분에 있는거야.
- 그게 다야?
- 하나만 가르쳐 준다고 했잖아.
- 음...
- 엉~~~~~~~ 빨리 맞쳐봐(안 어울리게 애교도 부리고)
- 글쎄..
- 그럼 하나 더 갈켜줄까?
- 응 (ㅜ.ㅜ <---고마움의 눈물)
- 힌트 둘** 초록색이구 분홍색빛 꽃도 있어.
- 그래..? 그래두 어렵다.
- 너 맞추면 내가 오천원줄께.. 그대신 틀리면 니가 나 뽀뽀해주기당! *^^*
- 그런게 어딨어?
- 쉬운거니깐.. 얼른?
- 알았어. 생각 좀 해보구
그때 번뜩이던건 바로 '난'
나는 너무나도 자신 있었다. 웃으면서 얘기했다.
- 음.. 그건 '난'! *^^*
- 땡!!!!!!!
'땡'이란 소리가 메아리처럼 나의 가슴을 울렸다. 땡이라니 말도 안돼.
내가 저 녀석한테 뽀뽀를... 말도 안돼지. 내가 당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겁탈하는 식인데...
- 뭐야? 너 거짓말이지.봐봐. 어디 봐봐!
- 이거야. 선인장!
- 너 죽을래..뽀뽀 취소야! 난 약속 안했다.
- 그런게 어딨어.(눈물까지 글썽인다.ㅜ.ㅜ)
- 어쩐지 문제를 낸다 했어. 장미 가시로도 부족해서 선인장으로 놀려!
- 미안해..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선인장은 물을 주지 않아도 생명력이 강하잖아. 그리고 안에는 물을 지니고 있고.. 넌 나의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그만큼 소중하다는걸 말해줄려구 그런건데...(ㅠ.ㅠ)
- 난 그런거 몰라.
- 진짜루 미안해. 넌 정말 이뻐.너 내가 널 제일 좋아하고 이뻐하는 거 알지?
- 알긴 뭘 알어..
내가 계속 심통을 부리자 꽃집 안에서 날 덥썩 안는게 아닌가?
(여러분 아시죠... 그 녀석 특기 : 남 앞에서 예고없이 덥썩 안기!)
그리고선 귀에 속삭인다.
- 넌 나의 가장 이쁜 천사야. 혜원아!
뭐가 좋은지 실실 웃는 나.. 사람들이 쳐다보는데도 난 좋았다.
그날 난 집앞에서 그 녀석에게 뽀뽀를 해주었다.(정말 뽀뽀만...)
이녀석...요즘은 이녀석이 넘 이쁘다.
* 5
*** 그넘이 빼앗아버린 내 마음 ***
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내일 모레면 100일째다.
이렇다 저렇다 할 사건도 없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난 아직도 내가 이 녀석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 한쪽에서는 '좋아한다'하고
또 한쪽에서는 '그냥 만나는것 뿐이지 좋아하진 않아'라고 한다.
100일까지 와서 이런 생각하는 나도 참으로 우습다(ㅜ.ㅜ)
그녀석은 내가 요즘 자기 때문에 별별 생각을 다하는 것을 알고 있을까?
벌써 12시가 넘었다. 이젠 내일이면 100일째가 되는 것이다.
지금 시간이면 아마도 그 녀석은 침을 흘리면서 자고 있을 것이다.
'전화 한번 해볼까?' 난 숨을 죽이기 위해 코를 막고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따르릉...따르릉..(열라..단순...ㅋㅋ)
받질 않는다. 이녀석 정말 자나보다. 끊으려하는데
- 여보세요.. 아하(하품).. 전화했으면 말을 하세요.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어.)
- 말을 하시라구요.
- 이자식.. 넌 나쁜놈이야.
- 여보...여보세요.
- 뚜뚜뚜뚜뚜뚜....
무드라곤 조금도 모르는 녀석.. 내일 100일인데 이벤트할 생각은 하고 있는건지?
아니 알고는 있는건지? 아마도 내가 코를 막고 얘기해서 나인줄은 몰랐을것이다.
그런데도 괜히 기대가 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하던데...
난 이쁘지도 않은 그 녀석 주려고 향수를 샀다.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그야! 내가 오토바이 탈때 맡을려고 그러지...)
난 지금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려 한다.
'하나님 이 녀석 제발 잠에서 깨어나 책상앞에 앉아 이벤트를 계획하게 해주세요...
음~ 그리구요 시간이 남으시면요 제꿈꾸게 해주시구요.'
###### 따르릉..따르릉 ###### (그..단순 어디갑니까...-.-;;)
학교 갔다가 집에 들어오자 마자, 전화가 왔다. 지수다.
이녀석 자꾸 나보고 달력을 보란다.
'이쁜넘.. 내일이 100일이란걸 아는구나~'속으로 좋아했지만 일부러 모르는척...
- 달력은 왜? 보기 귀찮단 말이야(저도 여자랍니다. 튕길땐 튕겨야지...*^^*)
- 아앙~ 빨리 봐봐.빨리?
- 봤어.왜?
- 내일이 일요일 맞지.
-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당연히 일요일이지. 근데 왜?(한번 떠봄.)
- 아..아무것도 아니야!
- 뭔데~~(기대를 걸어본다.)
- 아니래두.(튕길줄도 알고! 많이 발전한 모습)
- 야! 넌 나한테 무슨 비밀이 그렇게도 많어.(슬슬 화가납니다.)
- 응...사실은?(쑥스러워랑..^^;;)
- 어...사실 뭐?(거의 흥분상태)
- 내일 일요일인데 말이지...그래서 말인데...음! 그게(자꾸 얼거무립니다.)
- 내일 뭐! 진자 답답하네. 남자녀석이 말도 제대로 못하냐? 싫으면 하지마...(드디어 폭발!)
- 알았어. 말할께. 오늘은 토요일,내일은 일요일.. 그래서 1박 2일로 여행갈려구(^^)
- 여행..1박 2일로? 야~~~ 너무 빠른거 아냐?(속으론 좋아합니다.)
- 빠르다니..뭐가? 나 내일 아빠하고 낚시하러 가기로 했는데...혜원이 와서 매운탕끓여주려고 하는구나. 그럼 나야 고맙지....
- 뚜뚜뚜뚜뚜....(폭발음과 함께 재가 되어 사라짐)
'그럼 그렇지! 그넘이 무슨 100일을 알어. 나쁜넘...다신 안 볼거야!'
기대를 너무 많이 해버린 탓인지 나는 그 녀석에게 더 큰 실망을 받아버렸다.
그 녀석에게 계속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아이씨! 자존심 상해. 내가 그럴줄 알았어. 그넘은 분명히 날 안 좋아하는거야? 아니 관심조차 없는거야?'
토요일날 혼자 있어본 사람은 잘 알거다. 얼마나 처량한지...
시간도 천천히 가고 잠을 자도 금방 깨고... 나중에는 너무나도 화가나서 먹기 시작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난 '놀사람이 왔구나?'해서 누구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직접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밝은 미소를 띄우며 문을 열었다. 그 녀석이었다. 무드도 없고 날짜 개념도 없는 녀석......
- 왜 왔어? 낚시는 어쩌고..(단단히 삐짐..)
- 낚시하러 온거야..(쫄았음.)
- 낚시를 하러 왜 여길 와! 강이나 바다에 가야지. 우리집에는 잉어밖에 없어.
- 정말이야 낚시하러 왔어.(진심으로..)
- 아빠는 어디 계셔?(쌩뚱맞게시리..)
- 우리 아빠! 아빠는 출장가셨어.
- 그럼 너 낚시 못 가서 나랑 놀려구 온거야?
- 그렇다고 해야 하나?...(*^^*)
## 쾅 ##
난 문을 닫고 그냥 들어와 버렸다. 여기가 무슨 놀이터야? 아님 내가 장난감이야.
할게 없어져서 왔다고? 그냥 '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낚시 안가고 너한테 달려온거야'
이렇게 돌려 말하면 누가 잡아먹어. 정말루 무드 없는 넘.
난 너무나도 화가 났다. 100일이고 뭐고 다 필요없었다.
소개팅 받은 날 10분 기다리다가 그냥 가는 건데...후회가 됐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주저앉아 그냥 펑펑 울어버렸다. 한참을 울었나보다.
이젠 눈물도 다 매말라버려 나오질 않았다. 너무 억울해서 소리로 엉엉 울었다.
계속 그렇게 울고 있자니 목도 아프고....힘들고...(가지가지 하죠..헤헤)
불연듯 그 녀석이 걱정됐다. '집에 갔겠지?' 창밖을 내다봤다.
그녀석이 오토바이 가지고 자기 혼자 놀구 있다.
'아직 안 갔잖아.치~ 누가 문 열어준대. 어림없다.'
몇시간째 저러구 있다. 벌써 11시 30분을 넘어간다. 걱정이 된다. 너무나도 걱정이 된다.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침대위에 누웠다.
천장에서 그 녀석이 자꾸 날보며 웃는다. 그 밉던 녀석이 너무 보구 싶다.
이젠 손짓까지 한다. 난 거실로 뛰어가 창밖을 내다봤다.......없다.
미운녀석! 그새 가버렸나보다. '바보같은 넘.. 조금만 더 있다가지. 문 열어줄려고 했는데..'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때 오토바이 소리가 내 방안으로 새어들어왔다.
그녀석이 온것이다. 뛰어나갔다. 누굴지도 모르는데 확인도 안해보고 무조건 뛰어 나간다.
정말로 그 녀석이다. 아니 백마탄 나의 왕자 지수였다.(나한테만..히히)
- 왜 다시 왔어.(괜히 태연한척)
- 어~ 뭐 줄게 있어서.
- 들고 있는거 뭐야? 그새 물고기라도 잡아왔냐? 매운탕 끓여달라면 거절이다. 하긴 뭐.. 내가 만든거 먹지도 못하겠지만
- *^^*
- .....(그냥 웃어! 아무래도 뭔가 수상한데..)
- 5
- 뭐가?
- 4
- .....(뭐하는 거지. 혼자 생각중!!)
- 3
- 또 무슨 3이야?(궁금함...)
- 2
- 카운트다운이야?(더 궁금함.)
- 1
- .....(폭발 직전)
- 0
- 야! 너 지금 나 가지고 장난하는 거야! 그럴거면 너 그냥.....
난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녀석, 물고기라고 들고 있던것....바로 케익과 꽃이였다.
- 이거 선물이야. 계속 너 나올때까지 기다릴려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까 선물이 없더라구.
그래서 사왔어.너한테 안 들킬려구 오토바이 시동도 안 걸고 끌고 갔다왔는데...
- .....(감동 ㅜ.ㅜ)
- 근데 깜박한거야. 몰래 갔다 온다는걸..기분 좋아서 달려왔다가...너한테 들켰당!
- 나는 니가..(ㅠ.ㅠ)
- 울지마! 너 내가 몰래 갔다와서 우는거야.
미안해..야~ 사람이 살다보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는거지 뭘 그러냐?(분위기 파악 못하는건 여전함.)
- 근데 아까 카운트다운 왜 한거야?
- 12시되기 전에 멋있게 할려고 했는데 니가 화내는 바람에 다 망쳤잖아.
- 너 이런건 어디서 배웠니?(좋으면서..)
- 이건 원래 내가 원조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따라하는거지.
- 나도 선물있는데..
- 뭔데, 이번에는 키스해 줄려구?
- ## 퍽 ##
- (ㅜ.ㅜ)알았어. 근데 선물이 뭔데!
- 안에 있는데 들어올래?
- 집에 아무도 없어?
- 응!
- 정말루 아무도 없어?
- 없다니까? 근데 왜?
- *^^*아니야..흐흑!! ~야호**
- 웬 야호? 너 혹시
- 아니야. 그냥 기합소리 내거야. 몸이 안 좋은거 같애서.. 아님 뭐! 얼레리 꼴레리 될수도 있는거고.
- ### 퍽 ###
- (ㅠ.ㅠ)알았어. 선물만 가지고 갈께.
- 진작 그럴것이지. 들어와.
케잌도 잘라먹고 얘기하다 보니 새벽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 혜원아!
- 왜?
- 혜원아~?
- .....(응큼스럽게 왜 저러지? 갑자기 무섭네.. 아무도 안오나? 두리번 두리번)
-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해?
- 좋게 생각해.히히(*^^*)
- 장난 아니란 말이야?(평소와는 다른 모습)
- 나? 글쎄.. 갑자기 물어보니까 뭐라고 말 못하겠네.. 나는~~~
- 난 너 너무 좋아.
- .....(갑자기 말해서 놀랬네? 저 녀석 얼굴도 안 빨개지고 ..진짜루 이상하네!)
- 나 맨처음 널 만나러 간날.. 일부러 늦게 들어갔어. 들어갔는데 혼자 있던 사람 너 혼자더라구.
처음 본 순간부터 너가 너무 좋았어. 특히 코 빨개진게...
도저히 못들어가겠더라 니가 날 보구 싫어하면 어떻하나 싶기도 하구...
그래서 너 앞에 가는게 1시간이 걸렸어.
너 앞에 막상 앉긴 했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 그래서 실실 웃었던 건데.....
- 음...(난 너에게 아무말도 못 했잖아...)
- 지금 얘기한거 다 사실이야. 그리고 그 다음날 너희집 앞에서 너 기다릴때...
그냥 가면 어쩌나 해서 걱정 무지하게 많이 했는데 니가 오토바이를 타는 거야...
얼마나 기쁜지 막 달리게 되더라구. 그때 추웠지. 좀만 더 친했으먼 널 꼬~옥 안아주는건데...
- 너 극장에서두 안았잖아. 내가 얼마나 챙피했는줄 알아?
- 히히 (*^^*)
너무나도 아름다운 100일째날. 그녀석은 나의 마음을 빼앗아버렸다.
* 6
*** 그넘에게 다가가기 ***
오늘도 그 녀석은 지 목숨과도 같은 오토바이(100일째날 내가 한번 물어봤었다.
나랑 오토바이랑 물에 빠지면 누구부터 구할거냐구?...오토바이란다.
어찌나 실망을 했는지 케잌을 이녀석 얼굴에 다 뭉개버렸다.)를 타고 나를 데리러 왔다.
이녀석... 우리 엄마하고 몇번 통화를 하더니, 그새 엄마랑 친구가 됐는지 인사는 안하고 손을 흔든다.
우리 엄만 또 뭐가 그리 좋은지 웃으면서 같이 손을 흔들어준다.
- 혜원아. 꽉잡어? 너 떨어지면 어쩌려구 그래?
- 됐어. 남 생각하지 말고 너나 똑바로 운전해.
그렇다. 사실 난 지금까지 오토바이를 타면서 지수의 허리를 둘러 안은 적이 없다.
항상 손가락끝의 힘으로 15분간을 버티었기 때문에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나면 손에 쥐가 나서 지수 몰래 고통을(ㅜ.ㅜ) 참아야 했다.
- 빨리 꽉 잡어. 너 안 잡으면 더 빨리간다.
- 어디 한번 가봐?
- 그래? 좋았어....
이녀석... 진짜로 빨리 달린다. 정말로 나를 오토바이만도 못한 인간으로 보는지 무작정 달린다.
난 버텼다. 버티고 또 버텼다. 나의 승리!!!! 난 학교까지 손가락의 힘(?)으로 도착했다.(대단한 인내..지구력)
- 너 집에 갈때 기대해. 지금보다 더 빨리 달릴테니까!
- 니 맘대로 해.
- 안녕~ 달링! 이따 봐~~~용!!!
- 가다가 꽉 넘어져라.
- 야! 너는 내가 이렇게 애교부리는데도 무시하냐? 넌 무슨 여자가 재치라고는 하나도 없냐?
- *^^* 얼른가. 학교 늦어.
- 좀 있다 보자?(^^)
- 응!
수업이 빨리 끝나길 바랬다. 그 이유는 그녀석이 넘 보구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좀 걱정이 되었다. 나 데리러 빨리 온다고 무작정 달리다가 사고가 나는건 아닐까?..
아님 아까 내가 한말 때문에 정말 넘어진건 아닌지?
이놈의 입이 주책이지... 얼른 수업시간이 끝났으면 좋겠다.
~~~딩~동~뎅~~~ (전화벨에 이어...수업종도 단순~~)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는 교문 앞으로 달려 나갔다.
4시 30분....지금쯤 올때가 됐는데? 이녀석 나타나질 않는다.
항상 교문앞에 나오면 저쪽 구석에서 기다리고 있던 놈이 보이질 않는다.
- 혜원아?
- 어..수진이구나.
- 오늘도 지수 기다려..
- 응!
- 오늘은 좀 늦네?
- 그러게. 학교 늦게 끝나나?
- 그래.. 그럼 집에 조심히 가라.
- 어,그래. 내일보자.
5시... 이녀석 정말로 안 올 모양이다. '오늘은 그냥 가야겠다.' 뭔가가 허전했다.
옆에서 깐죽거리고 시비걸던 녀석이 없으니까 무척이나 따분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난 버스를 타지 않고 여러대를 그냥 보냈다.
'지수는 꼭 올거야.. 예전에도 그랬었잖아. 그래! 지수는 꼭 올거야!'
6시... 이녀석 정말로 안 온다. 걱정이 된다. '정말 사고라도 났음 어떻하지? ㅜ.ㅜ'
내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냥 길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었다.
(이건 나의 특기)
저기 버스가 온다. 눈물을 닦으며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오토바이 소리가 난다.
지수가 오고 있었다. 너무너무 이쁜 그 녀석이....
- 미안해! 정말 미안해..
- 어떻게 된거야?(ㅜ.ㅜ)
- 어~ 오늘 주번인걸 깜박해서 기합 받다가 왔어~ 정말 미안해.
- 그럼 전화라도 해야 할거 아니야?
- 임마! 니가 전화가 어딨어?...
- .....(아참! 나 전화 없지..너무 흥분하다 보니까?)
- 내 걱정 많이 했니?
- 걱정...무슨 걱정? 야~ 니가 안 오니까 편하더라.뭘?
- 근데 이 눈물 자국은 뭐야?
- 이거..하..하품한거야..
- 에이. 이 바보야!
- 내가 왜 바보냐?
- 이럴땐 '너가 너무 걱정됐어. 왜 이제왔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다구(<---여자 목소리)하는거야..
- 치~~~
- 그럼 얼마나 이뻐..(*^^*)
- 나 안 태워 줄거야?
- 버스타고 가라. 왜 나 없으니까 편했다며...
- 야~ 넌 무슨 남자가 이렇게 치사하냐?
- 알았어. 얼른타. 내가 안전하게 데려다 줄테니까?
- 응!
나는 처음으로 지수의 허리를 꼭 안고 탔다.
나 두고 어디에도 가지 말라는듯...집에까지 가는 동안 지수는 한손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나는 지금 그녀석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 7
*** 그넘과 하나되기 ***
그 녀석이 주번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까지 아침 일찍 학교에 가야했다.
(재연...)
- 혜원아! 나 이제 주번이니까...
- 응 알았어. 말 안해도 알어. 일주일간 버스타고 다니면 되지 뭘!
- 아니....그럴 필요없어.
- 그럼.. 너 주번 안 한다는 거야! 오늘 기합을 들 받았군..
- 뭐하러 버스타고 다녀. 나랑 같이 오토바이 타고 가면 되지.
- 그럼..나..나보고 새벽에 일어나라구. 아휴~ 싫어. 난 사양이다.
- 이제는 하두 너랑 다녀서 너 없이 혼자 오토바이타면 엉덩이 시렵단 말이야?
- 이자식~~ 그럼 너 지금까지 나를 친구가 아닌 바람막이로 뒤에 붙이고 다닌거야.응?
- 아니 그게 아니구... 나 혼자 있음 외롭단 말야 ㅜ.ㅜ(불쌍한척)
- 난.. 잠 못자면 짜증내는 거 알잖아. 넌 내가 니 옆에서 쫑알쫑알 짜증냈음 좋겠어.(제발 싫다고 해라...제발?)
- 차라리 그게 더 좋아.(단련이 된 듯)
- .....(이자식 무슨 말을 해도 꼭 긍정적이야..)
이렇게 해서 난 일주일동안 새벽에 일어나야했다. 오늘도 졸린 눈을 비비고 나갔다.
- 얼른와. 나 또 기합 받는단 말이야.
- 그니까 그냥 혼자가. 제발 좀..
- 아니야. 그말 취소... 난 혼자 가는것보다 주번 늦어서 미친개한테 뜯기는게 더 좋아.(귀여운척, 행복한척)
- 아휴~ 내 팔자야.
- 헤헤 *^^*
- 웃지마. 정들어.
- 음하하하하...키득키득...푸하하...으흐흑(*^^*)
- 방금한 말 취소!! 웃으면 정 떨어져. 난 웃음없는 터프한 사람한테 정들어.(어떻하나 한번 볼까?)
- 혜원아! 이 오토바이는 내가 몬다. 얼른 타라.
- 킥킥킥*^^*
- 얼른타. 빨리 가자.
나는 수업시간 내내 졸아야했다. 밤에 일찍 자면 되지 않냐구?.. 그생각 내가 왜 못했겠는가?
아침에 일찍 나오라하고 밤엔 늦게까지 끌고 다니고... 자는 시간은 불과 4-5시간(슬픔의 나날들)
종례시간인지도 모르고 난 1교시부터 지금까지 내내 아주 ...푹~ 잔 것이다.
- 거기 누워있는 사람 누구니?
- 혜원아 얼른 일어나?
- 엉..어.
- 혜원이 어디 아프니?
- 아뇨. 괜찮아요. 죄송합니다.(뜨끔)
- 어머.. 혜원이 많이 아픈가 보구나. 눈이 쏙 들어갔네.
- 아~~~ 괜찮아요.(다행이다.)
- 그래. 그럼 약 먹고 집에서 쉬어라. 자 모두들 월요일날 지각하지 말고....
- 혜원아 너 정말 괜찮니?
- 어~ 괜찮아.
- 무슨 일 있는거니? 얼굴이 말이 아니다 얘?
- 사실은 이녀석이 지가 주번이라고 나보고 같이 일찍 일어나자고 하는 바람에 잠을 별로 못 잤거든. 오늘이 마지막이야. 내일 일요일이니까 실컷 자야지..
- 그래. 좀 쉬어라. 근데 말이야... 지수가 너 엄청 좋아하나보다.
- 왜?
-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 데리고 다니냐? 그리고 지금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 준거 걸른적 없잖어.. 그거 쉬운거 아니다?
- 하긴 그래. 근데 정말 날 좋아하는 걸까?
- 그럼 너 지금까지 몰랐단 말이야?
- 어...난 그냥 친구로(?)
- 남자하고 여잔 친구가 될 수 없는거래. 한번 슬쩍 물어봐. 지수는 니가 말하는거 다 장난인 줄 알잖어. 물어봐?
- 그럴까?...
지수가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 저기..지수야?
- 어... 너 내이름도 부르고! 뭔가 말할거 있나보다. 야~~~ 기대된다.
- .....(저자식. 눈치는 빨라가지구)
- 뭔데?
- 어...저기(물어봐? 말어.. 에라 모르겠다.)
- *^^*
- 너 나 좋아하니?(챙피하다.)
- 100일째날 얘기했잖아.(당당한 모습)
- 그거 정말이었어..(의심)
- 그럼..(단정을 지어버림.)
- 어...그렇구나(다행이다.)
- 근데...왜?(궁금..)
- 아니 뭐 그냥? 심심해서 ..(당황)
- 그래...(내머리에 손을 대며)열은 없는데.. 너 잠 못자서 그러는구나. 얼른 들어가 자라. 우리 이쁜 혜원이 얼굴 꼭 해골같다.
- .....(그걸 또 농담이라구. 꼭 끝에 망쳐요.)
- 얼른 들어가. 전화할께.^^
- 그래. 조심히 가.
- 어..안녕!!
나는 집에 들어오자 마자 침대에 누웠다. 근데 뭔가가 이상하다...
아까 오토바이 소리가 나질 않았었다. 이녀석 아직 안 갔나?
몰래 창밖을 바라보니 뭔가를 쓰고 있다. ' 쟤 뭐하는 거야. 아~~ 졸려. 잠이나 자자.'
한참을 잤나보다. 자꾸 눌러대는 초인종소리에 일어났다.
- 누구세요?(어라, 대답이 없네.)
- 누구시냐구요?(조금 열받음.)
- 누구야?(폭발)
그냥 문을 열어버렸다. 아무도 없었다. 그때 오토바이 소리가 난다. 밖으로 뛰어나가보니 뒷모습이 지수와 비슷한것 같았다.
'내가 잘못봤나..'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대문에 쪽지가 있었다.
' 나다. 지수! 이게 첫번째 편지인것 같다. 몰래 줄려고 너 들어가고선 쓰는거야. 일주일동안 나 땜에 힘들었지.
골골거리는(?) 널 보면서 엄청 미안했어. 힘들면서도 끝까지 같이 다닌거 정말 고맙구...
이제 니가 나하고 하나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난 정말 널 좋아해.
아니...이젠 사랑하는거 같애. 어린게 무슨 사랑이냐고 하겠지만 .....
큰일났다. 이거 니네 어마가 먼저 보시면 질투하실텐데...
미안해서라두 나중에 너희 엄마 좋아하시는 초밥 사가지고 가야겠다. 어떻해야 니가 먼저 받아볼 수 있을까?...
그래!! 벨을 누르고 도망가면 되겠당(기특) 나 똑똑하지?
p.s 언제까지 내 옆에 있어줬음 좋겠어. 정말루 사랑해.
이녀석... 항상 지만 좋은거 한다. 암튼 너무 기뻤다. 끌려다닌 보람이 있는것 같았다.
난 이제 이녀석과 하나가 되었나보다.
* 8
*** 그넘을... 사랑하기 때문에 ***
이쁜 녀석~! 그 녀석이 나에게 처음 준 편지를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값진 것이기 때문에...
' 지금쯤 전화 올때가 됐는데... 왜 안오지. 혹시 오늘 만우절인데 이 편지 뻥아니야? 설마...'
나는 이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 따르릉 ### (이..넘의 단순함..이제 이해하시져??? ㅋㅋ)
- 여보세요? (그녀석 아버지)
- 예,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 혜원이예여.
- 어.. 그래. 너도 소식 듣고 전화했니?
- 소식이요..그게 무슨말인지..?
- 아니.. 여태 모르고 있었어. 지수가 사고를 당해서 지금 병원에 있는데..
- 병...병원이요. 지수 많이 다쳤나요..
- 좀 다쳤나봐. 애 엄마가 울고 갔다고 하던데... 난 방금 와서 말이야
- 병원이 어딘데요..?
- (생략)
- 알겠습니다.(ㅜ.ㅜ)
- 조심히 가라. 지수가 너하고 헤어지고 오면서 그런거 같으니까?
- .....네! (ㅠ.ㅠ)
눈물이 났다. 바보같이..... 이 녀석 분명 잽싸게 도망치려다 넘어진게 분명하다.
난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희희낙낙했으니! 걱정이 됐다. 뭘 먼저 해야 할지... 지수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피투성이에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는 모습..... 이것말고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병원으로 달려갔다.
- 저.. 이지수 환자 몇 호실인가요?
- 아.. 이지수 환자요? 703호입니다.(^^)
- 아~네! 저 한가지 여쭤볼게 있는데여.
- 말씀하세요..
- (ㅜ.ㅜ)
- 무슨일이신데 그러세요?
- ...많이 다쳤나요.(ㅠ.ㅠ)
- 좀 심하긴 하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을거예여.(*^^*)
- ......(왜 웃는거지. 남은 심각한데..)
- 얼른 들어가 보세여.(^^)
- 예... 감사합니다.(계속 실실 웃네..)
701호...702호...703호..이지수.. 유난히도 그 이름이 크게 보였다.
이지수란 이름이 내 눈물에 흐려졌다. 손이 떨렸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이녀석 걱정하지 않게 웃으면서 들어가려 했는데 자꾸 눈물만 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병실은 지수 말고도 3명이 더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심하게 다친 모습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 중에 딱 한명 눈에 띄는 사람.. 나의 생각대로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는 사람...
침대에 붙어 있는 차트의 이름 "이지수"
난 주저 앉고 말았다. '이럴순 없어. 이건 꿈이야. 이건 절대 지수가 아냐!'
엉엉 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보던 말던 그냥 울어버렸다.
- 난 아직 너한테 사랑한단말... 아니 그깟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했는데 너 이럴수 있는거야?
너 왜 날 나쁜사람으로 만들어. 지수야? 이거 꿈이지 이거 꿈인거지? 말 좀 해봐.엉~ 나 두고 가지마...
나 아직도 너한테 놀림도 당해야 하고, 너가 태워주는 오토바이도 더 타야 하구...또..또..(ㅜ.ㅜ) 너 없음 나 학교 어떻게 가니?
더이상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 지수야..지수야 (ㅠ.ㅠ)
나는 연신 그 녀석의 이름만을 불렀다. 나쁜 녀석...
- 지수야.. 나야~ 혜원이 .. 나왔어. 얼른 눈 떠봐...얼른~(아! 깜짝이야) 이 자식 정말로 눈을 번쩍 뜨는게 아닌가?
- 지..지수야. 나 알아보겠어.(ㅜ.ㅜ)
- 끄덕끄덕
이자식 나를 알아본다.
- 왜 이렇게 많이 다친거야? 내가 나올까봐 몰래 도망치다가 이렇게 된거야..응? 왜 바보같이 다치고 그래. 왜 다치냐구(ㅜ.ㅜ)
- 혜...혜원아..?
- 응! 얘기해.
- 뭐하러 왔어. 나 이런 모습 너한테 보여주기 싫은데...
- 이 바보야! 넌 그걸 말이라고 하니? 많이 아퍼..응? 어쩌다가 이런거야(ㅠ.ㅠ)
- 너네집 벨 누르고 기분 좋아서 웃으면서 가다가 트럭이 오는 줄 모르고 부딪혔어. 살아난게 기적이래.
- 그래... 넌 꼭 이겨낼 수 있을거야.
- 사랑해.. 혜원아(ㅜ.ㅜ)
- 어~ 나두 너 사랑해.(ㅠ.ㅠ)
- (*^^*)너 나한테 사랑한단 말 처음하는거지.
- .....
- 기쁘다.
- 뭐가?(ㅜ.ㅜ)
- 널 가까이에서 보니꺼 기뻐. 넌 항상 나의 뒤에만 있었잖아. 그러던 니가 내 앞에서 날 위해 울어주니까 너무 고마워.
- 이젠 맨날 앞에서 바라볼께. 그니까 얼른 일어나겠다고 약속해.
- 알았어.(벌떡)
이자식... 아까는 눈을 번쩍 뜨더니 이제는 벌떡 일어나기까지 한다.
아까 계속 웃던 간호사가 들어와 이 녀석이 갑갑하게 말고 있던 붕대를 푼다.
옆에 계시던 그 녀석 어머니가 갑자기 배꼽을 잡으며 웃으신다.
' 이게 무슨 일이지. 뭐야?.. 이 분위기는 혹시 만우절?..설마?'
알고 보니 이 자식 그냥 삐었단다.
그것도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진게 아니라 벨 누르고 도망치다가 계단에서 굴렀단다. 지발에 지가 걸려 넘어진것이다.
계속 웃던 그 간호사는 그녀석의 누나고 전화를 받았던 아빠는 형이란다.
한마디로 난 그녀석 가족에게 깜박 속은 것이다.
(상황 재연)
- 아~ 아퍼 살살해.
- 칠칠맞게 다 커서 계단에서 구르냐?
- 얼마나 가슴이 쿵쿵 뛰는지 흥분되더라구.
- 으이구~
- 누나?
- 왜 또 징그럽게 쳐다봐~ 무슨 부탁이길래.
- 정말 큰 부탁이야?
- 뭔데?
- 나 이 병원 좀 빌려줘?
- 뭐? 병원...
- 음, 나 꼭 확인해 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렇단 말이야/
- 안돼! 난 아직까지 그럴 만한 직위가 아니야?
- 어~엉 누나.. 부탁이야? 응 만우절 행사라 그래..
- 뭐할건데..?
- 나는 사고가 나서 거의 죽은 상태로 분장해주면 되는거야? 쉽지..
- 그거야 내 전공이지만~
- 정말? 그럼 도와주는거당
- 누구한테 보여줄려구
- 나의 천사에게^^
- 넌 천사한테 그런짓을 하냐?
- 그러게 말야? 난 악만가봐~ 암튼 도와주는 거야?
- 아았아. 근데 걔 너무 놀라는 거 아니니?
- 걔.. 그럴리 없어 얼마나 강심장인데 아마도 나 다친거 보면 샘통이라고 놀릴걸
- 설마...?
이렇게 된것이었다. 나쁜넘~ 이젠 다시는 믿지 않을것이라 다짐했다.
- 혜원아?
- 내 이름 부르지도 마. 나 갈거야? 너 사람 이렇게 놀라게 하는거 아니
야?
- 미안해~ 화 많이 났어?
- 너.. 이 얘기 꾸밀때 내 생각 한번이라도 해봤어? 내 생각 한번이라도 했으면 너 이런일 못 꾸며.. 난 진짠줄 알고..(ㅠ.ㅠ)
-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가 이렇게까지 놀랄줄 몰랐어. 내 잘못이 크다. 다음부턴 이런일 없을거야? 약속해 혜원아.
- .....(ㅠ.ㅠ)
- .....(ㅜ.ㅜ)
- 다음부턴 이런 장난치지마....나 이제...이젠 너 없인 못 살거 같단 말야?(ㅠ.ㅠ)
지수는 날 안고 같이 울었다.
- 정말로 사랑해... 혜원아! 다음부턴 이런일 없을거야...
난 이녀석을 믿기로 했다. 아니 믿는다.
이녀석을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에...사랑하기 때문에.......
* 9
*** 그넘과의 여행1 ***
토요일 아침... 아직 이른 시간인데 자꾸 전화가 온다.
- 아침 일찍 누구야? 제발 좀 끊지!
- 혜원아, 얼른 전화 받어. 엄마 지금 바뻐?
- 그냥 엄마가 받으면 안돼?
- 얼른 안 받어?
- 아~~ 정말 누구야?
징그럽게 오래잡고 있다. 대부분 이쯤이면 포기할만도 한데.. 어떤넘인지 정말 징글맞다.
- 여보세요?(왕짜증 목소리)
- 안녕....달링(느끼한 목소리)
- 누구야? (열받음)
- 나야..지수(쫄았음)
- 너 아침부터 이게 무슨 짓이야?엉..(폭발)
- 아니...난 그냥(ㅜ.ㅜ울먹)
- 근데 왠일이야?(동정함)
- 우리~~여행가자.(흥분!!)
- 여행? 무슨 여행?
- 어.. 오늘 학교 안 가잖아. 우리 1박 2일로 여행가자.
- 어디로 갈건데..(좋으면서 괜히 딴청)
- 음...낚시하러..(신났음)
- .....(이자식! 내가 낚시 제일 싫어하는거 알면서 누구 놀리나?)
- 너도 좋지. ..응...찬성이지?(들떴음)
- .....(혼자 잘논다. 어디까지 하나 한번 보자.)
- 혜원아! 너는 고추장이랑 버너랑 가스랑...또 뭐가 필요하지? 뭐가 필요할까?
- 뚜뚜뚜뚜...
- 여보세요, 여보세요...혜원아?(목놓아 불러봄.)
- 뚜뚜뚜뚜....
이자식.. 고작 아침부터 전화해서 하는 소리가 낚시..
그래~~ 여행까지는 참 좋았어. 낚시가 뭐야 낚시가? 이 좋은 나이에...
19먹은 이 좋은 나이에 낚시를 하냐고.. 그리고 뭐? 고추장..버너... 됐다고 그래라. 나쁜넘..
10시.. 전화가 안 온다. 이자식 또 삐졌나보다. 전화해서 다시 한번 부탁하면 들어줄수도 있는데..
이렇게도 눈치가 없어요.. 내가 한번 전화해 볼까?
- 여보세요(어머님)
- 여보세요. 아줌마 안녕하세요. 저 혜원인데여?
- 어.. 그래. 우리 며느리구나?
- 넹(무슨 며느리?)
- 지수가 그러던데 며느리라고 부르라구..
- 아..네.(꼭 쓸데없는것에 집착을 해요.)
- 어...근데 지수 방금 나갔어.
- 나갔어여.(실망)
- 응..뭘 바리바리 싸가지고 나가더라구
- 그래요? 어디 간다고 했나요?(기대를 걸어봄.)
- 친구랑 낚시간다고 하던데...
- 알겠습니다.
바보같은 넘, 멍청한 넘, 눈치라곤 하나도 없는 넘....
기여이 낚시를 간것이다. 다시 한번 전화하면 어디 덧나나? 다시 잠을 청하려 하는데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았다.
** 띵동띵동 **
- 누구세요?
- 어머니. 안녕하세요. 저 지수예여.
- 지수?.. 아침에 왠일이니?
-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요.(ㅜ.ㅜ) 그래서 이 아침에 달려왔습니다.
- 오토바이 타고 온게 아니구?(*^^*)
- 눈치챘엉?
- 그럼.눈치챘지..^^
- 정말로 어머니 보고 싶어서요..
- 거짓말~~(애교부림)
- 정말~~( 같이 장난침)
- 그래. 얼른 들어와라.
- 혜원이 지금 자요?
- 글쎄. 계속 부시럭 거리긴 하던데 들어가봐라.
- 네..
- 지수야?
- 네?
- 너 우리 혜원이 맘 아프게 하지마. 우리 혜원이 아프게 하면 내가 너
가만 안둬?
- 네. 알겠습니다. 이사나이 여자마음 아프게 안합니다.
- 그럼 ...지수는 내 사위니깐?
- 정말~~(또 장난)
- 거짓말~~(우리 엄마도 같이 놈)
- 아히~~ 미워! 거짓말하는 엄마 미워~(몸을 비비꼬며 애교부림)
- 미워? (받아침)
- 응~ 미워!(또 한번 비비꼼.)
- 알았어.(인정함)
- 정말.(확인함)
- 응~ 정말(끝맺음)
- 킥킥(신났음)
- 호호(좋아함 <-- 근데 우리 엄마 맞어?)
- 저 들어가 볼께요.
- 그래. 밥먹고 가라.
- 네.
(똑똑) - 누구세요..
- 자기야~ 나야?
- 누가 니 자기야?
- 나 들어가도 돼?
- 들어오지마.
- 나 들어갈께?
- 안된다니까...
- 정말이야?
- .....(이자식 눈치없어서 진짜로 가는거 아니야?)
- 너 마지막이다.
- 알았어. 들어와.
- 히~^^
- 왜 웃어?
- 아이 귀염둥이.
- .....(얘가 갑자기 왜 이래? 뭐 잘못먹었나?)
- 너 우리집에 전화해봤지?
- 아...아니?(이런데는 눈치가 빨라요.)
- 왜 말 안해?
- .....(할말이 없으니까 그러지..-.-;;)
- 너 나는 못 속인다. 너 내가 그냥 혼자 갔을까봐 전화했는데 내가 나갔다고 해서 화났지? 그래서 나 못 들어오게 한거지.
- .....(지금부턴 전쟁이다)
- 말해봐 얼른~~
- 넌.. 아니라면 아닌줄 알지 뭘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보냐?
사내넘이... 못 믿겠으면 전화해봐.(일단 큰소리는 쳤는데.. 설마 집에 전화하지는 않겠지?)
- 정말이지. 그럼 전화기줘. 해보게.(만만한 상대가 아님.)
- 잘못했어.(항복함.)
- 얼른 옷 입어..나가게
- 어디 갈려구..
- 내가 너네 엄마한테 대신 허락 맡을테니까 얼른 옷 갈아입어?
- .....(저자식 또 무슨일을 꾸미는 거야?)
일단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밖에서 이녀석이 엄마를 조르는 소리가 들린다.
- 아~~ 어머니.(1단계 : 애교작전)
- 안돼! 아직 어린애들이 무슨 1박2일이야? 그냥 오늘 하루 갔다와.(안 먹힘.)
- 어머니. 이 사나이 이지수를 못 믿으시겠다는 겁니까?(2단계 : 큰소리치기)
- 그래. 못 믿는다 어쩔래?(끄떡없음.)
- 아~~ 어머니(3단계 : 다시 애교작전)
- 너 정말 안전하게 데리고 올 자신 있는거야?
- 그럼요....(ㅜ.ㅜ 기쁨이 몰려와 목이 메임.)
- 너.. 우리 혜원이 다치면 가만 안둬?^^
- 어머니 사랑해요! 쪽~~~~
- 어머 얘는?(*^^*화끈화끈)
- 혜원아~ 얼른가자. 내가 허락 받아냈어.ㅜ.ㅜ
나는 오늘 그넘과 여행을 가려한다.
* 10
*** 그넘과의 여행2 ***
- 너 정말 어디가는지 말 안해 줄거야?
- 비밀이야...
- 뭔데! 나한테 무슨 비밀이 있어 얼른 말해봐 응?
- 비밀이라니깐...
- 그럼 나 이 손 놓고 탄다.
- 해봐라. 아마 넌 무서워서 손도 못 놓을걸?
- 나 정말 손 놓는다.
- 해보라구..글쎄!
- 후회 안하지?
- 내가 왜 후회하냐?
- 그건 내가 죽어도 좋다는 얘기야?
- 죽긴 왜 죽냐? 너가 손 안 놓을거라는거 다 아는데...
난 그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놨다. 솔직히 속으로 엄청 무서웠다.
진짜 금방이라도 떨어져 죽을거 같았다.' 이녀석 버릇을 단단히 고쳐놔야지' 이를 악물고 버텼다.
- 야~~ 너 미쳤어?
- .....(이녀석 나에게 처음으로 심한 말을 했다. 정말 놀랬나?)
- 괜찮아~응, 괜찮은거냐구?
- .....(말만 할거냐? 나 좀 잡아주지 제발~)
나는 그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 그대로 얼어붙어 손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지수가 나의 손을 앞으로 당겨 허리를 안게 했다.
- 다음부터 이런 장난 하지마.
- 왜? 재밌는데...이렇게..재밌는걸..왜 여태..몰랐을까?...(목소리는 계속 떨림)
-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내가 졌어, 니가 이겼다구?
- 정말...
- 그래. 니가 이겼어.
- (허리를 꼬~옥 안으며)나 정말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 으이구~ 이 바보야.
- 근데... 너 아까 나한테 미쳤다구 그랬니?
- 아..아니, 내가 언제?
- 그냥 잘못했다구 그래.
- 잘못했어.(ㅠ.ㅠ)
우린 오토바이를 타고 하염없이 달렸다. 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지수의 품에 안겨있었고, 지수도 이젠 지쳤는지 말이 없다.
- 지수야~ 나 졸려.
- 졸려?
- 엉.
- 오토바이 타다가 졸면 위험하니까 좀만 참어.
- 알았어.
- .....(꼼지락~~~)
- 아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 졸립다고 해서 꼬집은건데...
- 눈물나게 고맙다.(ㅜ.ㅜ)
지수가 나의 손을 어루만져 주었다. 지수의 손이 따뜻해서 그런지 더 잠이 왔다.
힘들게 잠을 참으며 휴게실에 도착했다.
- 혜원아~ 뭐 먹을래?
- 아니..그냥 졸려.
- 많이 졸려?
- 엉.
- 그래도 뭐 먹고 자야지.. 빈속에 그냥 자면 새벽에 자다가 깬다.
- 그럼 일어나지 뭐!
- 그리고...
- 그리고 다음엔 너도 깨워서 같이 놀아야지 *^^*
- 내가 안 일어나면?
- ## 퍽 ##
- 알았어.(ㅜ.ㅜ)
- 농담이야~ 지수야 나 우동먹구 싶어..
- 그럼 우리 우동먹을까?
- 엉.
우동을 먹는내내 이녀석 한마디 얘기도 안한다.
이녀석 아마 엄청 피곤할거다. 새벽부터 전화해...짐 챙겨...오토바이 몰아...
그런데도 나한테 힘든 내색 한번 안한다.
우동을 먹으려 고개를 숙이는 이녀석 머리를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쓰다듬었다.
- 앗 뜨거~! 왜 그래, 놀랬잖어?
- 지수야~ 많이 힘들지?
- 아니...
- 힘들면서...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해. 그래야 내가 너 덜 괴롭히지? (^^)
- 난 자기가 괴롭히는건 다 받아줄 수 있어?
- -.-;;
- ^^
- 우리 이제 바다보러 갈까?
- 정말... 여기에 바다있어?
- 그럼! 바다보러 가자.
- 엉.
- 잠깐!
- 왜?
- 어머니한테 전화드려야돼?
- 그래... 너네 엄마 걱정하시겠다.
- 아니 우리 엄마말고 니네 엄마.
- 우리 엄마?
- 엉^^
- 여보세여. 어머님 저 지수예여.
- 어~ 그래. 잘 도착했니?
- 네. 지금 막 밥먹구 바다보러 갈려구요.
- 우리 혜원이 조심히 데리구 다녀?
- 네, 걱정마세요.
- 정말~(우리엄마 또 시작)
- 응. 정말~(어쩌겠어! 받아줘야지)
- 그럼 내일 일찍와라.
- 네,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해요~
- 나두~~ 잘자라*^^*
- 네..
- 너 우리 엄마랑 사귀니?
- ^^
- 둘이 대화하는거 들어보면 너무 웃겨..
- 히~ 그래도 사이가 나쁜것 보다는 낫잖아?
- 그건 니 말이 맞다.
- 얼른 가자.
- 그래.
우린 바다를 향해 달렸다. 저멀리 바다가 보였다.
바다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지수와 함께 있어 더욱 아름다워 보이나보다.
이녀석 지금 바다에 푹 빠져있다. 그리고 난 이녀석에게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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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완결
연재방..
<ⓙⓐ> ☆★ 그넘..사랑하는 나의 그넘.. ★☆ 1 ~ 10 - * ⓙⓐ *
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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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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