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 몸에 난 상처를 보여 주신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잡수시고 성경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시어
제자들이 당신의 부활을 믿게 하신다(복음).
부활 후 제자 공동체에 발현하신 예수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고,
어떤 행동을 취하셨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예수님 입장이었다면 장난끼가 발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 “야, 이 겁쟁이들아!”로 시작해서,
그 자리에서 참교육을 실시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희들 인생 그렇게 살지들 말어라.
결정적인 순간에 다들 36계 줄행랑을 놓고 말이야!
도망가고 숨고, 부인하고 배반하고, 그게 인간으로서 할 짓이냐?”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십자가 아래 서 있었던
애제자 요한에 대한 공개적인 칭찬도 이어졌을 것입니다.
“다들 요한 좀 본받아라! 특히 베드로 너!”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큰 수치심에 괴로워하는 제자들을 몰아붙이지 않았습니다.
질책하거나 공개적인 창피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불안하고 산란한 제자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시는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여인들, 그리고 엠마오 길의 제자들에 이어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로 사도단에 직접 부활하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그런데 그 예수님은 영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육신과 더불어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못자국 난 손과 발을 보여 주시고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제자들 앞에서 잡수시는 광경을 통해
예수님의 완전한 부활을 보여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어느 다른 세상에 기다리고 계시다가 내려오신
다른 예수님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 돌아가신 바로 그분이십니다.
참으로 죽으셨다가 참으로 부활하신 예수님,
이를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영광스런 부활은
골고타 언덕 위에서 일어났던 단 한 번의 사실이 아니라
언제나 어디서나 항구히 지속되는 사건으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2000년 전 머나먼 곳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 삶 안에서도 지속돼야 할 은총의 선물입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날 때
더 이상 우리 안에 어둠이 머물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낙담하거나 슬퍼하지 않게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그 활기찬 사랑에 힘입어 담대해지고 당당해집니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서지 않고 뜨거운 마음으로 예수님 부활을 선포하게 됩니다.
이 모든 변화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삶에 끼어드실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될 때 일어나는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