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들의 행복한 문화복지 이야기
영종예술단의 발달장애인 예술가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해(2012년) 8월18일 오후1시.
영종도 운서역 마당에 작은 무대가 설치되고, 이어 색소폰, 오카리나, 기타 연주와 노래가 이어진다.
무더위를 식히는 이 공연을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바로 발달장애인과 그들의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가슴을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1년 전부터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을 해 오고 있었고,
이 날 ‘꿈꾸는 사람들의 행복한 문화복지 이야기‘(주최-영종예술단 : 단원 50명) 마당을 연 것이다.
공연은 오후3시 운서동 하늘문화센터 공연장으로 이어졌다.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자란 딸의 성장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만든 박상현씨의 작품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이 상영되고,
상영 후 주인공(딸) 혜림씨가 플루트를 연주하며 막을 올렸다.
감동의 퍼레이드는 자폐성장애인 정의원씨의 ‘죽어도 못 보내’ 피아노 독주,
발달장애인 위주로 구성된 나눔꽃 오케스트라의 합주,
K-POP 가수들처럼 열정적인 몸짓을 보여준 ‘평강공주와 온달왕자의 춤’(이재혁, 조희경),
풍물패 ‘차오름’(발달장애인 풍물단)의 즐겁고 힘찬 두드림,
아름다운 미소로 기쁨을 전달하는 박진현씨의 색소폰 연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휠체어를 타고 인도여행기를 발표한 전윤선씨의 스토리텔링으로 막을 내린 이날 공연에서
특별히 우리나라 명고수 김청만 선생의 수제자
고수 조경곤(시각장애자)씨가 기꺼이 참여하여 북을 잡고,
영종예술단 단장이며 공연 준비와 진행을 한 정창교씨가 창작한
퓨전 판소리 ‘꿈-죽산 조봉암전’을 처음 발표하여 많은 의미를 더해 주었다.
객석을 메운 가람들 가운데 어린이재단,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공연 전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과의 협약을 맺은 관계자들도 있었다.
“장애인이 현악기를 연주하려면 최소한 5년 정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공연을 합니다.”라는 사회자의 설명이 그동안의 노고를 짐작케 한다.
통상적으로 장애인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고,
크게는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나눈다.
신체적 장애는 다시 외부기능(시각, 청각, 언어, 뇌병변)의 장애와
내부기능(신장, 심장, 호흡기, 장루·요루, 간질)의 장애로 나뉘고,
정신적 장애는 지적장애인, 정신장애인, 지폐성장애인으로 나뉘는데 발달장애가 여기에 속한다.
발달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는 정신이나 신체적인 발달에서 나이만큼 발달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적장애, 뇌성마비, 자폐증, 유전 장애, 염색체장애(다운증후군), 전반적 발달장애 등으로 분류한다.
발달장애자들에게 미술, 음악, 놀이치료는 매우 효과가 좋고,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선진국들이 복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그들 중에서 뛰어난 예술가로 인정받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2006년 서울에서 창단 된 발달장애인 청소년으로 구성한
하트하트(Heart to Heart)오케스트라를 대표적 사례로 든다.
그들은 지금까지 140여회의 연주 활동과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하여
장애의 벽을 넘어 사회에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소외된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전하고 있다.
이 오케스트라 단원 중 7명은 음악대학 까지 졸업해
직업적인 관현악단으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장애인 예술가 53명, 직원 6명, 지도자 20명이
해외공연 2회, 국내공연 140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 문제는 여전히 어렵다고 한다.
영종예술단 나눔꽃오케스트라의 조문정 지휘자는
지난 2012년 9월2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열린
장애인 문화복지 국제세미나에서 지정토론자로 나와
“어머니들의 간절함과 자식들에 대한 인내심, 열정에 (발달장애)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호응도 대답도 없던 아이들이 거듭된 수업과 연주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성취감, 긴장감, 변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고 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좀 더 나은 환경, 기회를 통한 연주활동, 소속감을 갖고
확실한 목표로 졸업 후 청년이 되었을 때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풀뿌리 장애인 예술단체의 힘으로만은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영종예술단은 발달장애인 예술가들과 그 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아름다운 문화 예술을 나누는 사회적 기업이다.
나눔꽃오케스트라는 2005년도에 창단하였고, 2011년6월24일 영종예술단 창단공연 때 합류하였다.
그 후로 영종도서관, 인천국제공항, 인천부평아트센터 등에서 크고 작은 공연을 하였다.
영종예술단은 장애인의 부모 20명, 장애인인 자녀 20여명 등 55명의 단원으로 출발했다.
평생 예술인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예술단을 만들었지만 한계도 있다.
흩어지면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로 구성된 풍물패 ‘차오름’의 활동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애 자녀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엄마가 먼저 장구를 배우고 장애자녀에게 가르치는 방법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무대를 꾸미게 되었기 때문이다.
‘차오름’은 연수문화공원에서도 공연하여 구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적도 있다.
지난 9월21일 이룸센터에서의 국제세미나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Creative Growth Art Center와
일본의 ‘에이블아트’운동의 발상지 하나아트센터가 소개되었다.
그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를 보면,
장애는 단순히 ‘격리’와 ‘보호’의 대상이 아닌 ‘가능성’과 ‘희망’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유명 인사들이 발달 장애인들의 미술 작품을 구입·소장하고,
뉴욕의 유명갤러리에도 발달장애인의 작품이 걸려있다.
세미나 기조연설을 한 정창교 단장은
“발달장애인의 성인기 삶을 지지해주는 랜터만법에 근거해
캘리포니아주 수십 곳에 주 정부의 노력으로 세워진 리저널센터는
성인기를 맞이하는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영리기관이지만 연 2,000달러의 급여를 지원해
부모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고,
또 실패하더라도 문화예술분야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중략)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발달장애인예술가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개인별 통장에 최소 200만원의 ‘행복추구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인천세계장애대회가 오는 10월24일부터 11월2일까지 인천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아시아태평양장애인대회를 시작으로
아·태장애포럼 컨퍼런스, 세계재활협회 세계대회가 민간단체주관으로 차례로 열리고,
정부가 주도하는 유엔 에스캅 정부 간 고위급 회의 등이 계속 열리는 국제학술행사다.
이번 대회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영종예술단도 10월27일 영종하늘문화센터에서 축하공연을 가질 예정이고,
12월1일에는 장수동 청소년문화회관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이 모든 노력이 구호나 관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열매를 맺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바라는 일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사회적기업 (사)영종예술단의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www.dpnews.or.kr
2012년 예술인천 가을호 - 고 춘 (kochoon@hanmail.net. KonzertArtHous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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