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대작전
원제 : Kelly's Heroes
1970년 미국영하
다른 제목 : 켈리의 영웅들
감독 : 브라이언 G 허튼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텔레 사발라스, 도날드 서덜랜드
돈 리클스, 캐롤 오코너, 개빈 맥로드
스튜어트 마골린. 해리 딘 스탠튼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 잃는 건 목숨이고 얻는 건 승리... 아니 승리는 통치자의 몫이죠. 얻는건 '훈장'과 '명예' 입니다. 물론 군인도 직업이므로 소정의 수당을 받습니다. 즉 목숨을 걸고 상응하는 댓가를 거의 못 받는게 전장의 군인인 셈이죠.
'독수리 요새'로 알려진 감독 겸 배우 브라이언 G 허튼이 연출한 '전략 대작전'은 늘 애국이나 승리만을 강조하는 전쟁영화 대신 뭔가 군인에게도 로또 같은게 있으면 어떨까 싶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만든 다소 코믹한 전쟁영화입니다. 물론 전형적 코미디는 아닙니다. 엄연히 규모가 있고, 치열한 전투가 있고 희생자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생각지 않은 전쟁 로또를 상상해 낸 이야기입니다.
'독수리 요새'에서 함께 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입니다. 1970년 작품이라 아직 그가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인,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시절이지요. '로하이드'라는 TV 외화로 인기를 얻은 그는 '로하이드' 출연이 끝나자 이탈리아로 건너가 세르지오 레오네의 서부극 3편에 연달아 출연하여 유럽에서 먼저 인기를 얻습니다. '로하이드'에서의 멋진 목동 역할이 이탈리아산 서부극에 출연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겠죠. 그렇게 유럽과 전 세계를 강타한 마카로니 웨스턴 붐을 일으키는 공적인 세운 후 그는 미국영화계로 금의환향 합니다. 그리고 단번에 주연급 배우로 할리우드 활동을 시작합니다. '전략 대작전'은 그가 미국으로 복귀한 이후 5번째로 출연한 작품입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리에 끝난 2차 대전 막바지의 프랑스 전선이 배경입니다. 최전방 전선의 부대에 속한 켈리(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빅 조(텔리 사발라스), 그들 부대는 중대장이 친척인 장군을 만나러 간 동안 3일간의 휴식을 얻습니다. 그런데 켈리가 생포해 온 독일 장교로부터 어느 마을 은행에 보관된 거액의 금괴를 수송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켈리는 빅 조를 설득하여 이 금괴를 털자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탱크 3대를 동원할 수 있는 오드볼(도날드 서덜랜드)을 합류시킵니다. 빅 조는 처음에 이 제안이 무모하다고 거절하지만 결국 설득당하지요. 그렇게 해서 그들은 중대장이 부재인 상황에서 금괴가 보관된 마을의 은행까지 가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가는 곳곳에 독일군들이 지키고 있고, 은행 역시 독일군 부대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상황, 대략 1개 소대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된 은행털이 특공대는 켈리와 빅 조의 지휘아래 삼엄한 독일군 부대를 뚫고 은행으로 진격합니다.
2시간 20분이 넘는 긴 영화인데 대부분의 시간은 켈리 부대가 목표인 은행털이를 위해서 도보와 탱크를 갖고 여정을 이루는 내용입니다. 가는 도중 독일군 철도 건설 부대 하나를 박살내고, 지뢰밭에서 위험 천만한 상황을 겪으면서 치열한 전투도 벌이고, 마을에 진입하여 치밀한 작전으로 독일군 탱크의 방어를 뚫고 결국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특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영화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온갖 출신의 용병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냥 같은 부대 대원들 위주로 조직이 이루어지고, 많은 전투가 펼쳐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지만 대부분 독일군들이 사상자입니다. 약간은 코믹한 분위기라서 켈리 부대는 거의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지요. 그리고 이런 소재 영화들이 거의 막판에 허망한 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작품은 통쾌한 성공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마을에서 독일군을 소탕하고 통쾌한 승리와 금괴 차지라는 꿩 먹고 알 먹는 성공을 거두는 내용이지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필두로 대머리 배우로 유명한 '형사 코작'의 텔리 사발라스, 그리고 '매쉬'의 도날드 서덜랜드 이 셋이 주축이 되어 펼쳐지는 내용입니다. 진지한 스타일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런 경쾌한 분위기의 영화에는 좀 덜 어울렸지만 젊은 시절이라 간지가 풀풀 넘쳤꼬, 특히 군복이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후반부에 감독이 의도적으로 마치 서부극의 클라이막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조성하여 흥미를 돋우워 주는데 이건 그야말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위해서 헌정하다시피 한 장면이지요.
애국이나 승리를 위한 싸움이 아니라 금괴를 탈취하여 각자 부자가 되려는 목표 때문에 목숨을 건 무모한 여정에 참여하지만 오히려 더 용감히 싸우고 그래서 믿기지 않을 대승을 거둡니다. 너무 많은 독일군이 죽어서 좀 안스럽게 느껴지는 내용입니다. 영화에서 적으로 분류된 독일군일지라도 옛날과 달리 그들이 대량으로 죽는 모습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결국 국가의 강요로 인하여 벌어진 전쟁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들일텐데. 그래서 코믹 전쟁물의 성격을 띄고는 있지만 비정한 전쟁의 모습도 충분히 보여줍니다. 이렇게 거의 독일군만 죽는 내용도 흔치 않을 겁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영화 이후 출연한 '더티 해리'가 대박이 터지면서 미국 최고의 흥행배우로 자리를 잡았고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로 감독으로도 성공적 데뷔를 하면서 가장 탄탄대로를 걷게됩니다. 그리고 9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놀랍게도 현역 배우 겸 감독으로 쉼 없는 활동을 벌이고 있지요. 이 영화 출연 당시만 해도 인기 상업 배우로 떠오르던 그가 이렇게 높은 업적을 남기는 대 영화인이 될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무겁고 비정한 전쟁물을 피해서 다소 황당하긴 해도 군인으로서 열심히 최전선에서 앞장서서 싸운 공로에 대한 댓가로 뜻하지 않게 일확천금을 얻게 되는 내용으로 한 번 꾸며본 영화입니다. 시작할 때 등장하는 경쾌한 노래가 어찌 전쟁영화 주제곡으로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되지요. '켈리의 영웅들' 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는 1970년 '전략 대작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습니다. 70년 당시로는 이례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거의 동시에 개봉되는 보기 드문 경우였는데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인기는 높았던 것입니다. 그가 미국에 복귀해서 3년간 출연한 5편중 4편이 국내 개봉했을 정도니까요. 그로부터 50여년지 지났지만 클리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으로서의 삶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 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금괴를 노리는 주인공 군인의 이야기라는 점은 장 폴 벨몽도 주연의 '외인부대'와 유사하지만 결말은 완전히 다르지요.
ps2 : 출연 배우들 중 아무도 풀 네임이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심지어 '카우보이' '크랩게임' 등의 별명으로만 불리우는 캐릭터들도 있지요. 그리고 많은 전쟁영화들이 그렇듯 단역 비중의 여배우들도 없었던 영화입니다.
[출처] 전략 대작전 (Kelly's Heroes, 70년) 켈리의 영웅들|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