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동의 DILKUSHA
DILKUSHA는 '행복한 마음'이라는 힌두어입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를 이 땅에 살았던 Taylor라는 외국인 집안의 흔적입니다.
조지와 그의 아들 알버트, 손자 브루스 테일러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George Alexander Taylor, 1829~1908)는 조선땅에 금을 찾아 들어왔습니다.
미국의 업자가 조선정부로부터 평안북도 운산의 금광 개발을 허가 받았습니다.
1896년, 67세의 조지테일러는 아들 알버트, 윌리암 테일러와 함께 조선 땅에 들어 왔습니다.
조지 테일러는 79세이던 1908년, 조선땅에서 죽어 외국인 묘지인 양화진에 묻혔습니다.
알버트 와일드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는 금광업자지만 1919년 UPI통신 서울특파원을 겸했습니다.
그는 3.1 독립선언문을 입수한 뒤 뉴스로 내보내 우리의 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알버트 테일러의 아내 메리 테일러는 조선 땅에서 아들 브루스 테일러(Bruce Taylor, 1919~ )를 낳았습니다.
아들이 태어난 이듬래 오랜 은행나무가 있는 넓은 땅을 샀습니다.
그리고 1923년. 한양성곽 바로 바깥인 옛날 권율 장군의 집터에 붉은 벽돌집의 미국식 저택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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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는 1923년 이 집을 짓고 'DILKUSHA'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인도의 딜쿠샤궁전을 본 알버트-메리 테일러 부부는 그들의 집 이름을 '딜쿠샤'로 정합니다.
한양성곽 밖이긴 하지만 반듯한 남향에 전망이 좋은 언덕에 자리잡았습니다.
권율의 집은 흔적도 없어지고 그 자리에 알버트의 미국식 저택이 들어섰습니다.
집 마당에는 그때 400년이된 은행나무가 서 있습니다.
알버트의 아들 브루스는 6살 때까지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대지가 4725평이니 매우 넓었던 집이지만 지금은 이 집터 건물만 달랑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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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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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7월 26일. 벼락을 맞아 이 집에 불이나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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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의 화재를 보도한 동아일보,.(1926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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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지 85년이 된 낡은집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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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건너편에 알버트 테일러, 윌리엄 테일러 형제가 경영했던 'WW 테일러상회(40평)'와
장곡천정(현재 소공동)에 '테일러 가장점(家裝店) (95평)'을 경영했습니다.
도로 확장으로 모두 자동차가 다니는 아스팔트 길이 되고 말았네요.
알버트 테일러는 1941년 발발한 태평양전쟁으로 일본이 지배하는 조선땅에서 미국인으로 살 수 없었습니다.
1942년 미국으로 돌아간 뒤 3년이 지나 조선은 광복이 되었고 알버트는 미군청 고문으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미 딜쿠샤는 여러 가구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었고 남겨 두었던 재산은 보잘것이 없었답니다.
씁쓸한 마음으로 미국에 돌아간 알버트는 1948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온 삶을 조선 땅에서 보냈던 알버트는 '한국의 아버지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답니다.
알버트는 양화진의 아버지 곁에 묻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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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서 잊혀졌던 이 건물은 2006년 알버트의 아들 브루스(Bruce Taylor, 1919~ )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딜쿠샤의 역사가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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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사는 집이 아니라 여러 가족이 사는 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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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에도 서울은 팽창했지만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빠르게 팽창합니다.
성곽 바깥은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사는 slum이 됩니다.
더구나 서대문형무소라는 감옥이 있는 주변지역은 좋은 시설이 들어올 리 없습니다.
그래서 가난의 때로 더욱 찌들게 됩니다.
형무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되고 형무소가 있던 자리는 공원이 됩니다.
주변지역이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고층아파트들이 들어 섰습니다.
행촌동에는 계획없이 연립주택만 무질서하게 들어서거나 낡은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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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은 낡을대로 낡아 목재가 썪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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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외국인이지만 한 인간이 삶의 대부분을 보낸 기억과 흔적이 남아 있는 땅의 공간입니다.
시간의 공간 앞에 무력한 인간의 삶과 인간이 만든 물건들입니다.
우리들의 삶도 이렇게 애잔한 모습으로 남아있다가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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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3일.
나도 작은 아들과 양화진에 있는 테일러 부자의 묘지를 찾았습니다.
왼쪽이 아들 알버트의 묘비, 오른쪽이 아버지 조지의 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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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7일.
종로구 교북동에 있는 부귀빌딩 옥상에서 본 행촌동의 은행입니다.
사직터널이 보입니다.
딜쿠샤의 일부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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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촌동 딜쿠샤 아래에 있는 대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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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 아래 서대문감옥은 독립문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