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3~14일 (양양 바닷가 트레킹,점봉산 설산 산행 1박 2일)
점봉산 산행을 다녀 오기 전 울겨울 눈산행을 한 번도 못했었다.
1월 셋째주 갈 수 있는 기회였지만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어 동참을 할 수 없어서 얼마나 섭섭 하던지...
남편과 항상 함께 했기에 혼자 다녀 온 남편이 왠지 더 안타까워 했었습니다.
원래 2박 3일로 계획 했던 제주도 투어가 한라산 탐방 예약제로 2월 예약이 다 마감이 되어서 예약 해 놓은 항공권도 취소하고 마침 강원도 눈소식이 있어 바다 트레킹과 점봉산 산행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동생도 설산 산행을 하고 싶어 할길래 물어 봤더니 휴가를 내고 가겠다고 한다. 몇 년 전 설악산 산행을 하고 몇 년이 흘렸으니 참 오랜만에 함께 할 시간들이 저도 기대가 되더라구요.
단체 카톡방에서 모든 계획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순차적으로 픽업을 해서 첫 날 바닷가 트레킹인 주문진 양양을 향해 고고씽!
평소 정산이나 번개 산행때 4시 20분 집에서 밥을 먹고 나가는 남편 오늘은 아침 식사를 양양 근처 맛 집인 소머리국밥을 먹자는 의견에 따라 우린 그곳에 도착해 들어가니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요즘은 시내나 시골이나 QR 체크는 기본인거 같다.
밖에서 보는 식당이 오른쪽 신아파트와 비교 되는 정겨운 시골집 외관부터 따뜻함이 느껴지고 안으로 들어가니 방을 리모델링해 깔끔한 좌식과 입식에 앉아 식사 하시는 분이 꽤 많았습니다.
주문후 빠르게 나오는 소머리국밥 진한 국물이 뽀얀게 오랜 시간 우려내 한그릇 속에 주인장 수고와 정성이 느껴지더군요.
국밥집 반찬으로 가지수도 많았고 전 국물보다 건더기와 밥을 따로 맛있게 열심히 건져 먹었습니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 오는걸 보니 소문난 맛집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저도 추천 해 주고 싶은 집!
배를 든든히 채우고 주문진 소돌해변 바위 공원으로 갑니다.
주차장 바닷가 쪽에 있는 아들바위석 몇 년 전 가족들과 한번 다녀 왔던 곳이 아닌가~~~
그때 멋진 곳으로 기억 하고 있었던 곳인데 여전히 동해에 깨끗한 물과 어울려 바람과 파도와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 낸 자연 조각품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전시되어 있는거 같았다.
소돌해변으로 시작해 남애항,인구항,동산항,죽도,마지막 하조대 이르기까지 겨울 바다 진면목을 다 본거 같습니다.
바닷가를 걷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바닷가 트레킹 다음 날 점봉산 산행에는 지장이 없게 양양에서 회를 떠서 먹고 오후 4시에 하루 일정을 마무리해 각두골 숙박지로 들어 갔습니다.
우리의 하루 묵을 숙박지 산행을 하며 몇번 식당을 방문한 각두굴 식당!
국도 도로에서 비탈진 길을 오르면
직접 넓은 마당에서 키우고 있는 방목 닭들을 만난다.이곳은 예약을 하고 가야 시간에 맞춰 먹을수 있는 곳입니다.
갖은 약재와 좋은 재료들을 넣고 푹 고은 능이백숙을 우린 먹었습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낼 답사겸 바람을 쐬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한계령휴게소 갔지요.
산행을 위해 어두운 새벽에 바삐 움직여서 화장실만 들렸던 한계령휴게소 매점안이 식당과 특산물을 파는 가게가 있는것도 그 날 알았네요.우리 일행은 전망 좋은 한계령 풍경이 보이는 창가쪽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그 장소와 딱 맞는 양희은의 한계령 노래를 듣고 있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을 정도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거 같네요.
주는 기쁨,
받는 기쁨으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차를 마시고 밖으로 나오니 진눈깨비가 내리고 운무가 휘몰이치고 걷히기를 반복 하더라구요.
남편 왈!
오늘 이 날씨로 봐서 내일 100% 상고대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습도가 이 정도니 바람까지 더해 준다면 멋진 설산 산행을 할 거 같은 생각을 하며 우린 숙박지 각두골로 왔습니다.
우리 여자 두사람을 위해 신경 써 제일 좋은 방을 예약 하셨다더니 방안 전체는 물론이고 화장실까지 온통 편백향으로 가득하더라구요.
뜨끈한 방바닥이 좋아 침대를 포기하고 각자 요를 깔고 저녁 9시에 잠을 청해 다음 날 6시까지 푹 잔거 같습니다.
편백방 덕분인지 몸도 개운 했구요.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어나 창문 유리로 보이는 숙박지 나무도 집도 온통 하얀 눈으로 쌓여 있어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간단히 씻고 어제 남은 백숙죽을 아침으로 먹고 서둘러 우리의 들머리 오색 민박거리에 차를 세우고 배낭을 챙겨 초입지로 들어 갑니다.
잠깐 걷는데 날이 포근해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티 하나만 입은채로 산을 오릅니다.
나무에도 바닥에도 공평하게 하얀 눈으로 쌓인 초입부터 눈을호강 시켜줍니다.
7시30분 쯤 시작해 산을 오른지 30분도 안 되었는데 배낭속에 넣어 둔 핸폰이 울립니다.
오르막을 오르며 힘이 드는데 전화벨을 무시 할 수 없어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핸폰을 보니 작은딸 전화다.
응!
엄마 이제 산에 올라 온지 얼마 안돼서 힘들게 오르고 있다고 말하니 엄마 언제 오느냐고 되묻는다.
성인이 되고 대학생인데도 엄마가 집을 떠나는걸 싫어 하는 울딸들!
엄마 부르더니 이번에도 장학금을 타게 되었다고 점수를 잘 받아 어느 정도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작은 딸도 기분 좋은 소식을 엄마에게 빨리 알리고 싶었던 생각이었나 봅니다.
그래!
잘 했어.
수고 했어.
사랑해 말을 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제 힘든 오름도 기분 좋은 소식으로 이겨 낼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전화 받기 전에도 눈으로 보이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는데 더 환상적으로 다가온거 같았습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기암괴석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만물상 암릉에 상고대가 피어 그곳이 마치 신선이 살거 같은 무릉도원으로 보였습니다.
이상하게 높이 있는 대청봉엔 전혀 눈이 보이지 않은데 아래에 있는 산능선에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다니....
구름이 7부 능선에 머물려서 운무띠를 이루어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대로 멈춰 있었습니다.
대청봉 보다 낮은 한계령쪽에 상고대가 피어 있는걸 보니 습도와 바람의 조건이 잘 맞춰줘야 한다는걸 다시 알게 된거 같습니다.
백두대간 만나는 삼거리 이후로는 조금 완만한 길로 접어든거 같습니다.
이제 눈꽃에서 상고대로 보이는 곳!
나무 가지마다 눈결정체가 붙여 만들어 낸 상고대가 아름다운 자태로 우릴 반겨 주는거 같습니다.
아래와 딴 세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겨울왕국,동화나라로 말하는 그 풍경!
나도 더불어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할거 같은 잠깐의 순간들~~~
자연에서 보고 듣는걸 통해 또 내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는거 같습니다.
오르는 길 옆에 쌓여 있는 하얀 눈을 도화지 삼아 스틱으로 사랑해! 라는 단어를 써 놓으며 나의 작은 고마움을 표현해 보기도 했습니다.
크고 작은 나무마다 피어 낸 하얀꽃 상고대는 그래서 겨울의 백미로 말하는건 아닐런지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멋을 알기에 추워도 겨울 산을 늘 가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세찬 바람이 불립니다.
안개로 사방은 환하게 트이지 않았지만 상고대로만으로도 대만족입니다.
간단하게 각자 나눠온 빵과 초코릿으로 요기를 하고 가져간 옷을 껴입고 하산을 합니다.
높은 만큼 골이 깊고 산세와 경치가 빼어나 사계절 다양한 등반 코스로 산악인들에게 명산으로 찾아들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점봉산 일대 펼쳐진 숲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원시림에 가까운 곳에서 받은 설악의 정기를 받고 와선지 뿌듯함이 더한거 같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산을 찾는 프로그램도 생기고 관심있게 물어보는 큰딸 어렸을때 아빠,엄마를 따라 다니던 그때처럼 언젠가 함께 산행 하는 날도 곧 올거라 생각이 듭니다.
너가 말한 가까운 군자봉부터 서서히 걸어 보렴!
점봉산 루트 오색 민박촌-백두대간 삼거리-점봉산-망대암산-주전골 12킬로 7시간 산행.
1박 2일 호젓한 바닷가 트레킹,점봉산 설산 산행,식도락 투어까지 알찬 계획으로 함께한 5인 여러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하소의 좋은 추억으로 잘 간직하겠습니다.
겨울 추위가 물러 간줄 알았더니 갑자기 찾아 온 반갑지 않은 매서운 한파가 주말쯤 풀린다 하니 조금만 참고 견뎌보세요!
봄 날이 오기 전 설산 산행을 다시 한번 더 하고 싶은데 하늘이 허락 하런지요. 1박 2일 양양에서 즐거운 시간을 갈무리 해 봅니다.
점봉산 정상 부근 바람이 없는 곳에서
소돌해변 자연 조각품을 배경으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에서
둘이 셀카 포즈로
바닷가 전망대에서 남편과~
하조대 바닷가 멋진 풍경!
고운 모래와 어울려 멋진 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연이 빚어 놓은 명품 조각품!
점봉산 정상 오르기 까지 이런 풍경을 보며 올랐다.
황홀한 순간들!
점봉산 정상석에서~
바다 산호가 산위에 있다.
이정표도 상고대 옷을 입고 있다.
앙증스런 망대암산 정상석!
하산길 얼음 계곡 트레킹까지~
상고대 사진!
설악산 아름다운 한곳인 주전골로 하산하며~
주전골 데크길을 걷고 있다.
빼어난 암릉을 자랑하는 주전골 멋진 풍광!
철뚝 소머리국밥 상차림!
광어,숭어회 상차림!
각두골 능이백숙정식 상차림!
첫댓글 글 솜싸가 점점 작가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고생 하셨어요~^^
함께한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풍부한 먹거리에 바닷가 트레킹,, 그리고 상고대 산행까지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글솜씨가 대단합니다..
좋은 느낌으로 읽어 주시니 감사하네요.
겨울산행을 못하셔 아쉬워 하시더니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하셨네요.
동해안 겨울 바닷가의 정취와 푸짐한 먹거리 거기에 아름다운 눈꽃산행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네요.
이번에 산행겸 여행은 무지 알차게 하셨네요
설산 산행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최고의 힐링이다
나도 동행한 듯한 착각으로 글을 읽었네ㅎ
산친구님,일인자님 ,스틱님, 백골수색님,내친구 쌀뜨물님 댓글까지 모두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