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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예메디컬 센터 | 베트남은 주식과 부동산에 돈이 몰리며 신흥 갑부들도 속출하고 있다. 두둑해진 지갑만큼이나 이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베트남에 진출한 예치과·뚜레주르·싸이월드 관계자들은 “여기서도 한국 못지않은 시설과 서비스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 예치과와 비슷한 수준의 진료비를 받고 있습니다. 임플란트는 치아 하나에 25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두 명의 한국인 의사와 5명의 현지 간호사들이 일하고 있는 호치민 예메디컬 센터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병원 중 유일하게 성공한 병원으로 손꼽힌다.
비슷한 시기 베트남에 진출했던 한국 대형 병원 두 곳이 현재 문을 닫은 것만 봐도 이곳을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치과와 내과로 구성된 예메디컬 센터를 찾는 고객은 하루 50명 내외. 노숙희 원장은 “이 중 10명 정도가 베트남의 최상류층”이라고 귀띔했다.
임플란트 한 개를 하는데 250만원. 베트남 1인당 GDP(700달러)의 세 배가 넘지만 예메디컬을 찾는 베트남 부자 고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박현환 과장은 “철저하게 한국 수준의 고급화를 추구한 전략이 좋은 성과를 낳은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호치민 시내에 있는 예메디컬 센터의 시설은 베트남 최고 수준이다. 박 과장은 “10억원을 들여 개점했다”며 “베트남 현지 병원은 물론 같은 규모의 다른 외국계 병원보다 훨씬 많은 초기 투자 비용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예메디컬 센터는 설립 이후엔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박 과장은 “한국 의사들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미용 부분이 세계적이란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며 “한류 스타 덕분에 한국의 이미지가 세련되고 깔끔한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예메디컬 센터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분야는 ‘미용을 위한 치아 교정’과 ‘피부 관리’ 분야다. 노 원장은 “성형외과·소아과·이비인후과·정형외과 등으로 분야를 넓혀 미용 성형 종합센터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호치민의 성공을 기반으로 하노이 등으로도 뻗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2월 3일 월요일 저녁 호치민 시내의 하이바쫑 거리. 도로 양쪽엔 패션 전문 매장부터 휴대전화 액세서리점 등 트렌디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이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유독 세련된 젊은이들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곳, CJ푸드빌이 호치민 현지에서 운영하는 뚜레주르다.
스쿠터를 함께 탄 베트남 연인들이 뚜레주르 입구에 내리면 제복을 입은 젊은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해 스쿠터를 발레파킹 해준다. 스쿠터 열쇠를 넘기고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베트남 현지 점원들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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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뚜레주르 1호점은 시내 명소로 자리 잡았다. | 아직까지 사회주의가 뿌리깊게 남아 있는 베트남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광경. 실제 베트남 현지 음식점들의 직원들은 대체로 ‘뻣뻣’하다. 남영현 호치민 뚜레주르 지점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원래 자존심이 셀 뿐만 아니라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심지어 직원들이 고객과 동격이라고 생각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남 지점장은 뚜레주르를 열면서 무엇보다 직원들의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고객이 오면 웃으면서 인사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신경 쓰라고 강조했다.
뚜레주르 호치민점이 입점해 있는 하이바쫑엔 뚜레주르 외에 베트남 현지 제과점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킨두(kinh Do)’와 2위인 ‘둑팟(Duc Phat)’이 각각 자리 잡고 있다. 매장을 열기 위해 호치민 시내를 이 잡듯 뒤지며 다녔다는 남 팀장이 굳이 경쟁이 치열한 이들 사이에 120평 규모의 뚜레주르 1호점을 연 까닭은 무엇일까.
남 지점장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최고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였기에 한국 교민이 살고 있는 곳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최고의 제과점들이 곁에 있어야 뚜레주르가 더 빛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뚜레주르 베트남 1호점은 지난 6월 문을 연 지 반 년 만에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제과점이 됐다.
남 지점장이 꼽는 또 다른 성공 요인은 과감한 초기 투자. 뚜레주르 역시 예메디컬 센터처럼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남 지점장은 “기존 베트남 업체들에 비해 10배 이상 비용을 들였다”고 귀띔했다.
식단에 있어 현지화를 추진한 것도 주효했다. 식빵은 한국보다 소비가 적어 제품의 종류를 네 개로 줄였다. 단맛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더 많은 시럽을 넣은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연이어 2호점과 3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남 지점장은 “앞으로도 베트남 최고의 제과점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5월 베트남 현지에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후 9월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싸이월드 역시 남다른 마케팅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싸이월드 베트남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돼 하루 가입자 수가 5,000명을 넘을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싸이월드 베트남의 장종범 부사장은 “베트남에서 대형 포털 사이트들도 이처럼 단기간에 가입자 수를 늘린사례는 드물다”며 “휴대전화의 선불카드로 ‘도토리’를 사는 가입자들도 최근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부사장은 “이런 추세라면 내년 말쯤엔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초 베트남 젊은 사람들은 기존 서비스와 전혀 다른 ‘싸이 서비스’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가입자 증가세도 더뎠다. 지지부진했던 가입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에서 볼 수 없었던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이면서였다.
싸이월드 베트남은 10월 6일을 ‘싸이 데이’로 지정하며 호치민 대형 경기장을 통째로 빌렸다. 싸이월드 가입자들을 상대로 ‘싸이 스마일’을 뽑고, 인기 가수들을 불러 공연도 열었다. 그러자 공짜로 발행했던 티켓이 나중엔 비싼 암표로 유통됐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벤트가 끝난 후 가입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베트남 기업을 비롯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제휴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외국 문화가 밀려 들어오면서 젊은 사람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졌다”며 “세련된 이벤트를 통해 관심을 모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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