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봉 철쭉
계절의 여왕이라 일컫는 5월이 되면 철쭉꽃 세상이 펼쳐진다. 5월 초, 남녘땅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서서히 올라오는 철쭉은 온산을 정열적으로 불태우며 봄의 끝자락을 깊게 물들인다. '사랑의 즐거움'이라는 꽃말 때문일까? 분홍빛으로 발갛게 물든 철쭉의 모습은 사랑을 품은 이의 마음처럼 언제 봐도 해사하다.
대개 4월 말부터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해 5월 중순이면 정상까지 철쭉으로 뒤덮이는 지리산 바래봉은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은 바래봉은 지리산의 숱한 봉우리 중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5월만큼은 지리산의 그 어느 봉우리도 바래봉의 운치를 따라잡지 못한다.
보통의 산철쭉은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제멋대로 피어나 들쑥날쑥한 모습이지만 바래봉 철쭉은 둥그스름한 산자락을 타고 빽빽하게 군락을 이룬 모습이 독특하다. 게다가 철쭉 군락지 주변은 이렇다 할 나무가 없는 초지로, 그 안에서 사람 키 정도로 고만고만하게 어우러져 피어난 모습이 마치 누군가 일부러 가꾼 꽃정원을 연상케 한다. 꽃잎 또한 여느 곳보다 크고 선명한 진홍빛으로, 색이 곱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혹자는 지리산 철쭉 군락지 중 세석평전을 으뜸으로 꼽기도 하지만 지리산을 속속들이 아는 이들은 바래봉이 더 낫다고 말한다.
바래봉 철쭉이 이 같은 풍광을 지니게 된 것은 양 때문이다. 1970년대, 이 일대에 양을 방목하여 키웠는데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치웠다니 따지고 보면 양떼들이 가꾼 철쭉 정원인 셈이다. 바래봉 철쭉 중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바래봉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이다. 아울러 팔랑치에서 부운치로 향하는 능선을 따라 1123봉으로 오르는 길목의 철쭉 군락도 볼만하다. 철쭉 산행은 대개 정령치와 운봉읍 용산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정령치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정령치에서 고리봉을 지나 세걸산, 세동치, 부운치를 거쳐 팔랑치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걷다보면 웅장한 지리산 자락의 멋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팔랑치까지 이르는 거리가 10km는 족히 넘어 적어도 6~7시간은 잡아야 한
반면 꽃을 보는 게 주목적이라면 남원시 운봉읍에서 1.5km 떨어진 용산마을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소 가파른 곳도 있지만 염소목장 뒤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오르기 때문에 산행이 비교적 수월하다. 이곳에서 바래봉 정상까지는 3.5km, 바래봉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 팔랑치까지는 약 1.5km로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팔랑치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면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철쭉이 몽글몽글한 형태로 무리지어 피어 있다. 팔랑치 언덕을 둘러싸고 온통 철쭉으로 뒤덮인 길목은 꽃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데크길을 만들어 놓아 꽃을 감상하며 오르기도 편하다.
맑은 날에 오르면 파란 하늘 아래 초록과 붉은 빛이 빚어내는 화려함을 볼 수 있지만 흐린 날도 색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능선을 덮었던 운무가 살며시 걷히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철쭉은 신비롭기까지 해 상춘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되돌아오는 길에 민둥산처럼 초원을 이루는 바래봉(1165m) 정상에 오르면 지리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꽃으로 가득 채워진 가슴이 시원해지기까지 한다.
철쭉
• 개화 시기: 5월 초~5월 말
• 특징: 진달래과에 속하는 철쭉은 세계적으로 만주와 한반도에만 분포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진달래와 철쭉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지만 구분하는 방법은 쉽다. 잎이 없이 꽃만 핀 것은 진달래, 꽃과 잎이 같이 핀 것은 철쭉이다. 진달래를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하여 '참꽃'이라 하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 칭하기도 한다.
• 꽃말: 사랑의 즐거움.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헌화가〉 내용을 살펴보면 벼랑 끝에 피어난 꽃에 반한 수로부인에게 지나가던 한 노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꺾어와 노래를 부르며 바쳤다는 꽃이 바로 철쭉이다.
출처: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826141&cid=42857&categoryId=42857
첫댓글
총무님 수고하셨어요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수고 부탁드립니다
수고많아요
바래봉 철쭉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