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상백도와 하백도 일원 |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 산30 |
백도는 거문도에서 약 28㎞ 거리에 사람이 살지 않는 39개의 섬들로 이루어졌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기암절벽과 멋진나무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독특한 경치를 이루고 있다. 조기·갈치·돔·민어 등이 유명한 거문도 어장의 중심이며, 휘파람새·장박새·동박새·흑비둘기류를 비롯하여 30여 종의 조류와 풍란·장수란·당채송화 등 귀중한 아열대 식물들이 있다. 상백도에는 병풍바위·형제바위·매바위·오리섬·노적섬·탕근대가 있고, 남쪽방향 하백도에는 서방바위·각시바위·궁성바위가있다. 남해의 해금강이라 불리울 만큼 아름다운 백도 일원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기도 하다. |
파랑이 만든 바위섬, 여수 상백도와 하백도 남해 저 끝에 외로운 섬이 있다. 먼 바다로 향하는 남해 한가운데 마지막으로 자리한 섬. 이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흑비둘기를 비롯해 팔색조. 휘파람새, 장박새, 동박새, 가마우지, 바다직박구리 같은 온갖 새만 모여 산다. 사람이 없어 외로운 이 섬에는 철따라 수많은 새가 날아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고 있다. 희귀한 새들이 주인인 이 섬이 바로 백도다. 39개의 작은 섬이 모여 있는 백도는 두 개의 큰 섬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고 있어 상백도, 하백도라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백도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청정한 바다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바닷속에는 붉은 연산호가 마치 꽃을 피우듯 꽃밭을 이루고 미역과 다시마를 비롯해 온갖 바다풀이 무성히 자라고 있다. 바다숲 또한 풍성하여 감성돔, 자리돔, 민어, 갈치, 고등어, 멸치 등 수많은 물고기가 떼를 지어 헤엄쳐 다닌다. |
백도는 오랜 세월 파도가 깎아 만든 바위섬이다. 해식 지형의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백도는 짙푸른 바닷물 속에서 솟아오른 섬과 바위가 하나같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백도의 바위섬들은 그 형상이 매우 기이하고 아름답다. 이렇듯 다양한 형상을 지닌 백도의 해안 지형은 지질학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백도의 기반암은 화강암과 화산쇄설성 응회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백도는 본래 하나의 섬이었으나 오랜 파랑을 거쳐 여러 개의 섬으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두는 바닷물이 깎아 만든 절벽을 뜻하는 해식애(해식애),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생긴 암석의 띠를 의미하는 파식대(파식대), 바닷물이 뚫어놓은 동굴인 해식동(해식동), 파랑의 침식으로 형성된 아치 모양의 해안 침식 지형인 해식 아치(sea arch), 그리고 바위 표면에 동굴 형태로 구멍이 파인 타포니 등 여러 가지 지질 구조를 갖춘 섬이다. 이처럼 다양한 지질학적 특징을 지닌 백도는 천혜의 비경을 보여준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은 160m에 이르고 수심 60m의 짙푸른 바다에 여기저기 흩어져 점점이 떠오른 바위섬들은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은 저마다 전설을 품은 채 백도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상백도군에는 깊은 바다 위에 솟구쳐 상백도를 보호하듯 두르고 있는 병풍바위,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의 신하 형제가 꾸준함을 듣고서 숨어 있다는 형제바위, 풍류를 즐기던 상제의 아들이 새를 낚으려다 돌로 변해버렸다는 매바위를 비롯해 왕관바위, 물개바위, 삼선암, 오리섬, 노적섬, 탕근대 같은 기암들이 한껏 자태를 뽐낸다. 또 하백도군에는 상제의 아들과 용왕의 딸이 바위로 변했다는 서방바위와 각시바위, 부처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닮은 석불바위, 마치 돛대 두 개를 세워놓은 듯한 모습의 쌍돛대바위와 더불어 거북바위, 성마리아상바위, 원숭이 바위, 궁성바위, 촛대바위 같은 괴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백도의 형상을 만물상이라 할 만하다. |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백도는 대부분의 바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해안석벽이 일정한 높이에 다다르면 조건이 매우 척박한데도, 식물들은 수직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려 자리를 잡는다. 풀과 나무가 자라는 백도의 기암은 한층 더 아름답다.조금 더 넓고 큰 바위섬에는 푸른 식생대가 정상을 완전히 덮고 있어 녹음이 우거진 섬의 모습을 보여준다. 백도에는 후박나무, 돈나무, 보리수나무, 까마귀쪽나무, 곰솔, 우묵사스레피나무, 광나무 같은 목본류가 독립목으로 혹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며, 거문억새와 왕밀사초 등을 비롯한 초본류도 군락을 형성해 건강한 식물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백도(白島)는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온통 하얀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또 섬의 수가 100개에서 하나 모자라는 99개이기 때문에 ‘일백백(百)’에서 ‘하나 일(一)’ 자를 뺀 백도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외에는 백도라는 이름의 유래와 관련한 또 다른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태초에 옥황상제의 아들이 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귀향을 왔는데, 용왕의 딸에게 반해 이곳 세상을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옥황상제는 아들을 뉘우치게 만들려고 인간 세상에 귀양을 보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아들이 몹시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신하들을 내려보내 아들을 데려오게 하려 했지만, 인간 세상으로 내려간 100명의 신하마저 돌아오지 않았다. 몹시 노한 상제는 그들을 모두 벌주어 크고 작은 섬으로 변하도록 만들었는데, 바로 이 섬들이 상백도와 하백도라고 한다. 백도를 구성하는 상백도와 하백도는 옛날의 섬 이름과 오늘날의 지명이 서로 다른 특별한 섬이다. 일제강점기에 작성한 자료에는 남쪽 섬을 상백도, 북쪽 섬을 하백도라 했으며, 오늘날의 지도에는 반대로 북쪽 섬을 상백도라 하고 남쪽 섬을 하백도라 표기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이 자신들에게 가까운 섬을 상백도로 바꿔 표기하면서 발생하는 오류다. 해방 후에는 본래의 지명으로 다시 변경해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까운 섬을 상백도로 돌려놓았다. 이 때문에 백도에 관한 설명은 오늘날에도 다소 혼돈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오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백두의 무인 등대와 바위 명칭에 관한 설명이다. 무인 등대는 북쪽 섬, 즉 상백도에 설치되어 있는데 등대가 하백두에 설치돼 있다고 설명하는 자료가 지금도 더러 통용되고 있다. 일제가 비틀어놓은 잘못된 명칭 탓에 발생하는 오류가 더 이상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백도 관련 자료를 더욱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
남해의 맑디맑은 청정 해역에 위치한 백도는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에 해당하며,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거문도와 함께 포함된 무인도로 거문도 권역에 속한다. 따라서 백도에 가려면 먼저 거문도로 가야 한다. 거문도행 여객선은 전라남도 여수와 고흥 나로도여객터미널 두 곳에서 출항한다. 이 여객선을 타고 거문도항에 도착한 다음 백도행 유람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처럼 뱃길이 연계되어 있는 거문도와 백도는 마치 울릉도와 독도처럼 한 쌍을 이루는 섬이다. 거문도는 일찍이 외세의 침략을 겪었다 고종 22년(1885)부터 1887년까지 영국이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고자 불법으로 점령한 ‘거문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금도 당시 역사를 증명하는 영국군 수군 묘비가 남아 있다. 거문도는 삼도(삼도), 삼산도(삼산도), 거마도(거마도)라 불리기도 하며, 큰 섬은 고도(고도), 동도(동도), 서도(서도)의 세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
백도는 거문도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잊지 않고 찾는 필수 관광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백도와 거문도를 연계해 활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1979년 일찍이 명승으로 지정된 여수 상백도・하백도 일원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던 섬이었다. 그러나 섬을 오르는 사람들의 분별없는 이용이 천혜의 무인도인 백도의 자연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시작했다. 결국 2001년부터 백도는 무단출입이 금지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명승 보존에 관한 노력이 백도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섬으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남해 먼 바다의 보물 같은 섬 백도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 지속 가능한 이용 대상이 되도록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