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국토대종주 - 남한강따라 양평까지

[學而/이병학]

한강으로 접어들어 두물머리 양수리를 지나면서 남한강을 따라 양평까지 자전거로 달려서 산뜻하게 유월의 첫날 테이프를 끊었다.

어제 5월 마지막 주 목요산행에서 2차 뒤풀이가 없었던 영향인 것 같다. 두리회 목요산행 역사상 1차 뒤풀이로 끝났던 적은 머릿속에 기억이 없다. 두리산행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속도 편한 것 같고 컨디션도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 찌뿌둥한 몸을 풀려고 자전거를 끌고 나선다.

무모한 도전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나 자신 반신반의하는 의구심 속에 과감히 자전거국토대종주 로드맵을 그려본다.

‘4대강 국토종주’ 인증수첩에 국토종주 코스통과를 확인하는 인증스탬프를 찍기위해 오늘은 뚝섬포스트와 광나루자전거공원포스트를 돌기로 작정하고 한강으로 접어들어 뚝섬전망콤플렉스에 있는 무인인증센터에서 스탬프를 누르고 곧바로 광진교를 건너 한강을 도하해서 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집에서 늦게 출발해서 시간은 벌써 1시를 넘어간다. 허기를 느끼고 공원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운다. 경차라서 그런지 연료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연비는 아직까지는 2등급 정도 되지 않을까 자부해 본다.

날씨도 좋겠다 연료도 채웠겠다 나선 김에 지난번 양평까지 직원사이클회 라이딩에 동참하면서 인증스탬프를 찍지 않고 지나쳤던 팔당댐 지나서 있는 능내역 무인인증센터까지 욕심을 내본다. 돌아오는 길은 능내역에서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오면 될 것 같다. 광진교를 다시건너서 한강북단의 4대강국토종주자전거길 코스에 다시 내려서서 능내역을 향해 페달을 돌린다.

고구려 아차산성의 정기를 받아 대형 태극기 휘날리는 구리한강시민공원을 지나고 왕숙천을 건너고 남양주시 수석동 강변별장 식당가를 지나면서 자전거길은 동산을 넘기위해 급경사를 이루어 기아를 바꾸고 비지땀을 쏟아내며 업힐을 하여 덕소지역으로 들어간다.

팔당대교를 지나자마자 지금은 자전거도로로 바뀐 중앙선 팔당역 옛 철도에 올라선다. 레일은 상단만 시멘트 자전거도로와 평면을 이루게 남겨놓아 예전의 철도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자전거도로 중앙에 옛 철로의 원형을 상징적으로 남겨 놓은 곳도 가끔 나타난다.

왼쪽에 산을 끼고 오른쪽에 팔당호의 넓은 호반을 내려다보며 쭉 뻗은 레일자전거도로가 환상적이다. 팔당댐 위에는 현대적 디자인의 조형물이 얹혀져있어 멋을 더한다. 주변경관에 취해 힘도 들이지 않고 순항을 한다.

속도계에는 45km를 달려왔고 목적지 능내역까지는 4km밖에는 남지 않았다.

에어콘 바람을 뿜어내는 터널을 빠져나와 잠간사이에 능내역에 도착해 무인인증센터에서 스탬프하고 나서 주변을 살펴보면서 허탈해진다.

철로가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를 실을 수 없다. 능내역은 매표구도 없고 개찰구도 없고 역장도 없이 역사만 예전의 명색을 유지하려고 상징적으로 남겨 놓았음을 목격하게 된다. 양평까지 전철이 새로 생겨 무용지물이된 능내역을 이용하려고 여태까지 착각하고 달려왔음을 알게 된다. 능내역 앞 간이주점에서 막걸리잔을 비우는 헬멧들에게 가까운 전철역 안내를 부탁하니 운길산역이 한 5km쯤 거리에 있다고 한다. 시간은 3시를 넘어섰고 컵라면 1개의 약발도 떨어져간다.

다시 힘을 내 달리니 양수리로 연결되는 양수대교가 보인다. 안내판에 운길산역으로 빠지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하는 두물머리 양수리와 양수대교가 눈앞에 펼쳐지니 다시 욕심이 난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아주 양평까지 내쳐 달리고 보자는 욕구가 솟아난다. 결국은 예전 중앙선 양수리 철교를 건넌다. 앞으로 족히 20km는 더 달려야 할 것 같다.

국수리 터널을 빠져 나가는데 허기가 져서 다리가 뻐근해 진다. 자전거도로 주변 한갓진 곳에 곳곳이 있는 간이주점들이 파라솔 벤치를 펼치고 라이더들을 유혹한다. 손짜장 전문집도 통과하고 옥천면옥의 유혹도 뿌리치고 달려간다. 지난 4월 7일 직원사이클회 양평라이딩에서 회식한 양평역전앞 토종순대국 맛을 잊지 못해 오로지 그 생각만 하고 달려간다.

양평군립미술관 앞에 있는 무인인증센터에서 스탬프하고 셀프로 웃으면서 셀프카메라도 누르고 양평시가지로 들어가 중앙시장통을 비집고 양평역전앞 토종순대국집에 혼자 앉아 셀프 생수로 갈증을 달래고 토종순대국을 주문해 소원을 푼다. 든든한 포만감으로 식당을 나서 바로 앞의 양평역으로 들어간다.

양평역 플랫폼에 자전거를 세우니 5시 31분 용산행 열차가 곧 들어선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열차 내는 한산하다. 맨 뒷칸 자전거거치대에 피곤한 자전거를 쉬게 하고 하이바 벗어부치고 두건 풀러놓고 두발 뻗고 세상 편한 자세를 취한다.

깜빡깜빡하는 사이에 어느새 중랑역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중랑역에서 중랑천 뚝방에 올라서니 어느덧 해는 외대본관 뒤에 숨는다. 이제 막 만발하기 시작하는 장미꽃 아치터널을 통과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11시 30분에 집을 나서 78km의 거리를 달려 7시에 귀가 신고한다.

내일모레는 직원사이클회 6월 정기모임으로 국토종주의 시작점이 되는 인천서해갑문까지 또 달릴 것이다.

 군자교 부근 - 보리인가? 밀인가?

뚝섬 화분에 있는 꽃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뚝섬 주변의 야생화인데 역시 이름 모를 야생화

노란 코스모스인가?

광진교의 교량공원

구리한강시민공원에 휘날리는 태극기

팔당역 부근 남한강자전거길 출발점

팔당댐

남한강의 드넓은 품 

능내역 인증센터

예전의 양수리 철교

남한강, 북한강 두물머리가 만나는 곳 양수리

국수리로 들어가는 터널 

양평으로 가는 길목

양평군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인증센터

자전거는 쉬고 대신 중랑역으로 달리는 열차

집으로 돌아가는 장미터널

[정일환]

이병학선생의 멋진 하루하루가 부럽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