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닐때 소풍 가기전 날, 깊은 잠을 들지 못하고 뒤척거린 것처럼 처음 가보는 곡성군이라는
곳에 대하여 무한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가지고 인터넛을 뒤져본다 섬진강이 시작되는 곳. 섬진강을 중심으로 깊은 계곡과 산림이 있고 평야가 있어 농사 짓기 좋은 곳. 심청의 고향이 있고 세계 장미 축제가 열려 1004종의 장미가 있는 장미공원이 사람들을 유혹 하는 곳. 이런 정보를 가지고 뜬눈으로 날샘을 하고 2017년 8월 17일 아침을 깨워 버스에 올랐다 .
버스가 검은 아스팔트에서 미끄럼을 타는 시간 나는 밤새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고 있다. 자고 싶은 꿈.
자다가 실눈을 뜨고 창밖을 보면 끝업시 펼처지는 넖은 들녘 그리고 그 넘어 멀리 멀리 보이는 지평선 끝에 달린 손톱같은 산.
산과 하천 뿐인 산촌에 사는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 뿐 감히 넘보지도 못할 엄청난 너무나 큰 생활의 차이다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고 사람이 사는 집도 보이지 않는곳 내눈에 가장 많이 들어 오는 것이 강변의 산책로와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한 위락 시설들이 질서 정연하게 그리고 꽃단장하고 호객행위를 하는듯 하는 것들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들이다
머나먼 우리의 목적지 곡성에 도착했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사람들 마치 명절에 귀가하는 큰형님을 맞이하는듯 하다. 기분이 좋다. 내가 큰 대접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은 읍내지만 질서있고 오래된 집들이 많았다 하지만 깨끗 히였다. 세미나장 너머로 보이는 앞산은 나즈막하지만 길게 늘어져 있어 여유있어 보였고 높지도 않으면서 크고 잘생긴 농구 선수 같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길게길게 하늘과 누가 높은지 경쟁하는듯 하여 지상낙원 같은 아름다움이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오늘의 세미나 주제는 농민문학과 민족문학이었다
발표자들의 깊고 심도있는 농민문학 그리고 사상 때문에 오랜기간 많은 갈등으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kaff 문학과 월북 작가들의 문학에 대한 연구 발표와 열띤 토론이 있었다. 우리나라 농민문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연구는 대단하였다 나도 저분들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죄 없는 두 눈만 껌벅인다. 깜벅 거리는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어리석은 놈. . . . .
장미 공원에서 마음속 가득히 향기를 품었다 귀가후에 집에 앉아서 집떠난 사람 돌아올 시간만 기다리는 어느 의미 없는 삶에게 안길 것이다 . 이 향기라도 먹으며 기다리는 지루함을 기다림의 아름다운 미학으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뜻으로 . . . . . . 물론 나에게 돌아올것은 뻔하다 . 빨리 눈감고 잠드는것이 상책인 것도 알고 있다.
좋은 소풍 잘 다녀 왔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가슴속에 담아온 1004종류의 장미의 향과 높고 깊고 푸른 산천에서 담아온 삶의 향기를 새롭게 출발하는 아름다운 삶에게도 전달해 주어야지 하는 기쁜 마음으로 다시 길을 나선다
작은 가방속에 주례사를 담고서......
오늘도 나의 삶은 기쁘고 행복 했노라 비록 높거나 높이 날거나, 많거나 많으려고 하거나, 빛나거나 빛나려고 하거나, 이런 삶들과 완전히 무관한 나의 삶 일지라도 거울속에 나를 바라보며 나르키소스가 된다
첫댓글 수필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세세하게 풍광을 아름답게 그려놓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있는 그대로예 많은 점수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