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닭 키우고 농사짓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곳에서 농부와 양계인으로서의 자연인과 열성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대를 나와 교직을 하다 그리던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삶의 내용이다. 그 중에 닭을 키우면서 배운 점, 그것을 진즉 알았다면 자식을 키우는데 적용했을 것이란 생각이 와 닿았다. 닭은 실패하며 다시 받아 키우면 되지만, 사람은 다르다는 점에 이미 지나버린 시간은 되돌리기 힘든 잃어버린 시간이 된다는 점이다.
<이책은 25살에 구입한 책이어 무려 근 40년 가까이 보관한 책입니다>
난 청년시절, 정원식의 '유대인의 육아법'에 대해 읽고 이를 적용하는 교육을 했다. 반대도 비난도 많았지만, 미국의 명문가의 교육(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카롤 비데' 교육을 비롯한 다른 사례들)도 크게 다르바가 없는 교육이다.
책에서 병아리 사육을 하면서 적은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닭의 자연수명이 4~5년 이란 점을 고려하면 첫 한 달은 사람의 3년과 맞 먹는다."
이 때가 닭만이 아니라 사람도 평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 병아리는 바깥에 살얼음이 어는 3월초 들이는 것이 좋다. 병아리를 받을 때면 병아리가 추위와 따뜻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해서 바깥 기온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시하는 전열등은 설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병아리를 24시간 따뜻하게 해서 기온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병아리의 첫 사흘동안은 현미만 주고 나흘째부터 보름 동안은 내용이 복잡하다. 이때부터 입자가 곱고 영양적으로 우수한 병아리용 사료를 준다. 여기에 현미와 삶은 유정란, 잘개 썬 댓잎을 섞어준다. 댓잎을 주는 것은 현미를 주는 원리와 같다. 어렸을 때부터 풀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위장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댓잎은 어떤 풀보다도 거칠고 단단해서 소화하기 어려운 먹이다. 신우대 잎은 더 거칠다."
-"병아리 키우는 공간은 단순해 보이지만 꽤 합리적이다. 폭 90센티의 공간에 나무 울타리를 하고 보온이 되는 방과 정 반대편에 물그릇을 두고 사흘마다 그 거리를 석 자씩 늘려, 막바지에는 그 거리가 5미터가 되는데 병아리가 하루 60회 왕복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한 달을 채우고 해방될 때 쯤이면 녀석들의 날갯죽지와 다리에 힘이 제법 짱짱하다. 이후 성장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병아리를 키우면서, 병아리 키우는 것을 먼저 알았다면 두 아이를 좀 달리 키웠을 것이다. 우리는 육아 경험이 많은 윗세대와 단절되어 살면서 아이들에게 최대한 곱고 부드러운 것, 따뜻한 것, 쾌적한 것 등 ‘무능력한 존재’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최상의 것으로 채워 주려했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생명의 경이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역발상이 필요하다.
첫댓글 자식키우는 것을 공장의 생산이 아니라 농사라고 말한 선인들의 말씀이 참으로 공감이 크다. 농사는 씨의 상태와 종류, 농부의 헌신 그리고 환경에 의해 결정되어지기 때문이다.
글을 읽어보니 저에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책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이네요!
저는 저런 병아리처럼 키우신것같나요?ㅎㅎ
저런 생각으로 키운다는건
대개 전문가 이거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나 있을법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많은 서툰 감정들로 뒤썪인 상태인 때가 아니었던게 아닌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