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산림은 554만ha로 이 중 국유림이 307만ha로 55%를 차지하고 있다. 국유림은 국토보존 등 수원함양을 목표로 한 수토보존림이 70%인 214만ha, 자연유지 및 산림공간이용을 목표로 하는 공생림이 25%로 76만4,000ha이다. 공익기능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목재생산을 하는 자원순환 이용림은 5%로 16만5,000ha이다. 북해도 국유림의 92%가 보안림으로 산림정비와 치산시설의 설치를 통하여, 지역주민의 안전과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그 종류에는 수원함양보안림, 토사방비보안림, 비사방비보안림, 방풍보안림, 낙석방지보안림, 어부림, 보건보안림, 풍치보안림이 있으며, 그 중 수원함양보안림이 72%, 토사유출방비보안림이 16%, 보건보안림이 6%를 차지하고 있어 수원함양림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북해도에서는 자연환경 보존 등을 배려, 지속적 계획적으로 목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새로운 삼림·임업기본계획 측면에서 침·활혼효림, 벌기령 장기화로 추진하는 백년 뒤의 산림을 만들고 있으며 임도와 고성능 입업기계를 사용하여 고효율적 작업 시스템의 정비를 하고 있다. 숲의 수원함양기능, 풍치보안기능 그리고 목재생산기능 등을 고려한 숲 관리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 조잔케이(定山溪)의 숲이다. 삿포로의 안방으로 불리는 조잔케이는 삿포로 시의 남서부 도요히라 강 상류에 위치하며, 산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온천마을로 승려 미즈미 조잔(美泉定山)이 온천을 발견하고 개발하였기에 그 이름이 붙여졌다. 이 지역은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과 삿포로 국제스키장 등 부근의 관광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나카야마 고개(中山峙) 너머 도야 호수로 이어지는 관광코스의 중계지점으로서 사계절 내내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조잔케이 지역의 국유림 면적은 5만2,000여ha로 조잔케이는 180만 삿포로 시민을 위한 상수원보호구역인 동시에 레크리에이션 기능림으로 15년간 천연상태로 보존되어 있으며 현재는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경관림으로 보존하고 있다. 조잔케이 온천지역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가면 수변부 숲은 자연상태에 가까우나 계곡바닥은 수중보 등 인공적인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 지역은 수자원 함양뿐만이 아니라 어자원(漁資源)보호를 위해 물고기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어로(漁路)를 만들어 놓았다. 이곳은 보호림으로 지정이 된 곳으로 해발 850m, 면적이 13.7ha로 넓지는 않지만 숲이 어자원 유지·증진을 위해 이바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변에는 버드나무류들이 주로 자라고 있지만 경사면 위로 조금만 올라가면 전나무(Abies sachalinensis), 가문비나무(Picea glehnii), 물참나무(Quercus crispula), 고로쇠나무(Acer mono), 단풍나무(Acer palmatum) 들이 다양한 크기로 자라고 있는데 큰 나무는 높이가 30m에 이른다. 이 중 가장 높게 자라고 있는 나무는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로 여러 그루가 모여서 자라거나 한 그루씩 자라고 있는데 나이가 100년 이상 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사이로는 물참나무, 단풍나무 등의 활엽수가 자라고 있어 그 모양이 다양하다. 특히 가을 단풍이 물들 때는 짙은 녹색에 빨강과 노랑으로 물든 활엽수 잎이 그림을 그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어자원 보호림을 지나 하류 쪽으로 내려오면 임도가 계곡 옆으로 마치 오솔길처럼 나 있는데 중간에 자작나무 순림이 보인다. 이곳은 50년 전에 철도부지로 이용이 되었다가 철도가 제거된 후에 자작나무가 천연적으로 생긴 숲으로 자작나무들이 크지는 않지만 빽빽이 자라고 있고 하층에는 조릿대(Sasa borealis)가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자라고 있어 초록바탕에 하얀 줄을 그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계곡의 경사가 급해져 거의 절벽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어 계곡부의 침식이 심해 보이지만 암반지대가 많아서인지 별도의 시설은 보이지 않는다. 계곡 뒤로 보이는 숲은 전나무, 가문비나무, 물참나무, 단풍나무 들이 서로 어울려 자라는 혼효림으로 보는 방향에 따라 숲의 모양이 다르게 보일 정도이다. 특히 침엽수인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는 그 숫자는 적지만 활엽수들 사이로 원추형 수관을 보이고 그 주위로 물참나무, 단풍나무들이 둥근 수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마치 원과 삼각형을 가지고 그려 놓은 듯이 보인다. 특히 단풍철에는 산 전체가 산수화를 그려 놓은 듯 아름답게 보여 경관림으로서의 가치도 높아 보인다. 이 숲은 사람의 손이 안 탄 원시림처럼 보일 정도로 숲의 모양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 숲은 수원함양림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 곳으로 바깥에서 볼 때에는 인공적으로 숲을 관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관리를 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국립공원지역이자 경관림이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수원함양림의 속을 들어가 보면 나무들 사이에 그루터기가 보이는데 이 그루터기는 자연적으로 고사된 나무를 벌채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택벌림 작업으로 수확을 한 것이다. 수원함양림과 경관림에서는 개벌이나 대상벌 등으로 수확을 하면 큰 공간에 나지가 생겨 그 기능이 저하되므로 단목택벌에 의한 수확을 하고 숲가꾸기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대경목을 수확한 자리에 별도의 조림을 실시하지 않고 천연갱신을 유도하고 있어 그 지역의 수종들로 다시 숲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작업이 가능한 것은 전나무와 가문비나무가 내음성이 강하고, 단목으로 대경목을 수확한 자리에 천연치수가 자랄 수 있는 비교적 큰 공간이 생기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해발 1,000m에 가까운 나카야마 고개로 올라가면 조잔케이 숲의 전경이 보이고,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울창한 숲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숲속에 난 임도는 보이질 않는다. 이 지역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경관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때문에 가능하면 도로나 전망대에서 임도가 보이지 않게 설계를 하여 임도를 만들었으므로 임도가 사람 눈에 거의 보이질 않는다. 또한 초기에는 임도가 보였더라도 숲이 울창해지면서 임도가 가려졌고 택벌에 의한 수확을 하였기 때문에 숲이 유지되어 임도나 벌채지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카야마 고개 위에는 다른 활엽수들은 해발이 높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보이질 않고 자작나무(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만 힘들게 자라고 있다. 나무가 곧바로 자라질 못하고 좌우로 줄기가 휘면서 자라 그 나이를 추측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고개에서 조금만 내려가도 다시 침엽수와 활엽수들이 함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나카야마 고개 지역이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잠작할 수 있다. 그러나 조잔케이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경관림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조잔케이 경관숲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숲으로 경관이 뛰어난 숲이지만 삿포로 시민의 식수공급을 위한 수원함양림으로의 기능을 함께하고 있는 다기능의 숲이다. 이러한 숲을 방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숲 관리를 위한 임도를 만들고, 택벌림 작업을 통한 벌채를 하여 목재생산도 하고 있다. 특히 경관기능을 높이기 위하여 도로변에서 임도가 보이지 않게 설계를 한 것은 숲 관리의 묘미를 보여주는 것 같다. 다기능을 충족시키고 숲을 유지·관리하는 조잔케이의 숲은 경관숲 관리의 좋은 사례이다.
글·사진 / 배상원(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