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2] 이명희(李名熙) - 부활의 체험을 맛보며 5. 입교 후의 경험들 - 1 1 선생님께서는 지금도 그러하시지만 일전 한 푼도 없이 큰일을 전개해 나가시고 당신은 한 푼도 갖지 않으시면서 상대방이 깜짝 놀랄 만큼 자선을 베푸시는 것이다. 1959년 어느 가을이라고 기억된다.
2 직장에 있는데 어느 식구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선생님께서 서울교회 청년들 삼각산 꼭대기에 12시까지 모이라는 전갈이었다. 사무실 동료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사보타지를 하고 삼각산으로 향하는데 세검정까지 이르니 벌써 낯익은 청년 식구님들이 가고 있었다.
3 올라가는 길이 산정에 가까워질수록 동행이 불어 나는데 즐겁기 한이 없었다. 그때 생활은 천국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삼각산 산정에 가는 중간쯤에 넓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까지 이르니 선생님께서 벌써 미리 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4 주변에 자리하고 모두 도착하는 대로 모였는데 100여 명이 되었을까. 그런데 올라오느라고 약간 배도 출출하고 목도 말라 무엇인가 입을 다시고 싶었는데 느닷없이 선생님께서 어느 한 분의 중절모자를 벗기시더니 모두에게 돌리면서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털어놓으라는 것이었다.
5 무슨 영문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헌금들을 했는데 그때 걷힌 돈이 얼마 되는지 전혀 알 길은 없다. 마침 그때 그곳에 음료수, 눈깔사탕 등을 갖다 놓고 파는 한 노파가 계셨다. 그 노파에게 선생님께서 다가가시더니 뭐라고 하시는 듯했는데 아마 그 장사하시는 물건이 몽땅 얼마인지 물으시는 듯했다.
6 그러더니 그때 걷힌 그 돈을 세지도 않고 몽땅 그 할머니에게 주시고 그 파는 것을 다 인수하시는 것이었다. 그 할머니는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고맙다는 표정으로 선생님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때 주신 돈이 그 상품 가격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음이 틀림없으리라.
7 그래서 그것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셨는데 나는 그때 그 할머니가 놀라는 것만큼 사실 두 가지 면에서 놀랐다. 첫째는 우리 일행의 배고프고 목마른 사정을 편히 보시는 듯하셔서 먹을 것을 사서 나누어 주시는 것과 또 하나는 그 손 그 스케일이 얼마나 큰가 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8 한번은 비원 정문 광장에서 식구님들이 모이기를 기다리고 계신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중절모를 쓰고 계신 선생님의 그 모습은 내 눈에 마치 서구 마피아단의 두목 알 카포네와 같은 인상이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정말 종교인이면서도 팔방미인이시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더욱 큰 매력과 함께 친근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9 어느 일요일 하오라고 기억된다. 느닷없이 한상길 소령(그 당시 미 8군에 근무하고 있었음)이 주안에 가자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그가 직접 운전하는 짚차에 타고 갔는데 그곳은 유효민, 유효영(지금 일신석재 사장) 두 분이 고기잡이 하시는 곳이었다.
10 거기에 선생님 일행이 와 계셨는데 마침 생선, 게 등 해산물 음식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황공하게도 그 자리에 같이 끼어 식사를 한 뒤에 모두 7~명 밖에 안 되는 오붓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내가 외람되게 질문을 했다.
11 “제게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통일교회에 들어와 보니 여러 식구님들이 영통을 하고 영계의 지시를 받으며 퍽 편리한 신앙생활을 하는가 하면 아주 신령한 기준까지 오르는듯한데 저는 전혀 그런 체험이 없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식구가 되려면 아직은 까마득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영통이 가능하고 영계와의 소통이 가능합니까” 하고 물었더니
12 선생님께서는 “사람에 따라 신앙생활 형식이 다르다. 지적인 사람은 더디고 정적인 사람은 영통을 쉽게 하나, 이지적인 사람은 논리적으로 지능으로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으니 영적 체험은 하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13 그러나 이지적이지 못 한 사람은 영계에서 직접 가르쳐 줄 수밖에 없으니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 염려할 것이 없다. 오히려 영계의 직접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그 대신 지상에서 스스로 받아야 할 탕감 조건이 있는 것이다.” 하고 위로하여 주셨다.
14 마음에 안도의 숨을 쉴 수가 있었는데 그때의 모습은 얼마나 자상하신지 친근한 스승과 같기도 하고 또 자애로우신 어머님과 같기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