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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신문에 좌충우돌 결혼준비이야기가 나간 다음에 많은분들께 들었던 이야기이다. 그리고 곧 결혼할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특이한(?) 결혼식 잘 했냐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계속 셀프웨딩이야기만 하면 왠지 콩나물 신문 독자들을 속이는 기분이 들꺼 같아서 이렇게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이야기들 풀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절반의 셀프웨딩 잘 치렀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정말 중요한 기관중에 하나가 바로 시장이다. 현대의 소위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제 모든것들이 시장에서 결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혼도 역시 시장의 룰이 통용되고있다는게 절반의 셀프웨딩을 절반밖에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이다. 결혼시장의 최신 트렌드는 바로 드스메(드레스, 스튜디오촬영, 메이크업)으로 대표되는 묶음판매다. 내가 원하는 단 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인가를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어느정도이냐 하면 필자가 부천에서 나름 핫한(!) 사진작가다. 주변에 더 핫한 동료 사진가도 많이 있기 때문에 결혼식 스냅촬영을 동료에게 부탁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혼식장을 빌리려면 반드시 스냅촬영을 함께 해야 한다고 해서 원하는 결혼식장을 빌리기 위해 식장과 계약된 촬영자를 별도로 불러야만 했다. 그런정도로 셀프 (준비) 웨딩과 웨딩시장에서 하는 웨등을 반 반 정도 준비 할 수 있었던것 같다.
(추가)
우리가 셀프로 준비했던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우리의 축가부분이었다. 원래 공연 형태의 결혼을 하려고 했으나 10월에 치르려 했던 결혼이 집안 사정상 6월로 당겨지면서 어려줘 졌기 때문에, 결혼에 오신 분들께 작은 공연을 꼭 선물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이 결혼식은 원래 인사 하는거지 누가 공연을 보냐고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바로 내가 활동을 하고 있는 밴드에 축가를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결혼을 하기로 한 성당에 이야기를 했더니 사용 전기 용량등으로 약간의 협의가 필요했지만 다행히 할 수 있었다. 자칫 종교가 없는 분들이 지루해 할 수 있는 미사에 밴드가 들어와서 모든 노래를 밴드로 했더니 결론적으로 작은 공연과 같은 모습으로 미사를 할 수 있었고, 우리의 결혼 예식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셨다.
결혼 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물론 부부가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주례 역시 새로 맺어지는 인연을 축복하는 예식의 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신랑 신부를 잘 아는 사람이 주례가 되면 좋겠지만, 사회적인 영향이 있는 분들을 모시는 풍습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요즈음에는 주례가 없는 결혼도 이루어 지고 있지만, 성당 예식에서는 주례가 없다는것은 있을 수 없는일이다. 주례를 누구로 모실까? 고민을 하다가 내 인생에 가장 큰 의미를 주신 신부님을 모시기로 했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말도, 결혼을 하겠다는 말도 모두 믿어주신 아버지 신부님을 말이다. 어렸을때 부터 함께 했던 신부님을 모시고 예식을 진행했다.
그 외에도 세트로 하지 않은 소소한 것을이 모두 셀프웨딩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신부화장, 가족 화장, 신부를 도와주시는 이모님, 한복맞추기부터 가구 하나 하나 까지.. 이 모든것을 신경을 쓰려니 머리가 상당히 아팠다.
(추가끝)
직접 결혼을 준비 하고보니 , 바쁜 현대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땅이 청년들에게 패키지가 한편으로는 필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도 지인들이 셀프웨딩을 물어보면 회사에서 외출이 자유스럽지 않으면 플레너와 함께하는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하는 결혼식에서 내가 소외될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필요 하지도 않은일에 옵션때문에 돈을 지불하는것은 차를 살때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이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부른다. 한번을 하던, 여러번을 하건 중요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쁘기 때문에' 자신의 대사를 남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이 시대의 청년들! 대사를 위해 잠시 한 번 쉬어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PS. 이 지면을 빌어 결혼을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원고는 아이와 함께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결혼식 직접 준비가 가능했던 것
웨딩드레스(직구), 남자 예복, 결혼 당일 메이크업(부천), 결혼식 반주(활동하고 있던 밴드), 한복
패키지
결혼식장(식장, 음식, 스냅촬영, 꽃장식), 폐백(폐백실+폐백음식)
생략
스튜디오촬영, 웨딩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