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때는 집에 테레비 있는 넘이 대장이었습니다. 김일 프로레슬링, 타이거마스크, 요괴인간 네로, 우주소년 아톰 보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요.
나도 역시 개털이어서 테레비가 엄청 갖고 싶었는데, 테레비 사는 꿈을 꾼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한 뒤 제일 먼저 한 일이 당시에는 가장 큰 20인치 테레비를 사버린겁니다.. 얼마나 좋았던지..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주윤발의 첩혈쌍웅을 빌려다 본게 생각납니다.
테레비 사랑은 그 뒤에도 이어져서 99년도인가 55인치 LCD 테리비를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거금인 550만원을 주고 사버렸고.. 그것도 성에 안차 당시에는 귀했던 프로젝터를 사서 거실에 100인치로 띄워놓고 즐겼습니다. 처음에는 소니꺼 작은놈을 사다 보았는데, 나중에는 미쓰비시 프로젝터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영화만 보는건 좀 거시기 해서 AV로 눈을 돌렸는데 앰프는 당시 최고였던 데논 A1D, 스피커는 여러 번 바꿈질 하다가 결국 B&W 노틸러스, 우퍼는 린, 하이파이 앰프는 당시 국내 평가 1위였던 럭스맨, CD플레이어도 럭스맨…. 이런 것들을 갖춰놓고 5.1채널로 스콜피언스를 들을 때는 참 행복했지요..
오디오를 취미로 할때는 미친짓도 참 많이 했습니다. 밤새도록 모래 씻어서 후라이팬에 볶아 스피커에 집어넣기… 은선 동선 사다가 손에 물집이 생기도록 꼬아서 뱀처럼 굵은 케이블 만들기… 그래도 나는 CD 플레이어 물에 띄우는 짓까지는 안했어요..
각설하고… 그 성질머리가 어디 가겠습니까 ? 사람은 고쳐 쓰는 물건이 아니라지요 ?? ㅎㅎ
오늘은 심심하기도 하고… 사놓고 잘 안쓰게 되는 자전거 장비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물건이라는게 없을 때는 참 아쉽고…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그런데 막상 사 놓으면 별로 쓸일도 없고..귀찮기도 하고, 딱히 관심도 멀어지게 됩니다.
물론 생각보다 실효성이 없어 시행착오도 있지요..
가장 최근에 사놓은건 버니어캘리퍼스 입니다.
가끔씩 필요할 떄가 있는데 싯포스트 규격을 잊어버렸을 때, 특히 브레이크 로터 두께가 얼마나 닳았는지 측정해볼때.. 필요하긴한데요. 실제 구입해서 로터 두께를 재 보니 생각보다 잘 안됩니다. 마구라 로터는 두께 2mm 입니다. 이게 1.8mm 이하가 되면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는데요.. 이게 0.1mm단위로 측정을 하다보니 측정 숫자가 계속 바뀌어 어떤게 진짜 두께인지 헷갈립니다…여러 번 해 보다가 포기….그냥 손을 만져보거나 눈으로 보는게 편할듯 합니다..
토크렌치와 스포크 리플공구도 사놓고 한번도 안써봤습니다. 내가 타는 캐논데일 자전거는 뒷바퀴는 비대칭림을 써야 합니다. 즉 로터쪽으로 3mm 옵셋시켜서 써야 하는거지요. 휠셋 교체할 때마다 샵에 가서 했는데 사실 림 정렬 원리는 간단해서 직접 해볼까 하고 사놓았는데 쓸일이 없었어요.. 토크렌치도 막상 쓰려면 귀찮아서… 적당히 조여서 쓰는 편이지요.
브레이크 블리딩 키트도 한번도 안썼습니다. 마구라 브레이크가 1년 6개월 동안 블리딩 필요를 못느껴서… 뭐 언젠가는 쓰게 되겠지요..
사진의 우측 가운데 있는 공구는 보쉬모터 체인링 고정 및 탈거 공구입니다. 보쉬모터가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나왔는데 규격이 다 달라서 어지간한 샵에는 공구가 없지요. 그래서 사 놓았는데 실제 쓸일은 없었습니다.
테이프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스크래치 방지도 되고, 방수, 장비 고정 등 이유 때문에 덕지덕지 테이프를 붙여 다니는 편인데, 일단 오래가고 제대로 붙이려면 고급 자전거보호테입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이쁘게 붙이려면 나름 연습이 많이 필요하지요. 작업을 쉽게 하려고 두꺼운 종이로 가이드를 만들어 씁니다. 그러나 한번 붙이면 오래 가기 때문에 별로 쓸일은 없어요
오히려 실리콘 테이프를 자주 쓰게 되는데 이게 한번 붙이면 떼어내는데 엄청 힘이 듭니다. 그냥 손으로 잡아 뜯어서는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테이프제거 스프레이와 도구들을 씁니다..
이것도 귀찮아서 성능은 좋고 떼어낼면 자국도 남지 않는 전기테이프를 제일 많이 쓰는데 에게 최고인거 같습니다.
핸들에 뭘 부착하거나, 특히 짐받이를 설치할때 자주 쓰는 5mm 실리콘 판대기, 2mm 투명 비닐입니다.
짐받이 설치할 때 이런거 안쓰면 프레임 다 까집니다..
자전거 먼지털려고 사둔 에어건입니다… 자주 사용하기는 하는데 정작 자전거 먼지터는데는 안쓰고, 청소할 때… 카페트 먼지털기, 커튼 먼지털기, 컴퓨터 먼지털기, 이불 먼지터는데는 이거만한게 없습니다. 선풍기 먼지터는데도 좋지요…. 이건 2만원 주고 사서 본전 뽑는 물건입니다.
자전거 타이어 흙 잔뜩 묻혀 집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는건 눈치를 보게되는 일이고, 또 청소하기도 어려워서 베란다에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해서 청소를 했는데 이게 청소를 끝내면 베란다가 난장판이 되는지라… 차에 전동 무선세차기와 페트병에 물을 담아놓고 라이딩 후 집에 오면 바로 차 옆으로 가서 자전거 세차하려고 사놓았습니다. 우리집은 지하주차장이 없어요.. 옛날 아파트라..ㅠㅠ 그래서 늘 낙엽과 온갖 벌레와 새똥으로 차가 엉망이 되는데 세차할 생각도 안듭니다… 세차 해보니 금방 엉망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왕 사는거… 국산이면 좀 좋을줄 알고 샀는데… 뭐 일단 자전거 세차하는데는 문제 없긴 합니다만… TV 홈쇼핑에서 광고하는거 처럼 수박에 구멍이 뚫린다던지 오이가 잘라지는 정도는 아닙니다… 자동차 세차할 때 좀 답답하지요.. 병아리 오줌싸는거 같은… 그래도 자전거는 뭐.. 별 문제는 없습니다. 정작 이 물건도 자전거 세차는 거의 안하게 되고 오히려 화장실 청소나… 차청소 용도로 씁니다…
초음파세척기는 선물받은건데 체인청소하는데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어요… 체인 청소한다고 체인 풀기도 귀찮고… 이 물건은 체인에 왁스사용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듯합니다.
현재 눈독을 들이는 물건이 하나 있는데, 미니 재봉틀입니다.
제가 인조가죽 가지고 별거 다 만들어 쓰지요.. 가끔 진짜 소가죽도 사 놓는데 그건 얼마전 아내의 낡은 성경책 가죽으로 싸 주었더니 아주 좋아했습니다.
미니 지갑도 만들어 씁니다… 그러다보니 세탁소가서 재봉질을 해 오는데 이게 돈도 들고 귀찮기도 하고…그래서 재봉틀을 하나 사서 직접해볼 생각입니다.. 다만 일년에 몇번 사용하지도 않을거 같고 해서 대안으로 생각했던게 가죽공방 입니다. 집 근처에 공방이 있는데 한시간에 천원씩 내면 재봉틀 사용할수도 있고 가죽공예도 배우고.. 또 만들어달라고 할 수도 있어 고민중 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공방이 좋겠지요.. 가죽공예도 배우고…
자전거에 미쳐살다 보니 뭔가를 사고 버리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것도 즐거움이라면 즐거움 이겠지요.. 절제가 좀 필요할거 같기는 합니다..
이렇게 또 하루를 시작하네요..
첫댓글
대단 열정과 실행지수가
높은 마루님
멋집니다~^^
든든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