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께서 목요일에 설암 수술을 받으셨어요. 혹시나 수술 전 상황이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글 올립니다.^^
아빠께서는 혀 밑에 궤양발견하고 치료중인 동네치과로 갔다가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씀을 듣고 구강외과샘으로부터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진단 검사는 하지 않았지만 궤양 모양이 전형적인 암이었는지 한번에 그렇게 말씀하셨다네요.
그런데 조직검사는 그 다음주, pet-ct와 mri는 또 그 다음주에 잡혔어요. mri 나 CT 보다 PET-CT 가 유난히 날짜 잡기가 힘든
가봐요. 일단 아무리 일정을 빨리 해도 빨리 잡기 힘들대요. 그런데 담담의사선생님이신 최은창 샘께서 수술 날짜도 이미 잡혀
있으시고, 학회도 있으시고 해서 그저께 수술 받으셨어요. 처음 병원가서 암이라고 얘기 들은지 한달만에요.
그래도 병원에서 암환자는 최대한 일정을 빨리 해주시려고 노력 하십니다. 그런데 큰 병원이다 보니 환자가 많아서 기다리는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 한달동안 얼마나 피가 말랐는지 모릅니다. 조직검사하고 일주일 뒤 결과, 다시 검사하고, 교수님 외래 기다
리고...
조직검사 결과 설암이었고, 목 쪽에도 세포검사 결과상 암은 아니었지만 림프절이 커져 있는 부분이 많아서 부분적으로 림프절제
술을 받았구요, 기관절개술도 했어요. 수술 전날 레지던트 샘이 설명해주실 때 하루 정도 중환자실 갈 수도 있고, 수술 시간은
6시간 정도라고 하셨어요. 외래에서 코디샘은 중환자실이나 기관절개술 얘기도 없었고, 이식하는 수술 아니니 3~4시간 정도면
끝난다고 했는데, 그 얘기와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4시간 이내에 끝나는 수술이면 정말 간단한 편이라고 생각했죠.
코디샘이 기관절개술 하고, 중환자실에 갈수 있다, 병동에 와서도 24시간 간병인이 필요하다 라고 얘기해줬으면 나중에 훨씬
편했을텐데, 그런 얘기가 없었어요. 간병인도 가까운 분 중에 설암수술 하신 분께 서 꼭 있어야 한다고 가족이 못한다고 해서
수술 전부터 미리 알아본 것이었어요. 중환자실을 갈수도, 안갈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간병인을 미리 예약할수도 없고, 일단
수술전에는 전화번호만 알아놓고, 비용 등만 문의했어요.
수술은 예상대로 6시간 정도 걸렸고, 잘 끝났구요, 중환자실로 가실 예정이었지만, 다행히 병동으로 오셨어요. 일 끝나고 병원
갔을 때쯤 아빠도 회복실에서 병동으로 막 옮기신 직후였는데, 제 생각보다 많이 심각하시더라구요. 일단 기관절개술을 하셔서
석션을 계속 해줘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호흡이 많이 불편하거든요.
병동에서 중환자실로 옮긴다고 짐 다 뺀상태였는데, 다시 짐도 정리하고, 위관,양쪽 목에 혈액배출관, 소변줄 달고 계시고, 목에는
기관절개관, 석션은 간호사 샘이 아예 직접 하라고 하셨는지 아빠께서 석션관을 손에 쥐고 입에 물고 계셨고요..ㅠ.ㅠ
보호자인 제 동생은 짐 옮기고 하느라고 아빠 돌볼 상황이 아니었던 듯...
기관절개관 통해서 산소 들어가고, 손가락에서 산소포화도 측정하고 있고, 아빠 얼굴은 퉁퉁 부어있고,...
에휴 ... 그냥 보고만 있어도 멘붕상태인데 상황정리하고 아빠랑 대화하기도 전에 아빠께서 대변보고 싶으시다고..ㅠ.ㅠ 변기
찾아와서 대드렸는데, 안 보시더라구요. 다행히...^^ 그냥 가스만 배출하시고 말았어요.
근데 석션관을 원래는 장갑끼고 물도 통과시키고, 한번 쓰고 버려야 한다던데, 코와 입도 해주고 목도 해주고요, 그 얘기도 간호사
샘께 몇시간 뒤에 들었고, 아빠께서 입안 석션을 계속 원하셔서 그럴 사이도없이 저는 한 3시간 정도 계속 아빠 입에만 석션
했네요. 그리고 베개를 빼라, 넣어라, 말 못하니까 글로 써서 의사소통 했구요... 정말 전 화장실 갈 새도 없었어요...
그 사이에 동생과 엄마는 간병인 구하시구요. 저녁 때쯤은 간병인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겨우 한 군데에서 마침 남자분 있으셔
서 구했어요. 그 분 오셨는데 저녁 못 드셨다해서 동생이 저녁 사러 나가고... 전 옆에서 계속 석션하고 아주 허리아프고 죽겠
더라구요...
첫댓글 안녕하세요.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네요...저도 빠르면 다음주 아산병원에서 수술 예정인데 올려 주신 글이 도움 많이 됩니다. 아버님께서 설암 몇기로 진단을 받으셨는지요. 앞으로 쾌차 하시길 기원합니다.
초기라고 얘기 들어서 몇기라고 다시 여쭤보니 담당의 선생님께서 "설암에는 몇기라는 것이 없다."라고 하셨다고 하네요. 일단 기록상에는 1기라고 하신 것 같아요. 수술 잘 받으시고 힘내세요!
고생하셨네요. 전..간병인이 더 불편하던데..아무래도 가족만큼 편할수 없겠죠..저는 가족 두명이서 주,야간 번갈아가면서 했습니다. 처음엔 경황이 없었지만 나중엔 가족이 훨씬 편하더라구요. 7년이 지난 지금도 가족이 해줘서 편하게 병원생활 했던거 같네요..옆에 간병인 쓰시는 환자분을 봤는데요. 아무래도 가족이 아니라 그런지 쫌..그렇더라구요..간병인을 하셔도 자주 병문안을 가보세요. 가족들이 자주 와야 간병인들도 조금은 더 신경쓰거든요.
힘내세요~
네, 그래도 석션과 하루 3번 위관 영양 때문에 간병인이 꼭 필요한 상황이어서 전 너무 감사해요. 석션도 경험없는 저는 물론이고 웬만한 의료진보다 더 잘하더라구요. 가족들이 아침과 저녁에 잠깐이라도 꼭 들리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