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야!
오늘 우리반 모임인데 근무시간에 틈을 내어 들어와
보니 잔잔한 너의 글이 올라와 있어 반갑다.
네 글을 읽으니 나도 어느새 그 시절이 머리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구나.
나도 수돗물 받느라고 줄을 섰던 기억이 있고 대림천에서
빨래도 하고 물장난도 치고,땟국물 흘리며 고무줄놀이
도 했었고.....경제적으로는 힘든 시절이었지만 우리는
그때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는 생각이든다.
초등학교 친구가 수십년만에 만나도 반가운것은 이런 추억
들을 기억하고 서로 공감할수 있기 때문인것 같애.
정미야 이제 5시간후에 만나서 그시절 그추억을 다시 더듬어 보자.
선생님께서 얼마나 변하셨을까 정말 궁금하다.
때 구로동으로 들어 와 26살 시집갈때까지 노닐던 동네,
: 나에게 있어 구로동은 고향과 다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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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되나.
: 푸른 하늘 저만치 여긴가 저긴가.
: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릴때
: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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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래에 맞추어 고무줄 놀이를 하던,
: 땟국물이 흐르던 그 친구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 구로남 국민학교에서 집으로 올때, 딸기코 할아버지 뽑기를 할라치면 "꽝 나와라." 하시며 초조해 하셨고...
: 지금의 두산 아파트 자리에 고전 무용 학원이 생겨, 난 늘 그곳에서 너울너울 춤사위를 보며 넋이 나가곤 했지.
: 우리집에서 뚝방까지 가려면 논길을 걸어갔고,지금의 대림천인가 그곳에선 빨래도 했었는데.
: 물이 귀한 시절 함석이라고 하나 그걸로 만든 양동이와 지게는 필수였고,잠이 덜깨 하품을 해가면서 수돗물 받기위해
: 줄을 서야 했던 시절.
: 5원 짜리 우동이 왜 그리 맛있고,뚜껑을 열면 김이 하얗게 올라온 가지런한 만두는 먹기전부터 침샘을 자극했으며 국수를 사러 갈때면 꼭 "마른국수야? 물국수야?"를 물어 보았던 내 어릴적 추억들...
: 난 지금 그 시절을 떠 올리며 내일 뵐 선생님을 생각한다.
: 여자들은 체육 시간이면 휴지를 주웠고, 남자들은 선생님과 함께 열심히 축구를 하였지.
: 잘사는 이보다 어려운 이가 더 많던 동구로 그 시절.
: 그래서 더 정이 많은 우리의 친구들.
: 결코 돌아갈수 없는 시절이지만 정숙이 말처럼 선생님께 한바탕 응석이나 부리고 와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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