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까지도 어느 한곡, 편하게 연주하지 못하고, 회원 연주방에 부끄러워 곡을 올리지 못하는
초보자가 글만 열심히 올리는 자신이 한심하기만 함니다.
혹자는 "너는 글로 색소폰하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최근에 입문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되고 존경하는 김진홍원장께서 음악을 이끌어 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드리는 글입니다.
그러므로 이글이 초보자로서 아직 미숙하고 제 관점에서 본 것이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더욱 늘어나고, 우리 사부가 신이 나서 학원을 더욱 알차게 꾸려나가고
그 혜택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있다면 저에게 큰 보람을 느낄 수있겠기에 허접한 문장력과 졸필로 감히 또 글을 올려봅니다.
아래의 내용이 너무 딱딱한 것같아 부담스럽군요
색소폰을 시작할 때 본인이 연주하는 모습을 그리며, 낭만과 멋을 생각하고 찬란한 황혼을 꿈꾸었다.
학원에 등록하고 일주일 정도 악기를 접하니,
음~ 6개월 정도면 타인을 대상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겠고, 1년 정도하면 Good Player가 되겠지 하는 안이한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학원 분위기도 조금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첫날 레슨시간에 마우스 피스에 리드를 끼우고 원장께서 “불어보라”하니 쉽게 소리가 난다.
그리고 원장의 가르침대로 손가락으로 위치를 잡으니 신기하게도 귀에 익은 음정이 들려온다.
일반적으로 내가 아는 상식에서 이러한 종류의 악기는 소리를 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고
손놀림 또한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 악기를 배우고자할 때 망설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외로 12Key를 잡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고, 물론 옥타브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넘지 못할 장애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원장으로부터 입의 모양, 복식호흡, 롱톤, 스케일 등의 설명, 악보보는 법, 연습하는 방법 그리고 연습시간 활용방법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을 교육받고 홀로 불고 손가락을 단련한다.(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색소폰에 대한 총론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 이 당시에는 각론이라고 착각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곡이 비교적 간단한 “Love me tender”를 배웠다.
여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잡음이었다. “라”에서 높은“래”로 전환될 때 여지없이 삑소리가 나를 당황하게 했다.
이 소리를 원장은 젊잖게 “스퀵”이라했고, 원생 선배들은 “삑사리”라 했다.
이는 섹소폰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부닥친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쉽게 극복할 수있다고 자신했었다. 요령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어떨떨한 상태에서 1개월이 지나갔다.
이 기간 동안 나를 아는사람 들에게는 색소폰을 하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타고난 천재가 조만간 원한다면 찬조출연 하겠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어릴 적 부모에게 옷을 선물받으면 친구 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못 견디듯이.....
2개월 차에는 마찬가지로 여전히 롱톤과 스케일연습 그리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홀로 살짝
기본 책자에 나와 있는 “에델바이스”나 “고향의 봄”을 연주하니 귀에 익숙한 음정으로 들려온다.
하지만 변화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하루 하루였고, 지루함이 느껴지는 교육의 일상이었다.
성인의 특성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며, 현재의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가야할 곳은 거기인데 앞으로 어떠한 곳을 경유하게 되고, 어떠한 장애물을 만날 것을 예측할 수있어야 안심하고 당황을 하지 않고 지루하더라도 가야할 목표점이 있기에 극복한다.
본 경우는 학원이라는 특성과 음악의 특성상
개인마다의 성취도와 이해도가 틀리고,
각자의 지식정도가 틀리고,
년령의 분포가 틀리고,
배움의 목적이 틀리기 때문에
커리큘럼을 짜기도 어렵고 교육의 목표를 잡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전문 컨설던트가 있어서 미래의 방향과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기에 배우고자하는 사람이 원장과 협의하여 목표를 잡아야하나, 이 또한 학생이 음악과 악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므로 상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그러므로 원장은 일반적인 기초를 가르치면서 개인의 음악적 재능이나 지식의 정도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 등을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습숙도를 높이게 한다.
하지만 성인이라는게 남의 말을 잘 듣는가?
특히 여성에 비하여 남성은 자기 멋대로 하는 경향이 있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습숙도가 훨씬 높을걸?)
반복되는 것에 대한 싫증을 빨리 느끼는 성격상의 결함을 타고 나기에,
변화가 없는 단순함이 반복되면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합리화하는 구실을 찾기 시작하는 단계로 발전(일로 바쁜 핑계,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 등 갖다 붙일 수있는 것은 모두 동원하고, 더군다나 음악이 나의 생계수단도 아니고, 국가에서 벌금이 부과되는 것도 아니고)하는 이러한 복합적인 것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혹자는 “난 역시 않되” 자기비하로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시기에 주위의 원생이나 원장이 “갈등하고 있음”을 알고 관심이나 대화를 통하여 해소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악학원의 특성상 개인 연습실을 활용하고 집합교육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게 쉽지 않고 학원 또한 대화의 장소가 결여되어 있기에 또한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목적이 없으면 사람을 쉽게 못 사귀기 때문에 점점 더 회의에 빠지게 된다.
본인 생각에 원장 또한 년장자에게 상담한다는 것이 제도화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 이해하면 원생이 오해를 살 것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 부분은 개선되어 앞서 배운 사람과의 대화시간이나 원장과의 면담제도를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닥친 일차적인 좌절이었다.
처음 색소폰학원에 등록할 때 생각하던 재미있고 낭만적이겠다, 동일한 취미를 가진 사람 들을 사귈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남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멋을 낼 수도 수있겠다, 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와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주는 음악의 질과 내용에 대한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일한 반복 학습과
격리된 방에서 홀로 연습하는 것과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과
동기부여가 없는 것이
지루함을 배가시켰고
악기 또한 선물받아 시작한 것이라 애착 또한 별로 없었다.
그리하여 색소폰 입문 2개월 만에 손을 놓게 된다.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공통적으로 경험하지만 권태기라는 것이있다.
직장도 신입사원이 입사 후 3-6개월 정도 지나면 상당수가 퇴직하는 것을 보아왔다.
이는 총론적으로 "무엇을 하는 곳이고 하는 일들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이해하는 시기이다.
또한 주위의 동료나 선배가 본인보다 탁월하거나 본인보다 능력이 한참 뒤떨어진다 생각되어질 때 그만 두는 경우를 보아왔고,
혹은 당초 생각하던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거나
혹은 적성이 맞지 않거나 분위기나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전술한 대로 마찬가지 경우였다.
지금도 색소폰을 배우는 자신을 보면
현재까지도 미래의 모습을 그리지 못한다.
내가 현재 어디에 와 있느냐?
현재의 모습이 어떤거냐?
내가 도달해야할 수준을 어디에 잡고 있느냐?
어느 수준의 어떤 곡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길 원하는지
어떠한 연주자를 닮고 싶은 것인지
도달할 목표 시기는 언제인지?
이러한 로드맵(Road Map)이나, 마일스톤(Mile Stone)을 그리지 못한다.
그리고
향후 연주하고 싶은 주력악기(Alto 혹은 Tenor)로 삼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이에 확신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어리석게도 명쾌하게 답을 못한다.
이것이 나의 문제이지 결코 타인을 탓할 수없다.
그러므로 한시 바삐 미래의 모습을 정립하고자 오늘도 고민한다.
교훈.
첫째. 절대 혼자 고민하고 쉽게 판단하지 말라.
쉬고나서 다시 시작한다면 쉰 기간만큼 손해보고, 미래에 과거 같이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사람은 계속정진하여 좋은 연주자로 변했을 때 큰 후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잠시의 권태기를 벗어나면 흥미로워 지기 시작한다.
둘째. 주위의 선배나 휼륭한 연주자이신 김진홍원장과 상의하여 개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학습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목표와 도달 시기를 설정하여야 한다.
이 부분이 설정된다면 스스로를 왜 이 연습을 하여야하는지를 알게되고, 지루함이 긍정적인 사고로 바뀌고 스스로를 독려할 수있기 때문이다.
셋째. 쉽게하려는 태도, 대충하려는 자세, 그리고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시작했다면 실폐할 확률이 크다. 부담스럽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구도자(求道者)의 심정이 되어야 한다.
넷째. 개인의 사정은 있겠지만 악기를 가능하면 빨리 갖추어야 한다. 그만하면 아깝기도 하거니와 악기에 대한 애착이 음악에 대한 사랑이 된다.
마지막으로 총론과 연습방법을 알았으니 혼자 독학하겠다라고 하지마라.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습관이 익숙해진다면 향후 잘못을 이해하고 수정하려면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리고 색소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라.
시작하는 순간 왜 진작하지 않았는가라고 후회하게 된다. 이일을 마무리짓고 시작해야겠다고 한다면
그 일이 끝난 후 반드시 다른 일이 생긴다.
에필로그..
음악을 배운 적이 과거에 없었고, 음악가와 인연을 맺은 적도 없지만 사사받고 있는 김진홍원장은 우직하리 만큼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원생에게 상업성을 가지고 추호도 잔꾀(속성코스)를 부리지 않는 진정으로 음악과 색소폰을 사랑하는 휼륭한 음악가이다.
이런 분이 진주에 계시는 것이 축복이고, 사사를 받는 것은 행운이다.
요즈음와서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한가지 원장께 건의한다면 원생의 지루함을 해소하고, 동기부여를 하고, 목표를 주기위하여 프로그램과 아젠다(Agenda)의 개발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달의 궁전님"이 말씀하신대로 대충 습숙도에 따른 그룹을 몇으로 구분하고 월간 도전 지정곡과 특정날을 정하여 현 래슨실에서 자유롭게 주위의 원생이나 친구들이 방문하여 커피를 손에 들고 서서 편안하게 연주를 듣는 것이 친목의 기회와 동기부여등 여러가지 효과를 볼 수있겠네요.
깊어가는 가을에 청암 씀.
첫댓글 청암님 이젠 색폰에 대한 지식은 어느 누구보다 낳으신것 같습니다. 참으로 힘들기도 하고, 괜히 시작했는가 쉽기도 하고, 많은 좌절도 오고, 하지만 어차피 시작하는거 지금 포기하면 핸 만큼 손해일것 같아 묵묵히 하루하루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음악 만이아니라 무엇을 한가지 하더라도 쉽게 되는게 잘 없겠지요, 우리 원생님들 모두가 준 프로가 되는 그날까지 입이 아플정도로 기본에 충실하다보면 잘되겠죠. 그날까지![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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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적극적인 자세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그래서 적극적이고 싶지만 실제 생활에선 왕소심녀라...![ㅜ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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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시작하든 회의와 좌절이 찾아오게 마련이죠 울매나 현명하게 대체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요 그래도 님은 참으로 대단한것 같습니다. 어떤일이든 초심을 잃지않으신다는것을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