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기 전까지 물은 그저 흔하디흔한 ‘공짜’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국내 생수시장은 6,000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기에 이르렀죠. 이와 함께 소위 ‘물 전문가’로 불리는 워터 소믈리에가 크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제1호’ 이제훈 워터 소믈리에가 권하는 ‘내게 맞는 물’은 무엇인지 들어볼까요? A. 원래 소믈리에는 중세 유럽 왕실에서 왕의 시중을 들던 집사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과거 단순 ‘도우미’였던 소믈리에는 근대 이후 음료 및 식품 회사에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리스트 작업, 판매, 관리 등을 담당하는 신직종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수많은 종류의 소믈리에가 존재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와인 소믈리에를 비롯해 제가 활동 중인 워터 소믈리에, 전통주 소믈리에, 티(Tea, 차) 소믈리에, 사케 소믈리에, 치즈 소믈리에, 채소 소믈리에 등 다양한 분야의 소믈리에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믈리에의 세분화·전문화는 건강을 우선 시 하는 현대인의 시대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인체의 70% 이상을 구성하고 있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위 ‘물 전문가’, 즉 워터 소믈리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 워터 소믈리에 교육이 도입된 지는 올해로 만 4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경희대학원의 소믈리에 마스터 1년 과정 내에 워터 소믈리에 교육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지난 2011년 봄부터 한국수자원공사에 K-Water 소믈리에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으로 워터 소믈리에 전문 과정을 마친 ‘워터 소믈리에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인증한 ‘대한민국 제1호 워터 소믈리에’인 것이죠. 이후 많은 후배들이 워터 소믈리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현재 워터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한 자는 200여명에 이릅니다. 또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한국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 대회’에서 입상(금·은·동)한 12명의 국가대표 워터 소믈리에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터 소믈리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생수시장과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선 음료 및 식품 관련 시장,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관련 산업에서 워터 소믈리에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큰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A. 사람은 호흡과 땀으로 800ml, 소변으로 1,100ml, 대변으로 100ml 등 하루 총 2,000ml에 달하는 수분을 방출합니다. 성인 하루 물 권장 섭취량이 2,000ml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체내에 물이 5%만 부족해도 탈수현상을 일으키고, 12%가 부족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물 섭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물을 잘 섭취하려면 먼저 취침 30분 전에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을 하게 되면 5~8시간 정도 수분을 섭취할 수 없게 됩니다. 취침 30분 전 물을 마시면 자는 동안 혈액에 물이 투과돼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면 중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질 수 있어 심장과 관련된 체내 혈액의 원활한 작용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취침 전 적절한 수분 섭취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기상 후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 보충과 노폐물 제거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수면을 취하고 있는 동안 전날 먹었던 음식물들의 부산물과 피로로 인한 노폐물들이 체내에 쌓여 있으므로 수분을 흡수해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걸러내 주는 것이 좋죠. 또한 식사 30분 전에 마시는 물 한 잔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공복을 해소해주고 밥을 천천히 먹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살이 찐 사람이나 다이어트 시 필수적으로 지켜야할 사항으로, 아예 습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은 천천히 마셔야 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지나치게 많은 양의 물을 섭취 할 경우에는 이른바 ‘물 중독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머리 통증과 함께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단시간에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때문에 물은 적당량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량의 물을 천천히 흡수하게 되면 체내 흡수율도 높아지고 급하게 마시는 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배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A. 몇 년 전부터 매일 출근 전 3시간씩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운동을 하다보면 체내 수분이 증발해 갈증을 많이 느끼곤 하는데, ‘대한민국 제1호 워터 소믈리에’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아무 물이나 마실 수 없게 되더군요(웃음). 결국 맛과 함께 건강까지 고려해 물을 고르게 됐는데, ‘맛있고 건강한 물’의 조건에 가장 근접한 해양심층수를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그네슘과 칼슘, 칼륨의 함량이 3:1:1로 이뤄진 물이 인체에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해양심층수가 대표적입니다. ‘건강에 왕도는 없다’는 말마따나 적당한 운동을 즐기고 맛있는 물을 섭취하는 것이 제 건강의 비결입니다.
A. 물은 우리 건강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특히 당뇨, 기관지천식, 만성피로증후군, 변비, 고혈압 환자는 ‘물로 치료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물만 잘 마셔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당뇨는 뇌의 수분결핍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포도당 수치를 고정시키도록 작용하는 물질)이 조절하는 체계에 영향을 미쳐 더욱 많은 포도당을 쓰게 만드는 병입니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뇌에 필요한 에너지의 85%까지 충당해 쓰는데, 적정 음식물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뇌 조직을 비롯한 손상된 조직을 꾸준히 복원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 천식은 수분 부족상태가 되었을 때 수분배급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히스타민의 양이 증가되고 수분 보존을 위해 폐 기관지가 경련을 일으키면서 수축되는 병입니다. 물 섭취를 통해 수분 부족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고혈압 환자 역시 수분 부족으로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생성되고, 급기야는 뇌졸중까지 가는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취침 전, 기상 후 물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수분과 염분을 정상적으로 배출할 수 없어 수분과잉을 초래하는 신장병과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물 섭취를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심장병 환자, 야뇨증에 의한 수면장애 환자, 갑상선 질환 환자 등도 전문적인 상담 후 개개인에게 맞는 물 섭취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외에 골격형성 장애, 충치, 파상풍의 결핍증이 있거나 담석, 백내장의 과잉증이 있는 경우에는 칼슘(Ca) 함량이 높은 물이 알맞습니다. 빈혈, 탈모증, 성장장애의 결핍증이 있거나 출혈, 구토의 장애가 있다면 철(Fe)이 높게 함유된 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요. 빈혈과 식욕 감퇴, 심근경색, 적혈구 이상 증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구리(Cu)가 많이 포함된 물을 마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A. 국내에 워터 소믈리에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하지만 생수시장의 성장과 식음료 산업의 성숙, 기타 관련 산업 발생으로 ‘물 전문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며 워터 소믈리에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많은 후배들이 워터 소믈리에 관심을 갖고 지망하는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고 뿌듯합니다. 우리 삶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물에 대한 전문가를 표방하는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방증인 것이죠. 하지만 워터 소믈리에는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워터 소믈리에의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건강과 물이 갖는 상관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물을 추천해주는 것 또한 워터 소믈리에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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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심평원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심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