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는 운이 좋은 편이다. 대대적인 광고와 오스카상 4개 부문 수상. 인생역정의 휴먼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존 내쉬의 일대기.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 영화는 한국에서의 개봉시기도 적절했다. 우선 설연휴를 기해 공공의 적이나 로스트 메모리즈가 한풀 꺽인 상태이며, 2001년 한국영화 아니면 들어갈 틈 조차 없던 한국 영화시장에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가 숨을 튀어놓은 상태이니 말이다. 거기다 22일에 개봉하는 영화 중 상대할만한 영화라고 해봐야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뿐이다. 지방 극장가는 뷰티풀 마인드가 낀 한 주는 쉬고 가는 느낌이다. 3월 1일에 개봉하는 "피도 눈물도 없이", "오션스 일레븐", "알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는 아주 탁월하게 한국을 찾았다.
이 영화에 대해서 할 얘기는 러셀 크로우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거. 2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한 인물에 대한 그의 연기는 칭찬할만 하다. 솔직히 젊었때의 모습은 약간 안 어울리기도 했지만 "글레디에이터"에서의 그의 모습을 전연 생각할 수 없게 하는 그의 연기는 배우로써 만점. 러셀 크로우의 연기를 빼면 뷰티풀 마인드는 별로 남는게 없다. 특히 사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수도 있는 존내쉬의 환상들. 정부기관에서 일을 하고 추격전이 일어나는 그런 장면들. 만들어낸 장면들이겠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언발란스한 모습이다. 좀더 자연스럽게 넘어 갈수는 없었을까. 물론 마지막에 노벨상을 받는 장면에서 감동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상상력이 자아낸 장면들로 연출을 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연출들이 너무 튄다.(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이것 뿐만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까지 사라지지 않는 환상들. 파처와 찰스 그리고 찰스의 조카. 이건 짜증날 수준이다. 평자는 이러더군요. "그걸 무시하고 살아가는 존 내쉬의 삶이 더욱더 감동을 준다" 물론 그렇게 느낄수도 있겠지만 유쾌한씨는 그들이 내내 거슬렸다.
한 인물들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전기 영화는 그러한 이야기들 중 추려서 또 다른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이야기들 중 어느 것을 선택할까나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의 몫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파 앤드 어웨이", "아폴로13", "그린치"등을 제작한 론 하워드, 작가는 <의뢰인>, <타임 투 킬>를 각색했던 아키바 골드먼이다. 둘이 만났으니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쾌한씨는 아쉬운 감이 남는다. 좀더 나은 내러티브를 자아낼 수는 없었던 것인지. 뷰티풀 마인드처럼 감동을 주기보다는 한 인간의 삶을 내면을 보여주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존 내쉬가 만년필을 받던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던 유쾌한씨에게는 더욱 그랬다.
노벨상 사이트에 가면 존 내쉬가 노벨상을 받은 이후 자신의 일대기에 대해 쓴 글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어떤 사람이 정신적 질병에서 정신적으로 좋은 건강상태로 되돌아 왔다고 해서 모두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이성적인 사고는 사람의 개념 중에서 우주와 그의 관계에 한계를 정해 놓습니다. 예를 들어. 조로아스터교도가 아닌 사람들은 짜라투스트를 순진한 수백만의 사람들이 불에 대한 숭배의식을 받아들이도록 시킨 단순히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의 광기가 없었다면 필연적으로 짜라투스트라는 단지 서로 다른 개인성을 지닌 수백만 또는 수억명의 사람들을 지녔을 것이고 그때 잊혀졌을 것입니다."
유쾌한씨에게는 뷰티풀 마인드보다 이 짧막한 글 한편이 더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