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겨울비가 내립니다.
빗물
김중순 사 곡 채은옥 노래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옷깃을 세워주면서 우산을 받쳐준 사람
오늘도 잊지 못하고 빗속을 혼자서 가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돌아보며는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 날이 생각이 나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돌아보며는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 사람 생각이 나네.
“김정호 영향을 받은 여자 가수다. 매우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으며,
아주 차분한 노래는 사람들의 넋을 나가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쓸쓸하게 하는 그런 가수다."
가수 조용필과 산울림, 유재하 등과 함께 1980년대 청년문화를 이끌었던 들국화의 전인권이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한 가수라고 칭찬한 말이죠.
채은옥의 1976년 데뷔 앨범으로, 첫 히트곡이자 대표작인 '빗물'이 처음 수록된 음반입니다.
우수 어린 허스키 보이스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대마초 파동 이후 활발히 활동하지 못했죠.
이후 영화 "수상한 그녀" OST로 리메이크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중순이 작사, 작곡한 '빗물'은 1976년의 최대 히트곡 중 하나였습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 채은옥의 우수 어린 허스키 보이스가 어우러진 '빗물'은
포크와 트로트의 중간 지대에 있는 당대 성인가요의 전형이라 할 만합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같은 가사가 반복될 법한 부분에서 허밍으로 마무리하는 엔딩은 가슴 뭉클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2014년 개봉해 역대 흥행 20위를 기록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여주인공 심은경이 부르면서 새롭게 주목 받았습니다.
한데 채은옥 1집에 대해서는 다소의 혼선이 있습니다.
1976년 발표된 이 앨범 외에도 1982년 지구레코드,
1983년 서울음반에서 나온 앨범이 모두 1집으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마초 파동과 관련된 채은옥의 활동 중단과 재개 때문이었죠.
1975년 한국 대중가요계를 뒤흔든 일대 사건, 대마초 파동이 일어났습니다.
1976년, 1977년에도 대마초 파동은 계속되었는데, 채은옥도 1977년 여기에 연루되면서 활동이 금지되었습니다.
1980년 초 활동 금지가 풀리자 채은옥은 전속사를 지구레코드로 옮겨 1982년 음반을 발표 하였습니다.
이른바 지구 전속 1집으로 불리는 음반입니다.
여기에도 '빗물'을 타이틀 곡으로 수록했지만 1976년 원곡과는 연주와 가창이 다릅니다.
한편 1983년 서울음반에서 발표한 "채은옥 Vol.1"은 수록곡 목록과 순서는 약간 다르나,
1976년의 1집과 대체로 비슷해 재발매에 가깝습니다.
대중에게 채은옥은 '빗물'을 부른 가수로 기억됩니다.
앞서 언급한 3장의 앨범이 모두 '빗물'을 앞세웠다는 점은
이 노래가 받은 절대적 지지와 사랑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1975년 동양방송 라디오가 주최한 대학생 보컬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한
채은옥은 당대 청년 문화의 거점인 명동 라이브카페 쉘부르 사단의 일원이었습니다.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얻었고,
데뷔 앨범에 자신이 만든 노래 '꿈나라로'를 수록하는 등 송라이터로서의 꿈도 있었죠.
그러나 대마초 파동에 연루 되면서 이후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채은옥 1집은 '빗물'이 수록된 첫 앨범이란 점에서 기억할 가치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