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1 (토) 맑음
백두대간 동료였던 장기원 친구가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가면서 인근에 좋은산이 많으니
산 친구들 밴쿠버로 한 번 왔으면 이야기가 나왔던게 씨가 되어 이왕지사 머지 않은 같은 서부지역에 있는 록키산맥 트레킹으로 확대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100대 명산 완주가 끝나는 2011년 6월로 "D"day를 잡아놓고 지난 2년간 백산회 이기춘 회장의 수고로 매월 회원들의 여행경비 적립금 쌓아가며, 참가 인원도 왔다갔다하며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캐나다 록키행이다.
안타깝게도 정작 이기춘 회장은 아직 장거리 여행 및 산행할 몸 상태로 회복이 안되어 부득이 불참이다. 해서 이번 여행에 내가 대신 팀장이 되어 조정도 하고 회계도 맡기로 하였다.
김준호, 양세영, 전인성, 최용, 원용재, 한용열, 이주환 부부, 최덕보 부부, 이현배 부부 해서 모두 열둘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이번 여행의 제반 절차를 수고해준 동인항공의 황선권 동문이 나와서 ticketing과 기타 점검에 애쓴다.
모두가 설레임을 보이며 배낭들을 메고 수속 후 탑승한다.
같은 날 낮 12시 30분 되어 밴쿠버 공항에 도착. 약 9시간 20분 비행이다.
한국인 가이드가 팻말을 들고 마중을 나와 있는데 나이가 좀 늙수구레하다. 후에 들으니
회사측에서 6학년 5반생들이 단체로 왔다니까 젊은애들은 물리고 자기가 간택(?) 되었단다.
46년생 6학년 6반이란다. 가이드 나이로는 드문 경우다.
25인승 버스를 타고 경북궁이라는 큰 한식당에서 김치찌개 점심을 하고 차이나 타운, 게스타운 등 중심가를 차내에서 보고 캐나다 플레이스라는 바닷가에 내려 심호흡 하고 사진도 찍는다. 오면서 본 군중들로 가득한 아이스 하키 경기장 앞에서 미국보스턴팀과 밴쿠버팀의 북미 선수권 결승 시리즈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스 하키는 캐나다의 국기다. 우리의 축구, 야구 사랑보다 더 한 듯 하다.
스탠리 공원에 도착. 날씨가 온화하면서도 바람은 약간 쌉쌀하다. 맑고 드높은 푸른 하늘이 이제 막 연둣빛으로 풍성한 잎사귀들을 이고 있는 커다란 나무와 대비되어 눈부시다.
원주민 인디언들이 토템신앙에서 비롯된 높은 나무 장승들이 다양한 문양으로 버티고 서있다. 오늘이 이곳 고등학교 학생들 졸업식 날이라 여학생들은 가슴패인 이브닝 드레스로, 남학생들은 턱시도 혹은 각각의 개성있는 복장으로 떼로 다니며 사진찍기와 수다로 왁자지껄이다. 좋은시절인지고...
저녁식사 후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Coast라는 자그만 호텔에 도착. 호텔로 마중나온 기원 부부와 일환 부부와의 뜨거운 만남.
호텔 식당에서 밴쿠버 친구들과 함께 캐나다 특산 흑생맥주로 첫날 회포를 풀고 방에 돌아와 샤워 후 잠자리에 들려하니 회사 현역시절 미국이나 유럽 출장시 시차극복이 안돼어 3~4일씩 한낮에 눈꺼풀이 쇳덩이였던 기억이 난다. 새벽 2~3시면 초롱초롱 눈이 떠지는. 내일 아침 모두들 비슷한 상황이리라.
밴쿠버섬에 갈 대형 페리선
스탠리 공원에서 본 밴쿠버 시내 원경
고등학교 졸업식날 사진찍기와 수다로 왁자찌껄 한 고교졸업생들
원주민 인디안들의 토템신앙 장승들
호텔로 마중나온 김일환,장기원 부부
밴쿠버섬 주청사
105년 역사의 엠프레스 호텔 앞에서
부차트 가든 앞에서
부차트 가든의 다양한 꽃들
담장이넝쿨을 다듬고 깎아서 만든벽- 하늘을 가리키는 소년의 고추가 없어졌단다
숲의 일부를 동그랗게 파서 공원 뒷쪽 선착장을 볼 수 있게- 예쁜 아이디어
6/5/11 (일) 맑음
영락없는 새벽 2시반경 말똥말똥이다. 비몽사몽 헤메다가 5시반 억지기상.
오늘은 빅토리아 섬 (실제로 밴쿠버 섬이라 부른다) 관광이다. 차에는 어제 기원친구네가 마련해온 생수, 음료 과자 등이 푸짐하다. 차로 여행하면서 수시로 필요한 것들이다. 고마운 친구. 105년 되었다는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Empress 호텔은 붉은 벽돌의 고색을 띠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후되어 석회석 광산지역을 부차트 부부가 개조해 이뤄놓은 부차트 가든 관광. 아름다운 정원들과 화사한 꽃들, 숲, 가까이 작은 배가 들어오는 정박지도 있다. 지금은 카페로 쓰이고 있는 옛 주인의 집도 이태리 풍으로 옛스럽게 아름답다.
광산지역을 이렇게 이름답게 변모시킨 그들의 열정에 사람의 집념과 끈기의 위대함을 본다.
돌아오며 한식당 들려 저녁식사 하는데 “몰래소주” (식당의 알콜류 반입금지로 생수병에 팩소주 충전) 맛이 별미다. 호텔 돌아와 아쉬워서 기원, 일환과 예의 시원한 흑생맥주 한잔씩 하러 구내식당 가니 어제 다 팔려 없단다. 재고가 조금 밖에 없는데 어제 우리가 다 마셔버린게다. 다행히(?) 차로 5분거리에 레스토랑이 있어 일환의 차로 가서 흑맥주 한잔씩 하고 헤어지다.
브라이들 폭포 앞에서 이주환 부부 - 신혼부부 같다
하얀 솜사탕 같은 흰구름 - 맑은 공기 때문일까?
통전나무로 지어진 방갈로 휴양림 관리사무소
어~ 경치 좋을시고~
록키 인 에서 L.A.갈비로 저녁식사
과일깎기의 달인 이주환 친구 망고를 어찌나 예쁘게 깎는지- 집에서도 종종 실력 발휘 한다고
모닥불 앞에서 여유롭고 따끈한 시간들
6/6/11 (월) 맑음
오늘은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약간 가다가 하루 종일 북쪽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Bridle 폭포라는데를 들렸다. 울창한 숲과 풍부한 수량의 폭포를 볼 수 있었고 숲의 나무들이 이끼를 덮고 있어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보았던 원시림이 생각난다. 다음 기착지 Merritt이라는 한가한 동네에 어찌 일식/한식집이 있는지 의아했다 .한국 여행객들이 그리 많이 오나 보다. 비빕밥 점심은 맹맹했고 햇볕은 사막의 그것처럼 뜨거웠다.
다시 Kamloops라는 목재가 많은 시골 동네를 지나 Clearwater 경유 오늘의 숙박지인Valemount도착.
Rocky Inn의 경상도 사투리 쓰는 한국인 부부가 열심히 오늘 저녁 메뉴인 L.A.갈비를 굽고 있다. 우리도 오다가 Mart에 들려 Steak 몇 덩어리와 카나다 양주 한 병을 샀다.
높은산 빙하근처에서 뜯었다는 시금치 나물 비슷한 걸 내놓고 아주 귀한것이라고 자랑을 마구한다. 당연히 맛있게 많이 먹어 줘야지.이런곳에도 한국인 진출. 밴쿠버에 오래 살다 이곳 온지 3~4년 된단다. 놀랍다.
한국인의 뻗치는 기세가.
저녁 후 우리가 사온 망고와 체리가 달고 맛있다. 부인들이 매우 좋아한다. 싸고 맛있다고.
뉘엇뉘엇 지는 해에 건너편 하얀 눈을 인 산이 붉으스름 물든다. 밤 아홉시 반이나 되어서 말이다. Rocky에 온 맛이 이제야 제법난다.넓은 마당에 모닥불 피우는 장소가 있어 장작을 가져와 연기를 맞으며 camp fire.
생각만큼 하늘의 별들이 가까이 보이지는 않는다.
6학년 6반 가이드 양반 취중설교 길어지고...들어가 자야겠다.
대빙원을 뒤로하고 모처럼 한 컷
컬럼비아 대빙원- 얼음이 된 만년설
6/7/11 (화) 흐림+때때로 비 그리고 맑음
흐리더니 차 출발 후 빗방울이 떨어진다.
어제 가이드 왈 “내일 아침 Rocky의 최고봉인 Robson 산을 조망하며 그 앞 아주 멋진 찻집을 소개할거다“고 했다.
그런데 흐리고 비가와서 Robson 산을 못봄은 어쩔 수 없으나 일정표보다 너무 일찍 출발하여 찻집 open시간이 30분 이상 남았다. 소피 보고 싶은 사람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내렸다가 다시 출발.
사전 점검에 소홀한 양반 같으니라구. 오면서 Jasper에 들려 커피와 머핀. 캐나다 달러만 받는다해서 옥신각신하다 cashier가 개인적으로 대신 처리해 주기로 하고 미화 지불.고마웠다.
점심때가 되어 유명한 Columbia Ice Field(대빙원)지역에 당도.
양쪽의 거대한 산덩이 사이로 만년설이 얼어서 이루어진 대빙원 지대인거다.
번잡한 식당에서 빠른 점심먹고 빙하쪽으로 이동. 그런데 알고보니 1인당 70불하는 설상차를 타지 않으면 빙하를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게 아닌가. 이 또한 미리 우리에게 이런 상황을 알렸으면 설상차를 탈 수 있었는데...
걸어서 20분 정도 접근하니 빙하쪽은 줄을 쳐 놓아 걸어서는 못 들어가게 되어있다.
어쩔 수 없이 눈덮인 언덕에서 인증샷으로 대신. 오기 전에 노래를 불렀던 위스키+빙하 얼음물이 공수표로 물건너 간건 물론이고..
다시 이동하여 Parker Ridge Trail 코스앞에 당도.
눈쌓인 산을 오른다. 밟는 촉감이 좋다. 약 30분 오르다 내려온다.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고 러쎌이 안된 길 옆은 무릎 위까지 눈에 빠진다. 오다가 눈덮인 거대한 Bow산과 그 아래 아직 얼음이 덮고있는 호수 그리고 105년 된 Lodge(통나무 호텔)를 보다.
오늘의 숙박지 Banff로 이동. 록키 관광의 거점이라 여기는 시내가 제법 발달 돼있다.
6/8/11 (수) 흐림
오늘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Lake Louise 트레킹 하는 날이다.
서울옥에 너무 일찍가서 좀 서서 떨다. 아침 해장국을 후루룩 먹고 이동. Banff 시내에
있는 Bow폭포, 그에 딸린 호수가 또한 아름답다. 오래된 Banff Springs 호텔도 독특한 이 지역의 건축미를 한껏 뽐낸다. 도시속에 이런 비경과 조화가 숨어있다니. 옛 Banff 개척 선구자들의 노력의 결과란다.
Lake Louise에 도착하니 오늘 등산을 안내할 전문등산인 허차장이 인사한다. 곰을 만났을 때 대처방법을 소상히 설명하며 A,B 팀으로 나눠 긴급시 사용할 마취제 spray와 딸랑종을 팀 당 하나씩 준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곳의 경치는 가히 최상급이라 할 만하다.
전면에 펼쳐지는 호수와 조화를 이룬 Lake Louise Chateau호텔이 중앙에 자리잡고 그 오른쪽 멀리 Mount St.Piran(2649m), 중앙에 Devil's Thumb(악마의 엄지손가락)산(2455m), 그 왼쪽뒤로 Mount Whale(2983m), 그리고 다시 더 멀리 중앙으로 Mount Niblock(2976m)이 하얀 눈들을 잔뜩 이고 청년기 산들의 우람찬 모습으로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
호수앞에서 프랑카드 들고 인증샷 하면서 가이드에게 내 카메라도 부탁했는데 찍고나더니 내 카메라가 부르르 떨기 시작하며 제대로 작동이 안된다. 앞으로 많은 풍광들을 어찌하노.
오전 9시40분, Agnus 호수 쪽으로 오른다. 나무 사이로 아래 보이는 Louise 호수 물이 옥색 그 자체다.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색감.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좀더 오르다 Agnus 호수 둘레 돌아 큰 벌통봉Big Beehive(2270m)-봉우리 부분이 말벌 벌집같다-에 올랐다 내려서 Louise 호수 주변길로 돌아 하산하는 8시간 코스다. 그런데 호수 상류 진입로에 접근해 보니 눈이 아직 녹지않아 길이 보이질 않는다. 길 옆 왼쪽으로 바로 호수라서 잘못 디디면 차가운 호수에 풍덩이다.
돌아서 가야할 호수 건너편 둘레길을 대략 보아도 모두 눈에 덮여 길이 보이질 않는다. 등산대장이 포기를 선언하고 나도 동의한다. 게다가 길고 다소 높은 코스인데다 부인들도 있지 않나. 눈쌓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러쎌하면서 가려해도 바로 옆이 경사진 낭떠러지이고 호수 물이다. 자칫 잘못될 확률이 많다.
그래도 일부 대원은 가기를 원하는 것 같다. 무모한 일이다. 등산대장이 그냥 내려가지 않고 대신 오른쪽의 Little Beehive-작은 벌통봉(2225m)-에 올랐다 하산해서 Louise 호수까지내려갔다가 Six Glaciers 갔다오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 하기로 하고 Agnus 호수 초입의 Teahouse부근에서 대장이 준비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기로 한다.
30분정도 머물다 Little Beehive 향해 출발. 이 높은 산길에 말의 분변이 있음은 이 높은곳까지 말타고 온다는 이야기. 하얗고 보라색 야생화 등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걸 보면서 오른다. 정상에 서서 건너에 우리의 목표지였던 Big Beehive 정상과 정자가 보인다.
한 숨 돌리고 하산 개시. 이제 조편성 해제하고 부부팀은 뒤에서 천천히, 주력 좋은 친구들은 멀리 앞서간다. 우리는 호숫가 트레일 길을 따라 한 시간쯤 되어 호수 상류 끝부분에 닿았고 길 옆 높은 절벽 바위에선 바위타는 젋은이들이 열심이다. 덕보 부부는 앞서 나갔고 주환 부부와 우리 부부는 많이 쉬다 내려오는데 세영이 첫 번째로 뒤에서 내려온다. 걷고 걸어서 버스 주차장 도착하니 5시30분. 결국 총 8시간 트레일이다. 호텔 안 화장실 가느라 들어가보니 1890년대에 작은 크기로 시작한 호텔이고 Louise 호수의 이름은 영국 전성기 시대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
하나둘씩 다 모이는데 맨끝의 최덕보 부부가 트레일 길 위에서 회색곰 어미가 새끼 두 마리와 버티고 있는걸 조우해서 약15분간이나 공포에 떨고있었다는거다. 그 드문 확률이 그들에게. 얼마나 혼비백산 했겠는가.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 소리도 못지르고 연락도 제대로 안되고, 본인도 놀랐는데 부인을 안정시키느라 덕보가 꽤 힘들었으리라.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곰과의 조우는 계속 화제거리가 되고 Banff에서의 하루밤이 또 깊어간다.
6/9/11 (목) 맑음
또 새벽기상이다. 그래도 해가 일찍 뜨니 환하다. 호텔 창밖을 내다보니 저 건너에 깎은듯특이한 모양새의 산 상층부에 역시 눈이 하얗게 덮여있다.
높은 산을 주제로 한 관광지의 요건을 잘 갖추었다고 생각하게된다. 역시 해장국 아침 후 Johnston Canyon으로 출발.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이 우리 일행뿐이다. 풍부한 수량의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 호젓하고 상쾌하다.
협곡 건너 산자락 귀퉁이의 이끼덩어리들도 노랗게 익어(?) 우리네 교외 도로옆에서 파는 대형 옥수수 술빵같은 모양을 연출하고 있다.
제1폭포 그리고 제2폭포 모두 쾅쾅, 콸콸이다.
아침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1시간 반이었다. 우리 일행이 주차장에 도착할 무렵 비로소 많은 관광객이 줄줄이 계곡으로 올라온다. 지나치며 “굿모닝” 인사하는데 “니 하오”하며 중국어로 인사하는 대머리 서양 중년 친구도 있고. 하긴 내가 좀 중국사람처럼 생겼나?
Canmore라는 한적한 시골동네에 들려 한식당에서 부대찌개 점심.
요호 국립공원으로 이동해서 에메랄드 호수 그리고 통나무로 된 많은 방갈로를 볼 수 있었고 물의 흐름이 강하고 빨라서 돌 밑에 구멍을 내어 그 위가 돌다리 역할을 하는 자연의 다리 관광. 집어 삼킬 듯한 굉음의 바위 밑 폭포가 장관이다.
Golden이라는 작은 시골 경유 오늘의 숙박지 레벨스톡의 이름도 생경한 Three Valley Lake Chateau호텔에 여장을 풀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 호텔은 전기를 자가 발전으로 공급하니 절전에 유념해 달란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작은쪽지 안내문에 한글로 절전 부탁이다. 옆으로 호수가 얌전히 자리하고 있고 복도쪽으론 실폭포가 길게 늘어떨어지는게 보인다.
호수 끝자락을 흙으로 메워 지은 호텔이라는데 나름 운치가 있다. 샤워들을 한 후 우리방으로 모두 모여 오늘의 마무리 한 잔.
밴프 시내에 있는 산- 호텔 창문에서 바로 보였던
여기도 부대찌게 색깔과 맛이 만만치 않았음
캐슬 마운틴 부근 잔디밭의 민들레
캐슬 마운틴- 어째 좀 성 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6/10/11 (금) 맑음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위해 마당을 가로지르며 보니 정원이 꽃들로 예쁘게 잘 꾸며 놓고 아이들 그네와 미끄럼틀도 있다. 팬 케이크에 시럽을 부어 먹는 아침식사 후 출발.
Hope라는 시골마을 들려 한식당에서 육개장. 그런데 이곳에선 고사리를 말려 팔고 있다. 부인들이 하나씩 구입하는데 벽에는 방문한 한국인들의 서명과 낙서로 꽉 차서 우리도 방문기념 싸인들을 했다.
오늘은 밴쿠버 시내 외곽에있는 Grouse Mountain을 오르고 나서 기원친구집 저녁초대에 가는날이다..그런데 밴쿠버 지역 다 와서 도로가 꽉 막힌다.
오늘 아이스하키 홈 어웨이 결승전 경기 중 밴쿠버에서 시합이 있는 날이라서 도로 사정이 매우 나쁘단다. 한 친구 화장실 사정도 있고해서 가까운 오늘 또 숙박 할 Coast호텔로 가기로 한다. 체크인하고 산행 시도 해 보려는데 기원한테 전화와서 오늘 도로 막히니 일정에 참고하라고 같은 말을 한다.
저녁에 기원집에 시간맞춰 가려면 오늘 Grouse는 포기. 허나 내일 오전 일정이 별로 없어서 내일 가기로 한다. 별도로 400불 내라는 가이드 말이 얄밉지만 모두들 그 산에 오르고 싶어하니 어쩌겠나. 이번 여행의 모토를 “원만함”으로 정했으니.
5시30분쯤 되어 기원집에 도착. 일환 부부도 와있다. 넓직한 2층집에 언덕위라 멀리 산이 조망되는 전망 좋은 집이다. 2층 테라스에서 굽는 L.A.갈비, 소시지, 닭고기 등 푸짐하고 와인도 와이너리에 가서 30병 직접 주문해왔단다. 밴쿠버에 등산 모임을 비롯해 그런대로 모임이 있지만 고등학교 친구들만큼은 못할게다.
내가 운반했던 노래방 기기로 노래방 시간인데 마이크가 너댓사람 노래한 후 불통이다.
와인 열댓병 비우고 10시반 다 되어 일어서는데 기원 부인과 일환 부인이 조그만 선물들도 하나씩 쥐어준다. 고마운지고. 회포의 시간은 지나가고 호텔 11시경 되어 도착.
내일 산행이 기대된다.
록키산맥 여행 끝무렵 묵은 3 Valley Lake Chateau 호텔- 호젓하다
호텔옆 조용한 호수
6/11/11 (토) 흐림
나중에 공항에 낮 12시까지 가야하니 산행시간을 서두르다. 약 1350m산인데 정상에서 밴쿠버시내가 다 보인단다. 들머리에서 7시55분 출발. 부인들은 가이드와 함께 케이블카로 왕복하기로 하고. 덕보와 어제 강장제까지 사먹고 오늘 일등하겠다던 주한이 앞서 올라간다.
예고 되었던대로 경사가 가파르게 계속되고 주로 활엽수와 소나무를 보던 우리에게 쭉쭉벋은 전나무류의 숲이 이채롭다.
오르면서 뒤의 천천이 오르는 두 친구를 살피는데 때론 보이고 때론 안보인다. 나중엔 상층부 다와서 10분을 기다려도 보이질 않고 녹지않는 잔설이 있는 부근에선 땀이 식으며 차가움이 온몸에 한기를 느끼게 한다. 그냥 정상에 올라서니 쌓인 눈과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이 높은 산임을 말해준다
.
이 산은 27분에 뛰어 오른 기록도 있다하고 45분이 최고 기록이라는 말도 있는데 27분은 아닌거 같다. 어쨋던 우리팀에서 덕보가 약 1시간5분 걸렸고 주환, 세영이 뒤따랐다 한다.
그 기록에 우리 가이드 양반 적이 놀라는 표정이었고.
케이블카 정류장 우측으로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러가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간다.
6월 중순에 말이다. 대체로 이곳은 우리보다 긴 겨울에 눈이 왔다하면 쎈티가 아니라 미터로 오는 경우가 특히 산간에 많아 이리 오래 눈을 볼 수 있다는게다.
케이블카로 모두 내려오니 기원부부가 과일, 음료가지고 저수지 부근에서 우리 맞는다.
땀에 젖어 목마른데 끝까지 챙기는 고마운 친구 같으니.
이곳에서 기원 부부와 아듀하고 공항 방향으로 직행하다 건강 약품 파는데 들려 하나씩 사고 공항도착. 12시 조금 넘었다. 주환 부부는 L.A. 친척집에 간다 인사하고 모두들 수속 후 밴쿠버 공항내에서 도우넛 한 쪽씩 먹다.
돌아 올때는 갈때보다 1시간 쯤 더 걸리는 비행이다.
비행기의 흔들림 없이 먹고 자며 6월12일 일요일 한국시간 오후5시35분경 인천공항 도착.
나는 목감기 증세로 어제부터 식사는 물론 물 마실때도 목이 아프고 불편하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 수많은 눈을 이고 있는 록키 연봉들과 옥빛 호수, 빙하 녹아 흐르는 우윳빛 계곡물의 힘찬 소용돌이, 길가다 나타나는 흑곰과 엘크를 비롯한 야생동물들. 그리고 버스로 오가는 길가에 끝없이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예쁜 모양의 침엽수들. 잔디밭을 노랗게 수놓은 민들레 군락들.
캐나다의 대자연을 달력이나 다큐멘터리가 아닌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었던 귀한 기회였다. 더구나 평소 산을 함께하는 산 친구들과의 동행이니 그 의미와 기쁨은 배가 되었다.
당분간 캐나다 록키 주변의 여러 풍광들과 모습들이 눈과 마음에서 계속 아른거릴 행복한 록키 증후군에 시달릴 것 같다.
귀국하는 날 밴쿠버 구라우스 산에 오르는 우리대원들
구라우스산 정상 휴게소에서- 땀에 푹 젖어서
첫댓글 빙하 사진 보니 서늘한 느낌이 드네. 빅토리아 에서 흑맥주 가 좋았단 말씀이지... 조만간 거기서 '흑생' 맛 보도록 하겠음.
멋진 캐나다 록키여행여행기 잘보았네. 아주 멋진여행 축하드리네 잘보았네
가보고싶은 록키여행기 잘 보았네 고맙네....
백두대간 마치고 백산도 마치고 록키까지...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좋은 친구들과 좋은 산행 계속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건강들이 허락하는 한,7월부터는 그동안 못가봤거나,또 가보고 싶은곳을 트레킹위주로 찿아나서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