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인천은 서울 사람이 자주 찾는 관광도시였습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15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은 그 자체로 연인과 가족을 매료시켰으니까요. 게다가 발품을 조금만 더 팔면 소담한 포구를 구경하고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인천 가자”고 하면 “거기 뭐 있어?”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인천’하면 기껏해야 1980년대 후반에 조성된 월미도나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공로 때문에 세워진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정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죠. 맞습니다. 인천은 관광자원으로 개발될 수 있는 시대 산물과 숱한 사연을 품고 있음에도 관광지로서 매력을 잃어갔습니다. 내륙과 해안을 연결하는 물류 수송 중심지라는 위치 때문에 관광보다는 개발이 우선시됐죠. 게다가 지난 2001년 말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인천을 찾던 사람은 이제 태안이나 전북 부안 등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니까요. 인천시민조차 말이죠. |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첫발을 내디디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인천입니다. 영종도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으니까요. 특히 인천항을 통해 우리나라에 온 중국인은 지난해에만 무려 600만 명에 달했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인천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람은 30만 명에 불과했다는군요. ‘비즈니스 도시’의 위상도 중요하지만 국제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먹을거리, 쉴 거리가 더욱 풍성해져야 하는 것이죠. 이 같은 이유로 1월에 인천관광공사가 출범했습니다. 인천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방치됐던 관광자원이 통일성을 갖고 개발되기 시작합니다. “개항기의 역사를 가진 월미도 일대는 관광특구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북성동에 차이나타운과 역사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고 있어요. 만남과 이별의 사연이 담긴 연안부두는 해수탕, 어시장과 연계해 해양공원화할 예정이고요. 송도는 국제도시로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답니다. 앞으로 150여 개의 섬도 각각의 특색에 맞도록 개발할 겁니다. 먹을거리와 숙박 시설도 마찬가지고요.” 인천관광공사 이상구 팀장의 설명입니다. 2010년쯤이면 제법 관광도시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합니다. 인천에선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것만 찾아다니며 구경하는 관광은 재미없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곳을 가든, 어떤 음식점에 들어가든 사람들과 대화하며 숨은 사연과 역사를 찾아다녀야 제 맛이죠. 너무 가깝고, 너무 익숙했기에 잘 모르게 돼버린 인천.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가장 흥미로운 도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시간 나면 앞으로 국제 관광도시로 성장하게 될 인천을 미리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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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의 고향 - 북성동 차이나타 인천역 앞에 도착하자 거대한 패루가 중국인 거주 지역임을 알린다. 패루는 중국인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어디나 있는, 동네의 대문인 셈. 이곳이 바로 북성동과 선린동 일대에 형성된 차이나타운이다. 1883년 인천이 개항하면서 당시 청나라 상인이 부두와 가까운 이곳에 터를 잡았다. 현재 인천 중구 일대의 화교는 1,000여 명 정도.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모여 산다. 붉고 화려한 패루는 차이나타운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말해준다. 붉은색과 금장으로 치장한 옛 건물, 화상(華商)들의 활기, 치파오(중국 여성의 전통 복장)를 본떠 만든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 심심찮게 들려오는 중국말…. 영락없는 중국이다. <삼국지> 이야기를 벽화로 재현한 ‘삼국지 벽화 거리’에선 연인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다. 아이 손을 잡은 아빠 엄마가 각종 중국 전통 차와 술, 기념품을 구경하느라 상점을 기웃거린다. 할아버지도 무리를 지어 ‘이름난 중국집’을 들락날락한다. |
슬슬 거리를 걷다 보면 구수한 춘장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지금부터 101년 전, 온 국민의 대표 먹을거리인 자장면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이야기는 이렇다. 개항 후 청나라 사람이 모이고 청요릿집도 하나 둘 생겨났다. 하지만 부두 노동자에게 고급 요리는 그림의 떡. 이들은 값싸고 간편한 먹을거리를 원했고 이에 1905년 ‘공화춘’이라는 음식점에서 춘장을 볶아 국수를 비벼낸 자장면을 만들었다. “자장면은 중국에도 있어요. 동북 지방의 삼동성에만 있는 서민의 별식이죠. 하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맛이 한국 자장면의 그것과는 많이 달라요. 그러니 지금 먹는 자장면은 인천의 향토음식인 셈이죠.” 중국 음식점 ‘태화원’ 손덕준 사장의 설명이다. 이곳 자장면은 고소한 맛이 강하고 물기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자장면의 고향’인 옛 공화춘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지금도 20여 개의 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그중 ‘풍미’, ‘자금성’, ‘태화원’, ‘대창반점’이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곳. 또 최근 ‘공화춘’이란 이름의 음식점도 다시 생겼다. 자장면 값은 3,000~6,000원. 자장면은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
차이나타운은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곳이다. 현재 중구청 옆에 있는 청·일 조계지 경계단(조계지 경계를 나타내는 계단)을 가운데 두고 양국의 조계지가 있었는데 그 덕분에 지금도 양국의 흔적이 공존한다. 일본 조계지역에는 옛 은행 등 일본식 건물이 이국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앞으로 이 지역은 역사박물관이 들어서는 등 역사문화의 거리로 조성될 예정이다. 차이나타운을 한눈에 보려면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팔각정이나 자유공원에 가면 된다. 연안부두와 바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4월 중순 벚꽃이 만개하고 개나리가 피면 공원 주변은 더욱 화려해진다. 차이나타운에서는 매년 10월 초에 ‘중국의 날 문화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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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산 유리전망대 등장 – 월미도 “그쪽 아저씨,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가죽점퍼야!” “거기 언니! 헤어스타일이 왜 그래?” 월미도에 와본 사람이면 누구나 기억하는 낯익은 목소리가 있다. 회전판이 쉴 새 없이 돌아가다가 가끔 팡팡 튀는, 일명 ‘디스코’라고 불리던 화제의 놀이기구를 기억하는가. 바로 이것을 운전하는 DJ의 익살스러운 입담이다. 재치 넘치는 운전으로 좌중을 압도(?)하던 그는 여전히 건재했다. 빠른 비트의 음악, 회전판 앞에 앉은 사람들 모습도 전과 다르지 않다. 정겨운 풍경이다. 개장한 지 17년이 지난 문화의 거리도 역시 젊다. 낮과 밤 구별 없이 이곳에 모인 연인들은 데이트를 하고, 바닷물을 만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친수 공간은 아이들 차지다. 모델을 앞에 두고 캔버스에 몰두하는 거리 화가들의 자태는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의 그들 못지않다. 강태공은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우고 망둑어와 힘겨루기를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카페와 횟집이 줄지어 자리를 잡았고, 영종도로 배가 떠나고, 갈매기가 그 뒤를 좇고…. 지난해 10월, 월미도에 볼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바로 월미산(108m)에 세워진 높이 23.75m의 유리전망대다. 이곳에 오르면 인천항과 월미도, 영종도, 용유도, 영흥도, 팔미도, 자월도 등 인천 앞 바다의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송도와 자유공원 등 인천 일대를 관망할 수 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전망대가 더욱 화려해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5분 정도 걸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어린이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게다가 월미산은 오랫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었다. 개방이 늦은 덕분에 월미산은 울창한 숲을 가지게 됐다. 4월 중순부터 벚꽃이 만발한다. 전망대 관람료는 무료이고, 하절기에는 밤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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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와 낭만이 공존 - 연안부두·종합어시장 “어쩌다 한 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기에,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마음마다 설레게 하나, 부두에 꿈을 두고 떠나는 배야, 갈매기 우는 마음 너는 알겠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연안부두 선착장 들머리에서 ‘연안부두’ 노래비를 만난다. 1960년대에 조성된 연안부두는 인천 앞바다 15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통해 들고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다시 만나고. 작은 어선 너머로 초고속 페리호가 정박한 부두의 모습에선 유행가 가사의 애잔한 느낌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저녁노을이 내리면 낭만은 끝없이 커진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등대와 떠나는 배…. 500개가 넘는 점포가 모여 있는 종합어시장은 활어만큼 싱싱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곳이다. “똑딱, 똑딱!” 회 뜨는 칼질 소리, “더 줘요!” “많이 담았어요!” 손님과 주인이 흥정하는 소리가 엇박자로 리듬을 탄다. 어시장 이용 시간은 밤 9시까지. 활어와 건어물, 젓갈, 어패 등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가격도 싸다. 우럭이나 광어 등이 1kg에 1만5,000~2만5,000원 선. 시장 한쪽에는 구입한 활어를 회 떠주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1만~1만5,000원만 내면 사온 활어로 즉석에서 회를 떠주고 매운탕까지 끓여준다. 11시까지 영업한다. 저녁시간엔 음식점에도 활기가 돈다. “쨍~” 소주잔 부딪치는 소리, 사람들 웃음소리, “지글지글~” 매운탕 끓는 소리가 가득하다. 연안부두에는 ‘짠물 목욕’이 유명하다. 부두 근처에 10여 개의 해수탕이 밀집해 있다. 관광을 마치고 해수사우나로 피로를 풀어도 좋겠다. 바닷물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해수는 신경통이나 관절염,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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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네 배, 값은 절반 화평동 냉면 거리 냉면은 비단 함흥냉면과 평양냉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천냉면’도 있다. 재료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양은 가히 놀랄 만하다. 1.8ℓ의 육수를 붓고도 넘치지 않을 정도의 넉넉한 그릇, 보통 냉면집의 서너 배나 되는 푸짐한 양의 면발. 인천냉면이 ‘세숫대야냉면’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그릇 값은 단돈 3,500원 선. 또 한 번 놀란다. 한때 냉면집이 30여 곳이나 됐지만 인천역~주안역 간 경인선 복복선 공사로 절반 이상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현재 13곳만 남았다. 그렇다고 그 세가 약해진 것은 절대 아니다. 한 집이 하루 평균 200~300그릇을 팔아치우고, 주말이나 여름철에는 가게마다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일대에 냉면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 인근 화수시장에서 서너 평 규모의 가게를 운영하던 상인들이 좁은 시장을 벗어나 지금 이 자리에 개업하면서부터다. “그때는 다들 배고프던 시절이었지. 부두 노동자나 대성목재, 동일방직, 인천제철소 같은 데서 어렵게 일하던 사람들이 많았어. 이 사람들이 냉면을 먹고는 자꾸만 면발 좀 더 달라고 갖은 애교를 부리는 거야. 얘기할 때마다 조금씩 퍼주다가, 나중에는 아예 큰 그릇에 담아줘 버렸지. 그게 세숫대야냉면의 시작이야.” 27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삼미소문난냉면’ 김중훈 사장(62)의 이야기다. 물냉면은 닭 육수를 사용하고 무김치, 열무김치를 함께 내는 것이 전부. 물고추장을 풀어 만든 새빨간 양념장이 얹혀 있다. 비빔냉면에는 여기에 참기름이 첨가된다. “옛날 단골이 머리 희끗희끗해져서 지금도 찾아와. 고등학생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할아버지야, 할아버지. 옛날 여학생도 자식과 같이 와서 먹고. 맛도 맛이지만, 그 사람들은 추억을 먹는 거지.” 그가 말하는 ‘추억’이 없어서였을까, 냉면 맛은 ‘2% 부족한 듯’ 조금 싱거웠다. 하지만 시원한 육수는 갈증과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추억은 지금부터 만들어 가면 그만이다. 시원한 국물로 허기를 달래며 세숫대야냉면과 인연을 맺어보자. 20~30년 후 추억을 곱씹을 먹을거리가 있으면 더 낭만 가득하지 않을까. Information 동인천역에서 송현동 방면으로 가다가 화평철교 아래를 지나자마자 왼쪽 길이 냉면 거리. 좌회전이 안 되기 때문에 승용차를 타고 가면 유턴 후 진입해야 한다. 이 일대 냉면집은 평소 밤 9~10시까지 영업한다. 손님이 있으면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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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도 맛은 좋아!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 예전 서해안 일대에서는 아주 못생기고 먹을 것 없는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입만 큰데다 살도 별로 없어 그물에 잡혀 올라오면 다시 물에 ‘텀벙’ 던져버린다고 해서 붙여진 물텀벙이, 즉 아귀다. 물텀벙이는 1960년대 들어 생선이 귀해지면서 제대로 대접받게 된다. 특히 인천항 부근 선술집에서 탕을 끓여 팔았는데 뜨끈한 국물은 찬 속을 풀어주고 안줏거리로도 그만이어서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다. 지금부터 37년 전 용현동 로터리에 ‘성진물텀벙이’가 문을 연 뒤 물텀벙이 음식점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물텀벙이 거리’가 됐다. 현재는 아홉 개의 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용현동 물텀벙이는 탕이든 찜이든 생물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생아귀의 연한 속살이 살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재료 못지않게 탕은 육수와 양념장, 찜은 양념이 맛을 좌우한다. “빈주리(멸치보다 조금 큰 생선)와 두세 가지 채소로 육수를 만들어요. 아귀 내장을 넣고 탕을 끓이는 것도 맛의 비결이죠. 국물에 기름기가 살짝 뜨면서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납니다. 양념장에는 일곱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물론 비밀입니다.” 성진물텀벙이 한순자 씨(40)의 설명이다. 찜 양념은 주문을 받은 후 아귀의 양에 맞춰 소금, 고춧가루 등 재료의 양을 저울에 달아가며 정확히 맞춘다. 특히 끓일수록 물이 많이 생기는 콩나물 같은 채소를 익히고 버무리는 노하우도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덧붙인다. 아귀찜과 탕을 주문하니 15~20분 만에 음식이 나온다. 다른 곳보다 시간이 좀더 걸리는 이유는 생아귀를 쓰기 때문. 주말이면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데도 굳이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생아귀를 사용한다. 탕은 국물이 시원하면서 텁텁하지 않다. 요리와 함께 나오는 짭짤한 무짠지가 입맛을 돋운다. 2~3년 된 묵은 짠지는 이곳의 별미. 초창기부터 상에 올리던 무짠지는 지금도 인기다. 아귀의 육질은 듣던 대로 연하다. 아귀의 입 부위를 얇게 썰어서 얹은 것도 특이하다. “살도 살이지만 아귀는 껍질을 뜯어먹고, 이빨을 씹어 먹는 생선이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만 찾아요. 그거 한번 먹어봐요.” Information동인천역에서 남구청 이정표를 따라간다. 남구청에 도착해 용현시장 이정표를 보고 가면 용현동 로터리가 나온다. 로터리 주변이 물텀벙이 거리다. 이 일대 음식점의 영업 시간은 10:00~23:00. 조금 연장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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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쳐 먹고, 비벼 먹고, 회 떠 먹고 연안부두 밴댕이회무침 거리 연안부두 연안파출소 부근에 가면 ‘밴댕이회무침거리’라는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입간판 옆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건물이 있다. 옛 선원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해양센터빌딩. 1층에 ‘밴댕이회무침’이라고 써 붙인 허름한 가게 몇 곳이 눈에 들어온다. ‘이게 뭐야’ 싶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야 비로소 그것이 섣부른 판단이었음을 깨닫는다. 30여 개의 크고 작은 밴댕이회무침집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밴댕이빌딩’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만하다. 건물은 낡은 대로 운치가 있다. 특히 대로변이 아닌 부두 쪽으로 창을 낸 몇몇 가게의 전망은 제법 좋다.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다. 그물에 걸리면 제 성질에 못 이겨 죽어버리는 밴댕이를 표현한 말이다. 요즘은 저장 기술이 발달해 사시사철 밴댕이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어장에서 가까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곳에서만 먹을 수 있었다. 강화군 교동도와 석모도 사이의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밴댕이는 그나마 거리가 가까운 지금의 연안부두까지 운반될 수 있었다. 30여 년 전 문을 연 ‘금산’은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작은 국밥집으로 출발해 지금은 이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시설도 깨끗한 곳으로 소문이 났다. 점심시간이면 손님이 수시로 밀려든다. “밴댕이회무침은 회에 비해 비리지 않아요. 그 비결은 양념이죠. 미나리, 양파, 송이, 당근, 깻잎, 쑥갓, 양배추 등을 사용해 만들죠. 하지만 재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료를 적당한 비율로 섞고 버무리는 노하우 아닐까요?” 문창숙 씨(50)는 밴댕이회무침 경력 25년의 베테랑이다. 그녀가 건넨 밴댕이회무침을 맛본다. 첫맛은 새콤하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는 시원하다. 회를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우러나는데 처음의 새콤한 맛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소주 한 잔 곁들이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번에는 문씨가 회 한 점을 깻잎과 상추에 싸서 쑥 내민다. “이것도 먹어봐요.” 아무 양념이 없는 회는 고소한 맛이 강하다. “밥 비벼서 먹어봐요. 그게 또 일품이야.” 남은 양념에 따뜻한 밥을 넣어 비벼 먹는 맛도 별미. 밥의 온기 때문에 그냥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다. 회무침은 1인분에 6,000원. 이곳에서 느끼는 훈훈한 인심과 서비스는 덤이다. Information 연안부두 연안유료주차장 옆에 가면 밴댕이회무침 거리 입간판이 보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크고 깨끗한 집도 있고 낡고 허름한 가게도 있다. 또 부두가 보이는 곳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것. 영업 시간은 10: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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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해산물 집합! 부평 해물탕 거리 부평시장 로터리에서 부개동 방향으로 약 150m 떨어진 거리에 열두 개의 해물탕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 해물탕의 역사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해물탕’이라는 제대로 된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처음에는 잡다한 해물을 넣어 끓였다고 해서 ‘잡탕’이라고 불렀다. 해물 종류와 양이 많은 것이 특징. 문어, 낙지, 주꾸미, 대합, 모시조개, 새우, 미더덕, 갑오징어, 꽃게, 굴, 한치 알, 꼬막, 소라, 해삼 등 무려 20가지가 넘는 해물을 넣고 끓여내는 곳도 있다. 물론 재료는 그날그날 어시장에서 바로 들여온다. Information동인천역에서 자유공원 방향 길로 접어들면 축현초등학교 뒷담 쪽으로 삼치구이 거리 입간판이 보인다. 영업시간은 대부분 14:00~다음날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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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 고소한 맛 일품 동인천 삼치구이 거리 동인천역 부근 학생교육문화회관 뒷길로 접어들면 삼치구이 냄새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열두 개의 가게가 옹기종기 자리 잡은 동인천 삼치구이 거리. 이곳에서 삼치가 구워진 지는 벌서 40년이나 됐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삼치 두세 토막 값이 단돈 3,500원. 시원한 막걸리 한 주전자 값도 5,000원에 불과하다. 그 덕분에 삼치구이 거리는 주머니 얇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든든한 아지트로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았다. 시간 날 때면 찾아와 향수에 젖는 중년층도 부지기수다. 삼치구이 맛의 비결은 굽는 방법. 가게들은 프라이팬이나 그릴 등을 사용해 저마다의 노하우로 삼치를 굽는다. 특별한 양념이 없는데도 간이 적당히 밴 삼치는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 이것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삼치를 찾는 이유다. ‘인하의 집’은 이 거리의 원조로 꼽히는 곳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단골도 많다. 저녁 무렵이면 몰려든 손님으로 30여 개의 좌석이 일찌감치 꽉 찬다.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달걀말이나 국물이 시원한 홍합탕도 별미다.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에 구수하고 쫄깃한 삼치구이를 곁들이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Information부평역에서 부평시장 로터리 쪽으로 가다 보면 해물탕 거리 입간판이 보인다. 영업시간은 10:00~다음날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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