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카페 '애견 놀이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우루루 몰려 들었다.
열마리도 넘는 크고 작은 개들이 문 앞에 쳐놓은 울타리에 모여들어 짖고 달라 붙으며 낯선 사람이라도 어김없이 환영해준다.
정신이 없다. 그러나 동물과 함께 즐거운 곳.
경성대 앞에 위치한 부산 유일의 애견카페 '애견놀이터'다.
요즘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로 불리우며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밖으로 함께 나오는 순간 아직은 어디든 문전박대당하기 일쑤. 그러나 이 곳만큼은 개를 데리고 오면 오히려 환영받는 곳이다.
저마다 자기 개들을 자랑하기도 하고 마음대로 풀어놔도 눈치주거나 야단치는 사람이 없어 신경쓰지 않고 음식이나 음료수를 먹을 수 있다. 기왕 온 김에 목욕이나 미용도 시킬 수 있다. 필요한 애견용품이 있으면 한쪽에 마련된 용품을 둘러보며 쇼핑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동물을 배려한 넓은 공간보다 더 넓고 따로 운동장 같은 놀이터도 마련되어 사람보다 동물이 더 대접받는 유일한 곳이라는 것.
애견카페라고 하면 보통 냄새나고 불결하지 않을까 싶지만 주인아가씨가 청결에 최고로 신경쓴다. 쉴새없이 밀대를 밀고 소취제를 뿌리는 것도 모잘라 이틀에 한번은 대청소를 한다. 게다가 혹시 털 날리는 걸 싫어할까봐 모든 음료수는 플라스틱 용기에 뚜껑을 씌워서 나오니 걱정마시라.
반려동물이 없어도 동물을 사랑한다면 가는 데 주저 마시길. 말티즈나 포메라이언 등의 소형견부터 시추,비글,코카 등의 중형견, 특히 사모예드와 잉글리쉬 쉽독까지 종별로 너무나 이쁜 강아지들이 오늘도 목 빠지게 그들을 쓰다듬어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마음껏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히려 귀찮을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을 보노라면 때묻지 않은 순수한 동물의 영혼에 동화되어가는 듯하다.
물론 카페에 있는 17마리의 동물들 모두 이 곳 카페 소속은 아니다. 위탁받은 동물들이 11마리나 된다. 집에서 반대해서 독립할 때까지.유학으로 인해,직장이 지방으로 옮기는 바람에,외국출장 때마다 카페를 집으로 삼아 주인이 찾으러 오길 기다리는 중이다.
카페에 하루 위탁비는 7천원~만원이지만 장기 위탁의 경우 한달에 12만원~17만원으로 반값도 안되는 저렴한 비용을 받는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자유롭게 넓은 공간에서 마음대로 다닐 수 있어 견주들이 애견샵보다 더 선호한다고.
사람처럼 달목욕도 있다. 한달에 총 4회 목욕과 1회 미용에 2만5천원~3만5천원을 받는다. 개들을 위한 음식은 없지만 사람을 위한 음식은 준비되어 있다. 인기메뉴인 스파게티와 라면을 비롯해 카페라이스,짜장라이스,짜파게티,우동 등이 5천원~6천원.음료수는 3천원~4천원으로 저렴하다. 각 애견동호회에서도 정모장소로 많이 이용하는데,너무 어린 강아지나 아프거나 공격성이있는 개들은 출입금지.
지하철 2호선 경성대 부경대 지하철역 4번 출구로 나가면 오락실 건물 4층에 위치해 있으니 한번 가보자. 장군이,숙자,연이,사모 등이 이쁜 개들이 심하게 아는 척을 할테니,침범벅을 하더라도 화내지 말자. 사랑의 표현이니까.
문의 051-621-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