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북킹은 1980년대 이후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미주와 유럽에서 보편화된 생활공예의 일부다. 기존의 획일적인 사진 보관법을 탈피해 개인의 개성과 감각을 살린 특별한 앨범 꾸미기는 실크벽지나 타일 붙이기, 가구 리폼 같은 DIY 인테리어의 유행과도 닿아 있다. |
“제 경우에는, 종이는 일반 양면테이프로 붙이고 사진을 고정시킬 때는 산과 리그닌이 들어 있지 않은 특수 양면테이프를 써요. 테이프도 미세하게 사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또 사진은 손때가 묻지 않는 무광으로 뽑아요. 인화 크기는 3×5인치보다는 4×6인치가 작업하기에 좋죠. 섬네일 크기로 된 분할사진도 잘라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어요. 작은 소품에 잘라 붙이면 아기자기한 멋이 나죠.”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기쁨
스크랩북킹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 투명한 CD케이스에 색지를 맞춰 자르고 여기에 사진과 스탬프, 리본 장식 등으로 꾸미면 예쁜 미니액자가 된다. 종이를 잘라 실로 꿰매거나 단추 장식을 달고 금속 브래드를 박아도 색다른 느낌이 난다. 깨끗이 씻은 우유팩이나 쇼핑백, 바인더, 아크릴 액자, 다 쓰고 남은 플라스틱 테이프 롤에 사진을 붙여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스크랩북킹 전문점에 가면 상상하고 있는 모든 장비와 장신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포토 스크랩북킹에서는 무엇보다 사진이 중요하다. 스크랩북킹에 입문해서 중급 정도가 되면 촬영 때부터 머릿속으로 뭘 찍을지 구상하는 버릇이 생긴다. 아이나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장소나 특정 물건, 손과 발, 선물 같은 걸 클로즈업해서 찍어두면 쓸모가 많다. 인물사진만 해도 창가를 바라보는 두 아이의 다정한 뒷모습이나 들판을 배경으로 허들을 넘듯 높이 뛰는 모습을 담으면 새로운 느낌이 난다.
또 사진을 고를 때는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미용실에 간 날 찍은 사진들 중에서 얼굴 클로즈업 샷만 추려낸다. 그중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크게 뽑아서 중앙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분할사진으로 작게 뽑아서 슬라이드 필름처럼 길게 이어 붙인다. 그런 다음 알파벳 스탬프로 ‘Beauty Salon’이란 제목만 찍어 넣어도 그럴듯한 작품이 된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꾸민 아크릴 액자나 나무 액자를 보면 아이들은 더 기뻐한다. 갓 태어난 아기 사진과 초음파 사진이 함께 붙은 스크랩북은 두고두고 좋은 추억을 선물한다. 포토 스크랩북의 매력은 얼마나 예쁘게 만들었나가 아니라,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기쁨과 그 안에 담긴 사소한 추억들이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스크랩북킹은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돼 있어 각종 재료를 활용한 제작 기법이 사진과 함께 많이 올라와 있다. 그렇게 조금씩 눈팅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 고수가 된 사람들도 많다. 지역에서 열리는 정기모임이나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전시회, 강좌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탬프나 공구를 비롯해 스티커, 브래드, 리본 같은 재료는 ‘핸즈링크’, ‘스펀치’, ‘포토놀이’, ‘포에버하트’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스크랩북킹 스타일링의 필수품 - 펀치 & 스탬프
종이를 대고 누르면 원하는 모양대로 종이가 잘라지는 ‘펀치’와 각종 무늬가 새겨진 ‘스탬프’는 스크랩북킹 스타일링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다. 스크랩북킹 입문자라면 원이나 사각형, 하트 등 활용 범위가 넓은 펀치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 목적에 따라 글씨가 찍히는 펀치나 스탬프를 추가로 구매하면 된다.
예를 들어 생일 초대가 목적이면 ‘Invitation’이라고 적힌 문구를, 앨범에 활용하고 싶다면 ‘Love, Happy, Cute’ 등이 적힌 펀치가 실용적이다. 이외에도 유럽의 문장이나 오리엔탈 문양들이 한번에 찍히는 문양 펀치, 종이의 코너 부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코너 펀치, 펀칭된 디자인 패턴을 길게 연결해서 찍을 수 있는 보더 펀치나 레이스 펀치 등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펀치는 반드시 종이에만 사용해야 한다. 천이나 스티커에 사용하면 펀칭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기구가 망가질 수도 있다. 종이 또한 최소 100그램 이상 두께감이 있어야 밀리지 않고 잘 잘라진다.
스탬프는 기본적인 나무 스탬프를 비롯해 폼 스탬프, 클리어 스탬프, 롤 스탬프 등이 있다. 클리어 스탬프는 폴리머 소재로 별도의 접착제 없이 전용 아크릴 블록에 붙여 사용한다. 롤 스탬프는 손잡이를 잘고 밀대처럼 꾹 눌러서 밀면 무늬가 찍힌다.
스탬프는 잉크패드에 묻혀 찍지만, 어떤 부분은 스탬프 펜으로 칠하거나 살짝 물기가 있는 붓으로 수채물감을 칠해서 찍기도 한다. 또 이미지의 테두리만 찍히는 아우트라인 스탬프는 종이에 찍은 후에 물감으로 색을 칠하기도 한다. 스탬프 잉크는 크게 무성과 유성으로 나뉜다. 종이에는 무성을 쓰고, 타일·나무·플라스틱처럼 물이 닿을 만한 곳은 유성잉크로 찍는다.
디카 사진으로 꾸미는 아날로그식 여행 기록
1 4×6 크기로 인화하라
인화할 땐 4×6 사이즈가 좋다. 미운 배경을 잘라내거나 리본으로 가리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 3×5 사이즈는 꾸미는 데 제약이 많다.
2 다양한 방식으로 인화하라
똑같은 사진이라도 컬러, 흑백으로 뽑아 배치하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배경이 산만한 사진은 인물 부분만 편집해서 인화할 것. 인화지 한 장에 세 컷 정도 모아서 뽑는 것도 가능하지만 업체에 따라 비용이 따로 청구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하자.
3 사진 뒷면에 메모는 필수
인화한 사진을 바로 스크랩북으로 만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진 뒷면에 당시 상황과 날씨, 자신의 느낌을 적어두면 나중에 작업할 때 쉽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미리 날짜를 넣어 인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4 사진의 아우트라인을 살려라
사진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종이를 덧대어 아우트라인을 만든다. 사진을 그냥 붙이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예뻐 보인다. 컬러 사진에는 노랑, 베이지, 모노톤 종이가 좋다. 잉크패드 등을 묻힌 스펀지로 덧댄 종이의 가장자리를 톡톡 문질러주면 빈티지한 느낌을 낼 수 있다.직사각형이 심심하다면 모양 펀치나 가위로 가장자리를 오려 아기자기한 멋을 살리자.
5 무난한 스탬프를 골라라
너무 튀는 그림은 여러 번 쓰기 어려우므로 무난한 그림체를 골라 다양하게 활용한다. 그림 스탬프는 알파벳 스탬프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실용성이 높지 않다. 패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다. 배경지에 바로 찍지 말고 다른 종이에 찍은 후 오려 붙이면 입체적인 느낌이 살아난다. 잉크패드는 톤온톤(비슷한 톤으로 색상의 변화를 주는 것)이 기본! 세트로 쓰면 컬러 매치가 그리 어렵지 않다.
6 양면테이프 하나면 OK!
전문적인 재료에 너무 연연하지 말 것. 재료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한도 끝도 없다. 종이나 옷감은 양면테이프만으로도 고정이 가능하다. 잡지 속 예쁜 글씨나 그림, 리폼하고 남은 자투리 천 등 집에 있는 재료만 잘 활용해도 예쁜 포토 스크랩북을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