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진군참군경곡아(始作鎭軍參軍經曲阿) 弱齡寄事外(약령기사외) : 어린 나이부터 세상일들 밖에 뜻을 붙여 委懷在琴書(위회재금서) : 마음에 맞겨 편한 것은 거문고와 책이었도다 被褐欣自得(피갈흔자득) : 허름한 옷 걸치고도 스스로 기뻐하였으며 屢空常晏如(누공상안여) : 자주 끼니를 걸러도 언제나 태연하였도다 時來苟冥會(시래구명회) : 때가 오는 것을 진실로 우연히 만나 宛비憩通衢(완비게통구) : 고삐 돌려서 벼슬길에 머물게 되었었다 投策命晨裝(투책명신장) : 지팡이 던져 두고 새벽길 채비 시키니 暫與園田疎(잠여원전소) : 잠시 전원과 멀어지게 되었었다 묘묘孤舟遊(묘묘고주유) : 까마득히 외로운 배 타고 떠나가려니 綿綿歸思紆(면면귀사우) : 돌아갈 생각 끝없이 얽혀드는구나 我行豈不遙(아행기불요) : 내 갈길이 어찌 멀지 않으랴만 登陟千里餘(등척천리여) : 오르고 건너는 길 천여리이로다 目倦川塗異(목권천도이) : 눈길은 개울길 달라지는데 지치고 心念山澤居(심념산택거) : 마음은 산과 못가에 사는 일 생각한다. 望雲慙高鳥(망운참고조) : 구름 바라보면 높이 나는 새에 부끄럽고 臨水愧游魚(임수괴유어) : 물에 오면 노는 물고기에 끄럽구나 眞想初在襟(진상초재금) : 본래 내 생각 처음부터 가슴에 들어 있으니 誰謂形迹拘(수위형적구) : 몸이 얽매인다고 누가 말했나 聊且憑化遷(요차빙화천) : 애오라지 변화 따라 움직이다가 終返班生廬(종반반생려) : 결국에는 반고가 살던 오두막으로 돌아가리라 비종제중덕(悲從弟仲德)- 銜哀過舊宅(함애과구택) : 슬픔 머금고 그 살던 집에 들르니 悲淚應心零(비루응심령) : 슬픈 눈물이 마음따라 떨어지는구나 借問爲誰悲(차문위수비) : 묻노니, 내가 누구 때문에 슬러하는가 懷人在九冥(회인재구명) : 마음속의 사람은 이미 깊은 저 세상에 있도다 禮服名群從(예복명군종) : 촌수로는 사촌이지만 恩愛若同生(은애약동생) : 믿고 사랑함은 친동생과 같도다 門前執手時(문전집수시) : 문앞에서 손잡았을 때에는 何意爾先傾(하의이선경) : 네가 먼저 죽으리라 어찌 생각했겠는가 在數竟不免(재수경불면) : 하늘의 운수를 끝내 면치 못하고 爲山不及成(위산불급성) : 산을 쌓다가 완성해내지 못했구나 慈母沈哀구(자모침애구) : 자애로운 숙모님 슬픔에 병이 되고 二胤재數齡(이윤재수령) : 두 아들은 겨우 두서너 살이로다 雙位委空館(쌍위위공관) : 내외의 위패 빈 집에 맡겨져 朝夕無哭聲(조석무곡성) : 아침저녁에 곡소리도 없구나 流塵集虛坐(유진집허좌) : 떠도는 먼지는 빈 자리에 모여 宿草旅前庭(숙초려전정) : 묵은 풀은 앞뜰에 돋아나 있구나 階除曠遊迹(계제광유적) : 층계와 뜰엔 노닐던 자취도 없어지고 園林獨餘情(원림독여정) : 동산과 수풀에는 오직 옛 생각만 남았구나 연然乘化去(예연승화거) : 훌적 변화를 따라 가버리고 終天不復形(종천불복형) : 하늘이 다 끝나도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니 遲遲將回步(지지장회보) : 느릿느릿 걸음을 돌리려니 惻惻悲襟盈(측측비금영) : 꾸역꾸역 슬픔이 가슴에 차오른다 화호서조시고적조(和胡西曹示顧賊曹)- 蕤賓五月中(유빈오월중) : 한여름 오월달 淸朝起南시(청조기남시) : 맑은 아침에 남쪽에서 바람이 인다 不駛亦不遲(불사역불지) : 세차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아 飄飄吹我衣(표표취아의) : 펄럭펄럭 내 옷에 불어오는구나 重雲蔽白日(중운폐백일) : 쌓인 구름은 밝은 해 가리고 閒雨紛微微(한우분미미) : 한가한 비는 어지럽고 흩날리는구나 流目視西園(류목시서원) : 시선 보내서 서쪽 밭을 보니 曄曄榮紫葵(엽엽영자규) : 훤하게도 자주빛 아욱 잘도 자라난다 於今甚可愛(어금심가애) : 지금은 퍽 귀엽지마는 奈何當復衰(내하당복쇠) : 어찌하랴, 쇠락해야만 하는구나 感物願及時(감물원급시) : 사물에 느껴 제때에 즐기려 하나 每恨靡所揮(매한미소휘) : 매번 글 짓지 못하니 한스럽도다 悠悠待秋稼(유유대추가) : 한가히 가을 추수 기다리고 있고 廖落將사遲(요락장사지) : 쓸쓸하게 오래갈 것이로다 逸想不可淹(일상불가엄) : 내닫는 내 생각 누를 수 없어 猖狂獨長悲(창광독장비) : 미친 듯이 혼자서 끝없이 서러워하노라 세모화장상시(歲暮和張常侍) 市朝悽舊人(시조처구인) : 도시의 아침에는 옛사람 슬퍼지고 驟騏感悲泉(취기감비천) : 달리는 천리마는 슬픈 샘물소리를 느낀다 明旦非今日(명단비금일) : 내일 아침은 오늘 아니거니 歲暮余何言(세모여하언) : 세모에 내가 무엇을 말하리오 素顔斂光潤(소안렴광윤) : 젊던 얼굴 광채와 윤기 사라지고 白髮一已繁(백발일이번) : 백발은 마냥 이미 지어졌구나 闊哉秦穆談(활재진목담) : 우활하도다, 진목공의 말 旅力豈未愆(여력기미건) : 근력이 어찌 못쓰게 되지 않으리오 向夕長風起(향석장풍기) : 저녁 되니 긴 바람 일고 寒雲沒西山(한운몰서산) : 차가운 구름 서쪽 산으로 넘어간다 여려氣遂嚴(여려기수엄) : 맵고도 매운 날씨 무섭게 차고 紛紛飛鳥還(분분비조환) : 나는 새도 어지러이 돌아오는구나 民生鮮常在(민생선상재) : 사람의 생명 그대로 남아 있긴 드문 일 신伊愁苦纏(신이수고전) : 하물며 시름과 고초에 얽여 살아감에야 屢闕淸고知(누궐청고지) : 맑은 술 마시는 일 자주 빠지니 無以樂當年(무이락당년) : 살아 있는 동안을 즐길 길 전혀 없구나 窮通靡攸廬(궁통미유려) : 궁하고 통하는 것 염려할 것 아니니 췌유由化遷(초췌유화천) : 야윈대로 변화 따라 옮겨가리라 撫己有深懷(무기유심회) : 나를 달래자니 깊은 감회 생기고 屢運增慨然(누운증개연) : 가는 운수 따르자니 감개만 짙어지는구나 증양장사(贈羊長史) 愚生三季後(우생삼계후) : 어리석은 이몸 삼대 끝에 태어나 慨然念黃虞(개연념황우) : 개연히 황제와 우순시대 생각을 한다 得知千載外(득지천재외) : 천년 전 알려니어 正賴古人書(정뢰고인서) : 바로 옛사람 책에 힘입어야 한다 聖賢留餘迹(성현류여적) : 성현들 유적 남긴 자취 事事在中都(사사재중도) : 일마다 다 중원에 있도다 豈忘游心目(기망유심목) : 어찌 가고픈 마음 잊으리오만 關河不可踰(관하불가유) : 관문과 황하 넘어갈 수 없도다 九域甫已一(구역보이일) : 구주가 겨우 하나로 되어서 逝將理舟輿(서장리주여) : 배와 수레를 고치려 하는구나 聞君當先邁(문군당선매) : 그대 먼저 떠나야 한다는 말 들었지만 負아不獲與(부아불획여) : 고질병을 안고 있어 함께 가지 못하노라 路若經商山(로약경상산) : 길가다 상산을 지나게 되면 爲我少躊躇(위아소주저) : 나를 위해 잠시 머물러 주게나 多謝綺與록(다사기여록) : 가리계와 녹리께 공손히 문안드리고 精爽今何如(정상금하여) : 정신 지금 어떠신가 물어 주게나 紫芝誰復採(자지수복채) : 자주빛 지초는 누가 다시 캘까 深谷久應蕪(심곡구응무) : 깊은 골짝은 오랫동안 거칠어 있겠지 駟馬無貰患(사마무세환) : 네 필 마차로 근심살 일 없고 貧賤有交娛(빈천유교오) : 빈천하니 오히려 잇달은 즐거움 있도다 淸謠結心曲(청요결심곡) : 깨끗한 노래 마음속에 맺혔으나 人乖運見疎(인괴운견소) : 사람은 어긋나고 운은 성글어졌도다 擁懷累代下(옹회루대하) : 여러 대 뒤를 마음에 생각 품고 있으니 言盡意不舒(언진의불서) : 말은 다 했으나 뜻은 펴지 다 펴지 못한다 여은진안별(與殷晉安別) 遊好非久長(유호비구장) : 좋게 지냄이 오래된 건 아니지만 一遇盡殷勤(일우진은근) : 한번 만나자 은근한 정을 다하였도다 信宿酬淸話(신숙수청화) : 이틀밤씩 묵으며 맑은 대화 나누니 益復知爲親(익부지위친) : 다시 더욱 가까와짐 알게 되었도다 去歲家南里(거세가남리) : 지난해 남리에 살았을 적에 薄作少時隣(박작소시린) : 잠시동안 어름풋이 이웃이 되었었도다 負杖肆游從(부장사유종) : 지팡이 짚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淹留忘宵晨(엄류망소신) : 오래 머물어 날새는 것도 잊었도다 語묵自殊勢(어묵자수세) : 말 하고 과함이 저마다 취향 다르니 亦知當乖分(역지당괴분) : 나누져야 할 것 또한 알고 있었도다 未謂事已及(미위사이급) : 그 일이 이미 닥쳐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興言在玆春(흥언재자춘) : 이 봄날에 이 말이 일어나게 되었구나 飄飄西來風(표표서래풍) : 표표히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悠悠東去雲(유유동거운) : 유유히 동쪽으로 흘러가는 구름 山川千里外(산천천리외) : 산과 내 천리 밖에서는 言笑難爲因(언소난위인) : 웃과 말하는 기회 만들기 어렵구나 良才不隱世(량재불은세) : 훌륭한 인재는 세상에서 숨지 않고 江湖多賤貧(강호다천빈) : 강호에는 미천하고 빈한한 사람이 많도다 脫有經過便(탈유경과편) : 혹시나 지나는 인편 있게 되면 念來存故人(염래존고인) : 생각에 떠올려 옛친구 안부나 물어 주게나 어왕무군좌송객(於王撫軍座送客) 冬日凄且려(동일처차려) : 겨울날씨 처량하고 또 매서워 百卉具已비(백훼구이비) : 온갖 풀들은 이미 다 스러졌구나 爰以履霜節(원이리상절) : 곧 서리 밟는 계절이니 登高餞將歸(등고전장귀) : 높은 곳에 올라서 가는 이를 전별하노라 寒氣冒山澤(한기모산택) : 찬 기운 산과 못을 뒤덮고 游雲焂無依(유운숙무의) : 떠가는 구름은 빠르고 기대는 곳 없구나 洲渚四緬邈(주저사면막) : 물섬은 사방에 아득하고 風水互乖違(풍수호괴위) : 바람과 물은 서로 어긋나는구나 瞻夕欣良연(첨석흔량연) : 저녁 경치 바라보며 좋은 잔치 기뻐하나 離言聿云悲(이언율운비) : 헤어지는 말에 붓이 스글퍼진다 晨鳥暮來還(신조모래환) : 새벽에 떠난 새들은 저물어 돌아오고 懸車斂餘暉(현차렴여휘) : 수레는 멈춰서 남은 날빛 걷는구나 逝止判殊路(서지판수로) : 떠나고 머무는 길 뚜렷이 서로 달라지는구나 旋駕창遲遲(선가창지지) : 수레바퀴 굴러가니 서글퍼 머뭇거리노라 目送回舟遠(목송회주원) : 돌아가는 배를 멀리 눈빛으로 보내지만 情隨萬化遺(정수만화유) : 그 심정 세상 오갖 변화 따라 사라져버리라 화곽주부1(和郭主簿1) 애애堂前林(애애당전림) : 무성한 대청 앞 숲 中夏貯淸陰(중하저청음) : 한여름 맑은 그늘 담고 짙구나 凱風因時來(개풍인시래) : 남풍은 철 따라 불어오고 廻飇開我襟(회표개아금) : 회오리바람은 내 옷깃 열어젖히는구나 息交遊閒業(식교유한업) : 교제를 쉬고 한가한 일로 노니는데 臥起弄書琴(와기롱서금) : 기러하면서 책과 거문고로 소일하노라 園蔬有餘滋(원소유여자) : 밭의 채소 푸짐하게 자라나고 舊穀猶儲今(구곡유저금) : 지난해 수확한 곡식 지금까지도 쌓여 있도다 營己良有極(영기량유극) : 자기 생활 살아감에 진실로 한도가 있어 過足非所款(과족비소관) : 만족한 한도를 지나침은 바라는 바 아니로다 용출作美酒(용출작미주) : 조를 찧어서 맛있는 술 담그고 酒熟吾自斟(주숙오자짐) : 술 익으면 내가 손수 따라마시노라. 弱子戱我側(약자희아측) : 어린 아이놈 내 곁에서 장난치고 學語未成音(학어미성음) : 말 배우는 것이 제소리 못 이루는구나 此事眞復樂(차사진복락) : 이 일은 진정 또 즐거우니 聊用忘華簪(료용망화잠) : 애오라지 그것 가지고 화사한 벼슬자리 잊는다 遙遙望白雲(요요망백운) : 아득히 흰구름 바라보며 懷古一何深(회고일하심) : 옛일 생각함이 어찌 그리 심각해지는가 화곽주부2(和郭主簿2) 和澤周三春(화택주삼춘) : 화사함은 춘삼월 못이요 淸凉素秋節(청량소추절) : 해맑은 서늘함은 가을철이로다 露凝無游분(로응무유분) : 이슬 엉겨 떠도는 먼지 하나 없는데 天高風景澈(천고풍경철) : 하늘은 높고 풍경 깨끗하도다 陵岑聳逸峯(릉잠용일봉) : 높은 뫼뿌리에 빼어난 봉우리 솟고 遙瞻皆奇絶(요첨개기절) : 멀리 바라보니 모두가 기이하고 절묘하도다 芳菊開林耀(방국개림요) : 꽃다운 국화 수풀에 피어 빛나고 靑松冠巖列(청송관암렬) : 싱싱한 솔나무 바위 위에 늘어서 있구나 懷此貞秀姿(회차정수자) : 이러한 곧고 빼어난 자태 마음에 그려보니 卓爲霜下傑(탁위상하걸) : 우뚝한 것이 서리 밑의 호걸이로구나 銜觴念幽人(함상념유인) : 술잔 입에 대고 숨어 사는 사람 생각하니 千載撫爾訣(천재무이결) : 천년 후에도 그 법도 어루만지리라 檢素不獲展(검소불획전) : 마음 속에 품은생각 펼치지 못하고 厭厭竟良月(염염경량월) : 그 좋은 세월을 울적하게 다 보내는구나 수유시상(酬劉柴桑) 窮居寡人用(궁거과인용) : 궁벽한 거처엔 사람의 왕래 적어 時忘四運周(시망사운주) : 때로는 사시절 운해오 잊고 살고 있다 門庭多落葉(문정다락엽) : 문간앞 뜰에 낙엽이 많아져 慨然知已秋(개연지이추) : 개연히 이미 가을임을 알게 되었도다 新葵鬱北유(신규울북유) : 갓 핀 해바라기 북쪽 들창에 울창하고 嘉수養南疇(가수양남주) : 아름다운 곡식은 남쪽 밭에서 자라는구나 今我不爲樂(금아불위락) : 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知有來歲不(지유내세불) : 내년이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命室携童弱(명실휴동약) : 아내에 일러 어린것들 손잡고 良日登遠遊(량일등원유) : 이 좋은 날 먼 소풍길에 나서노라 화유시상(和劉柴桑) 山澤久見招(산택구견초) : 산과 물로 오랫동안 초대 받았으니 胡事乃躊躇(호사내주저) : 내가 무슨 일로 주저할 것인가 直爲親舊故(직위친구고) : 다만 친한 예 벗들 때문에 未忍言索居(미인언색거) : 살곳 찾아 가겠다는 말을 차마 못했도다 良辰入奇懷(량신입기회) : 좋은 계절에 의외의 생각이 나는구나 설杖還西廬(설장환서려) : 지팡이 들고 서쪽 농막으로 돌아가니 荒塗無歸人(황도무귀인) : 황폐한 길에는 오는 사람 하나 없고 時時見廢墟(시시견폐허) : 때때로 폐허만 눈에 뜨는구나 茅茨已就治(모자이취치) : 초가지붕은 이미 이어지고 新疇復應여(신주복응여) : 두해째 밭은 다시 3년 밭이 되것이로다 谷風轉凄薄(곡풍전처박) : 골짝 바람은 차가워지는데 春료解飢구(춘료해기구) : 봄 술은 허기와 피로를 풀어 주는구나 弱女雖非男(약녀수비남) : 연약한 딸은 비록 남자는 아니나 慰情良勝無(위정량승무) : 내 마음 달래 주니 정녕 없는 것보다 낫도다 栖栖世中事(서서세중사) : 불안한 세상 일은 歲月共相疎(세월공상소) : 세월 따라 함께 서로 멀어만간다 耕織稱其用(경직칭기용) : 밭갈고 길쌈하면 쓸것은 마련도리니 過此奚所須(과차해소수) : 이보다 더한 것이야 무엇에 쓰리오 去去百年外(거거백년외) : 인생 백년 살고 난 후에는 身名同翳如(신명동예여) : 몸과 이름은 다같이 흐려질 것이거늘 연우독음(連雨獨飮) 運生會歸盡(운생회귀진) : 움에 매인 인생 돌아가야 하네 終古謂之然(종고위지연) : 옛날부터 그러하다고 말하여 왔도다 世間有松喬(세간유송교) : 세상에 오래 산 적송자와 왕자교가 있었지마는 於今定何閒(어금정하한) : 지금에는 정작 어디에 있는 건인가 故老贈余酒(고로증여주) : 친한 늙은이가 나에게 술을 보내주면서 乃言飮得仙(내언음득선) : 마시면 신선이 된다고 하는구나 試酌百情遠(시작백정원) : 한잔 마셔보니 온갖 정이 멀어지고 重觴忽忘天(중상홀망천) : 다시 힌 잔 들고나니 문득 하늘이 잊혀지는구나 天豈去此哉(천기거차재) : 하늘이야 어찌 이곳을 떠나갔으랴만 任眞無所先(임진무소선) : 천진한 대로 맡겨 앞세을 게 없으리라 雲鶴有奇翼(운학유기익) : 구름 나는 학은 기이한 날개 있어 八表須臾還(팔표수유환) : 천지팔방을 순식간에 휘도는지라 自我抱玆獨(자아포자독) : 나 스스로 이 외로운 절개 품어 민면四十年(민면사십년) : 힘써 견딘지 40년이로구나 形骸久已化(형해구이화) : 몸은 오래전에 이미 노화되었으나 心在復何言(심재복하언) : 마음은 남아 있으니 또다시 무슨 말을 하리오 오월단작화대주부(五月旦作和戴主簿) 虛舟縱逸棹(허주종일도) : 비어있는 배가 노를 멋대로 저어가듯 回復遂無窮(회복수무궁) : 계절의 되돌아옴이 마침내 끝이 없도다 發歲始면仰(발세시면앙) : 새해가 깜짝 사이에 시작되더니 星紀奄將中(성기엄장중) : 한해는 벌써 중간 쯤에 와 있구나 明爾華時物(명이화시물) : 여름철에는 때 맞춘 물건들이 모이고 北林榮且豊(북림영차풍) : 북쪽 수풀은 번성하고 또 풍만하도다 神淵寫時雨(신연사시우) : 신령한 연못에 시절 비 쏟아지고 晨色奏景風(신색주경풍) : 아침 경치에 여름 바람소리 들려오는구나 旣來孰不去(기래숙불거) : 세상에 났으니 누군들 떠나가지 않으리오 人理固有終(인리고유종) : 인생의 이치란 본래 끝이 있는 법 居常待其盡(거상대기진) : 보통대로 살면서 죽을 날 기다리며 曲肱豈傷沖(곡굉기상충) : 팔베개하고 사니 어찌 마음의 평화 해치리오 遷化或夷險(천화혹이험) : 세상살이에 평탄함과 험난함이 있으나 肆志無와隆(사지무와융) : 뜻에 맞겨 산다면 인생엔 기복이 없도다 卽事如以高(즉사여이고) : 이 일에 따라 이미 고답한데 何必升華嵩(하필승화숭) : 하필 화산이나 숭산에 올라야만 하는가 답방참군(答龐參軍) 相知何必舊(상지하필구) : 서로의 이해에 오랜 세월 필요하fi 傾蓋定前言(경개정전언) : 만나자 마음 쏠리니 옛사람 말과 같도다 有客賞我趣(유객상아취) : 객이 있어 내 멋 좋아하여 每每顧林園(매매고림원) : 매번 산림 속 나의 밭을 찾아와 주는구나 談諧無俗調(담해무속조) : 어우러진 이야기에 도 속된 가락 없고 所說聖人篇(소설성인편) : 말하는 내용이라 성인의 글들이로구나 或有數斗酒(혹유수두주) : 어쩌다 몇 되 술이 생기면 閒飮自歡然(한음자환연) : 한가하게 마시면 절로 기꺼워지는구나 我實幽居士(아실유거사) : 나는 실로 깊숙이 숨어 사는 사람 無復東西緣(무복동서연) : 다시는 동서로 서로 나다닐 인연 없도다 物新人唯舊(물신인유구) : 물건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오직 오래 되어야 하거니 弱毫多所宣(약호다소선) : 문약한 문인들도 많이들 한 말이도다 情通萬里外(정통만리외) : 우정은 만리 밖에까지 통하나니 形跡滯江山(형적체강산) : 몸의 자취는 강산에 머물러 있도다 君其愛體素(군기애체소) : 그대는 몸의 순수함을 아끼도록 하게나 來會在何年(래회재하년) : 다시 만날 그날이 언제이러나 원시초조시방주부등치중(怨詩楚調示龐主簿鄧治中) 天道幽且遠(천도유차원) : 하늘의 도는 깊고 또 아득하다 鬼神茫昧然(귀신망매연) : 귀신은 망망하고 캄캄하기만 하도다 結髮念善事(결발념선사) : 머리 땋아 올리고서는 착한 일 생각하며 민면六九年(민면육구년) : 애써 온 세월이 54년이로다 弱冠逢世阻(약관봉세조) : 약관에 세상 험한 일 만나고 始室喪其偏(시실상기편) : 처음 결혼하여 짝을 잃었도다 炎火屢焚如(염화루분여) : 오르는 불같은 볕은 타는 것 같고 螟역恣中田(명역자중전) : 명충과 물여우는 밭에서 우글거리는구나 風雨縱橫至(풍우종횡지) : 비바람이 마구 불어와 收斂不盈廛(수렴불영전) : 거둬들인 곡식은 곳간에 차지 않는구나 夏日長抱飢(하일장포기) : 여름날엔 진종일 배를 주리고 寒夜無被眠(한야무피면) : 추운 밤에는 이불도 없이 잠을 자노라 造夕思鷄鳴(조석사계명) : 저녁이 되면 닭이 울기를 생각하지만 及晨願烏遷(급신원오천) : 아침 되면 해가 지기를 바라곤 한다오 在己何怨天(재기하원천) : 자신 탓이라 어찌 하늘이야 원망하랴만 離憂悽目前(이우처목전) : 이별의 수심에 몰려 눈앞이 처량하도다 우嗟身後名(우차신후명) : 아아 이몸 죽은 후의 명성이란 於我若浮煙(어아약부연) : 나에게는 뜬구름 같도다 慷慨獨悲歌(강개독비가) : 원통하고 북바쳐 홀로 슬피 노래부르나니 鐘期信爲賢(종기신위현) : 종자기는 정말로 현명하였구나 제인공유주가묘백하(諸人共遊周家墓栢下) 今日天氣佳(금일천기가) : 오늘은 날씨 좋아 淸吹與鳴彈(청취여명탄) :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요란한 매미 소리 感彼栢下人(감피백하인) : 저 젓나무 아래 사람들 생각하니 安得不爲歡(안득불위환) : 어찌 가서 즐겁게 놀지 않으리오 淸歌散新聲(청가산신성) : 청아한 노래는 새로운 소랫가락 흩어내고 綠酒開芳顔(록주개방안) : 푸른빛 고운 술은 꽃다운 얼굴 활짝 피운다 未知明日事(미지명일사) : 내일 일은 나 모르겠노니 余襟良已彈(여금량이탄) : 내 마음 속은 정말 이미 풀려버렸노라 걸식(乞食) 飢來驅我去(기래구아거) : 굶주림이 닥쳐 나를 몰아내니 不知竟何之(부지경하지) : 끝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도다 行行至斯里(행행지사리) : 걷고걸어 이 마을에 이르러 叩門拙言辭(고문졸언사) : 문을 두드리고는 말을 더듬는다 主人解余意(주인해여의) : 주인은 내 뜻 알아차려서 遺贈豈虛來(유증기허래) : 음식을 내어주니 어찌 헛되이 왔는가 談諧終日夕(담해종일석) : 이야기로 어울려 저물녘이 되어 觴至輒傾杯(상지첩경배) : 술잔이 돌아오면 즉시로 마셔버린다 情欣新知勸(정흔신지권) : 새로 안 사람 권해주니 마음이 기뻐 言詠遂賦詩(언영수부시) : 말을 읊어내어 마침내 시를 지었도다 感子漂母惠(감자표모혜) : 빨래 아줌마 같은 자네의 은혜 고맙우니 愧我非韓才(괴아비한재) : 나 한신 같은 인재 아님이 부끄럽소 銜?知何謝(함집지하사) : 마음 속에 간직할 뿐 감사할 길 없으니 冥報以相貽(명보이상이) : 저승에서나 보답하여 갚아드겠습니다 시주적조사(示周績祖謝) 負아頹첨下(부아퇴첨하) : 퇴락한 처마 아래서 고질병 앓아 終日無一欣(종일무일흔) : 종일토록 한 가지 즐거움도 없도다 藥石有時閒(약석유시한) : 약으로 가끔씩 차도 있으면 念我意中人(념아의중인) : 내 마음 속 사람들을 생각하노라 相去不尋常(상거불심상) : 서로 떨어져 늘 찾지는 않지만 道路邈無因(도로막무인) : 길은 아득하여 오고갈 인연 없도다 周生述孔業(주생술공업) : 주군은 공자의 학문 풀이하고 祖謝響然臻(조사향연진) : 조군과 사군은 메아리처럼 모여들었도다 道喪向千載(도상향천재) : 도리가 천년이나 잊어졌는데 今朝復斯聞(금조복사문) : 오늘 아침 여기에서 다시 듣는구나 馬隊非講肆(마대비강사) : 마대는 강의할 곳 못되거늘 校書亦已勤(교서역이근) : 책을 교감함에 무척이나 수고 하는구나 老夫有所愛(노부유소애) : 이 늙은이는 아끼는 바 있어서 思與爾爲隣(사여이위린) : 그대들과 이웃 되기를 생각하노라 願言誨諸子(원언회제자) : 제군들에게 타이르고 싶노니 從我穎水濱(종아영수빈) : 나를 따라 영수가에 오게나 유사천(遊斜川) 開歲숙五日(개세숙오일) : 새해 들어 어느새 닷새 吾生行歸休(오생행귀휴) : 내 삶도 머지않아 끝장나리라. 念之動中懷(념지동중회) : 생각하니 마음 속 흔들리니 及辰爲玆遊(급진위자유) : 때에 맞춰 이렇게 놀고 있도다 氣和天惟澄(기화천유징) : 공기 온화하고 하늘도 맑은데 班坐依遠流(반좌의원류) : 긴 물줄기 따라 줄지어서 앉았도다 弱湍馳文방(약단치문방) : 느린 여울에는 아롱진 방어가 치닫고 閒谷矯鳴鷗(한곡교명구) : 한적한 골짜기에 우는 갈매기 뒤집어 난다 逈澤散游目(형택산유목) : 멀리 물 쪽으로 눈길 돌려 緬然제曾丘(면연제증구) : 아득히 曾丘를 흘끗 바라보노라 雖微九重秀(수미구중수) : 아홉 겹의 빼어남이 없지마는 顧瞻無匹주(고첨무필주) : 둘러보아도 그만한 정도도 없구나 提壺接賓侶(제호접빈려) : 술병을 가지고 친구들 대접하며 引滿更獻酬(인만경헌수) : 잔에 가득 술을 따라 주고 받노라 未知從今去(미지종금거) : 지금 이후의 일이야 수 없거니 當復如此不(당복여차불) : 언제 다시 이같이 놀 수 있으리 中觴縱遙情(중상종요정) : 술마시며 초탈한 속마음 멋대로 풀어놓고 忘彼千載憂(망피천재우) : 저 천년의 근심 잊어버린다 且極今朝樂(차극금조락) : 잠시 오늘 아침의 즐거움 맘껏 누리자 明日非所求(명일비소구) : 내일 일이야 알 바가 아니도다 형영신1(形影神1) 天地長不沒(천지장불몰) : 하늘과 땅은 길이 없어지지 아니하고 山川無改時(산천무개시) : 산과 내는 변할 때가 없을 것이도다 草木得常理(초목득상리) : 초목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얻어 霜露榮悴之(상로영췌지) : 서리와 이슬에 따라 성하고 시드는도다 謂人最靈智(위인최영지) : 사람은 가장 신령하고 치혜롭다 하지만 獨復不如玆(독부불여자) : 홀로는 이러하지 못하도다 適見在世中(적견재세중) : 세상에 살고 있는 막 보았다 했는데 奄去靡歸期(엄거미귀기) : 급자기 떠나 가버리고 돌아올 기약 없도다 奚覺無一人(해각무일인) : 그러한 사람 한 사람도 없다는 걸 어찌 깨달으며 親識豈相思(친식기상사) :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라도 어찌 생각을 했으랴 但餘平生物(단여평생물) : 다만 남은 평생에 쓰던 물건들 擧目情悽洏(거목정처이) : 눈을 들어 바라보면 마음이 비참해진다 我無騰化術(아무등화술) : 나에겐 신선되어 올라가는 도술 없으니 必爾不復疑(필이불부의) : 반드시 그렇게 되리란 것 다시 의심하지 않는다 顧君取吾言(고군취오언) : 원컨대 그대는 내 말을 받아들여 得酒莫苟辭(득주막구사) : 마실 술이 생기면 구차하게 사양치 말게나 형영신2(形影神2) 存生不可言(존생불가언) : 삶을 계속하는 일 말로 장담할 수 없고 衛生每苦拙(위생매고졸) : 삶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괴롭고 졸렬하도다 誠願遊崑華(성원유곤화) : 정말 곤륜산과 화산에 노고 싶으나 邈然玆道絶(막연자도절) : 이 길은 아득하여 끊어지고 말았도다 與子相遇來(여자상우래) : 그대와 서로 만난 뒤로 未嘗異悲悅(미상이비열) : 슬픔과 기쁨 달리한 적 없었도다 憩蔭若暫乖(게음약잠괴) : 그늘에서 쉬면 잠시 떨어지게 되겠지만 止日終不別(지일종불별) : 세상 해빛 아래 머문 동안은 끝내 떠나지 않는다 此同旣難常(차동기난상) : 이렇게 함께 하기 항상 어려운데 黯爾俱時滅(암이구시멸) : 캄캄히 떄와 함께 소멸하여 버리노라 身沒名亦盡(신몰명역진) : 몸이 없어지면 이름 또한 다하는 것 念之五情熱(념지오정열) : 이 일 생각하면 오장이 달아오른다 立善有遺愛(입선유유애) : 선을 행하면 사후에 사랑이 남으니 胡可不自竭(호가불자갈) : 어찌 스스로 힘을 다하지 않겠는가 酒云能消憂(주운능소우) : 술은 근심을 없앨 수 있다 말하지만 方此渠不劣(방차거불열) : 이것에 비하면 어찌 졸렬하지 않으리오 형영신3(形影神3) 大釣無私力(대조무사력) : 자연의 조화에는 사사로운 힘 없고 萬物自森著(만물자삼저) : 온갖 이치는 절로 성하고 드러나법이로다 人爲三才中(인위삼재중) : 사람이 삼재에 속하는 것은 豈不以我故(기불이아고) : 어찌 나 때문이리오 與君雖異物(여군수이물) : 내가 그대들과는 다른 사물이나 生而相依附(생이상의부) : 나면서부터 서로 의지해 왔도다 結託旣喜同(결탁기희동) : 맺어지고 의탁함 이미 기쁜데 安得不相語(안득불상어) : 어찌 서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으랴 三皇大聖人(삼황대성인) : 삼황은 위대한 성인이지만 今復在何處(금복재하처) : 지금은 다시 어디에 있는가 彭祖愛永年(팽조애영년) : 팽조는 영원히 살기를 좋아했지만 欲留不得住(욕유불득주) : 머물러 있으려도 머물지 못했도다. 老少同一死(노소동일사) : 늙은이나 젊은이나 다같이 한번은 죽는 것 賢愚無復數(현우무복수) : 잘나고 못난 것 다시 헤아릴 길 없도다 日醉或能忘(일취혹능망) : 매일 취하면 혹 잊을 수 있으나 將非促齡具(장비촉령구) : 술이 목숨 늘이는 물건 아닌 것이다 立善常所欲(입선상소욕) : 선을 행함은 언제나 기뻐해야 할 일이나 誰當爲汝譽(수당위여예) : 누가 마땅히 너를 위해 칭송해 줄 것인가 甚念傷吾生(심념상오생) : 심하게 생각하면 우리 삶을 해치니 正宜委運去(정의위운거) : 마땅히 운명에 맡겨 가야하리라 縱浪大化中(종랑대화중) : 큰 변화 속 물결 따라가야 하리 不喜亦不懼(불희역불구) : 기뻐하지도 않고 또 두려워하지도 않는도다 應盡便須盡(응진편수진) : 다해야 할 것이면 다해 버려야 하지 無復獨多慮(무복독다려) : 다시 혼자만 근심 많이 하지들 말아라 귀조(歸鳥) 翼翼歸鳥(익익귀조) : 훨훨 날개치며 돌아오는 새 晨去于林(신거우림) : 새벽에 수풀 떠났었도다 遠之八表(원지팔표) : 멀리는 팔방 끝까지 近憩雲岑(근게운잠) : 가까이는 구름 낀 산마루에 쉬었다 和風弗洽(화풍불흡) : 부드러운 바람 부족하여 번핵求心(번핵구심) : 날개 뒤쳐 같은 마음 찾았도다 顧儔相鳴(고주상명) : 짝을 돌아보며 소리내어 울고 景庇淸陰(경비청음) : 볕이 맑은 그늘에 가리우도다 翼翼歸鳥(익익귀조) : 훨훨 날개치며 돌아오는 새 載翔載飛(재상재비) : 치솟아 오르고 날아 오른다 雖不懷遊(수불회유) : 거기서 놀기만 생각하지 않으나 見林情依(견림정의) : 수풀을 보게 되면 마음 끌린다 遇雲힐항(우운힐항) : 구름을 만나 오르락 내리락 相鳴而歸(상명이귀) : 소리내어 울면서 돌아왔도다 遐路誠悠(하로성유) : 먼 길 정말 아득하나 性愛無遺(성애무유) : 천성으로 좋아 버리지 못하도다 翼翼歸鳥(익익귀조) : 훨훨 날개치며 돌아오는 새 相林徘徊(상림배회) : 수풀을 보고며 배회하는구나 豈思天路(기사천로) : 어찌 하늘 길을 생각하랴 欣及舊棲(흔급구서) : 본래 살던 집에 와서 기쁘도다 雖無昔侶(수무석려) : 지난 동무들이 없을지라도 衆聲每諧(중성매해) : 여럿의 소리들이 언제나 어울리는구나 日夕氣淸(일석기청) : 날저문 저녁, 공기는 맑아 悠然其懷(유연기회) : 그 감회가 아득하여라 翼翼歸鳥(익익귀조) : 훨훨 날개치며 돌아오는 새 집羽寒條(집우한조) : 차가운 가지에서 날개를 접는구나 遊不曠林(유불광림) : 놀러갔다가도 넓은 숲 버리지 않고 宿則森標(숙칙삼표) : 잠자리는 언제나 수풀의 꼭대기 晨風淸興(신풍청흥) : 새벽 바람 맑게 일고 好音時交(호음시교) : 좋은 소리 때때로 어울리는구나 증격奚施(증격해시) : 주살을 어찌 쓰리오 已卷安勞(이권안로) : 이미 지쳐 버렸는데 어찌 애쓸까보냐 명자(命子) 悠悠我祖(유유아조) : 아득한 우리의 조상 爰自陶唐(원자도당) : 도당씨부터 시작하였도다 邈焉虞賓(막언우빈) : 아득한 옛날 우의 빈이 되어 歷世重光(역세중광) : 요순시대를 지나왔도다 御龍勤夏(어룡근하) : 어룡씨는 하를 힘써 섬겼고 豕韋翼商(시위익상) : 시위씨는 상을 도왔도다 穆穆司徒(목목사도) : 훤칠히 잘 생긴 사도로 厥族以昌(궐족이창) : 우리 집안 번창하였도다 紛紛戰國(분분전국) : 어지럽던 전국시대 漠漠衰周(막막쇠주) : 막막했었던 주나라 말기 鳳隱於林(봉은어림) : 숲에 봉황새처럼 숨어 幽人在丘(유인재구) : 산언덕 깊이 숨어 사는 사람이었다. 逸규요雲(일규요운) : 뿔없는 용 구름 감돌고 奔鯨駭流(분경해류) : 치닫는 고래 흐름을 놀라게 했도다 天集有漢(천집유한) : 하늘이 한실 일으켜 眷余愍侯(권여민후) : 우리 민후 돌보아주었도다 於赫愍侯(어혁민후) : 아아 혁혁하신 민후시여 運當攀龍(운당반룡) : 공훈 세울 운을 만났도다 撫劍風邁(무검풍매) : 칼을 잡고 바람같이 달려 顯玆武功(현자무공) : 이와 같은 무공을 드러내었도다 書誓山河(서서산하) : 글을 적어 태산과 황하에 맹세하고 啓土開封(계토개봉) : 땅을 열어 그분을 봉하였도다 미미丞相(미미승상) : 부지런하신 승상이시여 允迪前종(윤적전종) : 진실로 전대의 발자취를 밟으셨도다 渾渾長源(혼혼장원) : 웅혼히 흐르는 먼 근원 蔚蔚洪柯(울울홍가) : 세차게 뻗어가는 굵은 가지로다 群川載導(군천재도) : 여러 개울은 길찾아 갔고 衆條載羅(중조재라) : 뭇 잔가지들 퍼져 나갔도다 時有語묵(시유어묵) : 때에 따라 세상에 나오고 숨고 하여 運因隆와(운인융와) : 운은 그로 인해 오르내렸도다 在我中晉(재아중진) : 우리 동진에 와서 業融長沙(업융장사) : 대업이 장사공에서 이룩되었도다 桓桓長沙(환환장사) : 씩씩한 장사공이시여 伊勳伊德(이훈이덕) : 공훈 세우고 덕을 세우셨도다 天子疇我(천자주아) : 천자가 우리와 함께 하시어 專征南國(전정남국) : 오로지 남부 지방을 정벌하게 하였도다 功遂辭歸(공수사귀) : 공을 이루고 하직하고 돌아와 臨寵不특(임총불특) : 은총을 받으면아 어긋남이 없었도다 孰謂斯心(숙위사심) : 이러한 마음을 그 누가 생각하리 而近可得(이근가득) : 근래에 얻을 수 있다고 肅矣我祖(숙의아조) : 엄숙하도다, 내 조부께서는 愼終如始(신종여시) : 끝까지 신중함을 처음처럼 하셨도다 直方三臺(직방삼대) : 곧고 바른 삼대의 벼슬로 惠我千里(혜아천리) : 천리에 혜택을 받으셨도다. 於皇仁考(어황인고) : 아아 대단하구나, 어질었던 선고시여 淡焉虛止(담언허지) : 담담하고 허심하게 살아 寄跡風雲(기적풍운) : 자취를 풍운에 맡기셨도다 치玆온喜(치자온희) : 성냄과 기뻐함을 나타내지 않으셨으니 嗟余寡陋(차여과루) : 슬프도다, 나는 덕이 없고 비루하기만 하도다 瞻望不及(첨망불급) : 그분들 바라도 미치지를 못하니 顧慙華빈(고참화빈) : 다만 허연 귀밑머리 부끄러워 負影隻立(부영척립) : 그림자 등지고 홀로 서 있도다 三千之罪(삼천지죄) : 삼천 가지 죄 중에서 無後爲急(무후위급) : 자손 없음이 가장 다급한 것이도다 我誠念哉(아성념재) : 나는 정말로 염려하였더니 呱聞爾泣(고문이읍) : 응아하는 너의 울음소리 듣게 되었도다 卜云嘉日(복운가일) : 점치니 생일이 좋은 날이라 하고 占亦良時(점역량시) : 점괘에 생시도 좋도다 名汝曰儼(명여왈엄) : 너를 이름지어 <엄>이라고 하고 字汝求思(자여구사) : 너의 자를 <구사>라고 짓는다 溫恭朝夕(온공조석) :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화하고 공손해야 하나니 念玆在玆(념자재자) : 언제나 이 일을 생각하여라 尙想孔伋(상상공급) : 멀리 <공급>을 생각하고 庶其企而(서기기이) : 그분에 따라가기를 바라야 한다 려夜生子(려야생자) : 문둥이도 밤중에 아들 낳으면 遽而求火(거이구화) : 서둘러서 불을 찾는다 凡百有心(범백유심) : 모든 살마이 다 같은 마음 奚特于我(해특우아) : 어찌 홀로 나만이 그렇겠는가 旣見其生(기견기생) : 자식 난 것 보고서는 實欲其可(실욕기가) : 사실 그가 옳게 되길를 바란다 人亦有言(인역유언) : 사람들도 말했거니와 斯情無假(사정무가) : 이러한 마음에는 거짓이 없도다 日居月諸(일거월제) : 하루 지나고 한 달 가고 하는 사이에 漸免于孩(점면우해) : 점차로 어린 아이 면하게 될 것이로다 福不虛至(복불허지) : 행복이란 그냥 오지 아니하나니 禍亦易來(화역역래) : 재앙 또한 쉽게 닥친느니라 夙興夜寐(숙흥야매) : 일찍 일어나고 밤중에 잡들고 願爾斯在(원이사재) : 네가 이러한 인재 되기를 원하노라 爾之不才(이지불재) : 네가 인재가 못된다 해도 亦已焉才(역이언재) : 그 또한 어쩔 나는 어쩔 수 없도다 責子(책자 白髮被兩빈(백발피량빈) : 두 귀밑머리 다 백발 되고 肌膚不復實(기부불부실) : 살갗도 다시 펴지지 않는구나 雖有五男兒(수유오남아) : 비록 다섯 아들이 있어도 總不好紙筆(총불호지필) : 모두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오 阿舒已二八(아서이이팔) : 서는 벌써 열여섯 살인데도 懶惰故無匹(라타고무필) : 게으르기가 그지없고 阿宣行志學(아선행지학) : 선은 열다섯 살이 다 되는데도 而不好文術(이불호문술) : 공부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雍端年十三(옹단년십삼) : 옹과 단은 열세 살인데 不識六與七(불식륙여칠) : 육과 칠도 분간하지 못하네 通子垂九齡(통자수구령) : 통이란 자식은 아홉 살이 되어도 但覓梨與栗(단멱리여률) : 배와 밤만 찾는 먹통이라오 天運苟如此(천운구여차) : 하늘의 운수가 진실로 이러한데 且進杯中物(차진배중물) : 또 한잔 술이나 마시고 싶어라 시운(時運)- 邁邁時運(매매시운) : 계절은 흐르고 흘러 穆穆良朝(목목량조) : 화사란 좋은 아침이구나 襲我春服(습아춘복) : 봄옷 차려입고 薄言東郊(박언동교) : 동쪽 교외로 나가보자 山滌餘靄(산척여애) : 산에는 안개 걷히고 宇曖微소(우애미소) : 하늘에 엷은 구름 끼었구나 有風自南(유풍자남) : 바람은 남에서 불어 翼彼新苗(익피신묘) : 저 새싹을 튀우는구나 洋洋平澤(양양평택) : 넓은 호수에 출렁이는 물 乃漱乃濯(내수내탁) : 양치하고 발을 씻어본다 邈邈遐景(막막하경) : 아득한 먼 경치를 載欣載촉(재흔재촉) : 기꺼워 바라본다 稱心而言(칭심이언) : 내 마음을 말로 하면 人亦易足(인역역족) : 사람은 역시 쉽게 만족한다 揮玆一觴(휘자일상) : 이 한 들이키니 陶然自樂(도연자락) : 신나도 즐거워진다 延目中流(연목중류) : 물 가운데를 바라보니 悠悠淸沂(유유청기) : 기수처럼 아득하구나 童冠齊業(동관제업) : 아이와 어른 함께 공부하고 閒詠以歸(한영이귀) : 한가히 읊조리며 돌아온다 我愛其靜(아애기정) : 나는 그 고요함이 좋아 寤寐交揮(오매교휘) : 자나깨나 눈앞에 어련거린다 但恨殊世(단한수세) : 다만 한스러우니 나와 다른 세상 邈不可追(막불가추) : 멀어서 따라 잡을 수가 없구나 斯晨斯夕(사신사석) : 이 아침, 이 저녁을 言息其廬(언식기려) : 그집에서 쉬노라 花藥分列(화약분렬) : 꽃과 약초 나뉘어 줄잇고 林竹예如(림죽예여) : 숲과 대나무는 무성하구나 淸琴橫床(청금횡상) : 평상에 맑은 소리 거문고 있고 濁酒半壺(탁주반호) : 탁주는 반 병이나 있구나 黃唐莫逮(황당막체) : 황제와 요임금은 따라 갈 수 없어 慨獨在余(개독재여) : 감개하는 마음은 나에게만 있나보다 이거1(移居1) 昔欲居南村(석욕거남촌) : 옛적에 남촌에서 살고자하였으나, 非爲卜其宅(비위복기택) : 그 집을 선택함이 실수였도다. 聞多素心人(문다소심인) : 많은 심지가 질박한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듣고 樂與數晨夕(낙여수신석) : 자주 아침과 저녁을 함께 하기를 즐겼도다. 懷此頗有年(회차파유년) : 이렇게 생각하기를 여러 해가 되었으니 今日從玆役(금일종자역) : 오늘 마침내 이렇게 이루었네. 敞廬何必廣(창려하필광) : 누추한 집이 어찌 넓을 필요가 있을까 取足蔽床席(취족폐상석) : 평상과 돗자리를 가리면 족하리라 隣曲時時來(인곡시시래) : 이웃이 때때로 와서, 抗言談在昔(항언담재석) : 큰 소리로 옛 일을 이야기하네. 奇文共欣賞(기문공흔상) : 기이한 글은 함께 기뻐 즐기고 疑義常與析(의의상여석) : 의문이 있으면 항상 함께 풀어보리라 이거2(移居2) 春秋多佳日(춘추다가일) : 봄가을에 좋은 날이 많으니 登高賦新詩(등고부신시) : 높은 곳에 올라 새 시를 짓는다 過門更相呼(과문갱상호) : 문을 지나며 다시 서로 부르니 有酒斟酌之(유주짐작지) : 술이 있어 마시고자 한다 農務各自歸(농무각자귀) : 농사가 바쁜 철에는 각자 돌아가고 閑暇輒相思(한가첩상사) : 한가하면 문득 서로 생각하게 된다 相思則披衣(상사칙피의) : 서로 생각하면 곧 옷을 걸치고 言笑無厭時(언소무염시) : 말나누고 웃으며 싫을 때가 없다 此理將不勝(차리장부승) : 이런 이치가 장차 좋지 않겠는가 無爲忽去玆(무위홀거자) : 하는 일 없이 홀연히 여기에 이르렀다 衣食當須紀(의식당수기) : 먹고 사는 일은 마당히 중요하니 力耕不吾欺(역경부오기) : 힘써 경작을 하여 자신을 속이지 말자 答龐參軍(답방참군) 相知何必舊(상지하필구) : 아는 사이가 어찌 기간이 오래되어야만 하는가? 傾蓋定前言(경개정전언) : 친하고 위해주는 정도가 앞의 말을 결정해준다 有客賞我趣(유객상아취) : 내게 손님이 있어 항상 나의 취미를 칭찬해 주고 每每顧林園(매매고림원) : 매번 나의 나무숲 동산을 찾아준다 談諧無俗調(담해무속조) :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시나 속되지 않고 所說聖人篇(소설성인편) : 하는 말은 언제나 성인의 이야기였다 或有數斗酒(혹유수두주) : 혹 몇 말의 술이 있으면 閑음自歡然(한음자환연) : 한가롭게 마시며 스스로 즐거워했다 我實幽居士(아실유거사) : 나는 정말로 그윽한 곳에 사는 선비이니 無復東西緣(무부동서연) : 다시 여기저기 옮겨 다닐 일도 없다 物新人惟舊(물신인유구) : 물건 이처럼 새로운데 사람 오직 예스럽기만 하네 弱박夕所宣(약박석소선) : 보잘 것 없는 글쓰기는 저녁에 지을 만하니 情通萬里外(정통만리외) : 서로 생각하는 정은 만 리 밖까지 통하나 形跡滯江山(형적체강산) : 몸은 강과 산에 막힌다 君其愛體素(군기애체소) : 그대는 몸의 건강을 아껴라 來會在何年(래회재하년) : 우리의 만남은 어느 해에 다시 있을까 諸人共遊周家墓柏下(제인공유주가묘백하) 今日天氣佳(금일천기가) : 오늘 날씨가 좋아 청吹與鳴彈(청취여명탄) : 나무에 맑게 부는 소리와 울려 퉁겨오는 소리에 感彼柏下人(감피백하인) : 저 잣나무 아래 무덤에 묻힌 사람을 느끼나니 安得不위歡(안득불위환) : 어찌 기쁨이 되지 않겠는가 청歌散新聲(청가산신성) : 맑은 노래가 새로운 소리 질러보고 綠酒開芳안(녹주개방안) : 맑은 술을 마시고 기쁜 얼굴을 지어본다 未知明日事(미지명일사) : 내일 일어날 일을 아직 알지 못하나 余襟良已탄(여금량이탄) : 나의 마음속을 이미 다 털어버렸다 乞食(걸식) 饑來驅我去(기래구아거) : 굶주림이 찾아와 나를 몰고 가지만 不知竟何之(불지경하지) : 끝내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알지 못 하네. 行行至斯里(행행지사리) : 걷고 또 걸어 이 마을에 이르러 叩門拙言辭(고문졸언사) : 문을 두드리고는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主人解余意(주인해여의) : 주인은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遺贈豈虛來(유증기허래) : 나에게 남겨 주니 어찌 헛되이 온 것인가 談諧終日夕(담해종일석) : 이야기하며 놀다가 낮부터 저녁까지 보내고 觴至輒傾杯(상지첩경배) : 술잔이 내게 이르면, 문득 술잔을 기울인다 情欣新知歡(정흔신지환) : 마음속으로는 새로 사귄 친구를 기뻐하고 言詠遂賦詩(언영수부시) : 말을 길게 읊으며 마침내 시를 짓는다 感子漂母惠(감자표모혜) : 자네 그 옛날 한신 빨래하는 어머니 은혜에 감복하나 愧我非韓才(괴아비한재) : 내가 그것을 갚은 한신의 재주 없음이 부끄럽다 銜戢知何謝(함집지하사) : 이 고마움을 머금고 거두어 어떻게 감사해야 하는지 冥報以相貽(명보이상이) : 내가 죽어서라도 갚아 드리리라 遊斜川(유사천 開歲숙五日(개세숙오일) : 해가 바뀌어 오늘이 벌써 오일이 지났다 吾生行歸休(오생행귀휴) : 나의 인생도 이렇게 살다가 돌아가게 되리라 念之動中懷(념지동중회) : 이런 일을 생각하면 내 마음 속이 울렁거려 及辰위자遊(급진위자유) : 때가 되면 이런 놀이도 하게 되는 것이다 氣和天惟澄(기화천유징) : 기온은 고르고 하늘은 맑기만 하다 班坐依遠流(반좌의원류) : 흐르는 강물 가에 자리를 나누어 잡고 앉는다 弱湍馳文방(약단치문방) : 약한 물살에는 번쩍이는 방어가 달리고 閒谷矯鳴鷗(한곡교명구) : 한가로운 골짜기에는 우는 갈매기가 높이 오른다 형澤散游目(형택산유목) : 멀리 보이는 못에 눈길을 보내고 緬然제曾丘(면연제증구) : 면연이 증구에 한눈이 팔린다 雖微九重秀(수미구중수) : 비록 구중궁궐의 수려함은 없어도 顧瞻無匹주(고첨무필주) : 살펴보면 이에 짝할 만한 무리는 없을 것이다 提壺接賓侶(제호접빈려) : 술병을 가지고와 친구들과 마주하여 引滿更獻酬(인만경헌수) : 가득히 불러 다시 술잔을 주고받네 未知從今去(미지종금거) : 지금 이 시간이 가버리는 것을 알지 못하니 當復如此不(당부여차불) : 마땅히 이 같은 즐거운 일 다시 없을 것이다 中觴縱遙情(중상종요정) : 술잔이 한 참 무르익으면 비록 아득한 정이 있어도 忘彼千載憂(망피천재우) : 저 천년의 근심을 잊게 한다 且極今朝樂(차극금조악) : 오늘 아침의 즐거움 장차 다 누려서 明日非所求(명일비소구) : 내일 다시 구할 바가 아니다 九日閑居(구일한거) 世短意긍多(세단의긍다) : 인생은 짧고 뜻은 항상 많으니 斯人樂久生(사인악구생) : 이 사람도 오래 사는 것을 좋아한다 日月依辰至(일월의진지) : 일월은 때맞춰 다가오고 거俗愛其名(거속애기명) : 온 세상에서는 중양절이란 이름을 좋아한다 露처暄風息(로처훤풍식) : 이슬은 차가우니 따뜻한 바람은 그치고 氣澈天象明(기철천상명) : 공기는 맑고 하늘도 밝아진다 往燕無遺影(왕연무유영) : 가버린 제비는 그림자도 없고 來雁有餘聲(래안유여성) : 날아오는 기러기 그 소리가 들린다 酒能祛百慮(주능거백려) : 술은 온갖 걱정 물리치고 菊위制頹齡(국위제퇴령) : 국화는 나이를 억제시켜준다 如何蓬廬士(여하봉려사) : 그러나 오두막집 가난한 선비는 어찌하랴, 空視時運傾(공시시운경) : 시대가 기울어져가는 것을 헛되이 보는 것을 塵爵恥虛뢰(진작치허뢰) : 속세의 천한 선비 술잔이 빈 것이 부끄럽고 寒華徒自榮(한화도자영) : 한화 즉, 국화는 헛되이 스스로 성하다 감襟獨閒謠(감금독한요) : 옷깃을 여미고 혼자 한가히 노리를 부르니 緬焉起深情(면언기심정) : 끝없이 깊은 생각 일어나는구나 棲遲固多娛(서지고다오) : 숨어사니 정말 즐거움이 많고 淹留豈無成(엄류기무성) : 머물러 오래 사니 어찌 이루는 것이 없을까 停雲(정운) 靄靄停雲(애애정운) : 어둑한 구름 몽몽時雨(몽몽시우) : 보슬보슬 내리는 때맞춘 비 八表同昏(팔표동혼) : 온 세상이 동시에 어둑하고 平路伊阻(평로이조) : 편편한 길도 위험하다 靜寄東軒(정기동헌) : 조용히 동헌에 기대어 春료獨撫(춘료독무) : 봄 막걸리 술을 혼자 마신다 良朋悠邈(량붕유막) : 좋은 친구 아득히 멀리 있어 搔首延佇(소수연저) : 머리를 긁으며 우두커니 바라본다 停雲靄靄(정운애애) : 하늘의 구름은 어둑하고 時雨몽몽(시우몽몽) : 보슬보슬한 내리는 때맞춘 비 八表同昏(팔표동혼) : 온 세상이 동시에 어둑하고 平陸成江(평륙성강) : 평평한 육지가 강이 되었다 有酒有酒(유주유주) : 술이 있고 또 술이 있으니 閒음東동(한음동창) : 동창에서 한가로이 술을 마신다 願言懷人(원언회인) : 사람이 그립다 말하고 싶어 舟車靡從(주차미종) : 배도 수레도 따르는 이 없다 東園之樹(동원지수) : 동쪽 동산의 나무 枝條再榮(지조재영) : 가지와 줄기 다시 무성하다 競用新好(경용신호) : 다투어 새것 좋은 것을 쓰서 以怡余情(이이여정) : 내 마음을 기쁘게 한다 人亦有言(인역유언) : 사람들은 또 말 한다네 日月于征(일월우정) : 세월은 가는데 安得促席(안득촉석) : 어찌 자리를 재촉하여 說彼平生(설피평생) : 저 평생을 말하려는가 翩翩飛鳥(편편비조) : 펄펄 나는 새 息我庭柯(식아정가) : 우리 뜰의 나무 끝에 쉰다 감핵閒止(감핵한지) : 죽지를 내리고 한가히 앉았으니 好聲相和(호성항화) : 좋은 소리 서로 즐기니 豈無他人(기무타인) : 어찌 다른 사람은 없을까 念子實多(념자실다) : 그대를 생각하는 일 정말 많도다 願言不獲(원언불획) : 말해도 얻지 못한다고 하니 抱恨如何(포한여하) : 한을 품어본들 어찌하랴 七月夜行江陵途中作(칠월야행강릉도중작) 閑居三十載(한거삼십재) : 한가하게 살아오기 삼십년 遂與塵事冥(수여진사명) :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게 되었소 詩書敦宿好(시서돈숙호) : 시서는 오랜 동안의 멋을 풍부하게하고 林園無俗情(임원무속정) : 산림은 속기를 없애준다 如何捨此去(여하사차거) : 어찌하여 이곳을 버리고 떠나 遙遙至南荊(요요지남형) : 멀리 남형 땅에 이를까 叩설新秋月(고설신추월) : 노를 저으며 가을 달 새롭게 보며 臨流別友生(임류별우생) : 강물을 앞에 두고 친구와 이별한다 양風起將夕(양풍기장석) : 싸늘한 바람 저문 저녁에 일어 夜景湛虛明(야경담허명) : 밤 풍경, 고요하고 밝음을 즐긴다 昭昭天宇闊(소소천우활) : 밝고 맑은 하늘은 넓고 효효川上平(효효천상평) : 질펀한 냇물은 고요하다 懷役不遑寐(회역불황매) : 일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아 中宵상孤征(중소상고정) : 방이 깊어도 외로이 길을 간다 商歌非吾事(상가비오사) : 벼슬하는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 依依在우耕(의의재우경) : 의연히 밭 갈며 살아가리라 投冠旋舊墟(투관선구허) : 벼슬을 던지고 옛 마을로 돌아오니 不위好爵영(불위호작영) : 벼슬하기 좋아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養진衡茅下(양진형모하) : 초가집 아래서 참됨을 기르나니 庶以善自名(서이선자명) : 자신의 이름을 잘 지켜나가기를 바라네 飮酒(음주) 羲農去我久(희농거아구) : 복희씨와 신농씨는 우리시대로부터 멀어 거世少復진(거세소부진) : 온 세상 사람들 참됨을 회복하려는 사람은 적어라 汲汲魯中수(급급로중수) : 노나라 노인 공자께서 애쓰시어 彌縫使其淳(미봉사기순) : 기워서 그것을 순박하게 하시었다 鳳鳥雖不至(봉조수불지) : 봉황새는 비록 날아오지 않았지만 禮樂暫得新(례악잠득신) : 예악이 잠시나마 새로워질 수 있었다네 洙泗輟微響(수사철미향) : 공자의 가르침은 그 영향이 약해져 漂流逮狂秦(표류체광진) : 미친 진나라까지 떠내려 왔다 詩書復何罪(시서부하죄) : 시서는 또 무슨 죄가 있어 一朝成灰塵(일조성회진) : 하루아침에 재와 티끌이 되고 말았던가 區區諸老翁(구구제로옹) : 구구한 여러 노인들 위事誠殷勤(위사성은근) : 일을 하심에 정말 은근하시었구나 如何절世下(여하절세하) : 오랜 후대에는 어떠하였는가 六籍無一親(륙적무일친) : 육경 주에서 익히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네 終日馳車走(종일치차주) : 종일토록 수레를 몰고 달려보지만 不見所問津(불견소문진) : 나루터를 묻는 공자의 무리들을 보지 못한다 若復不快음(약부불쾌음) : 만약 다시 흔쾌히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공부두상건) : 공연히 머리에 쓴 두건을 저버리는 것이라 但恨多謬誤(단한다류오) : 다만 그릇됨이 많음을 한탄하노니 君當恕醉人(군당서취인) : 그대는 마땅히 술 취한 이 몸을 용서 하게나 謝薖(사과) 陶淵歸去심陽曲(도연귀거심양곡) : 도연명이 심양의 고향 마을로 돌아가니 杖藜蒲혜巾一幅(장려포혜건일폭) : 명아주 지팡이에 부들 신 신고 건을 썼네 陰陰老樹顚黃리(음음로수전황리) : 그늘짙은 고목에 꾀꼬리 가지 끝에 놀고 艶艶東籬粲霜菊(염염동리찬상국) : 동족 울타리엔 서리 맞은 국화가 곱다 世紛無盡過眼空(세분무진과안공) : 세상 어지럽지만 눈앞 지나면 빈 것 되나니 生不事豊隨意足(생불사풍수의족) : 생업 부족하나 자신의 뜻에 만족하게 산다네 廟堂之資老蓬필(묘당지자노봉필) : 조정 일할 재주와 풍채, 초라한 집에서 늙어 環堵蕭條僅容膝(환도소조근용슬) : 흙담 쓸쓸히 몸 하나 사는 초라한 공간; 大兒頑鈍懶詩書(대아완둔라시서) : 큰 아들 우둔하여 글 읽기를 게을리 하고 小兒嬌癡愛梨栗(소아교치애이률) : 작은 아들 어리석어 배와 밤을 찾는다네 老妻日暮荷鋤歸(노처일모하서귀) : 해 지자 늙은 아내 호미 메고 돌아오니 欣然一笑共蝸室(흔연일소공와실) : 기뻐 한 바탕 웃으며 좁은 방을 함께한다 아詩未遺愁肝腎(아시미유수간신) : 시 읊어도 뱃속 시름 다 쫓아내지 못하여 醉裏呼兒供紙筆(취이호아공지필) : 취하면 아이 불러 종이 붓 가져오라 하네 時時得句輒寫之(시시득구첩사지) : 때로 싯귀를 얻으면 곧바로 적어놓았으니 五言平淡用一律(오언평담용일률) : 다섯 귀는 평담한데 같은 운자 쓴 시라네 田家酒熟夜打門(전가주숙야타문) : 농사 집에 술 익어 밤에도 문 두드리니 頭上自有록酒巾(두상자유록주건) : 머리 위에는 항상 술 거르는 건이 있다네 老農時問桑麻長(노농시문상마장) : 늙은 농부에 때로 뽕나무 삼나무 자란 것 물으며 提壺설합來相親(제호설합래상친) : 술병과 술통을 가져 와 서로 어울리네 一樽徑醉北窓臥(일준경취북창와) : 한 통 술에 취하여 북창에 누우니 蕭然自謂羲皇人(소연자위희황인) : 소연하게 스스로 옛 사람이라 부른다 此公聞道窮亦樂(차공문도궁역락) : 공은 바른 도를 알아 궁해도 즐거워하고 容貌不枯似丹渥(용모불고사단악) : 용모 초췌하지 않고 붉은 물을 들인 듯 하네 儒林紛紛隨혼濁(유림분분수혼탁) : 선비들은 어지러이 더러운 것을 쫓아가니 山林高義久寂寞(산림고의구적막) 산속의 높은 뜻 오랫동안 듣지도 못하겠네. 假令九原今可作(가령구원금가작) 만약 죽음에서 지금 공을 살려올 수 있다면 擧公藍輿也不惡(거공남여야불오) 공의 수레 메게 되어도 나는 싫지 않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