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라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메이허, 김경숙, 미래북, 1만4000원)=처칠 어록 중 하나다. 어떤 노인이 죽기 전에 남긴 말은 우리가 늘 달고 사는 걱정이 쓸데없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걱정과 이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걱정을 내려놓는 것이다. 걱정은 우리가 가진 굳은 믿음을 무너뜨리고 삶의 변화를 막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당신을 위한 31가지의 설루션이 이제 당신을 지긋지긋한 걱정으로부터 탈출시켜 줄 것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 문학동네, 1만3500원)=소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닿는 데에 성공한 소설가 최은영이 두 번째 소설집을 냈다.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다짐에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마음, 그 마음으로 바라보며 왔다’는 단단한 다짐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은영다운 일곱 편의 이야기가 기다림에 응답한다. 최은영이 들여다보는 곳은 바로 그 취약한 마음의 고리들이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문장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소설을 쓰는 작가’로 인정받는다.
어둠이 오기 전에(사이먼 피츠모리스, 정성민, 흐름출판, 1만2000원)=2017년 에든버러국제영화제와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영화 ‘어둠이 오기 전에’의 원작이다. 35살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사이먼 피츠모리스는 몸이 서서히 굳어 호흡조차 할 수 없게 되는 희귀질환 '운동뉴런증'에 걸렸다는 선고를 받는다. 피츠모리스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이 회고록을 완성했다.
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 문학동네, 1만2000원)=2016년 제7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두 번째 소설집.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제33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금희는, 이제 명실상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가 되었다. 이 소설집에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9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문학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소설쓰기의 왕성함, 기대감도 한껏 느낄 수 있다.
영화 이론 입문(정영권, 한울엠플러스, 2만8000원)=영화전문지 기자 출신으로 단국대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교수를 지내고 한국영화학회 학술이사를 맡은 저자가 주요 영화 이론의 흐름을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7월까지 EBS TV ‘시네마 천국’ 한 코너로 방영된 '시네마 아카데미'를 위해 집필한 방송 초고를 심화해 완성했다.
바깥은 여름(김애란, 문학동네, 1만3000원)=2017년 여름에 출간된 이후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고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사랑받아온 소설이다. 새장이 그려진 소프트 커버를 벗겨내면 조금 더 선명한 하늘빛과 함께 새장에서 자유로워진 작은 새가 우리를 반긴다. 환한 바깥과 다르게 눈이 내리는 스노볼 속에 있는 듯 제자리에 멈춰 선 소설 속 인물들이 독자를 만난다. 조금씩 걸음을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새로운 디자인의 소설이다.
재즈를 듣다(테드 지오이아, 강병철, 꿈꿀자유, 4만원)=재즈계 불후의 명곡 252곡을 소개한다. 원곡이 수록된 뮤지컬이나 영화, 연주자들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는 물론 널리 사랑받는 노래가 되기까지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한 곡 한 곡 소개가 끝날 때마다 추천 녹음 목록이 나오는데, 유튜브에 곡목과 연주자만 검색하면 간단히 들을 수 있다. 강병철은 소아과 전문의 출신으로 PC통신 시절부터 재즈 칼럼을 쓰고 있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페터 비에리, 문항심, 은행나무, 9000원)=스위스 출신의 독일 철학자이자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유명한 소설가 페터 비에리(74)의 새 책이다. 전작 삶의 격, 자기 결정, 자유의 기술 등으로 인간다운 삶을 성찰해 온 그가 이번에는 교양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교양은 돈이나 권력, 사회적 인정 같은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유용성을 포함하지 않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정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