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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스크랩 튀니지 천일야화 -53> 백수건달 패믈리
LoBo 추천 0 조회 83 15.05.09 09:58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점심식사 후 디저트도 꼭 챙겨 먹어야 진정한 백수.

근처 가페에 들어갔다. 민트 티 하나 시켜놓고 바깥 테이블에 앉았다  

실내 담배연기도 어느정도 피할수 있고 거리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추워도 나오는게 좋다,

 

 

 

 0.4 dinar (240 원)

 

튀니지 카페엔 꼭 화로가 있다. 시샤 손님을 위해선 숯불이 꽤 많이 필요 하기 때문이다.

웨이터가 수시로 불을 살피고 뒤적거리고 연신 퍼 나르고, 탁자위에 재털이... 담배 유혹이 강렬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웨이터에게 카페라떼를 추가로 주문하며 까치담배 하나 팔으라고 했더니 "  옆에 가서 사서 펴라 " 는 것이다.

귀찮아 포기하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동네 청년이, 자기가 사다 준다고 한다.

 

1 dinar 동전을 하나 줬더니 금방 갔다 오긴 했는데 ROYALE 브랜드 담배 딱 두개 주고 끝. 보통 한개피에 0.2 정도 하니까 잔돈이 있을텐데 그냥 띵겨 먹은건가 ? 그랴 그냥 수고비 준셈 치자.

 

자기들 사진을 찍어 달래더니 합석하잔다. 내 탁자위에 건 자기들이 다 옮겨 주었다,

  사진 왼편의 덩치가 32살의 네빌. 중국여자친구가 있고, 지금껏 일없어 카페만 전전한다고...

  오른쪽 후드티 입은 애가 20살의 하쎌. 영어가 어느정도 가능하다

  하쎌바로 옆에 염소수염 기른 애가 24살  조제프.

이상이 타바르카 동네 백수건달들 ㅋㅋ

 

내 폰구경,  내 직업, 통신사 이야기, 자기네 직업없음 등 이런 저런 이야기.

기회보다가 말을 툭 던졌다,

"  너네 스쿠터 있냐 ? "

당연한 듯 있단다.

"  제노바성까지 나 뒷자리 태우고 갔다 오자. 돈 줄께 ! "

그랬더니 15 dinar 를 부른다. 그것도 깎아주는 거라며. 그래서 난 5 를 생각한다고 일찌감치 잘라버렸다.

네빌이 스쿠터를 수배한다고 동네로 들어갔다 오더니 ' 5분만 기다리라 '고 한다. 5분이 더 지나도 아무도 안 오자 이번엔 차로 가잔다.

"  5 dinar 면 아무거라도 상관없다 " 고 했더니 또 수배하러 골목안으로 사라졌다.

 

 1954년 튀니지발행 우표

 

조제프가

"  우리 여기 다 Family 됐으니 2 dinar 만 줘 담배 사피게 "

아까 네빌이 자기 피던 거까지 줘서 2개피 반을 피운 터라 난 됐다고 했는데도  

" ... 1 dinar 만 "  이런다.  그래서 단호하게

"  No, 조제프 ! " 했더니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인간이란걸 알고 지들끼리 ' no 조제프 ' 를 읊조리며 단념한다.

그 사이에 아프리카 콩고 출신이라고 또 한 청년이 합류했다,

 

승용차 한대가 카페앞에 멈추더니 네빌이 조수석에서 날 부른다. 짜식, 멋진 차를 수배해 왔다,

하쎌에게 " 갔다올테니까 기다려 ! "  하고 내가 조수석으로, 네빌은 뒷자리로 바꿔타고 출발 !

 

제노바성이 있는 저 산은 원래 섬이었다.

프랑스식민지 시절 400 m 의 Causeway (뚝길)을 만들어 육지랑 붙여 버렸다. 그 뚝길을 달린다.

 

별로 왕래가 없는지 모래더미에 웅덩이에 ...길은 개판

 

네빌이 먹던 샤와르마를 건네준다. 얘는 덩치 안맞게 잔정이 많다. 피던 담배도 주고 먹던 음식도 주고...

다른때 같으면 성의를 봐서 한 입 먹었을텐데 밥먹고 차 두잔 마시고 계속 앉아 있었더니 더부룩해서 사양했다.

 

 

제노바성 올라가는 길은 켈리비아 fort 가는 길이랑 비슷한데 좀 더 멀고 험하다. 걸어 올라가긴 좀 째다.

 

올라 갈수록 전망이 끝내준다

 

 

산위엔 차를 돌릴수 있는 조그만 공터가 있다. 자가용운전수에게 ' 5분만 기다려 달라, 금방 사진 찍고 오겠다 '고 하고 올라간다.

아랍 대가족이 소풍을 왔다

 

네빌이 날 뒤따라왔다,

더 가면 멋진 풍광이 있다고 하길래 운전수에게 5분 있다 간다고 했다고 하니 괜찮단다

 

성벽아래 조그맣게 뚤린 터널을 지나 성 옆으로 더 올라간다

 

 

 

바위위에 쇄기 스타일로 견고하게 세워진 요새. 제노바성 (Genoese fort)

철옹성이란게 이런 거구나 !

 

네빌에게 담배값을 물어보았다.

말을 들어보니 ROYALE 담배가 비싼 축에 끼는 것이었다. 한 갑에 6 dinar (3,600 원) 한 개피에 0.3 하는 폭이니 아까 까치담배 두개피가 황당한 건 아니였다 

 

 

 

 

 

네빌이 가슴이 탁 트이는 망망대해까지 날 안내했다. 비스듬히 깎인 바위절벽을 보며

"  너 어렸을때 여기서 놀았겠다 ? " 했더니

"  다이빙해서 저기까지 헤엄쳐 갔다 " 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성안을 들어가 보고 싶은데 문이 닫혀 있다.

경찰이 있다고 네빌이 말했다. ' Garde Nationale ? ' 했더니 그렇다고...

 

 

독일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데. 네빌이 자기가 독일어도 잘 한단다. 

' 한번 해봐 ' 했더니 독일어를 곧잘 중엉거렸다.

 

 

 

 

"  아까 조제프가 담배 값 좀 달래서 내가 돌아가 담배 사줄려고 가격을 물어본거야 " 했더니

네빌이 손가락을 비비는 시늉을 하며, 조제프가 자기 ' 아미 ' 란다. 그게 모냐고 물으니... 몽 아미 (mn ami)

아 ~ 모나미. 친구 !  여기는 나이 불문, 백수끼리는 형동생도 없다 다 친구다.

 

오른편으론 오전에 다녀온 바늘바위쪽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조금만 더 걸어갔으면 원형극장이었는데... 그나마 여기서 볼수 있어서 다행이다,

 

 

 

팽귄들이 추위를 피해 모여있듯 아랍가족이 빙 둘러 앉아 뭘 먹고 있다. 꼬맹이가 찡얼대자 한 남자가 달래고 있다

 

5분 걸린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20분만에 차로 돌아왔다.

 

 

 

 

 

 

 

 

 

 

따바르카 항이 내려다 보인다.

여기가 한국이랑 이외로 인연이 깊은게, 20년전인 1995년 동원참치 어선이 이 항에 나포 ,억류 되었고 10년전인 2005년엔 한국 뽕나무 5만 그루가 이 항구를 통해 따바르카 주변 땅에 심어졌다, 튀니지가 실크를 많이 소비하는 나란데 전량 수입에 의존하니까 국산뽕나무를 심어 누에를 키우고 실크 산업의 국산화를 도와 주겠다는 취지다. 지금 튀니지 여자들이 히잡으로 두르고 다니는 비단 스카프가 다 한국산 뽕이라는 ㅋㅋ

 

 

 

 

 

 

 

 

 

"  호텔로 데려다 줄까 ? "

"  아니, 카페로 가자 ! "

아까 한국돈 환율 이야기하며 내 숙소를 묻길래 알려줬었다

 

카페로 돌아오는 길에, 어디론가 가고 있는 하쎌과 콩고를 만났다. 이젠 Family 됐다고 서로 반갑게 손 흔들며, 카페로 오라고 했다.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 5 dinar 를 누굴 줄까 ? ' 네빌에게 물으니 운전수에게 직접 주라고 한다.

사실 5 dinar (3,000 원) 은 여기서 한끼 밥값밖에 안되는 적은 돈이다, 기름값고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들이 날 배려한 것이다.

 

원래 앉아있던 자리에 앉자 하쎌과 콩고가 이내 돌아왔다. 조제프는 어디갔다가 금방 온다고 한다

한값을 살까 하다가 그건 오버인거 같고... 하쎌에게 2 dinar 를 주며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 담배 4개피를 살짝 쥐고 재깍 뛰어 왔다, 네빌과 하쎌에게 하나씩 피라고 주고 징징대던 조제프거 하나 남겨놓고 내꺼 하나. 콩고건 없다고 했다. 난 나중에 피우다 오늘 많이 핀거 같아 반쯤 남은 걸 네빌과 하쎌에게 피울거냐고 물으니 둘다 목을 쥐고 됐단다. 콩고 주니 넙죽 받아 맛있게 핀다

 

조제프 줄 담배 한개피를 앞에 놓고 백수건달 넷이 카페에 죽치고 않아

맞은편 식당에 엉덩이 빵빵한 유부녀와 지나가는 얼굴 반반한 여자들을 낄낄대고 감상하며 오후시간을 보냈다,

 

잠시후 네빌이 자러 간다고 하고 가고, 하쎌과 콩고도 더 앉아 있다가 " 지금 몇시냐, 이제 모 할거냐 ? " 묻길래 " 지금 4신데 5시까지 있다가 호텔로 돌아갈까 한다 " 고 했더니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혼자 앉아 거리 구경을 하고 있으니 동네 백수 남자들을 다 알거 같다.

그사람이 그사람이고 온사람이 또 오고 한사람이 왔다갔다 하고 남자들끼리 반갑게 인사하고 악수하고 빰을 맞대고 껴안고 ... 

 

조제프가 안 와서 남은 담배를 내가 피고 일어났다.

로터리까지 나왔다. 한결 찐해진 저녁 햇살 아래 동네 모든 백수남자들이 나와 있다. 화단과 나무밑, 로터리 주변에 우두커니 앉아 볕을 쬐고 있다. 그 광경이 무서울 정도였다. 튀니지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한 하비브 부르기바가 실업자로 넘쳐나는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아까 하쎌의 푸념댈 튀니지 것은 없다. 사회가 제대로 돌지를 않는다

 

로터리에 문방구가 있다

 

안을 기웃거리다 손님이 빠질때쯤 들어갔다.

볼펜 있어요 ? 

문방구 나이든 아줌마가 영어를 기똥차게 잘 했다,  무슨 색 ?   파랑이나 블랙이요 !

이것저것 꺼내 보여주는데 Bic 과 또 하나. 싸 보이는걸 집었더니 1 dinar 란다. Bic 은요 ?  0.4 dinar (240 원)

" Bic 이 더 싸네요 ?  " 했더니 1 dinar 짜리가 더 잘 써진다고 쓱쓱 종이에 그려본다.

 

Bic 을 횡재했다,

한국에선 인터넷으로 아무리 싸게 사도 택배 포함하면 한자루에 500 원은 족히 줘야 한다

 

로터리 벤치에 한참 앉아 있다가 숙소쪽으로 가는데 마트옆에서 동네 백수 건달들이 " Chinese ? " 하며 반갑게 부른다.

몇번 봤다고 친한 척은 ~ 하긴 심심한 동네에 new-face 가 돌아 댕기니 재밌기도 하겠다,

 

카페옆 sweet 파는 가게에 손님이 꿀벌떼처럼 모여 있어서 가봤더니 후리카세를 파는 것이 아닌가

두개를 주문하고 10 dinar 지폐를 내려다 써진 가격표를 보니 하나가 0.4 dinar (240 원)  볼펜 한자루 값이다. 진짜 싸다.

 

그거 두개 담은 비닐봉지를 쫄레쭐레 흔들며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 5시 밖에 안됐는데 할일이 없다. 나도 어쩔수 없는 백수가 됐다.

 

손 닦으려고 수도물을 틀었는데 찬물이 안나온다. 뜨거운 물은 잘 나온다.

참 가지가지 한다. 찬물엔 어찌어찌 샤워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이 뜨거운 물로는 도저히... 머리통이 다 익어버릴거 같다

 

당황해서 후리카세 두개를 책상에 앉아 뱃속에 숨겨 버렸다. 하리사를 좀 더 바르고 아까 사자마자 먹었음 더 맛있었을 듯.

물은 오렌지 하나로 대체했다

 

이번 여행에선 볼펜을 몇개나 쓰고 버리는지, 싸구려 중국제라 잉크가 조금만 들어 있어서 몇 페이지만 써도 다 닳아버린다.

내일 갈 비제르트의 명소를 카메라에 입력해 놨다,

 

7시가 됐는데도 찬물이 아직도 안 나온다. 프런트에 내려가 불러 봐도 아무도 없다. 혹시 몰라 식당 화장실 물을 틀어보니 거기엔 찬물이 잘 나온다.

다시 로비로 나오자 프런트에 한 남자가 있길래 물어보았다. 뭘 고친다고 2시간후엔 된단다.  내가 Please ~ 하니 알아듣고 웃는다.

모든 방이 다 그러냐니 그렇다고 한다.

양치는 했는데... 잘못하면 씻지도 못하고 자겠군 !

 

다행히 9시가 안되어 찬물이 나왔다. 과일 씻어 놓고 깨알딱 벗고 욕조로 들어가 물을 받는데... 물 색깔이 점점 이상해진다.

놀라서 얼른 나와 보니... 기가 막혀서 ! 나중엔 이물질도 나왔다.

 

세면대도 마찬가지다. 물을 계속 흘려보내니 조금 연해지긴 했어도 도저히 씻을수 있는 물이 아니였다.

한 7,8 급수 되는 듯.

그냥 욕실 불 끄고 문 닫고 나왔다, 다른 방에서 열심히 빼 쓰길 바라며... 

 

 

오랜만에 TV다운 TV가 나온다

 

프랑스 채널을 보고 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저들이 프랑스인인지 튀니지인인지 알제리인인지 이탈리아인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나라를 가보면 수준차이가 그렇게 날수가 없다. 그런거 보면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와 토양이 중요한 요인인가 ?

영국 채널을 보고 있다. Richard Hammond 가 진행하는 Science of stupid 가 National geographic AB Dhabi 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영국이 경쟁력 없는 제조업을 버리고 과감히 선택한 금융과 문화산업. 해리포터, 뮤지컬, 방송 콘텐츠...참 대단한 놈들이다.  

<인용사진>

 

 

밤 11시에 어찌어찌 샤워를 성공했다.

12시쯤에 카톡 넣어 놓고 살짝 잠이 들었는데 현주가 계속 놀자고 ' 카톡 ! 카톡 !' 뻐꾸기를 날린다.

무시하다가 3번째는 어쩔수 없이 확인하고 수다를 떨다보니 1시를 넘기고 있다.

 

 

 

오늘 지출 :   샤와르마      3.5

                  민트티         0.4

                  담배            1.0

                  카페오레      0.8

                  차량 대절     5

                  담배 4개       2.0

                  차               0.4

                  볼펜            0.4

                  후리카세      0.8                    합  14.3  dinar  (8,58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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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5.09 20:08

    첫댓글 튀니지...하믄.
    어쩔수 없이 쓸쓸해지는건 흠...

  • 작성자 15.05.09 20:19

    녹물 나올땐 참 깝깝하더라구요

  • 15.05.10 23:03

    명동 한복판 빌딩에서
    영국, 스웨덴 소녀의 주소와 소개편지를 전달 받고,
    그 옆, 중앙우체국에서 우표를 전지째 사모았던
    시절이 내게 있었지~^

    오랫동안 펜팔을 했던
    그 소녀들도 이제는 50대 중년이 됐으니
    은퇴를 했으려나 아직도 일을 하고 있으려나...

    참, 몇 년 동안 용돈 안 쓰고
    사모은 내 우표와 동전들이 어딨더라~^^

  • 작성자 15.05.10 08:20

    저도 어렸을때 미국 메릴랜드 소녀랑 펜팔하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 15.05.10 21:22

    지기님도 펜팔 세대?
    국내 및 해외 펜팔에 열중하던 중고딩 시절이 그립군요.

  • 15.05.10 23:09

    @해오름
    네~ 교수님...
    중학생 때부터 몇 년 편지가 오가고
    스웨덴 친구는
    우리 집에도 놀러왔던 기억이 있네요.
    대학생활을 하면서
    그 친구들과 소원해진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 15.05.10 07:14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이 있는데
    님은 거의 튀니지에 차츰 동화되고 있어요
    하루 빨리 귀국을 하심이......ㅎㅎㅎ

  • 작성자 15.05.10 08:21

    원래 그럴 의도였는데 가야국님이 보시기에 그러하시다니 성공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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