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1주일 전부터 탄수화물 조금씩 자주 섭취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식이요법이다.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 등 한국 마라톤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이 식이요법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이 많이 궁금해하고 있다.
식이요법은 80년대 일본 선수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으로 ‘한국마라톤의 대부’인 고 정봉수 코오롱 감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회 앞두고 탄수화물 섭취 늘려야
원리는 간단하다.
체력 소모가 많은 마라톤 풀코스를 소화하려면 체내에 탄수화물량이 많아야 한다.
탄수화물을 한 번에 많이 저장하기 위해 일단 체내의 탄수화물을 완전히 고갈시킨 후 인체가 탄수화물을 필요로 할 때 집중적으로 먹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따라서 대회 4∼6일 전부터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먹지 않으면서 체내 탄수화물을 고갈시킨다.
보통 9끼에서 12끼까지 한다(이때 선수가 가장 힘들어한다).
이후 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면 체내 탄수화물 수용치가 최대로 증가한다.
이봉주 파워의 원천이 ‘짜파게티’라고 보도된 것도 이 기간에 짜파게티를 즐겨 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이요법은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황영조, 이봉주 등 체력이 좋은 선수들의 경우 효과가 있지만 스피드 위주의 아프리카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의 우려가 더 높다.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케냐의 폴 터갓 같은 아프리카 선수들은 식이요법을 하지 않는다.
보통 유럽과 한국, 일본 선수들이 즐겨 사용한다.
효과가 좋다고 해도 일반 동호인들이 풀코스를 앞두고 엘리트 선수와 같은 식이요법을 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약식 식이요법’을 권하고 싶다.
탄수화물 섭취를 갑자기 중단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으므로 대회 1주일을 앞두고 육류 대신 탄수화물이 든 음식을 의도적으로 많이 섭취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다.
절대 과식해서는 안 된다.
탄수화물 섭취를 늘린다고 식사량이 많아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레이스를 앞두고 ‘조금씩 자주’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은 체급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금기시하거나 무조건 복용해야 하는 음식은 없다.
평소에 골고루 영양 섭취를 하는 게 가장 좋다.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충분한 ‘철분’의 섭취다.
최근 스포츠의학의 발달과 함께 마라톤의 과학적인 훈련이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아 가면서 헤모글로빈 수치를 늘리고 지구력 강화에 필수 성분인 철분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엘리트 선수의 경우 훈련시 철분 수치를 측정하면서 때로는 음식을 통한 자연 섭취 이외에 철분 영양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일반 동호인들은 정밀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 육류, 시금치, 멸치 등 철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생리를 치러야 하는 여성이나 빈혈 증세가 있는 사람, 갑자기 강도 높은 훈련을 할 때는 철분 섭취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음식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의사, 약사와 상의해 철분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과다한 철분 섭취는 오히려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영양제에 의존할 경우 과다 복용은 인체에 해를 가져오기 쉽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양을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든데, 평상시 철분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필요할 때 소량의 철분 영양제 복용으로 보충하는 정도가 좋다.
레이스 당일 가장 중요한 것이 아침식사다.
보통 국내 대회는 아침 일찍 열리기 때문에 식사 시간 및 레이스 직전 휴식에 신경 써야 한다.
자칫 밥 한끼를 잘못 먹었다가 컨디션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아침식사는 출발 3시간 전에
식사는 출발 3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2시간 30분 전에는 끝내야 한다.
마라톤은 레이스 전에 섭취한 영양소의 힘으로만 뛰는 게 아니다.
또 소화 과정을 마쳐야만 레이스에 문제가 없다.
반드시 이른 식사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다가 레이스 40분 전쯤 몸을 푼 후 출발선에 서야 한다.
식사량도 신경 써야 한다.
허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 좋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뛰어야 잘 뛴다’는 말은 정말 잘못된 상식이다.
과식하지 말고 음식 종류도 맵고 짠 것 등 위에 부담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소화에 어려움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레이스 2, 3일 전부터는 단백질과 지방 대신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일종의 약식 식이요법으로 글리코겐을 많이 섭취하기 위함이다.
지방은 평상시 몸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수분 섭취는 5km마다 한 번씩 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42.195km의 풀코스에서는 8차례 수분을 보충한다.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 레이스 중 수분 섭취의 기회가 두 배인 15∼16회나 된다.
시작 후 5km마다 설치돼 있는 엘리트 선수 전용 급수대가 있고 7.5km부터 역시 5km마다 있는 대회 공식 급수대(일반인용)가 있기 때문이다.
2.5km마다 한 번씩 급수대를 통과하는 셈이다.
선수들은 전용 급수대에서 평소 자신들이 마시던 미네랄 워터나 스포츠 음료 등을 마시고 공식 급수대에서는 필요할 경우 물에 젖은 스펀지를 들어 몸에 뿌리곤 한다.
삼성전자 선수들은 레몬을 약간 타서 신맛이 나게 한 물을 마신다.
아마추어들도 5km 수분 섭취 원칙을 지키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한 번 마실 때의 양이다.
절대로 많이 마셔서는 안 된다.
위에 물이 차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다.
굳이 양을 따지자면 한두 모금 정도가 적당하다.
1시간을 달릴 때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500㏄ 정도다.
따라서 5km를 20분에 주파한다고 하면 약 3분의 1인 150㏄ 정도면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조금씩 자주가 중요하다.
갈증이 심해도 조금 마셔야 하고, 목이 타지 않아도 입에 물을 한번 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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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폼 자기 몸에 맞게 적용해야 [오인환 마라톤레슨] (25)
며칠 전 제주에 있을 때 서울에서 4명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내려왔다.
뛰는 폼을 보고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12일 열리는 일본 아사히 역전경주 참가 때문에 이봉주 이명승 등 소속선수 훈련에 바쁜 일정이었지만 일부러 휴가를 내 서울에서 제주까지 오신 분들인지라 시간을 내 지켜봤다.
열정만큼이나 운동을 많이 하신 분들이었는데 4명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다리동작이 어색했다.
다리에 불필요한 힘이 많이 들어가 있어 이유를 물으니 “한 마라톤 레슨에서 발 착지시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아 발바닥을 굴려주는 게 좋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아차 싶었다.
이 칼럼을 통해서 나도 같은 내용을 말한 적이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내용은 정확하다.
가능한 발을 앞쪽으로 쭉 뻗고 착지시 뒤꿈치부터 구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를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뛰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무리 옳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기계적으로 이론을 자신의 몸에 맞추려고 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에 국내 아마추어들에게는 쇼트피치(짧은 보폭)가 편한 주법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보폭을 짧게 할 필요는 없다.
‘뒤꿈치 착지’도 마찬가지다.
마라톤에서는 자연스러움과 리듬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체형과 걸음걸이가 모두 틀린 탓에 일단 달리기 기본자세는 걷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조금씩 빨리 걷다가 자연스럽게 뛰는 동작으로 연결하면 바로 이것이 자신의 기본 폼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손동작이나 발착지, 골반위치 등을 조금씩 고쳐 나가야 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기본자세를 무시한 채 유명선수나 교본에 나오는 ‘정답’을 무리하게 자신의 몸에 적용하려고 하면 역효과 가능성이 높다.
요즘에는 담배를 끊듯 새해 결심으로 건강달리기를 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내일 아침부터 해야지’ 라며 미루기보다는 점심시간 산책 등 가능한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몸을 놀리면 금방 몸도 마음도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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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레이스는 ‘천천히 길게’
동계훈련의 마무리 단계인 2월이 오면서 본격적인 마라톤 시절이 코 앞에 왔다.
엘리트 선수들도 2월부터 4월까지 자신의 조건에 맞는 대회를 택해 레이스에 나선다.
이는 일반 동호인들도 마찬가지다.
1월 말을 기준으로 보면 레이스까지 보통 한 달 반 정도 ‘레이스를 위한 강화훈련’에 돌입하곤 한다.
봄대회를 준비하면서 명심해야 할 점은 시작을 ‘천천히 길게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강도높은 훈련에 들어가면 아직 쌀쌀한 날씨에 부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 욕심을 내기보다는 단계를 밟아 훈련량 및 강도를 높이는 게 기록단축에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길게’는 100% 달리기의 60∼70% 정도로 자신의 기량에 맞춰 가능한 오래 달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5㎞나 10㎞의 단축코스가 목표인 초보자의 경우 최소 30분 이상, 1시간 정도로 뛰어주는 것이 좋고 풀코스를 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최소 1시간에서 3시간까지 러닝을 하면 된다.
이 과정을 20일 정도 한 후에 인터벌이나 스피드훈련을 병행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효과적인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레이스를 위한 새해 초 50일 훈련에 들어갈 때는 절대 처음부터 100% 달리기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엘리트 선수들도 이 과정에 많은 부상을 당하고 오히려 몸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욕심을 내다가 나오는 현상이다.
3월 동아마라톤에서 아테네올림픽 수능고사를 치르는 이봉주의 경우 다행히 아직까지 부상 없이 계획된 훈련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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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당일 몸풀기
지난 2일 한국에서 출발하기 직전 전날 경남 고성에서 열린 한 건강마라톤대회에서 50대와 60대 참가자 두 명이 레이스 도중 쓰러져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달리기로 노년에 건강한 삶을 도모하려 했는데 오히려 유명을 달리했으니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마라톤은 보기보다 과격한 운동이다.
관절이나 발 어깨 등 드러나는 곳은 물론이고 심장과 혈관 등에도 큰 부담이 된다.
또 마라톤 자체가 원래 자신의 체력한계에 도전하는 ‘힘들게 뛰는’ 운동인 만큼 힘들다고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는 등 급박한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뇌출혈 심장마비 등 한순간에 유명을 달리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이 분명 존재한다.
나이가 많은 분,그리고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레이스 당일 철저한 준비운동이 필수다.
기온이 많이 떨어질 때는 레이스는 물론이고 훈련 때도 충분히 몸을 풀어야 부상 및 뜻하지 않은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상 10도 이하의 상황에서 뛸 때는 레이스 전 20분 정도 달리는 것으로 충분히 몸을 데워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도전하는 레이스의 거리가 길면 길수록 준비운동 시간은 길어져야 한다.
워밍업도 바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실내나 다소 따뜻한 곳에서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 돌입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심장에서 먼 곳부터 시작해 심장 쪽으로 몸 구석구석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최소한 이마에 작은 땀방울이 맺힐 정도는 된 후 레이스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가뜩이나 레이스에서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데 레이스 전 스트레칭이나 조깅으로 체력을 낭비하면 어떻게 하냐”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쉽게 말해 10㎞를 달린다고 하면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합쳐 최소한 12.13㎞는 뛴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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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날 스타킹식 언더웨어 착용
마라톤은 특별한 도구나 경기복 없이 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외로 달리기 복장에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먼저 엘리트선수가 입는 전문 유니폼의 경우 안에 속옷을 입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흔히 ‘쇼트’라고 부르는 마라톤 하의(반바지) 안에 대부분 속옷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상의도 통풍과 수분흡수력이 뛰어난 특수소재로 만들어진 간편한 것이다.
여자선수의 경우 외국에서는 수영복형 스타일을 많이 입는데 동양권에서는 중국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대중화돼 있지 않다.
여성용 상의는 안에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는 게 보통이다.
동호인은 초보자의 경우 전문 마라톤복이 아닌 간편한 반바지에 면소재 상의를 입으면 뛰는 데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등의 쓸림현상(옷과 피부의 마찰)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택해야 한다.
옷으로 인한 피부 통증은 생각보다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주로 바느질한 자리에서 쓸림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하의는 농구유니폼처럼 바지길이가 길면 좋지 않다.
하프마라톤 이상을 뛰는 중급 이상의 마스터스 출전자는 마라톤 전문복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마라톤붐이 일면서 많은 제품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안다.
스포츠과학과 첨단의류기술이 도입되면서 땀이 나도 몸에 달라 붙지 않고 뛰어난 통풍효과에 초경량이거나 땀을 50%는 흡수하고 50%는 내보내는 좋은 제품이 많다.
기온이 영상 6·7도를 넘어가면 그냥 반바지에 셔츠 차림으로 뛰면 되지만 요즘처럼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추운 겨울에는 근육에 차가운 공기가 닿지 않도록 긴팔 상의와 스타킹식 언더웨어를 착용해야 한다.
선글라스나 모자 시계 등은 경기력과 큰 차이가 없다.
단 시계는 플라스틱 소재의 가벼운 것이 좋다.
외국선수들은 심박수 측정기계를 달고 뛰는 경우도 있다.
팔찌 반지 귀고리 등의 장신구는 불편한 경우가 많고 최근 유행하는 음이온 팔찌나 목걸이는 소재가 워낙 가벼워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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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 근력강화 효과
거리 늘리는 법
거리를 늘리는 가장 좋은 훈련법은 무엇일까.
크로스컨트리를 권하고 싶다.
도로가 아닌 산이나 자연 속을 뛰는 크로스컨트리는 체력을 기를 때 아주 좋은 훈련법이다.
길이 지루하지 않아 뛰면서 자연히 최대 맥박에 도달하면서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저절로 무릎 등에 근력강화 효과를 얻는다.
최근 세계 톱랭커들도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애용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비시즌 트랙경기가 없을 때 8·10·12·15㎞ 등 다양한 거리의 크로스컨트리대회를 일주일 간격으로 뛰면서 실제 경기를 통해 훈련효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이렇다할 크로스컨트리대회가 없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일반 동호인의 경우 크로스컨트리 훈련코스를 찾는 게 급선무다.
없는 것 같지만 한국은 원체 작은 산이 많아 잘 찾아보면 집 근처 약수터길 등에서 의외로 좋은 코스를 개발할 수 있다.
예컨대 이봉주도 6일부터 크로스컨트리 훈련에 돌입했는데 대전 계족산이라는 곳에 약 14㎞에 달하는 좋은 코스가 있어 여기에 캠프를 차렸다.
계족산은 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을 지나다보면 작은 야산이 하나 있는데 바로 그곳이다(수자원공사 뒤).
어떻게 이렇게 좋은 훈련코스를 지금까지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프는 뛰지만 풀코스를 뛴 적이 없는 사람은 하루 60분 정도, 풀코스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하루 90분 정도 크로스컨트리를 하면 좋다.
거리로 표현하기 힘든 것은 크로스컨트리는 마라톤과 달리 길이 일정하지 않아 뛰는 속도에 변화를 주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강약을 조절하며 이렇게 20일 이상 꾸준히 훈련하면 거리를 늘리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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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스피드 시대
게브르 셀라시에 ‘하프’ 세계신 자극…"장거리 속도훈련 후 풀코스" 목청
‘게브르 셀라시에를 배우자.’
16일(한국시간) ‘21세기 인간기관차’ 하일레 게브르 셀라시에(32·에티오피아)가 남자 하프마라톤(21.195㎞)에서 58분55초라는 경이적인 세계기록을 세우자 국내 육상계에서 ‘장거리 스피드 훈련에 주력한 후 마라톤풀코스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남자 1만m에서 세계기록을 15번이나 갈아치우고, 세계선수권 4연패 및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육상 장거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3년 부터 마라톤에 관심을 기울이더니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에는 마라톤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해 2시간6분20초로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장거리선수에서 마라토너로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17일 전지훈련 답사차 일본으로 떠난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마라톤은 빨라야 몸이 만들어진 20대 후반에 시작하는게 좋다.
게브르셀라시에도 만 32세이고, 세계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인 폴 터갓(케냐)도 35세다.
일단 장거리 스피드훈련에 주력한 후 나중에 마라톤을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윤여춘 MBC해설위원도 “현대 마라톤에서는 스피드 없이는 살아 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교시절 장거리 유망주는 대학진학과 함께 하프마라톤 등 도로경기에 투입되고, 만 21세인 대학 3학년 때 풀코스를 뛰게하는 한국의 조기 마라톤 투입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는 만 20세인 90년부터 마라톤풀코스를 뛰었다.
무려 16년에 풀코스완주만 33번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수준이다.
타고난 성실성으로 두 차례 한국최고기록을 세웠지만 2000년 한국기록(2시간7분20초·도쿄) 이후 기록단축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20대 초반 장거리 스피드 훈련을 충실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뒤늦게 30대 중반의 나이에 5,000m 트랙을 다시 뛰는 등 스피드 강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트 이봉주’가 없다고 하지만 한국남자마라톤에는 전은회 서행준(이상 배문고) 엄효석(건국대) 등 유망주들이 많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조련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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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국내대회 의무참가 조항 고민되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최근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 기준으로 `국내 대회에 한번 이상 참가해야 한다'는 조건을 끼워 넣으면서 간판급 선수들이 고민에 빠졌다.
가장 고심이 큰 쪽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6.삼성전자).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잇따라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딴 뒤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우승을 기대하는 이봉주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육상연맹이 국가대표 선발 전제 조건으로 지난 해 5월부터 오는 4월 말까지 국내 5개 대회(서울국제대회, 중앙 서울대회, 춘천대회, 전국체전, 전주대회) 중 1회 이상 출전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4월까지 열릴 대회는 서울 국제대회와 전주대회 등 2개 뿐이지만 이봉주로선 이미 3월 일본 비야코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중이어서 사실상 국내 대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오인환 삼성전자 마라톤팀 감독도 "이봉주 선수가 일본 대회 참가를 희망하고 있어 지금으로선 국내 대회 출전이 어렵다.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며 최악의 경우 이봉주의 도하 아시안게임 불참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같은 팀의 여자 `간판' 이은정(25) 역시 도하 아시아게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오는 4월 런던대회나 로테르담대회 참가를 염두에 두고 있어 국내 대회 의무 참가 조항에 고심하고 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은 "도쿄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내일 선수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출국한다.
우리 팀도 김이용이 국내 대회 참가 조항에 걸려 있다.
국제대회에서 기록을 내는 것 못지 않게 국내 대회 활성화를 위해 스타급 선수들의 의무 참가 조항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작년 11월 기술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근 이사회에서 결정했는데 일부 선수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시기적으로는 민감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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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2∼3일전 모든 훈련 마무리
레이스 후 회복
마지막 5주째 훈련은 지난주에 비해 운동량을 많이 줄여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 직전까지 과도하게 훈련을 할 경우 시합 당일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주 초 2회 정도는 평상시처럼 훈련하되, 대회 2~3일전까지 모든 훈련 일정을 끝내야 한다.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3~4㎞정도의 거리를 빨리 뛰는 연습을 중심으로 하면 된다.
구체적인 훈련시간을 제시한다면 경기 5일 전에는 1시간 정도 뛰어주면서 차차 시간을 줄여 이틀 전과 경기 전날은 20분 정도 몸을 푼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뛰어주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대회를 치르고 난 후 휴식방법도 넓게 보면 훈련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푹 쉬기보다는 가볍게 20~30분 정도 조깅을 해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피로회복 방법이다.
일반인의 경우 시합 이후 푹 쉬는 것이 바람직한 회복 방법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격렬한 운동 후 가벼운 운동을 통해 피로를 풀어야 경직된 근육이 자연스럽게 이완될 수 있다.
쉽게 생각해 레이스 후 휴식방법은 ‘뛰면서 쉰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그냥 푹 쉬다보면 그동안 만들어 놓은 몸 상태가 예전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이봉주와 같은 엘리트선수도 풀코스를 뛰고 난 후 보름에서 한 달 정도 휴식기간을 갖지만 이 기간 동안에도 하루 최소 60분 이상 조깅을 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전문선수들과 같이 60분 이상 조깅을 할 필요는 없고 주 2~3회 정도 30분가량 가볍게 뛰는 것이 좋다.
또한 아무리 바쁘더라도 스트레칭과 함께 맨손 체조를 병행하는 것이 보다 빠른 피로회복을 위해 효과적이다.
아울러 무더운 날씨에 레이스를 펼칠 경우 관련 근육을 수축시키기 위한 ‘냉탕 몸 담그기’도 새로운 피로회복 방법 중 하나다.
이 방법은 구기 종목 선수들이 경기 후 어깨, 무릎 등에 얼음 팩으로 찜질을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끝으로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어떤 대회를 참가하든 사전에 충분한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하나는 마라톤은 기록을 위한 스포츠가 아니라 완주하기 위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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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 달리기는 이렇게
중앙서울마라톤
중앙서울마라톤이 열리는 5일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2일 "5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겠지만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오후 9시부터 5일 오후 9시 사이에 예보된 강수량은 6.2㎜ 정도. 마라톤이 진행되는 오전 시간에는 빗방울이 흩뿌려지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회 당일 오전 9시를 전후해 초속 10m 정도의 차가운 북서풍이 불고 기온도 8~9도가량으로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체감온도가 춥게 느껴질 것으로 보여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
초속 10m 정도의 바람은 큰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우산 받기가 곤란할 정도로 약간 강한 바람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육상단 오인환 감독은
"영상 8도면 마라톤을 하기 가장 좋은 기온이다.
보통 7~11도에 좋은 기록이 쏟아진다.
엘리트 선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비오면 습도가 높아 컨디션 조절이 힘들 수 있고(이상적 습도는 60~70%), 미끄러운 노면도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추운 기온에 대비만 잘한다면 마스터스 참가자에게도 이날 온도는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전 워밍업이다.
준비 운동의 기준은 '등에서 살짝 땀이 날 정도'다.
스트레칭도 중요하지만 기온이 낮을 때는 가벼운 조깅이 효과적이다.
전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방선희씨는 "출발 전 체온을 올리기 위해 강한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약한 강도로 스트레칭을 비교적 오래 하는 것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팔 윗옷과 장갑은 필수품이다.
오 감독은 "바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어깨"라며 "추운 날씨에 어깨가 움츠러들면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올 수 없다. 기능성 옷이 아니라도 긴팔 옷을 꼭 준비하라"고 말했다.
장갑도 중요하다.
스포츠 장갑이 없다면 목장갑도 좋다.
땀 나고 체온이 오르면 벗어서 바지춤에 넣거나 그냥 버려도 된다.
오 감독은 "레이스 2시간 전(오전 6시)에 가볍게 식사를 마쳐야 한다. 차가운 날씨가 소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침식사가 완전히 소화된 뒤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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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자장면 한끼 더먹어 우승
한국나이 38살의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삼성전자)가 18일 벌어진 2007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믿기 어려운 막판 역전 우승을 일궈낸 배경에는 대회 앞두고 자장면을 한끼 더 먹은 ‘과학’의 힘이 작용했다.
이봉주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최고기록인 2시간7분20초를 갈아치우기 위해 ‘칼’을 갈았다고 한다.
주변에서 ‘한물 간 퇴물’ ‘불쌍하니 이제 그만 은퇴하라’는 동정 반, 비난 반의 평가를 쏟아낼 때 이봉주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인환 감독과 함께 극적인 막판 역전 드라마의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식이요법.
이봉주는 대회 7일을 앞둔 지난 월요일부터 소금 치지 않은 등심을 세끼 모두 구워 먹기 시작했다.
보통 ‘카보 로딩’(carbo loading:탄수화물 축적하기)으로 부르는 이런 식이요법은 온 몸에 축적돼 있는 글리코겐을 모두 소진한 다음, 대회 임박해 글리코겐을 만드는 탄수화물을 집중적으로 섭취해 달리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하게 축적하는 특별한 식사법이다.
일반적인 카보 로딩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소금 치지 않은 지방질이 없는 살코기와 계란 등을 집중적으로 먹고, 목요일부터 대회 하루 전인 토요일까지는 탄수화물이 많이 있는 찰밥, 빵, 감자, 자장면 등 국수류를 집중적으로 먹는다.
마치 휴대폰 전지의 전력을 모두 소진한 뒤 충전하는 것이, 반쯤 쓴 전지를 다시 충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이봉주는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젊은 시절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소고기만 먹었고, 목요일부터는 자장면을 주로 먹는 식이요법을 애용했다.
특히 월요일에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며 몸에 있는 탄수화물의 소진을 촉진 시켰다.
그래서 ‘이봉주는 마라톤 출전을 앞두고 자장면만 먹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봉주는 지난해부터는 자장면과 찰밥을 먹는 식사를 한끼 늘렸다.
즉, 수요일 저녁부터 소고기 대신 자장면을 먹은 것이다.
그 탓인지 이봉주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중앙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10분대 기록을 내며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자신의 식이요법에 자신이 붙은 이봉주는 오 감독과 상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장면 먹는 식사를 한끼 더 늘렸다.
즉, 수요일 점심 때부터 소고기 대신 자장면과 찰밥을 먹은 것이다.
이와 함께 빵과 감자, 스파게티도 즐겨 먹으며 몸 속의 탄수화물 보유량을 늘렸다.
이런 변형된 ‘카보 로딩’ 식이요법은 이봉주가 결승점인 잠실운동장이 보이는 잠실 사거리(40.6km)지점에서 자신을 앞서가던 케냐의 폴 키프로프 키루이(본인 최고기록 2시간 6분44초)를 기적적으로 제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인환 감독은 “이봉주 선수가 나이가 들면서 글리코겐 소진 기간이 짧아지고, 더 많은 탄수화물 축적량이 필요로 해서 변형된 카보 로딩을 도입했다”며 “일반 마라톤 마스터즈들은 엘리트 선수들의 이런 식이요법을 따라 하다간 낭패 보기 쉽다”고 조언했다.
물론 이봉주의 부활엔 식이요법 외에도 최상의 몸 컨디션이 뒷받침됐다.
이봉주는 지난해 봄부터 오른쪽 장딴지에 부상이 발생했었고, 연말까지 왼쪽 발바닥에 염증이 가시지 않았다.
이른바 마라토너에게 치명적인 족저근막염에 시달린 것이다.
그러나 꾸준한 치료로 올해 초부터는 완전히 부상에서 벗어났다.
또 지난해 12월20일부터 이번 대회를 대비한 훈련에 돌입하면서 하루 평균 40km를 달리는 훈련량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
이와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허리 근력과 허벅지 근력을 강화 시키며 케냐 선수들과의 경쟁에 자신감을 쌓아 간 것이다.
오인환 감독은 “이번 대회 앞두고 이봉주가 어쩌면 자신의 한국 최고 기록을 깰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록 나이가 마라토너로서는 환갑의 나이인 40대를 눈 앞에 두고 있으나, 본인의 노력에 따라선 다시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다.
카를로스 로페스(포르투칼)는 지난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우승할 당시 37살이었고, 1년뒤엔 당시 세계 최고기록(2시간 7분12초)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봉주는 정신력이나 지구력에서는 세계 정상급이나, 순간스피드를 올리지 못하는 약점도 있다.
선두 경쟁을 하면서 경쟁자가 뛰쳐 나갈 경우 이를 쉽게 따라 잡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의 몸상태와 정신적인 사기를 고려할때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환희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것이 오인환 감독의 말이다.
묵묵히 선수의 길을 가는 이봉주.
그가 보여주는 미련스럽기까지 한 달리기 인생은 잊혀져 가는 마라톤 한국의 명예를 찾을 수 있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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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약한 마라토너 오히려 부작용
현대 마라톤의 기록단축 경쟁은 피를 말린다.
엘리트 선수들에게 보편화된 식이요법도 그 중 하나.
하지만 풀코스 최고기록이 2시간20분대 안팎인 마스터스는 그렇게 철저한 식이요법을 할 필요가 없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오히려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1980년대 어느 날. ‘한국 마라톤의 대부’ 정봉수(2001년 작고) 코오롱 마라톤감독은 숙소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정 감독은 아무 말 없이 고무주머니 2개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리고는 한쪽 주머니에 1되 가량의 밥을, 또 다른 주머니엔 1홉쯤 되는 밥을 넣었다.
선수들은 그저 정 감독을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 정 감독은 선수 2명을 나오라고 하더니 “이것을 2시간 동안 계속 흔들라”며 밥주머니 하나씩을 건넸다.
두 선수는 ‘도대체 왜 이럴까’ 하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말없이 지켜보던 정 감독이 2개의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그 다음 두 주머니의 빈 공간을 가리켰다.
놀랍게도 1되짜리 밥주머니가 1홉짜리 밥주머니보다 빈 공간이 더 많았다.
1되짜리 밥주머니는 손가락으로 가만히 찌르자 푹 꺼질 정도였다.
1되짜리 밥주머니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지만 1홉짜리 밥주머니는 조금밖에 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걸 봐라.
사람 위도 똑같다.
밥을 많이 먹고 2시간 넘게 달린 사람은 30km 이후 지점에서 허기가 져서 스퍼트를 할 수 없게 된다.
즉 지구력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평상시 적게 먹어 위를 작게 만들어야 한다.
그 대신 칼로리가 높은 단백질 음식을 먹으면 된다.”
1980년대 일본 마라톤은 세계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도시히코 세코가 1981년 보스턴, 1986년 런던과 시카고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1985년 베이징 대회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쌍둥이 형제 소 시게루와 소 다케시 등 내로라하는 선수가 많았다.
정 감독은 답답했다.
체구가 비슷한 일본인들이 해내는 것을 왜 우리는 못할까.
틈만 나면 일본으로 날아가 곁눈질로 그들의 훈련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서울로 돌아오면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선수들을 맹훈련시켰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30km가 넘으면 배가 고파 못 뛰겠다고 징징댔다.
40km부터는 아예 어기적어기적 기다시피 했다.
밥그릇에 수북이 담은 ‘머슴밥’이 문제였다.
한국 선수들은 위가 장구통이었던 것.
가난에 찌들어 자랐던 터라 밥만 보면 2, 3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위가 커질 대로 커져 맹꽁이배는 저리 가라였다.
당시 일본 선수들은 이미 한발 더 나아가 ‘식이요법’까지 하고 있었다.
위를 작게 만드는 것이 평상시 ‘1차 식이요법’이라면 대회 1주일 앞서 하는 게 진짜 ‘2차 식이요법’이었던 것.
하지만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정 감독은 애가 말랐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이를 알아내 우리 선수들에게 적용할 수 있었다.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한국 일본 유럽 일부 선수들 식이요법 실시
요즘은 아마추어인 마스터스 마라토너들도 식이요법을 하는 예가 흔하다.
하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07 서울국제마라톤 남자마스터스 2위를 차지한 김영복(28·2시간 28분 40초) 씨는
“2003년에 처음 해봤는데 실패했다.
식이요법 기간에 강훈련을 한 것이 탈이었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면서 두 번째(7끼) 해봤는데 솔직히 그 효과는 잘 모르겠다.
훈련량에 비해 잘 뛴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에 힘이 떨어진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식이요법은 대개 레이스 6일 전부터 시작한다.
처음 사흘(9끼)은 내리 단백질(쇠고기의 연한 부분)만 먹다가 그 이후엔 집중적으로 탄수화물(밥, 국수 등)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인체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탄수화물을 저장하게 된다.
탄수화물은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 즉 글리코겐의 원천이다.
이봉주(37·삼성전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레이스 6일 전에 6끼를 먹었다.
평소 8끼에서 2끼를 줄인 것.
오인환 감독은 “아테네 날씨가 너무 더워 자칫 탈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이요법이 만능은 아니다.
위장이 약한 선수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한창 성장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안 하는 게 좋다.
김이용(34·국민체육관리공단)이 좋은 예다.
김이용은 위장이 유난히 약하다.
코오롱 시절 그는 식이요법 때마다 먹었던 고기를 토해 내기까지 했고, 끝내 위에 난 혹 제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식이요법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스페인 등 유럽의 일부 마라토너가 요즘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선수들은 거의 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기록(2시간 4분 55초) 보유자인 케냐의 폴 터갓(38)도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레이스 2, 3일 전부터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정도가 고작이다.
지구력을 늘리려고 식이요법을 하다가 컨디션을 망치면 흑인들의 장기인 스피드조차 죽는다는 것이다.
○ 날쌘돌이 서정원 방식 활용할 만
식이요법은 1960년대 어느 스웨덴 학자가 제기한 학설에서 시작됐다.
‘인체는 몸 안에 부족한 게 생기면 다음에 더 많이 저장하려는 본능(보상기전)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아프리카 부시맨들의 엉덩이가 볼록한 것은 그들의 ‘사막 적응 흔적’이라고 한다.
부시맨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물과 음식을 먹지 않고도 견딜 수 있다.
‘볼록한 엉덩이 밑에 저장해 놓은 에너지’ 덕분이다.
사막에선 어느 땐 배불리 먹지만 어떤 때는 며칠씩 굶어야 한다.
부시맨들은 3만 년 동안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 덤불(BUSH)에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볼록해졌다.
그 볼록한 근육 밑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에너지를 저장하게 된 것이다.
오스트리아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하는 ‘날쌘돌이’ 서정원(37·SV리트)도 식이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고기류를 많이 먹고, 경기가 있는 토요일 전후인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밥이나 스파게티 등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한다.
그렇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도 서정원 식으로 하면 될 것이다.
무리한 식이요법은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최근 식이요법으로 후유증을 겪는 마스터스가 부쩍 늘었다.
황규훈 대한육상연맹 전무는 “풀코스를 2시간 20분대에 완주하는 정도라면 식이요법을 안 하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 어린이는 10km 이상 달리면 안돼요▼
‘어린이에게 너무 먼 거리를 달리게 하지 마세요.’
어린이는 원기회복이 빠르다.
힘들어도 금세 회복된다.
하지만 무릎과 발목이 약하다.
게다가 뼈끝에 연골세포로 된 성장판이 있다.
성장판과 뼈는 매우 여리고 약하다.
이곳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연골세포가 다친다.
뼈에도 금이 가기 쉽다.
피로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하면 종아리나 정강이 근육이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가끔 일부 매체에서 초등학생 어린이가 하프코스(21.0975km)에서 입상한 것이 화제로 다뤄진다.
어른보다 원기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이가 너무 먼 거리를 달리면 자칫 성장판이 손상될지도 모른다.
국제스포츠의학회는 나이에 따라 달리는 거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9세 이하 3km, 10∼11세 5km, 12∼14세 10km, 15∼16세 21.1km, 17세 30km’가 그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려면 18세가 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달리는 시간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18세 이전엔 1회 1시간 30분을 넘지 못하게 한다.
그것도 14세까지는 1주일에 3회, 15∼18세는 1주일에 5회를 넘겨서는 안 된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뼈가 굳어야 비로소 할 수 있다.
뼈가 굳는 나이는 인종, 남녀,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르다.
서양 남성들은 19∼20세가 되면 뼈가 완전히 굳어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다.
동양 남성들은 이보다 1∼2년 늦다.
여성은 남성보다 1∼2년 빠르지만 한국 여성들은 서양 여성보다 약간 늦게 뼈가 굳는다.
국내 감독들은 남자 선수의 경우 대학 3, 4학년이 돼야 풀코스를 처음 뛰게 한다.
대학 1, 2학년 때는 하프코스를 뛰다가 기권하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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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여름철 훈련은 이렇게
여름은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하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거나 스트레스를 쉽게 받게 한다.
따라서 이런 여름철에 훈련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대부분 여름철 트레이닝은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만 가을 대회에서 기록 향상을 바란다면 여름철 훈련을 그만둘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여름이 달림이들의 기록 향상에 필요한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름 트레이닝은 현재 실력 유지가 목적
여름철에 트레이닝을 하려는 달림이라면 한낮에 비해 선선한 새벽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하루 1시간 정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트레이닝의 목적은 실력향상보다 현재의 실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여름철 트레이닝이 겨울 등 다른 계절에 실시하는 트레이닝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와 영양소를 필요로 하며 2배로 힘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사병과 강한 자외선으로 피부 손상 우려도 있다.
따라서 여름철 트레이닝의 목적을 실력향상이 아닌 현재 실력의 유지에 두게 되면 강도 높은 운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강도로 쉬엄쉬엄 훈련하는 등 실력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무리하게 운동량을 늘리기보다는 다양한 훈련계획을 세워 변화를 줌으로써 단조로운 훈련에서도 벗어나고 달리는 재미를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달리는 코스를 아스팔트, 흙길, 공원 등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좋으며, 주말에는 등산 등으로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좋다.
폭염과 장마 등으로 실외에서 운동을 할 수 없을 때는 실내 자전거타기, 수영, 스트레칭 등으로 마라톤에 필요한 심폐기능과 하체강화 훈련을 하는 것도 여름을 슬기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자신이 마른 체형인지 아니면 과체중인지를 알고 트레이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마른 체형인 경우는 더운 날 많은 훈련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보다는 자신의 최대 운동강도의 70%선에서 주 2회 정도 가볍게 트레이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트레이닝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체중인 경우는 무턱대고 트레이닝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체중을 줄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전에 달리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고 해도 여름철 트레이닝 시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따라서 과체중인 사람은 달리기를 하기보다는 걷기와 자전거타기, 등산 등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는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가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름길이다.
과체중인 사람이 굳이 달리기를 원한다면 운동강도보다는 운동시간에 초점을 두고 트레이닝을 실시하며 추천할만한 트레이닝 방법은 달리기와 걷기를 병행하는 것이다.
지구력과 체력이 관건
국내 훈련은 40일간 이어지는 강원도 횡계에서의 훈련을 끝으로 이봉주 선수는 7월 15일 경 이탈리아 브레시아로 날아가 시차적응을 마치고 7월 20일 경 스위스 생모리츠의 고지에서 마지막 적응훈련을 마치고 8월 6∼7일 경 결전지인 아테네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 같은 5개월 간의 훈련계획에는 쿤밍과 생모리츠 같은 고지훈련이 두 번이나 있는데 이것은 작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8분10초와 올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15초 등 2차례 2시간8분대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 고지훈련에서 얻은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이 어느 때보다 정신력과 지구력이 필요한 만큼 해발 1900m가 넘는 쿤밍과 800m의 횡계는 최적의 훈련 장소라 하겠다.
특히 쿤밍은 풀코스 완주를 위한 혈액 내 산소 공급을 극대화하기에 좋은 곳이라 이 선수가 큰 대회를 앞두고 4번이나 찾았을 정도로 효과를 본 곳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지난 5월 쿤밍 훈련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혹독했다는 평이다.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 정상급 지구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봉주 선수도 훈련 중에 근육이 뭉치고 입술이 부르틀 만큼 강도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평지에 비해 산소량이 18%나 부족한 고지대라서 처음엔 10km를 2시간에 달리는 '거리주 훈련'도 쉽지 않았지만 신체가 고지대에 적응하면서 훈련을 마칠 무렵에는 35km를 달려도 전혀 부담이 없을 정도가 됐다.
오인환(삼성전자) 감독은 "아테네코스는 다른 대회 코스보다 체력소모가 1.5배 정도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록보다는 순위경쟁에 훈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봉주 선수는 바쁜 훈련 스케줄에도 지난 7일 '2004 아테네 올림픽 성화 글로벌 릴레이'에 마지막 주자로 참가해 올림픽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비 오는 날, 실내에서 체력을 기르자
또한 여름철 트레이닝 시 주의해야 할 것은 과다노출로 인한 화상과 장마 동안의 훈련이다.
우선 화상의 위험인데, 인간은 더우면 옷을 벗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습성 때문에 여름철 트레이닝 시 쉽게 옷을 벗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경우 햇볕이 직접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제나 선크림 등을 바르지 않았다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트레이닝 시 햇볕 차단제는 필수.
그 다음이 장마철인데 이 시기가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달림이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이다.
그렇다고 20여일 되는 장마기간을 그냥 보낼 수도 없고. 이럴 경우 고민하지 말고 인근 아파트나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로 나가 계단 오르내리기를 해보자.
이 방법은 고층 아파트가 많은 것을 이용, 비 오는 날 뿐 아니라 평상시에 실시해도 좋은 트레이닝 방법으로 집중력과 하체근력을 강화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집중력과 하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동작으로 계단 오르내리기를 실시해야한다.
즉 계단을 올라갈 때는 무릎을 크게 올리는 동작으로 뛰어 올라가고, 내려올 때는 걸어 내려옴으로써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도 완화시키고 체력도 보강할 수 있다.
그리고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실외에서 달리는 것도 괜찮다.
왜냐하면 봄이나 가을처럼 감기에 걸릴 확률도 낮고 기온이 떨어져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어 운동효과가 좋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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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육상단 횡계전지훈련 스케치
[웹기자 리포트;송민석]
8월, 강원도 횡계로 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동해안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여서인지 서울에서 출발한지 5시간여 만에 횡계 톨게이트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초행길이었지만 육상단이 묵고 있는 곳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이라는 운동의 끈을 잡고 온 길이었지만 최고의 감독님과 최고의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낯설고 긴장되었습니다.
선수들보다 먼저 오인환 감독님을 만나뵈었습니다.
--전지훈련 일정이 궁금합니다.
"7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곳 횡계를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마라톤 선수들은 날씨가 덥지 않아도 뛰다보면 열이 올라서 굉장히 힘듭니다.
더우면 훈련하고 나서도 체력회복이 안되니까 서늘한 곳을 찾죠.
우리나라에선 태백하고 이곳이 가장 기온이 낮은 지역입니다.
보통 아침,저녁으로 18도에서 20도 정도이고 습도가 적으니까 굉장히 쾌적해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횡계전지훈련의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여름에는 특별하게 시합이 없으니까 체력훈련을 합니다.
전반기 시합이 끝나고 후반기에 대비하는 과정이죠.
기초체력훈련과 지구력 훈련을 병행합니다."
--훈련 스케줄은 어떻습니까.
"선수 개개인의 몸상태에 따라 달라지죠.
이봉주 선수는 동아마라톤 이후 일본에서 트랙시합을 뛰려고 했었는데 허벅지 근육통이 있어서 훈련을 중단했었습니다.
그래서 7월말 까지는 몸을 만드는 훈련을 하고 그 이후로는 35km, 8월 중순까지는 40km를 달리면서 지구력 훈련과 체력보강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마라톤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받쳐줘야 부상도 없고 시합에 전념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요."
--횡계 이후의 계획은 어떤가요.
"9월부터 마라톤훈련을 합니다.
지금까지는 충남 공주에서 했었는데 올해는 아직 미정입니다.
아마 국내에서 훈련할 겁니다."
--일반 마스터스들은 훈련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미흡한 상태에서 달립니다.
"제가 보기에도 가장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마스터스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부상이고 또 연습량에 비해 기록이 여의치 않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라톤은 반복적인 운동입니다.
마라톤에서 부상이 가장 많은 경우가 몸의 훈련할 수 있는 근육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을 때 발생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기분에 따라 훈련할 때 오고요,
또 오버 트레이닝할 때 즉 마음만 앞서가고 몸은 따라가지 않는 트레이닝을 할 때에도 많이 찾아 옵니다.
자신의 몸에 맞게 욕심을 버리고 기초체력과 근육을 형성시킨 후에 강도있는 트레이닝을 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훈련법은 무었인지요.
"엘리트 선수들도 한 대회를 치루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그때에 부상이 가장 많이 옵니다.
물론 마스터스들도 마찬가지겠고요.
그러므로 자기 몸을 점검하고 단계적으로 훈련하여야 합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충분히 몸을 만들고 다음 한 달은 열심히 훈련하고 마지막 한 달은 대회에 대비해서 조정훈련을 하면 충분히 잘 뛸 수 있습니다.
성급하게 서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근육량에 대해서 자신이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아무리 잘 뛰는 사람이라도 한 달 이상 쉬게 되면 근육이 다 풀어져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말고 처음엔 조깅부터 천천히 하면서 뛸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주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을 육안이나 직감으로 확인할 순 없지요.
한 달 동안 아프지 않고 꾸준히 장거리 훈련, 최소한 80분~90분 정도로 매일같이 뛰는 훈련을 해준다면 그 한 달에도 근육이 충분히 형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뛰는 근육의 형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제일 좋은 방법이 크로스컨트리입니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서 뛰는 것이 좋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어렵고도 위험합니다.
그래도 한다면 가볍게 하는 것이 좋고 필요없는 근육은 형성 시킬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즉 달릴 때 필요한 근육만 보강해주면 됩니다."
--마스터스들에게 중요한 점을 꼽아 주십시오.
"첫째, 올바른 자세가 중요합니다.
둘째, 언론이나 인터넷매체의 훈련정보에 맞추지 마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합 전에 훈련을 충분히 했지만 대회에 몸을 못 맞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프나 풀코스는 몸 속에 피로가 남은 상태에서 달리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회 전에 충분히 몸상태를 편안하게 만드십시오.
제가 마스터스 분들과 대화도 많이 안해 봤고 그들이 뭘 원하는지도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욕심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건강을 생각해서 시작하지만 5km, 10km, 하프, 풀코스, 100km, 혹은 한 달에 한 번 대회에 참가하겠다거나 풀코스를 100회 완주하겠다는 등의 목표를 세우는데 자신의 몸에 맞게 어떻게 달리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너무 막연하게 언론이나 인터넷, 서적 등의 정보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몸에 맞는 훈련법을 찾아야합니다.
또 훈련도 중요하지만 휴식도 중요합니다.
기록향상을 위한다면 휴식도 훈련입니다."
--마라톤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볼 때 건강에 마라톤 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봅니다.
유산소운동을 하면 혈관의 노폐물이 제거,확장되고 튼튼해지니까 세포들의 생존능력도 커집니다.
무엇보다도 체력이 향상되니까 좋죠.
달리고나면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잖아요.
다른 과격한 운동을 하면 부상이 염려되지만 자기만 관리를 잘하면 큰 부상없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달리다보면 무릎에 많은 충격이 가해집니다.
"혹자는 많이 달리니까 무릎의 연골이 닳아서 없어진다고 하는데 만약 그 얘기가 맞다면 이봉주 선수같은 경우 연골이 하나도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니잖아요.
상관없는거죠.
왜냐하면 인체엔 근육, 인대, 골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골격을 위해 근육과 인대가 받쳐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근육과 인대만 형성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물론 근육과 인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다보면 인대에 손상이 가겠지요.
달리는데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켜 달리면 절대로 연골에 이상 없다고 봅니다."
--엘리트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이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엘리트선수들은 줄어들고 마스터스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본은 마라톤이 인기스포츠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엘리트와 마스터스 선수들이 잘 형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핵가족시대에 어느 정도 살만한 여유를 가지다보니 애들을 마라톤시키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거죠.
물론 자신은 건강을 위해서 뛰지만 어린 애들을 누가 시키려고 합니까.
또 어릴 때 스피드가 있고 웬만큼 뛰는 선수들은 축구, 야구, 농구 등의 인기스포츠에서 스카웃해버리니까 선수층은 자꾸 얇아지는 것이죠.
마라톤은 만들어지는 운동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바탕이 깔려 있어야 가능한 운동입니다.
전혀 기본기가 없으면 아무리 과학적인 운동을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기량의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 지도자와 선수들이 못만나고 있다고 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재미와 즐거움으로 운동을 하고 예전의 체력장처럼 학교체육이 활성화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봉주 선수 이후는 어떻습니까.
"전은혜 선수 같은 경우는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고요,
코오롱의 지영준 선수도 그렇지만 세계대회에서 뛰지 못하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도 기량을 닦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오인환 감독님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오후훈련을 하고 있는 대관령종합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여러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난 장소인 듯 삼성 외에 코오롱, SH공사,수자원 공사, 제주시청, 그리고 평택의 초등학교 팀까지 각양각층의 여러 선수들이 소중한 훈련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봉주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본지에서 낯이 익은 권은주 선수도 제주시청 소속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적어도 이곳 횡계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마라톤이 그리 어두워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두 시간 여의 오후 훈련이 끝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선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이봉주 선수와 이은정 선수를 만났습니다.
<이봉주선수 인터뷰>
--동아마라톤을 생각하면 힘이 솟습니다.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 않았고, 뛰고 나서도 적당했습니다.
힘이 좀 들었지만 좋은 기록을 내야하니까 열심히 달렸죠.
0km 이후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현재 컨디션이 궁금합니다.
"동아 이후에 대회참가가 없어서 좋습니다."
--횡계에서는 어떤 훈련을 하십니까.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하면서 크로스 컨트리를 많이 해서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하루 훈련일과는 어떻습니까.
"5시30분부터 새벽훈련을 하고 오후 3시부터 오후훈련을 합니다."
--올해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올 가을에 국내든 국외든 한 대회를 치루고 내년 봄에 다시 한 대회를 뛸 예정입니다.
북경 올림픽 전에 두 대회에 참가할 겁니다."
--선수로서 앞으로 얼마 동안 뛰실 수 있을까요.
"일단은 내년 올림픽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은퇴는 그 다음에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지도자 생활을 하시겠지요.
"네. 제가 해왔던 많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전수하고 싶습니다.
또 외국에 가서 훈련과 지도 방법들을 배워와서 경험과 지식을 접목시켜 가르치고 싶습니다."
--결혼 후에 달라진 점이 무엇입니까.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이 안정되었죠.
아이도 생겼으니 책임감도 늘었고요.
자주 볼 수 없지만 전화는 자주 합니다."
--마라톤 이외의 취미나 특기는요.
"축구는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좋아하고 골프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제일 잊고 싶은 대회와 기억에 남는 대회가 궁금합니다.
"안좋은 기억은 시드니 올림픽대회이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 대회는 보스턴 대회 우승했던 거죠."
--마라톤은 어떤 운동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기자신을 포기하면서 인내해야 하는 운동입니다.
모든 것을 가지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때론 많은 것을 버리면서 해야 하는 운동이죠.
하지만 정신적으로 강해집니다.
어떤 어려움을 당해도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죠."
<이은정 선수 인터뷰>
--부상은 완쾌되셨나요? 지금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요.
"크게 아픈 곳 없이 훈련하고 있는데 시작한 지가 얼마 안되서 힘듭니다."
--어디 부상이었나요.
"작년에 자잘한 부상과 컨디션이 안좋았었고 올해엔 종아리 근육파열로 한 달 정도 쉬었습니다."
--일본에서의 대회는 어땠나요.
"쉬다가 훈련을 두 달 밖에 안했거든요.
기록보다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참가했는데 그래도 시합이다 보니 긴장했고 또 일주일 간격으로 치룬 대회여서 힘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훈련을 하시나요.
"마라톤 준비기간으로 긴거리 위주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트랙훈련을 하다가 마라톤으로 바꾼지 얼마 안되서 훈련량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루 일과는 어떤지요.
"6시부터 8시까지 새벽훈련으로 조깅과 보강훈련을 하고요 11시부터 12시까지는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합니다.
그리고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주훈련을 합니다."
--5000m, 10000m 기록을 갖고 있는데 주종목이 무엇입니까.
"중.고등학교 때엔 400m, 1500m 였고, 그 후엔 하프 그리고 마라톤을 뛰었죠.
5000m, 10000m 기록은 마라톤 훈련을 하다보니까 세워진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따로 훈련한 적은 없고요."
--올해 계획이 궁금합니다.
"전국체전에 참가하고요 가을에 국내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겁니다."
--감독님이 오래지 않아 여자마라톤 기록이 깨질 거라고 하셨습니다.
"올해는 훈련량이 부족해서 모르겠고 내년 쯤엔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운동이니 충분히 훈련을 하고서도 힘들 수 있으니 깨야 깬 것이죠."
--운동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좋은 기록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스트레스가 힘들지 사실 운동 자체는 힘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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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리면 훈련 중단
감기(혹은 몸살)는 마라톤 훈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또 감기에 걸렸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전문선수에게 감기는 어떻게 보면 큰 부상보다 더 골칫거리다.
레이스 전 식이요법을 할 때나 오버트레이닝을 해서 체력이 다운되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악영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시 최고의 기대주였던 김이용은 연습 때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했으나 대회 직전 감기몸살에 걸려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연습 때 자신이 앞서던 이봉주가 금메달을 차지했으니 김이용에게는 너무도 안타깝기만한 감기였다.
일단 감기에 걸리면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일부 동호인은 “강한 훈련으로 감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마라톤 훈련을 할 경우 몸이 망가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감기기운을 떨쳐낼 때까지 훈련을 쉬어야만 한다.
이러다보니 스케줄에 따라 타이트한 훈련을 하는 엘리트선수의 경우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그동안의 훈련효과를 잃어버리게 된다.
최악의 경우 한 달 정도의 훈련효과를 단번에 날릴 수도 있다.
여기에 도핑도 문제가 된다.
대부분 감기약에는 미세한 마약성분과 근육강화제가 들어 있다.
이 정도는 1주일만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만 이봉주와 같은 세계랭커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불시에 도핑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있어 이나마도 마음놓고 복용할 수 없다.
주로 한약제로 감기를 다스리는데 역시 성분에 주의해야 해 감기에 걸리면 여러모로 피곤하다.
이런 이유로 감기는 마라톤 훈련에 있어 가장 큰 복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호인도 도핑이 문제되지는 않겠지만 훈련을 중단해야 하고 이에 따라 지속적인 훈련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일단 감기에 걸리면 훈련을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과 빠른 치료로 먼저 몸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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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완주를 위한 3일 작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로 알려진 ‘제2회 백사청송 하동 섬진강 마라톤 대회’가 마침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2일 ‘물길과 꽃길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상남도 하동에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5000여명의 달림이들이 이 아름답고 조용한 고장에 건강의 물결을 수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동군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하동군 체육회와 로드스포츠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섬진강과 나란히 이어져 있는 풍광좋은 19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환상의 마라톤 코스다.
하동군은 이 고장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이 마라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참가자들의 성공적인 레이스를 위해 한국 마라톤의 1인자인 이봉주를 지도하고 있는 오인환 삼성전자 마라톤팀 감독으로부터 ‘성공 완주를 위한 3일 작전’을 들어봤다.
●3일전=
육류 피하고 휴식을 취하라
=그동안 열심히 뛰어온 달림이라면 이때부터는 훈련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쌓인 몸속의 피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무작정 누워서 자는 것 으로 피로를 푸는 것은 좋지 않다.
평소처럼 일상적인 움직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이때부터는 음식물 섭취도 가려서 해야 한다.
육류는 절대 먹지 말고 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축척해줄 수 있는 쌀. 잡곡. 빵. 국수. 감자 등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2일전=
오전 1시간 가벼운 조깅
=아침에 일어나 한시간 정도 가벼운 조깅을 해 준다.
피로가 쌓이면 안되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오후부터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푹 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
●하루전=
빠른 조깅으로 컨디션 조절
=대회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아침에 일어나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이때는 경기 당일의 80% 수준으로 빨리 달려야 한다.
마지막 2~3분 정도는 호흡이 트일수 있도록 90%의 힘으로 더 빨리 달려야 경기 당일 효과적인 레이스를 펼치는데 도움이 된다.
●당일=
땀이 밸 정도로 몸을 충분히 풀어준다
= 레이스 당일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식사다.
한끼 잘못 먹었다가는 컨디션을 망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출발 2~3시간 전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
탄수화물이 충분히 함유된 음식(찹쌀밥이나 잡곡밥 등)을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반찬과 함께 가볍게 먹어야 한다.
허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 좋다.
물을 섭취하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 뒤 출발 40분 전부터는 스트레칭을 꼭 해야 한다.
스트레칭은 실내나 다소 따뜻한 곳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고 심장에서 먼 곳부터 시작해 심장 쪽으로 몸의 구석구석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워밍업은 날씨가 춥기 때문에 등에 땀이 밸 정도로 20분 정도 달려서 충분히 몸을 데워줘야 한다.
레이스 전 스트레칭이나 조깅으로 체력을 낭비하면 어떻게 하나란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10㎞를 달린다고 하면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합쳐 최소한 12~13㎞는 뛴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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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뛰기보다 걷는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추세다.
1년 동안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만 무려 300여개라고 하니 마라톤이 열리지 않는 겨울을 빼면 거의 매주 열리는 셈이다.
마라톤 인구도 약 300만명에 달해 마라톤은 이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람들이 마라톤에 입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건강을 위해서다.
또 다른 스포츠와 달리 배우기 쉽고. 돈이 많이 안든다는 것도 마라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마라톤 감독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이런 마라톤에 관한 상식중에는 잘못된 것들이 많아 오히려 마라톤을 즐기는데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너무 쉽고 간단하게 생각했다가 초반에 포기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가 새해 마라톤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마라톤에 관한 대표적인 오류를 지적하고 바로 알리기에 나섰다.
한국 마라톤의 대들보인 이봉주의 스승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 보스턴마라톤 우승을 함께 일궈냈던 오 감독은 다음 주부터 스포츠서울 레저 지면을 통해 초보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마라톤 레슨을 연재. 매주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마라톤은 쉬운 운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 쉬운 운동’일 것이라는 생각에 마라톤을 시작한다.
학창시절 오래달리기를 잘했다거나 10㎞ 단축마라톤에 한번 나갔다가 완주를 해보고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붙어 달리고 또 달린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돈 들여 배울 기술이 없고 내 몸만 믿으면 된다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마라톤 만큼 섬세하고 체계적인 기술을 요하는 운동도 없다.
“동네 운동장 몇바퀴 도는 정도야 따로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지만 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하거나 기록에 신경 쓴다면 정석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 오감독의 주장.
주법 등 전문적인 훈련법을 익히지 않았을 경우 부상이 따르기 쉽고 무엇보다 기록 단축이 되지 않기 때문에 흥미를 잃고 마라톤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따라서 초보때부터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효과적으로 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마라톤은 안전하다?
신체적인 접촉이 없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물속에 뛰어드는 일이 없어 마라톤을 안전한 운동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위험한 운동이 마라톤이다.
특히 심장과 근육을 격렬하게 사용하는 운동이라 이들 기관에 부감을 주기 때문에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육 파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 통증. 허리통증. 골반통증 등은 마라톤에서 발생하는 흔한 부상들이다.
이런 부상이 반복되면 운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준비운동이 필요하고 그때 그때 신체적인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마라톤은 잘 달리면 된다?
마라톤이라면 잘 달려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걷는 것이다.
달리는 방법. 즉 주법은 걷는 동작의 연속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타서 걸으면서 그 동작이 연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마라톤에 처음 입문할 때도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이 먼저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무작정 뛰다 보면 힘이 들고 빨리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 마라톤에 입문하면 최소 2주 정도는 빠른 걸음으로 제대로 걷는 훈련이 필요하다.
◇폐활량이 좋으면 잘 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폐활량이 좋으면 몸의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잘 전달해 오래 뛰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근육이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근육을 마라톤 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리 폐활량이 좋다고 해도 달리는 근육이 따라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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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자세의 중요성
모든 운동이 그렇듯 처음부터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랜 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마라톤의 경우 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각종 마라톤 대회를 보면 선두권에서 달리는 선수들은 대부분 달리는 자세가 가벼우면서 자연스러운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기본적인 자세를 잘 배웠기 때문이다.
달리는 자세는 누구나 자신의 몸에 맞는 자세가 있기 마련이다.
골프를 예로 들어 보자.
처음 기초를 배울 때에는 어느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프로골퍼에게 자세를 배우고 그후에는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을 익히게 된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일정 수준에 이를 때 까지는 전문 지도자에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 부터는 자신의 몸에 맞는 자세를 익히는 것이 좋다.
1988년 로테르담마라톤에서 세계 기록을 낸 케냐의 딘사모 선수는 왼손은 몸에 붙이고 오른손을 돌리는 독특한 자세를 하고 뛴다.
그래도 2시간 6분 50초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일본의 이가라시 노리아키 선수는 머리를 앞으로 숙여서 달리지만 기본 2시간 9분대를 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이상할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그 선수만의 자세로 볼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봉주 선수도 오른 팔를 내려서 흔든다.
이 역시 이봉주 선수의 몸에 맞는 자세다.
이처럼 마라톤 자세는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신체 특성에 맞는 자세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절대로 아무렇게나 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마라톤은 2시간 이상 달리는 운동이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야 된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으로 몸이 쏠려 근육에 부하가 가지 않아야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초보자들이 익혀야 할 이상적인 자세는 가슴을 펴고 허리와 아랫 배를 위로 치켜 주면서 골반을 띄우고 발목과 무릎 관절을 이용해 앞으로 밀어주는 주법이다.
이때 팔은 L자형을 유지하고 목과 어깨 등 상체는 힘을 빼야 한다.
또 팔을 몸에 붙이면서 팔꿈치를 가볍게 뒤로 처주는 것이 정확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마라톤을 뛰는데 사용되는 주 에너지는 탄수화물이다.
보통 사람 몸에 있는 탄수화물이 소비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90분 정도다.
하지만 마라톤은 2시간이 넘는 운동이다.
간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빨리 달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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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환의 실전 마라톤
몇년 전 삼성전자마라톤팀의 간판인 이봉주 선수의 훈련파트너를 영입하기 위해서 탄자니아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해발 1700m의 고지대에 있는 아루샤라는 도시에서 현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다.
한나절에 걸친 테스트를 마치고 선수들이 생활하는 숙소를 들여다보게 됐는데 선수들이 옥수수 가루로 만든 ‘우가리’라는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신기해 한 적이 있다.
어떻게 저렇게 부실하게 먹고 힘든 운동을 하나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선수를 붙잡고 “너희들은 이렇게 먹고 달릴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 선수는 “우리는 모두 이것을 즐겨 먹는다. 운동도 하고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오히려 왜 물어보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우리 몸의 영양소는 크게 나눠서 3가지로 분류한다.
지방과 탄수화물. 단백질로 분류하는데 마라톤할 때 주로 쓰여지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몸속에 있는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다 쓰여진 다음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데 지방이 에너지로 활용될 때는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마라톤을 하는 선수들이나 동호인들은 고기를 많이 먹는 것보다는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먹는 한식에는 탄수화물(밥.빵.국수.감자.콩)이 많이 들어 있다.
간혹 “한국 사람들은 고기를 안먹으면 힘이 없어 체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육류는 체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
그래도 전혀 안먹고 운동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당 2회 정도 가볍게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되도록 긴 거리훈련을 하기 전에는 먹지 않고 훈련을 끝내고 먹는게 좋다.
한번 먹을 때는 많은 양 보다는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몸에 부담이 따르지 않는다.
탄자니아에서 우리는 이봉주 선수의 훈련 파트너로 존 나다사야 선수를 뽑았다.
이 선수는 고기를 잘 먹지 않았고 밥이나 빵 종류를 먹고 훈련했다.
한번은 이봉주 선수와 함께 밀라노 마라톤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다른 것에는 입을 안대고 일주일 내내 스파게티만 먹고 버티면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인 2시간8분대의 좋은 기록을 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마라톤 선수에게 탄수화물이 좋다는 것을 확실하게 일깨워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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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스피드 해법 트랙서 찾는다
이봉주 5000m 1만m 전격도전 선언…약점보완 아시안게임 3연패!
이상한 일이다.
국민마라토너가 전격 트랙 복귀 선언을 했다.
32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한 대선수가 트랙을 뛰는 경우는 드물다.
왜일까.
많은 사람들이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거 아니야” 혹은 “언제 은퇴하지”라고 궁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랙 복귀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사건’이다.
경남 고성에서 동계훈련 중인 이봉주(35·삼성전자)는 15일 스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한국최고기록 경신이다. 가급적 올 상반기에는 풀코스를 뛰지 않는 대신 6∼7월께 5,000m나 1만m를 뛰겠다”고 말했다.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감독도 “상반기에는 크로스컨트리,하프마라톤,트랙 등 짧은 거리를 뛰게 할 생각”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마라토너에게 트랙은 5,000m와 1만m 등 장거리를 의미한다.
1만m 황제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를 비롯,대부분 장거리선수에서 마라토너로 전향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봉주처럼 거꾸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처럼 컨디션 점검차 10㎞ 20㎞ 등 단축마라톤을 뛰는 경우는 있어도 트랙을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봉주의 트랙 복귀 목적은 ‘스피드 강화’다.
체력과 지구력,그리고 경기운영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췄으면서도 올림픽에서 번번이 우승을 놓친 것은 승부처에서 스퍼트를 하는 ‘순간스피드’가 모자라기 때문이란 것을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트랙으로 돌아가 스피드를 끌어올린 후 풀코스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연히 이봉주에게 현재 은퇴란 없는 셈이다.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두 차례 풀코스 공략에 전념하지 트랙 복귀를 거친 장기간의 노력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베를린이나 시카고 등 A급 마라톤대회에서 한국기록에 도전하고 가능하면 2006아시안게임(카타르 도하)까지 출전,전인미답의 3연패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봉주의 트랙 복귀는 95년 전국체전 남자일반부 5,000m에 뛴 이래 꼭 10년 만의 일이다.
트랙 복귀 무대는 오는 6월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나 신설될 예정인 ‘삼성챌린지인비테이셔널대회’가 될 확률이 높다.
이봉주는 트랙 복귀에 앞서 한국여자마라톤의 간판스타 이은정(24·삼성전자)과 함께 오는 20일 일본 지바크로스컨트리대회(12㎞),27일 이누야마하프마라톤(21.0975㎞)에 출전한다.
30대 중반 이봉주의 스피드 강화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인가.
이봉주는 하프 및 풀코스 마라톤에서 한국의 독보적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프마라톤기록은 당장 전세계 어느 대회에 나가도 우승권에 해당하는 수치이고 풀코스도 세계 정상급 마라토너로 손색이 없다.
또 풀코스의 경우 평탄한 코스에서는 언제든 2시간8분대 초반 이상의 호기록을 낼 수 있는 기복 없는 기량을 갖췄다.
도로를 뛰는 마라톤의 경우 이봉주는 순간스피드 부족이라는 치명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노력과 정신력으로 정상급 기량을 보유했다.
하지만 이봉주는 5,000m와 1만m 등 스피드를 요구하는 종목에서는 젊었을 때도 한국기록과 큰 차이를 보였다.
좀 심하게 말하면 원래부터 스피드는 젬병이었다.
최근 세계 마라톤 추세가 급속도로 스피드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봉주의 스피드 끌어올리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최선의 대응책이다.
스피드 강화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일단 긍정적이다. 물론 많은 나이에 따른 순발력 저하 등은 어쩔 수 없지만 목표가 5,000m와 1만m 기록 사냥이 아닌 마라톤에 필요한 순간스피드 향상으로 한정된 까닭에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뒷받침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어차피 이봉주에게는 손해볼 게 없는 도전이다.
성실성 지구력 경기운영 등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이기 때문에 스피드 향상이 조금만 성과를 거둬도 큰 ‘사고’를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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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두뇌 싸움
“정말 마지막이다. 마지막이기에 후회 없이 달리고 싶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는 2008베이징올림픽이 각별하다.
이봉주에게 이번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 마지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봉주는 한국 최고 마라톤 스타로 ‘국민 마라토너’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올림픽에서는 불운했다.
1996년 애틀랜타대회부터 2000년 시드니대회, 2004년 아테네대회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첫 도전인 애틀랜타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봉주는 어느 새 만 38세의 나이가 됐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아 화제가 될 정도로 세월이 흐른것.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봉주가 2시간15분33초로 14위에 그치자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의 대표 마라토너로서 ‘할 만큼 했다’는 뜻이었다.
거기에는 올림픽에서 더 이상 이봉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이봉주의 마라톤 인생이었다.
이봉주가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슬럼프를 겪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의 은퇴를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봉주는 199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2시간7분44초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재기에 성공했고,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을 겪으며 24위에 그친 뒤에도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01년 세계 최고권위의 제105회 보스턴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썼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1위에 오르며 아시안게임을 2연패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14위에 그쳤을 때는 공공연히 은퇴설이 돌았다.
당시 나이 34세.
“2008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들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2007년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4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살아있음을 알렸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은 금메달수를 최소 6개에서 최대 12개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훈련본부가 점친 ‘금메달 시나리오’에 따르면 양궁과 태권도, 그리고 역도-수영-레슬링-유도-베드민턴-체조 등으로 금메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낸 후 매번의 올림픽 때마다 금메달 시나리오에 올랐던 ‘마라톤’이 빠졌다.
이봉주를 지도하고 있는 오인환(49) 마라톤대표팀 감독도 이번 올림픽에서의 성적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다.
오 감독은 “지금까지 세계 유수의 마라톤 전문가들이 올림픽 마라톤 우승후보를 점치곤 했지만, 한 번도 들어맞은 적이 없다”면서
“개인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훈련과정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마라톤 종목에는 경기 당일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오 감독은 “남자부에 참가할 70~80명의 국가대표 선수들 중 30~40명이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며 누구든지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 대표팀의 기대주 이봉주의 메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역시 확답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마라톤은 24일 오전 7시30분 열린다.
아침 일찍 레이스가 시작되지만 기온은 섭씨 32~34도로 예상된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날씨인 셈이다.
베이징올림픽 남녀 마라톤 경기는 텐안먼 광장을 출발해 텐탄공원~융딩먼~금융가~중관춘~베이징대·칭화대 캠퍼스를 거쳐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으로 골인하는 42.195㎞에서 펼쳐진다.
대체로 평탄한 코스지만 체력이 고갈되는 35㎞ 지점이 오르막길이라는 게 무더운 날씨와 더불어 또 다른 변수다.
이봉주는 “마지막을 명예롭게 정리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변수가 워낙 많고 날씨가 덥기 때문에 섣불리 (목표를) 말하기는 어렵다. 오직 내 갈 길만 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언제부턴가 달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스가 끝나면 바로 다음 대회를 생각한다. 1990년 전국체전 때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19년째 달리고 있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땐 ‘이짓 다시 하나 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언제나 제자리다”고 말한다.
그는 매일 보약을 챙겨 먹는다.
붕어 진액과 울금액, 홍삼액, 산양삼액 등은 마흔을 눈앞에 둔 베테랑 마라토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 뒤 보약을 끊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요즘은 “힘내라”고 주위에서 보약을 보내 줘 약값은 들지 않는다. 달릴 때 응원해 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라 절대 멈출 수 없단다.
“이제 그만 달리지”라고 타박을 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봉주를 높게 평가하는 육상인들도 있다.
그는 1990년 첫 완주를 시작으로 40번의 풀코스(42.195㎞)를 도전해 38번 완주하며 19년째 달리고 있다.
오인환 감독은 “이봉주는 하루에 매일 평균 30㎞를 달린다. 1년에 1만950㎞를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부산(450㎞)을 24번쯤 달리는 셈이다”고 말한다.
‘왜 달릴 수밖에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마라톤은 직업입니다. 직업적으로 하니까 달릴 수밖에 없지요. 가장 잘 하는 것도 달리는 것이고요”라고 했다.
이봉주에게 마라톤은 생활이다.
그는 “오래 달릴 수 있는 비결은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꾸준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봉주가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이 아닌 금메달을 땄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는 “그때 금메달이었으면 지금 이러고 있을까요. 그때 은메달이었으니까 지금의 제가 있겠지요”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걸면, 그때 달리기를 멈추겠다”는 말로 다시 각오를 밝힌다.
이봉주는 8월1일까지 한 달 동안 도로달리기 훈련 여건이 완벽한 일본 치토세에서 훈련했다.
5일 중국으로 이동한다.
베이징이 아닌 다롄에 훈련캠프를 차린다.
이곳은 3개월 전 오인환 감독이 일찌감치 물색해놓은 곳이다.
대기오염이 심한 베이징 대신 현지와 같은 날씨에 적응하면서 마지막 조정 훈련이 가능한 훈련지다.
다롄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식이요법이다.
이봉주는 대회 7일을 앞두고 소금을 치지 않은 등심을 세끼 모두 구워 먹을 예정이다.
보통 ‘카보 로딩’(carbo loading · 탄수화물 축적하기)으로 부르는 이런 식이요법은 온 몸에 축적돼 있는 글리코겐을 모두 소진한 다음, 대회에 임박해 글리코겐을 만드는 탄수화물을 집중적으로 섭취해 달리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하게 축적하는 특별한 식사법이다.
일반적인 카보 로딩은 3일간 소금을 치지 않은 지방질이 없는 살코기와 계란 등을 집중적으로 먹고, 4일째부터 대회 하루전까지는 탄수화물이 많이 있는 찰밥, 빵, 감자, 자장면 등 국수류를 집중적으로 먹는다.
마치 휴대전화 전지의 전력을 모두 소진한 뒤 충전하는 것이, 반쯤 쓴 전지를 다시 충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오인환 감독은 “마라톤은 회복력이 관건”이라면서 “이봉주의 몸은 타고났다”고 했다.
인간은 주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사용한다.
이때 젖산이 분비돼 피로도를 증가시킨다.
마라톤은 젖산이 생성됨과 동시에 젖산이 분해되는 과정이다.
이봉주는 “훈련 중 혈액 내 젖산농도를 측정해 봐도 젊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과학적으로도 몸은 건재하다”며 웃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 가운데는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많다.
세계기록(2시간4분26초)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35·에티오피아)를 비롯해 아시아 기록(2시간6분16초) 보유자 다카오카 도시나리(38·일본),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파노 발디니(37·이탈리아), 2003 베를린마라톤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2시간5분벽을 깬 폴 터갓(39·케냐) 등이 모두 현역이다.
오 감독은 “노장선수라도 체력이 떨어져서 못 뛰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마라톤이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대선수와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다.
어느 대회든 30~40㎞ 사이에서 승부가 갈린다.
이 때까지는 선두그룹에 속하는 것이 목표.
사전 작전은 있지만 상황은 가변적이다.
레이스 도중 감독이 주요 길목에서 지시를 할 수는 있지만 이것 또한 제한적.
결국 승부를 거는 포인트는 선수가 판단한다.
이봉주는 “상대의 표정, 숨소리, 팔 동작까지 파악하면서 뛴다”고 했다.
이봉주가 턱수염을 기르고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도 상대에게 표정을 읽히지 않기 위함이다.
올림픽 마라톤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서울올림픽 젤린도 보르딘(이탈리아), 바르셀로나올림픽 황영조, 애틀랜타올림픽 조시아 투과니(남아프리카공화국), 시드니올림픽 게자행 아베라(에티오피아)는 모두 금메달후보가 아니었다.
올림픽 판도가 안갯속인 이유는 올림픽이 기록싸움이 아니라 순위 싸움이기 때문.
서울올림픽부터 최근 5개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들은 모두 2시간10분벽을 깨지 못했다.
오 감독은 “이번에도 9분대에서 메달이 갈릴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우승자 가운데 노장들이 많은 이유도 순위경쟁에서는 레이스 운영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봉주는…
▲1970년 충남 천안 출생
▲1984년 성거초등학교
▲1987년 천성중학교
▲1990년 광천고등학교 졸업
▲1990년 제71회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풀코스 완주 2위
▲1994년 서울시립대학교 졸업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2000년 토쿄 국제마라톤 2위(한국 최고기록 2시간07분20초)
▲2001년 제105회 보스턴 마라톤 우승
▲2004년 아테네올림픽 마라톤 14위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우승
▲2008년 제29회 베이징올림픽 육상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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