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한 말
시란 무엇인가?
시에 대한 정의를 수레에다 실으면 한 수레는 족히 될 것이다. 그리고 시에 대한 정의는 오류의 역사라고 했다. 시에 대한 모든 정의는 다 맞으면서도 또한 다 틀리다는 것인데 이는 몇 마디로 시를 말할 수는 없다는 것, 모두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라는 것이다.
시는 아름답기만 해서는 모자란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필요가 있고, 듣는 이의 영혼을 뜻대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호라티우스 / 시론)
시란 것은 걸작이든가 아니면 전연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괴테)
시란 미의 음악적 창조이다. (에드가 알란 포 )
시는 단지 그 자체를 위해 쓰인다.(에드가 알란 포)
시의 목적은 진리나 도덕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시는 다만 시를 위한 표현인 것이다.(보들레르)
기쁨이든 슬픔이든 시는 항상 그 자체 속에 이상을 좇는 신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들레르)
감옥에서는 시는 폭동이 된다. 병원의 창가에서는 쾌유를 바라는 불타는 희망이다. 시는 단순히 확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재건하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시는 不正의 否定이 된다. (보들레르)
시란 냉랭한 지식의 영역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 시란 심중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쉴러)
과학의 적절하고 직접적인 목적은 진리를 획득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시의적절하고 직접적인 목적은 즉흥적인 즐거움을 전달하는 것이다.(콜리지)
시란 본질적인 면에서 인생의 비평이다.(아놀드)
시란 간단히 말해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이고 다양하게 효과적으로 사물을 진술하는 방법이다.(아놀드)
시란 이성의 조력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진리와 즐거움을 결합시키는 예술이다. 시의 본질은 발견이다. 예기치 않은 것을 산출함으로서 경이와 환희 같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존슨)
시의 언어는 필연적인 것같이 보이는 것이어야 한다. (예이츠)
시인의 시는 국어처럼 직접적이고 자연스런 것이어야 한다.(예이츠)
도덕적인 시라든가 부도덕한 시라든가에 대해서 말할 것은 아니다. 잘 쓴 것인가 아니면 시원찮게 쓴 것인가 그것만이 중요하다.(오스카 와일드)
시는 경험이다.(릴케)
나이 어려서 시를 쓴다는 것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다. 시는 언제까지나 끈기 있게 기다리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일생을 두고 그것도 될 수 있으면 칠십 년 혹은 팔십 년을 두고 벌처럼 꿀과 의미를 모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최후에 가서 서너 줄의 훌륭한 시가 써질 것이다.(릴케)
시란 감정의 해방이 아니고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이며, 인격의 표현이 아니고 인격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엘리엇)
시란 ‘무엇은 사실이다’ 하고 단언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실을 우리로 하여금 좀 더 리얼하게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다.(엘리엇)
나는 정서를 스며들게 하는 것이 (-사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감각 속에 작가가 느낀 것에 상응하는 하나의 진동을 일으키는 것) -시의 특유한 기능이라 생각한다. (하우스만)
우리의 일상생활의 정서생활과 시의 소재 사이엔 차이가 없다. 이러한 생활의 언어적 표현은 시의 기교를 사용하게 되어있다. 이것만이 단지 근본적인 차이일 뿐이다. (리처즈)
위대한 시에는 이러저러한 것이 -깊은 생각, 훌륭한 소리, 또는 생생한 이미저리 -
꼭 있어야 한다는 일반론은 한낱 무지몽매한 독단에 불과하다. 시는 생각이 없을 경우는 물론이고 의미가 없을 경우에도 거의 성립할 수 있고, 혹은 감각적 또는 형식적 구조 없이도 거의 성립할 수 있으며, 그런 경우에도 시가 도달할 수 있는 극점까지 도달한다. (리처즈)
시는 어떤 리듬을 선택하여 그것들을 체계화시켜 반복한다. 이것이 운율이다. (브리지스)
시의 으뜸가는 목적은 즐거움이다.(드라이든)
위대한 시는 아주 오래오래 공동의 것이고, 모든 계급과 얼굴색을, 모든 부문과 종파를, 남자만큼이나 여자를, 여자만큼이나 남자를 위한 것이다. 위대한 시는 남자나 여자에게 최후가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다. (휘트먼)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것은 모두 그렇듯이 시도 경탄을 강요한다. (말라르메)
위고는 그의 전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 시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은 일종의 기이함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 작품에 전체의 시적 아름다움을 말살하고 말 것이라고 증명하고 있다.(발레리)
시를 짓는 것은 생각들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시는 말들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발레리)
시는 이해하기보다도 짓기가 더 쉽다.(몽테뉴)
시는 낳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국 격언)
(*시는 체험에 의해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
孔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曰 思無邪 (논어 위정편)
시란 정을 뿌리로 하고 말을 싹으로 하며,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백거이)
시를 직업으로는 못한다. 정절을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김상용)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 아름다운 한 줄의 글은 무엇인가를 의미하는 아름답지 않은 한 줄의 글보다 낫다.(플로베르)
시인이 해야 할 일은 시상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상이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시상인가 아닌가, 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시는 먹고 사는 일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가 없으면 왠지 마음이 허전하다.(권오삼)
시의 가치는 존재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권오삼)
시는 머리 혹은 가슴에 주는 감동이요, 충격이다. (권오삼)
(2018.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