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선더볼작전
원제 : Thunderball
1965년 미국영화
감독 : 테렌스 영
음악 : 존 배리
각본 : 리처드 메이봄 외
제작 : 알버트 브로콜리 외
원작 : 이언 플레밍
주제곡 노래 : 톰 존스
출연 : 숀 코네리, 클로딘 오제, 아돌포 첼리
루치아나 팔루치, 릭 반 누터, 가이 돌맨
몰리 피터스, 마르틴 베스윅, 버나드 리
로이스 맥스웰, 데스몬드 르웰린
숀 코네리의 4번째 007 영화이자 007 시리즈 통산 4번째 영화이기도 한 '선더볼 작전'은 역대 007중 가장 인기없는 작품중 하나입니다. 숀 코네리의 007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골드핑거'와 '위기일발'이고 '살인번호'는 첫 작품이라는 의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사실상 숀 코네리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물론 이후 '네버 세이 네어버 어게인' 이 있지만 이건 정규 시리즈가 아니므로)가 있는데 '선더볼 작전'은 영화 자체도 다소 평범했고,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하여 별로 거론도 안되는 영화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작품이 시시한 영화는 아닙니다. 기존 007 시리즈의 패턴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숀 코네리는 여전히 멋진 슈트와 능글맞은 표정으로 '본드, 제임스 본드'를 말하고 있고, 섹시한 본드걸도 여럿 나오고, 특히 수중촬영과 수중격투는 굉장히 멋진 촬영이었습니다. 시간도 130분이나 되는 분량이고, 또한 2탄 '위기일발'에서 처음 언급된 '스펙터 조직과 블로펠드'가 다시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음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숀 코네리
스펙터 조직의 두목 블로펠드
블로펠드는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몸만 등장한다.
이후 여러 배우들이 번갈아 연기한다.
가는 곳마다 미녀가 알아서 붙어주는 여복많은 007
지금같으면 미투로 구속 1순위일듯.
이런 점이 또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이미 '위기일발'과 '골드핑거'가 만들어지면서 007 영화의 방향성과 패턴이 정해졌고, '선더볼 작전'은 그걸 그대로 답습한데 그친 작품이기도 하죠. 그리고 노골적으로 본드걸을 눈요기거리로만 활용하려는 의도가 너무 보였고, 007은 가는 곳마다 여자가 붙고 섹스를 합니다. (심지어 자기 동료여성을 죽인 여자와도 뻔히 알면서 섹스를 나누죠) 악역 본드걸도 초반부의 터프한 등장과 달리 너무 허망하게 최후를 맞고. 악당들도 007을 쉽게 죽일 기회가 있는데 굳이 어렵게 죽이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악역 여성이 007을 생포했을때 왜 그냥 죽이지 않고 굳이 생포해서 데려갔는지, 결국 죽이려다 실패하는데 그냥 잡았을때 죽이면 되었죠) 아무튼 007영화의 악당들은 다들 이렇게 007 죽일 기회가 오면 갑자기 바보천치가 되는 느낌입니다. 평소에는 똑똑하다가.
'선더볼 작전'은 전편 '골드핑거'가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그대로 속편인 이 작품에 고스란히 투자하여 아낌없이 만든 영화입니다. 그래서 제작비가 꽤 들어가는 수중촬영이 역대 007중 가장 많고, 여럿이 수중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도 꽤 오래 등장합니다. 육해공이 모두 등장하는 007 영화들이지만 특히 '수중전'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려고 했던 내용입니다. 다만 그러다보니 007 영화마다 자주 등장하는 카 체이싱 액션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007과 머니페니
로이스 맥스웰은 62년 '살인번호'부터 85년 '뷰투어킬'까지
14번이나 머니페니를 연기한다.
미모의 동료와 임무수행을 하는 007
악당의 여자가 007 편이되는 것도 흔한 패
이 영화에서 유독 여러 미녀를 전전하는 007
내용은 꽤 단순합니다. 스펙터의 두목 블로펠드의 지령을 받은 똘마니중 하나인 라르고 라는 악당이 거대한 요트와 호화저택을 기반으로 하여 해저에 무시무시한 원자폭탄을 감추고 세계를 위협합니다. 무려 1억달러를 영국와 미국이 지불하지 않으면 유명 도시하나를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이지요. (60년대 1억달러면 정말 천문학적 금액, 지금으로 따지면 몇조원 정도 되겠죠) 더구나 특정시간까지 지불하라는 시한부 조건입니다. 영미 양국에서는 악당이 요구한대로 다이아몬드 1억달러 분량을 준비하는 한편 007과 CIA 를 동원하여 해결을 하려는 양동작전을 펼칩니다. 그래서 007이 악당 라르고의 본부로 침투하여 맹활약을 하고 본드걸 등의 협력에 힘입어 악당을 소탕하고 세계를 구한다는 내용이지요.
내용이 단순하고 그다지 짜임새는 없는데 단지 '멋진 수중전'을 위해서 이야기를 좀 억지로 꾸민 느낌입니다. 얼마든지 007이 아니더라도 이런 황당한 계획은 저지할 수 있어 보이거든요. 최소한 그들의 위치와 정체만 파악했다면 나머지 진압은 쉬울텐데 굳이 어렵게 진압하려고 하죠. 바다에서 요트로 폭탄을 옮기는 길목만 차단해도 쉽게 저지할텐데.
메인 악역인 라르고 역의 아돌포 첼리는
역대 007 악역중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냥 탕 쏴버리면 쉽게 007을 제거할 수 있는데
왜 죽이지 않고 생포했다가 나중에 화를 당하는지....
적과의 댄
마치 1편 '살인번호'에서 우슬라 안드레스가
연상되는 장면
'골드핑거'가 워낙 크게 성공하다 보니 007 제작진이 자신이 붙어서 제작비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그런 의도는 성공하여 개봉후 흥행성적에서 다시 '골드핑거'의 흥행수익을 경신하는 성적을 냈고, 그해 전미 흥행순위 5위이내에 무난히 들면서 60년대 흥행영화의 대세가 007 시리즈 라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다만 후대의 평가에서 '위기일발' '골드핑거' 등에 밀렸고, 지금 기준으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은 영화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숀 코네리의 007은 2년뒤에 등장한 '두번 산다' 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62년~67년 6년간 5편을 만들어서 모두 성공을 하는 시리즈가 되었고 60년대 오락 액션 첩보물로서의 위상을 톡톡히 다집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많은 아류작을 낳았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이 영화에는 매우 두드러진 악당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메인 악당인 라르고를 연기한 아돌포 첼리는 존재감이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고, 그의 심복이자 악녀인 피오나는 초반부에 잘 나가다가 007을 잡으려 할때 갑자기 본인과 부하 모두 바보가 되어 어이없이 최후를 마칩니다. 좀 더 강렬한 활약을 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위기일발'의 로버트 쇼, '골드핑거'에서 007을 쥐락펴락 손가락 안에서 갖고 노는 골드핑거, '007과 여왕'에서의 텔리 사발라스가 연기한 블로펠드, '죽느냐 사느냐'의 크리스토퍼 리,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문레이커'의 죠스 등 인상적인 악당과 비교할 때 좀 부족한 느낌이었지요.
수중 장면에 꽤 공들인 영화
엔딩에서 미녀와 함께 탈출하는 패턴은 여전함.
이언 프레밍 원작, 리처드 메이봄 각본, 알버트 브로콜리 제작, 그리고 1편부터 음악을 담당해온 존 배리까지 기존 시리즈 스탭진이 고스란히 이어졌고, 유명한 톰 존스가 주제곡을 불렀습니다. 감독은 1, 2편을 감독했던 테렌스 영이 '골드핑거'에서는 가이 해밀턴에게 역할을 넘겨주었다가 다시 복귀했습니다. 영국 첩보부의 M 역의 버나드 리, Q 역의 데스몬스 르웰린, 머니페니 역의 로이스 맥스웰 등도 그대로 재등장합니다. 선역 본드걸 역은 프랑스 배우 클로딘 오제가 등장하는데 그다지 두드러진 역할은 못하다가 막판에 위기에 몰린 007의 목숨을 구해주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크레딧이 다른 작품에 비해서 취약한 편입니다. 공들인 수중액션도 제작비는 들었겠지만 물위에서 벌어지는 모터보트나 전함들간의 전투가 아닌 물속에서 잠수부들간 격투다 보니 박진감이 좀 덜했습니다. 공들이고 노력한 건 인정되는데 쏠쏠한 재미는 뒤쳐지는 007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4년이나 지난 69년 개봉되었고, 이 영화의 개봉이 늦어지면서 67년 제작된 '두 번 산다'가 몇달 간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영화팬 입장에서는 한 해에 007 영화를 두 번이나 보게 된 69년이었지요.
ps1 : 악당이 상어를 여려마리 길렀는데 이 상어무리를 좀 더 활용했다면 좋았을 듯 합니다. 007이 상어때문에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기는 장면같은 것도 잘 설정했으면 더 재미있었을 듯 합니다.
ps2 : 톰 존스는 당시 25세의 신인 가수였습니다.
ps3 : '선더볼 작전' 앨범이 우리나라에서도 레코드판으로 발매가 되었을 정도로 당시 007과 영화음악의 인기가 높던 시절이었습니다.
ps4 : 007의 여성편력을 알 수 있는 명대사 하나, 007이 라르고와 대화하는데 그의 총을 보고 대화를 나눕니다.
007 : "이건 여성용 총이군요"
라르고 : "총에 대해서 잘 아시나봐요"
007 : "아니요, 여자에 대해서 잘 알죠"
[출처] 007 선더볼작전(Thunderball, 65년) 수중촬영이 돋보였던 작품|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