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집은 올해 입주한 4bay 남향 33평입니다. 이전 집과 평수는 거의 동일하지만 느낌은 달랐어요. 예전 집은 수납공간이 없다 보니 30평임에도 불구하고 거실이 40평대에 가깝게 넓게 빠졌다면 이번 집은 수납공간이 정말 많고 공간이 좁게 빠졌어요. 다용도실을 제외하고 펜트리만 3개에 드레스룸까지 있으니까요. (저희는 알파룸 대신 펜트리 2개를 선택하고 다이닝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신혼 초에는 짐이 많지 않다 보니 공간이 넓게 빠진 집이 좋았는데 이젠 삼식이도 있고 아기 계획도 있다 보니 수납공간이 많은 집을 찾게 되더라구요. 가족 구성원에 따라 선호하는 집도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올 초 사전 점검 했을 때 저희 집 모습입니다. 이전 집이 호수 뷰가 나오는 저층이었는데 층간 소음과 놀이터 소음으로 고생을 했던지라 이번엔 탑층을 고르게 되었어요. 지하에 바로 수영장으로 연결되고 역과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중간동을 골랐는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뷰가 아쉽더라고요. 뷰에 대한 아쉬움과 층고, 거실 면적 등이 계속 마음에 남을 거 같아 손보기로 결심했어요. 아무래도 새집이다 보니 리모델링에 큰 예산을 쓰기는 아깝다는 마음이 들어 '예산 1000만 원'을 잡고 그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시공 분야는 포세린 타일 바닥 / 부분 도배 / 부분 필름 / 조명 / 냉장고장 리폼 / 목공 / 우드 셔터 / 중문이며 반셀프인테리어로 각각의 공정별로 발품을 팔고 꼭 필요한 부분만 부분 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예산을 줄일 수 있었어요. 특히 인터넷에서 유명한 업체들은 아무래도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지역이나 동네에서 실력 있는 업체를 찾는 게 관건이었죠. 입주 아파트 특성상 공구를 통해 가격을 아낄 수 있었던 것도 있었고요. 이번 집들이에서는 미래의 아기 놀이방으로 사용하기 위해 비워둔 작은방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소개하려고 해요. 그럼 각 공간별로 리모델링과 홈스타일링한 후의 모습을 차근차근 보여드릴게요! <거실> 저희 집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이에요.바로 '비움'입니다. 보통 거실이라면 소파와 TV를 배치하곤 해요. 혹은 서재형 거실을 만들기 위해 테이블과 책꽂이를 배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거실에 소파와 TV 그렇다고 책꽂이가 있는 것도 아니예요. 이사를 계획하며 남편과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언젠간 함께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고려해서 공간을 구성해 보자!'였어요. 저와 남편은 결혼할 때부터 나중에 아기와 함께 살 땐 거실에 소파와 TV를 두지 말자는 의견이 일치했고, 이전 신혼집까지는 당장 아이 계획이 있던 건 아니라 적당한 크기, 가격 선의 소파와 TV를 배치했었어요. 이젠 아이가 있을 때의 라이프 패턴도 고려해야 하기에 거실을 비우기로 했어요. 지금은 가끔 손님이 오면 위 사진처럼 큰 테이블을 거실에 배치하고 접대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테이블은 원래의 위치인 다이닝 공간으로 가겠죠? ㅎㅎ 거실에 소파가 없으면 눕게 된다길래 1인용 라탄 체어 하나만 두었어요. 아이가 있을 땐 저기에 앉아 수유를 하거나 재울 때 이용하려구요. 거실 공간이 좁게 나온 만큼 최대한 짐을 줄여두고 나중에 아이와의 놀이공간으로 넓게 활용할 계획이에요.
평소엔 8인용 테이블은 다이닝 공간에 두고 월넛 원형 테이블을 거실에 배치해요. 8인용 테이블이 거실에 있을 땐 원형 테이블을 다이닝 공간에서 식탁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아이 키울 땐 한동안 원형 테이블 사용은 어려울 거 같아 접이식으로 주문 제작했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원형 테이블은 서재 방으로 옮겨지겠죠? 아이가 없을 때 부지런히 사용하려고요. 하하! 기존 제품 중엔 마음에 드는 월넛 원형 테이블이 없어 월넛 상판을 구해다 맞춤 제작을 했는데 하나뿐인 가구라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가는 가구예요.
탑층은 덥고 춥단 말을 듣고 걱정이 돼 실링팬을 설치했어요. 유행타지 않는 집을 꾸미는 게 목표라 실링팬이 유행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기능적으로 대만족 중이라 후회하지 않아요. 에어컨 바람도, 선풍기 바람도 싫어하는 편인데 실링팬은 야외에서 산들바람을 쐬는 기분이라 너무 좋아요. 최고 세기로 작동시키면 바람이 꽤 세지만 저는 3-4단으로 틀어놓고 바람이 부는 듯 안 부는 듯한 게 좋더라고요. :) 게다가 꽤 더웠던 이번 여름 실링팬만 틀어도 충분히 시원해서 에어컨을 거의 안 틀어서 그런지 관리비도 동일 평수 세대 대비 20% 이상 낮게 나온 걸 보면 요즘 신축 탑층은 더 덥고 춥다는 말 해당 안 되나 봐요. 남동향이지만 정남향에 가까워 여름에 해가 깊게 들어오지 않는 것도 한몫했을 거 같고요.
거실과 주방은 바닥을 포세린 타일 화이트로 교체하고 걸레받이, 샷시 필름과 도배작업을 했어요. 예전 집은 강마루 바닥에서 생활했는데 숟가락만 떨어뜨려도 패이는 것을 보며 오래 살아도 처음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타일로 결정했어요. 물론 아이 키울 때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강마루에도 아이 키울 땐 매트 시공하더라고요. 어짜피 깔 매트라면 매트 깔았을 때 바닥 썩을 걱정 없는 타일이 낫겠다 싶었어요. 필름과 도배를 하다 보면 화이트도 모두 다르다 보니 어떤 넘버 제품을 쓸지 고민하실 텐데 집의 채광에 따라 같은 제품도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거 같아요. 저는 창이 작아 집이 좀 더 따뜻해 보일 수 있도록 따뜻한 느낌의 화이트로 작업했어요. 샷시는 우드 무늬 있는 제품이 고급스러워 보여 걸레받이와 샷시와 다른 필름지를 선택했는데 막상 살아보면 다른 화이트 제품이더라도 비슷한 색감이라면 미세한 차이는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아트월 쪽에는 액자 레일을 설치할 순 없어서 액자 대신 태피스트리를 포인트로 걸어줬어요. 담요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벽에 걸었을 때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미래의 아기의 안전을 위해 거실에 TV를 두지 않았을 뿐, 저희 부부는 여전히 TV를 본답니다. (소파와 TV 안 버렸어요! ㅎㅎ 어디에 두었는지는 뒤에 이어서 소개할게요.) 4년 전 결혼 준비하며 훗날 TV를 방에 넣을 생각으로 55인치 TV를 사고, 대신 120인치 화면이 나오는 빔을 샀어요. 이전 집에서도 빔을 애용했지만 벽지가 화이트가 아닌 점이 아쉬웠는데 이번에 도배를 하며 이왕 도배하는 거 더욱 선명하게 보자! 란 마음으로 거실 한쪽 벽면과 다이닝 공간을 빔 전용 벽지로 도배를 했어요. 수입벽지인 만큼 일반 벽지에 비해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났지만 선명한 화질을 보며 도배하길 잘했다고 남편과 말하곤 해요.
가끔 토퍼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서 영화를 보기도 해요. 2년간 해외여행을 못 가며 그 아쉬움을 4K 해외 영상으로 달래기도 하고요.
사실 코로나로 가장 아쉬운 건 해외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못한다는 건데 가끔 스노쿨 마스크 쓰고 수중 영상 보면서 다이빙 기분을 낸답니다.
TV를 거실에 뒀을 때도 프로그램 시청하기보단 유튜브로 음악을 틀어놓는 용도로 쓰곤 했는데 거실에 TV가 없으니 노트북과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곤 해요. 그런데 음악을 틀어놓으면 자꾸 삼식이가 엉덩이로 노래를 꺼버리더라고요? ^^; +) 캣폴은 리폼했어요!
거실 사진에서 계속 등장하는 삼식이의 캣폴은 사실 리폼한 거랍니다! 매장에서 검은색 하우스를 볼 때부터 리폼할 생각으로 들였어요. 베이지 빛 노란색으로 페인팅했더니 다른 가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요. 저처럼 작은 소품을 페인팅할 땐 샘플 색상을 구입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요. 샘플 색상도 절반 넘게 남았답니다. ㅎㅎ 삼식이 발톱에 벗겨질까봐 무광 바니시도 여러 겹 발라줬어요. 그런데 다시 하라면 마스킹 테이프는 3M 제품으로 할 거 같아요. 비싸서 저렴이로 했더니 손이 두 번 가더라고요.. ㅠ
그래도 완성작을 보면 노력한 보람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