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함을 잃지 않은 한국 선발 김진우의 신중한 피칭이 돋보였다. 상대가 약한 중국이었지만 김진우는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번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김진우는 신인이지만 시즌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피칭의 내용이 신인답지 않게 급성장했다. 시즌 중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가 다시 제 페이스를 찾은 것은 투구 요령을 터득한 덕분이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정면승부를 자주 걸었던 패턴에서 유인구를 던지는 쪽으로 '변신'했다는 얘기다. 김진우는 지난달 28일 LG 경기에서 보여주었듯이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유인구를 주무기로 갈고 닦으면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진우는 이날 중국전에서도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사용하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6회말 선두타자 1번 류광바오와 2번 류전중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맞은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보여준 피칭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김진우는 3번 양궈강을 침착하게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4번 쑨웨이에게 볼카운트 2-1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유인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칭찬할 만한 피칭이었다.
6회까지 삼진 10개를 잡아낸 것도 힘을 앞세우기보다는 적절하게 유인구를 던지는 한차원 높은 투구패턴 덕분이다.
공격에서는 4번과 5번으로 나온 김동주와 박재홍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특히 박재홍의 배팅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