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운전하고 새벽에야 집에 도착했더니 몸이 정말 피곤하네요. 그래서 오늘은 어제보다 더 간단하게...
새벽에 다우지수가 253포인트 빠졌더군요. 이건 어제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당연한 수순인 것이니, 그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Phily Fed 제조업 지수가 엄청 크게 하락했고, 중국의 PMI도 수개월 연속하락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온 것도 있지만, 시장이 기대한 QE3(양적완화 3탄)이 없었으니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봐야 겠지요.
오늘 새벽 이머징 마켓의 자금 유출입을 보여주는 ETF인 EEM이 폭락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무려 4.9%나 하락했습니다. 이 말은 오늘부터 시작해서 당분간 이머징 마켓에서 외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암시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지금까지 QE가 시행될 때마다 선진국 증시보다 캐리트래이드를 이용했던 헷지펀드나 투자은행들이 이머징 마켓에서 더 큰 수익을 올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매물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관점은 여기에 세가지 정도 추가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오늘 새벽 있었던 무디스의 글로벌 대형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입니다. 이미 신문기사 해석하기에서 말씀드린대로 오늘 신용등급이 강등된 대형은행들은 전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금액의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고, 여기엔 당연히 담보를 맡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었다는 것은 해당 담보에 대한 마진콜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A2에서 Baa로 강등된 모건 스탠리의 경우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담보가 68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니 다른 금융기관 까지 따지만 상당한 금액이 될 것입니다.
이런 대형은행들이 해당 파생거래를 중단하지 않는 이상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마도 이머징 마켓에 투자되어 있는 주식 등을 정리해서 메꾸게 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당연히 오늘부터 우리 KOSPI 시장에서부터 외인 매도세는 강도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두번째는 미국 경제지표의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어제 FOMC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넹키 의장은 상황이 악화된다면 가능한 모든 조치(이건 하도 많이 들어서 식상하긴 합니다. 총은 있는데, 못보여준다는 의미니까요)를 한다고 했는데, 이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지금 경기부양책을 하고 싶어도 여러 눈치를 보아야 하니 다양한 경제지표가 꼬꾸라 지는 것을 기다리겠다는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유럽의 상황이 안좋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제 발표된 중국의 PMI가 엉망으로 발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의 핵심은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입니다. 물론 브라질 같은 자원수출국은 중국에 관심이 많겠지만, 중국도 미국과 유럽에 수출을 잘해야 자원을 수입하는 것이니 결론은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 HSBC가 발표한 중국의 PMI를 보다보니 이런 말이 나오네요. 모든 면이 수축되고 있는데 완성품의 재고량은 아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세요. 미국도 안되고 유럽도 안되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이 중국인데, 자료를 보면 꿈깨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아시아 국가들의 부채 정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의 수출에 기댈 수 없다는 이들 이머징이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재정지출 확대이든 가계부채 증가이든 결국 부채확대를 통한 부동산 부양 및 내수확대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래 그림을 보시면 싱가포르, 한국을 위시한 주요국들이 높은 부채 수준으로 이런 성장을 끌어내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느낌입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정체 또는 하락하는 이머징 마켓의 경우 기댈 곳은 수출을 통한 무역흑자밖에 없는데...왜자꾸 한국의 부채수준이 눈에 들어오는 지...
이렇듯 시장은 이제부터 일정기간 동안 이머징 마켓에 관심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시기에는 보수적인 투자자, 인내심에 투자하고 본업에 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방법이랍니다. 손잡이 꼭 잡고 계시기 바랍니다.
추가적으로 유럽상황 간단히...
유로화가 약세로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그이유는 첫째 독일헌법재판소가 신재정협약과 ESM에 대한 비준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EFSF나 ESM을 통해 스페인과 이태리 국채를 살수 있도록 한다는 메르켈 총리의 말이 시장에 활력을 주었는데 ESM비준이 늦어진다는 것은 EFSF만 가동이 가능하고, 현재 EFSF는 2,000억 유로 수준의 자금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ECB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은행들에게 담보를 받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담보는 해당국 국채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가채권들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록 담보가치도 떨어지는데, 앞으로는 이것과 관계없이 장부가치로 담보를 인정하려고 하는 안을 법제화 하려고 한다네요.
한마디로 Mark to Market을 포기하겠다는 것인데.그렇다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국채는 당분간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겠지요. 자국 은행이 열심히 사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시장이 그런 속임수를 모를 리 없고, 모든 위험을 ECB와 해당국 은행에 떠넘기는 속임수이니 유로화가 약세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상승미소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