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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목요일. 오후 4시반쯤 여행사로 향하였다. 필요한 서류를 받고, 여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서였다. 묻고 싶은 것은 너무나 많았다. 일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레일 패스는 어떻게 사용해야하며 필요한 기차예약은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스위스의 알프스산은 융프라우가 좋은지 아니면 다른 곳도 괜찮은지 등등...
1시간 반 정도의 미팅 후 모든 자료(전체 일정표, 항공권, 유레일패스, 유로스타[런던→파리] 탑승권, 파리→바젤 기차 예약표 등)를 받았다. 필요한 질문은 모두 마친 상태였고, 더 이상 내가 할 일은 없어 보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영어를 안 써본 지도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고 배낭여행 그것도 가족들을 이끌고 가야하는데 더더군다나 아직 뚜렷한 일정계획도 세우지 못했는데 말이다...
집으로 돌아와 받은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전대였다. 헐... 이건 뭐... 마치 얇고 하얀 마스크를 겹쳐 놓은 후 지퍼하나만 달아 놓은 정도다. 이걸 어떻게 써... 더더군다나 가족 모두의 여권이며 내 지갑 그리고 현금까지 넣어야 하는데 만약 이걸 사용한다면 소매치기 당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잃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해 보였다. 전대는 패스... 다행히 집에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튼실(?)한 놈이 있어 그걸 사용하기로 했다.
드디어 여행 전일. 최종적으로 업무를 마치고 8시반쯤 퇴근하였다. 집으로 향하는 길, 결국 런던 가이드북을 한권 사기로 마음먹었다. 도저히 가이드북이 없는 상태에서 런던 일정을 짤 수가 없었다. 강남 교보문고에 들러 런던만 집중적으로 소개된 책을 한권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귀가하니 집이 엉망(?)이었다.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보름 간의 가족여행, 총 4명의 짐을 싸려니 더더군다나 겨울 옷까지 챙기려니 짐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준비물 목록을 보며 잊은 것이 없는지 하나하나 챙기기 시작했다. 참고로 준비물 사항을 옮겨 놓는다.
★ 준비물
○ 여행 필수 : 여권, 전자 항공권, 여권 복사본, 여권용 사진 2매(비상용), 카드(신용카드 & 국제현금카드),
현금(파운드, 스위스프랑, 유로화), 유레일패스, 유럽열차 시간표, 핸드폰, 안전복대
○ 생활 필수 : 옷(겉옷, 속옷, 양말), 카메라, 멀티 플러그, 배낭, 세면도구(칫솔, 치약, 샴푸 등)
○ 기타 준비물 : 필기구․노트, 간단한 의약품(밴드, 소화제, 진통제, 종합 감기약 등), 우산․우비, MP3P,
Sunglass, 충전기(젠더 포함), 이어폰, 모자, 물티슈, 컵라면, 햇반, 휴대용 고추장
이 글을 읽고 나중에 배낭여행을 준비할 또 다른 가족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아야할 몇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카드. 카드는 현금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큰 돈이나 혹은 현금을 쓰기 어려울 경우 꼭 필요하다. 특히나 중요한 것이 1장만 준비해서는 곤란하다. 만약의 경우 현지에서 사용할 때 마그네틱 손상이나 그 외 다른 이유로 사용이 안될 때를 대비하여 꼭 2장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1장은 기존에 쓰던 카드를 준비했고 예비용으로 신한은행에서 국제현금카드를 만들었다. 국제현금카드는 체크카드로써 통장에 잔액이 있으면 즉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신용카드에 비해 환가료라든가 환율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게다가 잔액만큼만 쓸 수 있기 때문에 과소비 또한 막을 수 있어 좋다... ^^;;
현금은 가족의 하루 사용비용을 계산하여 ×4 한 후, 10일 정도만 준비하였다. 나머지는 카드로 쓰기로 하고. 환전은 3개국 화폐(영국 파운드화, 유로화[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로 하였는데 환율의 변동이 다소 컸기 때문에 안전(?)하게 2번에 걸쳐서 나누어 환전하였다. 아, 여기서 팁 하나. 유로화의 경우는 은행에서 취급을 많이 하기 때문에 큰 금액에서부터 소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위를 보유하고 있지만, 영국 파운드화나 스위스 프랑은 그렇지 못하다. 이때 보다 작은 단위나 큰 단위의 화폐를 원할 경우 은행직원에게 공항에서 바꿀 수 있도록 환전 확인증을 써달라고 하면 된다. 즉, 환전을 위한 원화는 은행에서 결제하고, 실제 외국 화폐는 공항에 가서 받는 것이다. 당연히 공항에는 외화거래가 많다보니 다양한 단위의 화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공항에서 환전해도 되겠지만, 그곳이 시중은행보다 훨씬 환율을 적용한다는 건 잘 알고 있으시겠지? ^^;;
그리고 유럽여행에 있어 꼭 필요한 필수품!! 바로 멀티 플러그다. 유럽국가는 대부분 220-240V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자제품을 변환기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문제는 콘센트의 규격이 다르다는거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멀티 플러그다. 나 같은 경우, 인터넷에서 5,000원 정도(2구짜리) 하는 놈으로 2개를 샀는데, 1구짜리로 하면 3,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품질? 써보니 아무런 문제점 없다. 이 기회에 꼭 하나 장만해 놓기 바란다. 물론 호텔의 경우 투숙객들을 위해 빌려주는 곳도 있다고 하지만, 여분을 많이 준비해 놓지 않기 때문에 빌릴 수 없거나 혹은 대여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유럽 얘들 돈에 관한한 아주 철저한 넘들이란거 절대 잊으면 안된다... --;;
그리고 위에는 적어 놓지 않았는데 라면이나 햇반을 준비해가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필수품이 하나 있다. 숙소가 민박이라면, 특히 한인민박이라면 필요 없을 수 있겠지만 일반 호텔이라면 꼭!! 작은 전기포트는 하나 준비해 갈 것을 권유해주고 싶다. 영국만 갈 거라면 필요없다. 왜냐? 걔네는 홍차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호텔에도 홍차티백과 전기포트가 준비되어져 있다. 하지만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호텔에는 대부분 전기포트가 없다. 물론 호텔 바(Bar)에 가서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면 준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양만큼 담아줄 큰 주전자(?)도 없기 때문에 작은 휴대용 전기포트 하나는 들고가는 것이 좋다. 특히나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에서 시도때도 없이 라면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필수품 되겠다... (나 같은 경우 호텔바에 가서 뜨거운 물, 열심히 공수해다 날랐다... Hot water, please... 잠시 후 또 가서 More, please....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