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강물은 꽃잎 싣고 흐른다
2024년 5월 <시인과 함께 걷는 섬진강>
화려한 봄날, 어떤 외출을 꿈꾸시나요. 아름다운 섬진강학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쁘고 수줍은 누이 같은 섬진강 따라, 섬진강학교(교장 김용택, 시인)는 5월, 제16강으로 <시인과 함께 걷는 섬진강>을 준비합니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교장선생님은 이날 화려한 섬진강 가를 천천히 함께 걸으며 아름다운 강과 산, 문학에 대해 이야기해주십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강물은 물에 적신 비단폭 같이 어찌나 화려한지.ⓒ섬진강학교
*코로나19와 독감 관련,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 중입니다. 참가회원님은 자신과 동행자의 건강을 위해 항상 차내·실내 마스크 착용, 손소독, 거리두기를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섬진강학교 제16강은 5월 18일(토) 당일로, 섬진강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교장선생님의 고향이기도 한 진메마을에서 천담마을까지 약 4km의 비경을 휴식시간 포함, 약 3시간 30분 동안 여유롭게 걸은 후 천담에서 구담마을까지는 버스로 이동합니다. 교장선생님은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 대하여, 그리고 강과 산과 문학에 대하여 구수하면서도 재미있게, 감동적인 이야기로 섬진강을 수놓아 주실 것이며, 이때 우리는 어느덧 자연과 하나가 됩니다(이날 이야기를 들려주며 천천히 걷는 교장선생님을 앞서 가는 사람은 교칙 위반입니다^^).
구담마을에서 교장선생님 특강과 간단한 간식타임을 가진 후, 버스로 순창군 적성면의 유명한 <화탄매운탕집>으로 이동, 늦은 식사 겸 뒤풀이로 제16강을 마칩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아름다운 시절> 등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들의 촬영지이며 때마침 5월이면 온갖 봄꽃들이 활짝 피어 더욱 화려한 꽃길이기도 합니다.
김용택 교장선생님은 섬진강가 작은 마을인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그 곳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인 덕치초등학교를 나와 덕치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다 퇴임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며 그 작은 마을의 이야기들을 모아 시와 산문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시집 <섬진강> <맑은 날> <그 여자네 집> <나무> <연애시집> <그래서 당신> <속눈썹> 등과 산문집 <내가 살던 집터에서> <섬진강 남도 오백리> 등 전8권,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다> <할머니의 힘> 등이 있고,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섬진강학교를 열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눈이 온다. 산과 산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풀잎과 풀잎 사이, 집과 집 사이, 눈이 산을 그리고, 들을 그리고, 마을을 그리고, 산길 들길을 하얗게 그리며 눈이, 눈이 온다. 세상을 그리며 오는 눈송이들은 눈을 환하게 뜨고 강물로 무심히 사라진다. 눈이 온다. 산과 들은 희고 강은 큰 붓자국처럼 검고 힘차다.
꽃이 핀다. 산에 강에 언덕에 꽃이 핀다. 이 세상을 환하게 열어 제치며 꽃은 핀다. 강바람이 불고 꽃이 진다. 산을 날아온 꽃잎들을 강물이 싣고 간다. 세월처럼, 사랑처럼, 기쁨처럼, 슬픔처럼 강물은 꽃잎들을 싣고 흐른다.
오! 산아! 저문 산들이 마을을 데리고 강으로 내려와 얼굴을 씻고 일어선다. 달이나 뜨거라! 검은 산을 넘어 온 달이 강물 속에 눈부시게 부서진다. 강기슭을 허무는 달빛아! 소쩍새가 검푸른 산을 운다.
구절초가 피누나. 강가에 고마리 꽃이 피누나. 억새야! 산 아래 섬진강 강 언덕에 피는 희고 고운 내 님 손짓일레라. 나는 못 간다. 저 가을 섬진강 작은 마을 동구 단풍 물드는 느티나무 두고 나는 못 갈레라. 나는 못 갈레라. 내 핏속을 따라 흐르는 저 고운 강 두고 나는 못 갈레라.
강물이 흐르는 산 아래 작은 마을, 가난이 아름다웠던 작은 마을, 내 숨결이 살아난 작은 마을에 나는 세상과 숨을 쉬며 살았다네. 나는 산다네.
그 곳의 이야기를 찾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