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드의 겨울: 부지런한 하루살이가 되어가는 중

[헤세드]

*제가 보려고 기록하는 글이에요.

준게 민팸 분들도 겨울 잘 나셨지요? 다가올 봄도, 뜨거워질 여름도,

합격이라는 열매를 맺을 가을도, 늘 파이팅입니다!!

글 김 주의 ㅋㅋㅋㅋ 손꾸락 가는대로 타이핑 타이핑~

200314 토

겨울이 어느새 갔나보다, 삭막한 도심에 사람들의 웃음 잃은 얼굴은

그마저도 마스크로 가린 채 분주히 살아가고 있지만,

이번 주에는 계속 피어나는 봄꽃을 구경하고,

오늘은 방충망에서 "안녕, 모기야?" 도 했다....흑흑.

(아침마다 창문 열기는 끝났다 이제.. 여름은 이제 더이상 '여름을 알리는 놈'이 아니다.)

그 어느 겨울보다 겨우내 부단히 살아낸 것 같고, 여러모로 재밌게 살아내고 있는 것 같아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1. 리더십 대 리더십: 완벽한 팀 플레이를 꿈꾸며

남편이 집에 있다. 집에서 일을 하는 백수(?)가 되었다. '돌밥'(돌아서면 밥차리고)을 해야하는 '큰 아들'을 키우는 입장으로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집을 떠났다. 되도록이면 아침마다 스터디 카페에 갔고, 남편이 '간헐적 출근'을 해야하는 날이면, 점심을 사먹고, 다시 스카로 돌아가 오후 공부를 채웠다. 몇 번은 오전에 스카에서 공부한 뒤, 바로 남편과 마트에서 만나서 장을 보고 돌아와 바로 점심을 먹는 루틴을 설정했다.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을 아끼고 습관을 붙이기.

나는 남편이 챙겨먹을거리들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오늘도 남편의 운동 매트를, 남편의 흙묻은 구두를 청소하고, 홈메이드 요거트를 만들었다. 면마스크는 한번에 몰아서 빠는데, 오늘 10개의 마스크를 한번에 손빨래하고 탈수했다. 내가 스카에 가있는 동안 남편은 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빨래도 널고, 여러 방법으로 내가 하던 집안일을 덜어갔다. "도와줘. 고마워."라는 말에 이렇게 신나서 입이 귀에 걸려서 집안일을 하다니... 그동안 내가 남편 조련법을 몰랐었구나... 느끼고 있다. 남편도 자꾸만 내가 본인 일을 도와주니 "고마워."를 남발하는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 이렇게 사는 거지 뭐.

2. 작은 성취로 자존감 지키기(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

2020년이 되어 나는 아주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되었다.(주중5:30기상, 주말5:30기상-조금 더 잠) 복근을 만들었다. (매일에 가깝게) 땀 흘리며 운동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고 자리에 앉아 QT를 하고 있다. 스터디 카페에 아침마다 출첵하는 빈도가 늘었다. 지금 주3회 도서관 가기 인증을 했는데, 다음 주부터는 주5회 9시 전 스터디카페 입실 인증을 할 예정이다. (인증 때문에라도 억지로라도 집을 나섰는데, 가면 무조건 공부 효율은 집보다 높았다. 현 주3-4회까지 늘었는데, 다음 주부터는 챌린지를 바꿀 예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아침 일찍 주5일-6일 갈 것이다!) 열품타 앱을 지웠다. 다음카페 앱을 지웠다. 이 두 가지는 내가 한 것 중 제일 잘 한 일 베스트5에 꼽힐 것이다. 대신에 열품타를 대체할 다른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다. 공부하는 척 하지 않고, 공부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서 좋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는 줄이고 시간 밀도는 높여가고 있다. 근데 스터디에 익숙해진 나머지 조금 늘어지고 있어서(휴식 남발) 여기에 최근 오전3시간, 오후3시간 챌린지를 시작해서, 더 초집중하며 오전, 오후를 보내게 된다. 나는 거짓으로 인증하면 스트레스 받아 하루를 무너뜨린다. 허술한 완벽주의가 따로 없다. 거짓으로 기록된 하루를 싫어하다보니 거짓으로 살지 않기 위해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생겼다. 핸드폰 사용 시간을 줄였다. 현재 5시간 이하 쓰기 챌린지를 1월부터 쭉- 해오고 있으며, 인증은 2.5시간~많이 써도 3.5시간정도 쓴다. 다음 주부터는 핸드폰 사용 3시간 이하 챌린지에 도전할 것이다. 쓸 데 없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여야겠다는 필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더 줄이자. 3시간 인증이니, 1.5시간을 목표로 살아보자. 

3. '일'로 느껴지 않고, '놀이'가 되었다.(세상의 모든 챌린지 체험중) 

불필요한 챌린지(무리한 챌린지)는 덜어내고, 공부와 내 삶과 직결되는 챌린지만 지속하자. 나의 쓸 데 없는 챌린지 도전(?)에 주3회 설거지 하기를 넣었다. 주3회가 뭐야 주7회 설거지 하는데 ㅋㅋㅋㅋㅋ 집공하면 주 14회는 했는데 ㅋㅋㅋㅋㅋ 싶지만 나의 쓸데 없는 호기심에 신청했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거 못하는 편) 근데 오늘 확인 해보니 700원가량 리워드로 쌓여있었다. 이것은 분명 '인증을 까먹어서'다. 설거지를 안 하는 사람이 어딨겠어. 갑자기 '주2회 청소하기'를 신청해서 일주일에 1번은 화장실 청소, 1번은 렌지 청소를 해볼까란 생각도 들었다. 안 해본 챌린지가 많고 6월까지는 지루하지 않게 이것저것 체험해 볼 수 있겠다. 주부라면 응당 하던 일인데, 깨끗하게 청소하고 사진을 찍고나면 '작은 성취감'도 들었다. 게다가 특별상금 300원정도 기대했는데, 1주일만에 꽤나 큰 리워드를 획득한 것이다. '공부랑 관련은 없으나 원래 하던 것'들을 잘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소소하고 세상 쓸 데 없는 일들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해 나가야겠다. 한 친구가 나보고 '취미부자'라고 했다. 응 아니야, 아직 멀었어.

4. 위기는 기회로: 코로나 사태, 국가직 연기

사실 나는 국가직 날짜가 며칠인지도 몰랐다. 다이어리에, 플래너에, 달력에, 여기저기 대여섯 군데는 적어놓았지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경쟁률도 떴길래 카페에서 우연히 보았다. 쓸데 없는 데 내 기억의 공간을 소진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잊었다. 코로나 사태로 얻은 것들만 기록해 보자. 친구들의 "조만간 보자."는 재촉을 미안함 없이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게 좋은 건지; 싶지만 두번째 것은 진짜 좋다. 매주 봐야만 했던 '시어머니'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당분간 잊을 수 있게 되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니 마음도 한결 편하다. 보건소에서 근무하시는 시어머니는 당분간 '자가격리'로 주의하시겠다고 하셨다. (앗싸!라고 속으로 기뻐했다.) 코로나가 터질 때 마침 스터디카페가 오픈했고, 나는 열심히 스터디카페를 활용하고 있다. 오픈된 공간에서 '날 감시해 줄 눈들'이 있어야 공부가 잘 되는 편이다. 개방형 열람실을 좋아하니까. 스터디카페는 쾌적하고 의자 높이, 채도 등 다 내게 잘 맞는다. 조금 멀게 느껴졌는데 매일 걸어다니다보니 멀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백팩에 책 세 권만 넣어도 무겁지만, '중량 치고(?) 걷는다' 생각하면 할 만하다. 모든 것을 상쇄할 만한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

5. 가설 검증하기: If, then hypothesis의 과정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 알아가기'를 했던가? 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어떨 때 효율이 떨어지는지, 어떨 때 자극을 받아 마음이 요동치는지, 기록하고 자극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 나는 INFP인데 분석 결과에서 '멘탈 제일 약함' ㅋㅋㅋㅋ 이렇게 적혀있었다. 맞다. 나는 새가슴이다. 유리멘탈의 소유자지. 엣헴. 그래서 남들보다 더 성실히 덤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멘탈을 유지하려면.

가설1) 다음카페 앱을 지우면 핸드폰 사용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기각)

단지 다음카페로 민카페를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것만 줄었지, 인터넷 뉴스를 열~심히 보는 중. 

그래서 찾은 확실한 대안: 폰 사용 챌린지를 더 엄격히 강화한다. 나를 통제해 주세요.

가설2) 아침마다 QT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를 더 잘 살 것이다. (기각)

가설은 잘 세웠는데, 실험이 올바르지 못했다. 아침 5분 QT는 너무 짧았고, 나는 QT를 하다가 ㅋㅋ QT본문에 나온 영어단어를 찾아보며 오~~ 아~~ 이런 뉘앙스였어? 하면서 영어 단어 노트를 꺼낸다 사전 앱을 켠다. 갑분 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 이었다. 아침의 내 삶은 분주했다. 그 분주함은 비밀. 분주하지 않고 부지런하고, 기민하되 여유로운 아침을 열어보자.

가설3) 오후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숙면을 취할 것이다. (기각)

커피와 상관 없이, 내가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지 못한 하루는 불안감이 켜켜이 쌓여서 고스란히 침대 위에서 마음을 앓아야 했다.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나의 낮의 시간에 있음을 알았다. '뿌듯함'을 안고 침대로 들어가자. 그러기 위해서 하루의 시간을 더 차곡차곡 잘 쌓아내자.

뭐 죄다 기각이야. ㅋㅋㅋㅋ

6. 소소한 취미생활, 무뎌진 날짜 감각

내 생일은 1월 3일이다. 그래서 1월 3일의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 사진을 찍었었다. '그래. 올해 나의 태양도 저렇게 빛나게 떠오를거야.' 하면서. "왜 굳이 1월 1일의 '새 해'가 중요한데? 오늘의 해도 '새 해'인데!"라며 왕왕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날이 시작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아침 해를 기록하는 일상이 되었고, 소소한 취미가 되었고, 습관이 되었고, 확실한 소확행이 되었다. 매일 빠짐없이 차곡차곡 그날의 하루를 담아오고 있다. 비가 오던 날도, 눈이 펑펑 몰아치던 날도, 다 담겨져 있다. 내 시선에서 내 하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느낌. 힘들 때마다 매일 1초씩 담겨진 그 영상을 돌려보면 '그래~ 이날은 이랬지. 나 이렇게 잘 살고있지.' 하며 빠르게 슬럼프를 털어내는 톡톡한 효과도 내 주었다. 이 외에도 올해는 2월엔 29일이라는 특별 보너스가 있길래, 나 혼자 3월 0일이야! 라고 날짜 감각을 세팅해서 하루를 미리 당겨서 살았다. 그러고보니 12월에는 마지막 주부터 1월이라 믿고 살았다.(스터디를 개설해서 ㅎㅎ) 일주일은 월요일부터 시작이 아니라, 토요일부터 시작이라고 마음속으로 세팅해 놓으니 일주일이 더 길게 느껴지는 착각도 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부터가 아니라 잠 자는 순간부터! 라고 세팅해 놓으니 밤에 '어떻게 양질의 수면을 취할 것인가'를 탐색하고 여러 실험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아직 THE BEST VERSION OF ME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씩 방향성을 수정해 가며 나의 삶을 섬세히 조율해 가고 있다. 

7. 세 가지 질문: "지금 몇 시지?", "나 지금 뭐하고 있지?", "오늘의 목표가 뭐였더라?"

요즘 자주 나에게 던져보는 질문들이다. (사실 아직 내재화가 안되어서 기록해 둔다.) 열품타를 쓸 때는 10분 쉬는 시간 타임을 해두고 쉬었다. 물론 '음 10분 지났네? 좀 더 봐.(보통 대개 유튜브를 보고 있다.)'라는 내면의 속삭임에 늘 져주었다(?). 근데 요즘은 그럴 수 없으니 '자주 시계를 보는 습관 들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가 시간을 흥청망청 흘려버리고 있다는 것을 빠르게 인지해야 한다. 근데 인지하고도 딴 짓을 지속하고 싶은 충동이 내재하고 있다. '쉬는 김에 조금만 더'라는 마음을 밀어내려면 내가 뭘 하며 쉬었는지를 '기록'하는 게 참.. 수치스러워서 도움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엉. 그래서 '얼마나 하찮은 일에 시간을 흘려버렸나' 기록해 보면 현타가 온다. 진짜 수치스럽다. 쓸 데 없는 시간을 줄이고자 유튜브를 볼 때 '메모하며 보는 습관'을 들였다. 유익한 정보성 유튜브 채널이 늘어나고, 쓸 데 없는 킬링타임용 채널들이 화면에서 사라져갔다. 근데 아직도 진행중. 그래서 왕왕 크게 빨갛고 노랗게 적어둔다. ㅋㅋㅋㅋ 이렇게 적으면서도 수치스럽다.

8. 잘 안되는 것들: 앞으로 잘 고쳐나갈 것들.

집중시간 길게 유지하기. 나는 집중력이 유치원생이다. 흥미가 없으면 공부를 접어버리는 외골수 성향인데, 그마저도 집중력 유지 시간이 짧다. 30분, 1시간 간격으로 늘려보자. 아침에 바로 공부하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만 공부에 몰입하기 까지 3시간 넘게 걸린다. 스터디 카페에서도 무려 핸드폰을 만지며 동영상 강의용 핸드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한다. 해야하는 공부는 자꾸 미루고 주객전도 되는 삶이 많다. 넷플릭스 그만 보기. 유튜브는 유익한(?) 채널들이 가득한데, 넷플릭스는 늪이다. 한번 예능이나 드라마에 꽂히면 몰아쳐서 일주일 내내 드라마를 완결짓고는, 다시 1화부터 대사를 곱씹으며 다시 보거나, 메이킹을 찾아보거나, 작가님에 대한 탐구, 감독님에 대한 탐구, 배우들의 필모 분석 등.... 미쳤네. 이러고 있다. (수치스럽..요즘 하이바이마마 봤어요.) 궁금하면 바로 검색한다. 바로 알아내고 정보를 수집한다. 수험생이 아니야. 관종이다. 그리고 사람이 고프다. 전화오면 안끊고 1시간이 넘도록 수다 떤다. 사람을 만나야 채워지고, 에너지를 푸는 것 같다. 현실 친구들한테는 수험 얘기 일절 안하고, 웃긴 얘기들만 나누는데. 오히려 안면식은 없어도 '안봐도 비디오인' 비슷한 삶을 살아내고 있을 민팸들과의 수다가 더 즐겁다.ㅋㅋㅋㅋㅋ ㅠ_ㅠ그래서 아무리봐도 아싸지만 인싸인 거 같고(?) 분명 고양이과랬는데 고양이는 맞지만 망나니 개냥이같고... 그렇다. 아니다 관종인가. 관종에 오지랖퍼다. 맞네, 인정. 말도 많고 글도 길다. 인정. 이제 그만 써야지 한 시간 넘게 쓰고있었어.

라고 했는데, 방금 또 이웃동네에 사는 부부가 우리 집 앞에 선물을 놓고 갔음을 확인했다...내일 아침으로 먹으라고 맛난 빵 맛집에서 사왔다고.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아주 여러 번. 집 앞에 뭘 자꾸 사두고 인증샷 셀카만 카톡으로 남겨놓고 사라져... 흐엉. 고맙고 힘이 난다. 우리 부부도 CC, 여기 부부도 CC. 진짜 끈끈한 인연이 길게 이어져 오고 있음에 감사하다. 갑자기 훈훈함에 벅차오름. 고맙네, 고맙다는 말로 다 표현이 안 되는 서프라이즈. 한 두번이 아닌데도 매번 놀랍고 고마움. 흐잉. 주변에 돕는 손길들이 너무 많아 감사할 따름. 언제 다 갚아나가지. 고마운 마음 안고 좋은 결과 좋은 소식으로 보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