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40313수 17:00~17:30
읽어준 곳: 경산 아가페지역아동센터(중방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마가교회건물)
읽어준 책: 《황소 아저씨》 글 권정생, 그림 정승각
《모모모모모》 밤코
함께한 이: 나*, 민*, 유*, 서*, 온*, 영*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 바람은 차고 봄볕은 따뜻했다.
겨울 방학은 잘 보냈을까? 새로 온 친구들은 누굴까? 설레는 맘으로 약속시간보다 일찍 서둘러 갔다.
아가페에 들어서니 여전한 모습으로 1층 친구들이 공부하고 있다.
좀 조용하다 싶었는데 올해부터는 남학생들은 이 시간에 축구? 인지 체육을 하러 가고 여학생들만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괜히 섭섭했다.
특히 즐겨 듣고 많은 이야기를 쏟아 내어 주던 친구들이어서 조잘거림이 벌써 아쉬운 마음이 되어 계단을 올라갔다.
서*이는 선생님 오랜만이라며 먼저 인사했다.
새 친구가 보인다. 몇 개의 쇼파를 가운데 놓고 놀이를 하고 있던 모양이다.
얼른 자리 정리하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를 둘러싸고 아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출석을 부르며 올해는 4학년 친구들도 빠지지 않고 함께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못 볼 줄 알았는데 말이다.
“저희가 벌써 4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래 많이 컸구나^^ 2학년 때 만나서 벌써 4학년이네.
올해도 우리 친구들과 많은 작가와 그림책을 만나보자. 했다.
《황소 아저씨》와 《모모모모모》 중 《황소 아저씨》를 먼저 읽어줬다.
권정생 선생님 그림책 기억나는거 있냐고 물어보니 나*는 “여우누이?” 한다.
지난해 읽었던 걸 기억하나 보다. 틀렸지만 좀 놀랬다. ^^
“강아지~~~” 하고 힌트를 줬다.
그제서야 “아~~~” 《강아지똥》을 기억했다. 《오소리네 집 꽃밭》, 《강아지와 염소 새끼》, 《엄마 까투리》를 함께 읽었다고 얘기해줬더니 “저는 몰라요~”하는 친구가 있다. 둘러보니 새로 온 친구다.
“그래 다음에 기회 되면 또 읽어줄게요.” 했다.
권정생 선생님이 쓰신 《몽실언니》가 올해로 40주년 되었다고. 권정생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빈민가에서 태어나셨고 해방되고 귀국하셨다고. 가난하게 사셨고 폐병도 평생 앓으셨다. 경북 안동에서 외롭게 사셨지만 어린이를 너무 사랑하셔서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남기셨다고 얘기해줬다.
《황소 아저씨》
황소 본 적 있냐고 물으니 시골에서 본 적 있다는 친구도 있고 본 적 없다는 친구도 있었다.
쥐를 바라보며 따뜻하게 웃고 있는 황소를 보여 주고 황소 눈에 비친 생쥐 이야기를 했다.
생쥐가 들고 있는 노란 알맹이가 치즈처럼 보인다는 친구도 있었다.
눈 내린 한밤중에 보름달을 본 친구도 있다고 한다.
‘구유’를 우리 친구들은 ‘밥통’이라고 했다. ^^; ‘구유’라는 단어가 낯설었나보다.
새앙쥐가 구유로 가려고 황소 등을 타고 넘다 황소 꼬리에 후려 차여 그만 외양간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살았을까? 외양간 바닥에 폭신한 뭐가 깔려 있지?”
우리 친구들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잔디?”, “나무? 어? 밀?”, “시골에 지붕에 있는 거?”하고 생각나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그래 맞아. 초가집 지붕에 까는 ‘짚’” 짚이 깔려 있어 살았다고.
황소아저씨와 새앙쥐 이야기를 들으며 고드름도 만나고 옛날 풍경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들과 풍경이었지만
황소아저씨의 따뜻한 눈망울과 그 눈망울에 비친 작고 어린 새앙쥐의 모습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 돕고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얘들아, 강아지똥도 보잘것없다 생각했고 황소아저씨도 혼자라 외로울 수 있었지만 자기가 가진 것 나눠주고 황소아저씨도 생쥐도 모두 행복해졌지? 권정생 선생님은 이런 따뜻한 세상을 바랬어”
《모모모모모》
“제목이 왜 ‘모모모모모’일까?”
질문으로 시작!^^ 바로 대답이 나왔다. 나*이 “모자”
“모자의 ‘모’, 또?”
이 책은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책이고 예술성과 창의성이 뛰어난 작품에 주는 상이라며 창의적으로 생각을 펼쳐보라고 얘기해줬다.
“모와 관련된 책이요, 모자할 때 ‘모?’” 그러고는 어려운 듯 갸우뚱했다.
그래서 책 표지 그림을 찾아 함께 읽었다. “벼도 있고, 장화도 있고, 웃는 눈도 있네요”
면지에는 우리 아이들 눈에 ‘풀^^’도 있고 칫솔 ‘모’도 있다.
우리 친구들은 ‘모내기’를 잘 모르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의미가 중요한가^^ 말놀이가 시작됐다.
“피가 난다. ‘피’”, “피로 범벅! ‘피’”, “피곤하다! ‘피’”
친구들은 피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쏟아 냈다.
‘피’가 뭔지 설명해 주니 ‘피’는 잘라야 한다며 ‘피뽑피뽑피’ 하고 말놀이했다.
나*이는 “뽀뽀를 한다^^”라고 말하고 눈치 살피더니 “뽑힌다” “피를 뽑는다.”라고 말했다.
피 뽑는 아저씨의 표정을 보며 농부의 고단함을 이야기했다.
메뚜기, 잠자리, 개구리, 오리도 찾았다.
벼가 바람에 눕고 글자도 눕고 오리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민*이는 큰 소리로 “오~~”하고 놀랬다.
벼가 익어 갈려면 태풍을 이겨내야 한다고 얘기해줬더니 서*이가 “왜요?”하고 처음 듣는 얘기인 듯 궁금해했다.
태풍에 벼가 쓰러지고 쓰러진 벼를 세워야 하는 농부의 이야기를 해 줬다.
‘뼈뼈뼈뼈뼈’
오늘 나*이의 참여가 좋다. “뼈가 부러진다”
나*이를 이어서 민*이가 “뼈저리가 아프다.”
“내 허리 뼈~~~아고”하고 누군가는 허리를 부여잡았다.
“ㅂ ~~~~~~~~~~~~ ㅕ”하고 운율도 맞추고 말놀이가 재밌는 책이 되었다.
“벼벼벼벼벼벼벼벼”“지지벼벼벼벼벼벼벼벼” 참새가 짹짹이듯 소리가 높아지고
“새야 먹지마! 그거 지지해” 잔소리도 하고
“쌀쌀쌀쌀쌀”
“짚짚짚짚짚” 《황소 아저씨》에 나왔던 바로 “짚”을 여기서 발견! (계획한 게 아니었는데 연계도서가 되었다.^^)
“욤욤욤욤욤”
“냠냠냠냠냠”
“잘 먹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먹었다, 방심말고, 남은밥톨, 떼어먹자” (뒷표지)
“저녁 맛있게 먹고, 남김없이 먹어라” 아이들이 “네~”하고 우르르 나갔다.
참새처럼 지저귀던 친구들 목소리가 순간 사라지고
조용해진 방, 뒷정리하고 나왔다.
첫댓글 엄청 꼼꼼하게 기록하셨네요^^
☺️✨️
시끌벅적 하겠네요 ㅎㅎ
상세한 기록 감사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