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리를 맡고 있는 공사 현장이 요즘 한창 일이 바쁜 탓에 스트레스 때문인가 몸 무게가 빠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푸둥하다.
오늘 아침도 눈은 떴는데 몸이 무거워 이불 속에서 게으름을 필까 하다가, 과감히 떨치고 일어나 동네 한 바퀴 산책을 했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부는데다 오후엔 비까지 온다 하니 분위기는 마치 여름 장마철 같다.
고양시 일산과 화정 사이엔 올 연말 GTX까지 들어오면 5개 전철 노선이 만나는 대곡역이 있지만 그 일대 대곡, 대장동은 아직 개발이 안된 농촌 풍경이 펼쳐 있다.
누구는 그 곳이 개발돼 금전적 이익을 바라지만 내겐 그저 걷기 좋은 산책로겸 정신적 쉼터.
얕으막한 영주산이 있고, 대장천이 흐르고 오리, 쇠기러기, 백로 등 철새들의 보금자리이자 개발 이전의 고양시 옛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모쪼록 오래오래 보전되었으면 좋겠다.
이미 인구 100만이 넘은 고양시, 이젠 남은 자연 환경이라도 아끼고 잘 보전 관리해야 할 터.
아무튼 오늘 아침 그 일대를 걷다보니 계절은 이미 여름임을 실감했다.
논에는 모내기를 위해 물을 대고 있었고, 그 물을 끌어들이는 농수로엔 초록의 개구리밥이 가득하다.
아쉽게도 찔레꽃은 이미 말라가고, 신비스런 파랑색 수레국화와 붉은 색 꽃양귀비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중이더라는.
농수로에 비친 흐린 하늘이 참 예쁘다.
물 표면엔 개구리밥이 잔뜩
논엔 모내기를 위해
한창 물을 대는 중.
큼직한 비닐하우스를 뒤로 하고 왜가리 한 마리가 내 발자욱 소리에 놀라 날아가고 있다.
사과꽃이 진 과수원은 결실을 맺는 중.
휴일 아침 대장천 산책로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한가하다.
제법 많은 철새들이 둥지를 튼 이 곳
오래도록 보전되길.
여름꽃 수레국화
그 빛깔이 신비스럽고
이제 마악 피어난 작은 꽃양귀비가 앙증맞다.
집으로 돌아올 땐 반대편 산책로를 걸어서
보랏빛 토끼풀꽃
시들어가는 찔레꽃
6, 70년대 지어진 듯한 농업용 창고의 외관에선 세월이 느껴지고
우리 아파트 담장에도 담쟁이 넝쿨이 무성하다.
분홍빛 낮달맞이꽃과 하얀 꽃 개망초
주로 바위 틈에서 자라는 야생의 매화말발도리. 누군가 옮겨 심은 듯한 우리 아파트 화단에 매화말발도리는 그 하얀 꽃이 여전히 싱싱하다.
첫댓글 이렇게 멋진 사진이라니..
특히 농수로에 비친 흐린 하늘 사진은 허락도 없이 일단 다운받았습니다~^^
아이고! 아침 산책하며 그냥 찍은 사진을 이리 칭찬해주시니 계면쩍네요.
제 사진은 지적 소유권 없으니 얼마든지.ㅎㅎ
사진풍경이 한수 더 ...
시골전경이 정겹습니더
고양시에 아직 이런 풍경이 남아있는 게 감사하죠.
더 이상 개발 말고 보전을 했으면 좋겠는데 자꾸 아파트만 짓네요.ㅠㅠ
짚시형님 한잔의추억형님등 바람새엔 사진작가분들이 많은데
훈종형님도 이참에 사진작가로 전업하셔도 대각나겠는데요 멋진
시골풍경잘감상했습니다~~~
에구! 한잔의추억님, 짚시님 보시면 서운해하시겠네.
저를 그 두 분에 갖다 붙이심 안되죠.ㅎㅎ
아무튼 칭찬의 말씀 고맙습니다.
훈장님, 글과 사진이 모두 아름답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글 하면 너른돌님이신데 이렇게 칭찬을 받으니 부끄럽습니다.^^
훈장님 카스토리를 가끔씩 훔쳐봤던(?)..ㅎ 저로서는 오랫만에
카스토리를 마주한 느낌입니다 카카오에서 어인일로 개인 카스토리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참, 눼....
정겨운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갑장 코스모스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술 실력도 여전하신지요? ㅎㅎ
이젠 무엇 보다 건강이 최고니 건강 관리도 잘하시고요.
마지막 가는 봄을 보내 주는것 같네요,
목포 주변에도 시골길이 많이 있는데 요즘 너무 게을러져서 밖에 나가기가 ..........
목포 주변이야 여기 보다 더 좋지요. 바다도 있고.
더 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다니세요.ㅎㅎ
개발도 좋지만 이처럼 목가적이고
고즈넉한 풍광들이 하나 씩
사라진다는 사실이 늘 안타깝습니다.
여전히 부지런하시고 낭만적인 훈장님을
글로나마 뵙게 되니 반갑고
정모에서 뵐 수 있다니 기다려도 집니다.
그나저나 수레국화는 정말로 여름꽃인데
벌써 여름임을 인정해야겠군요.^^
매번 좋은 말씀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병목님 감사합니다.
5월 5일이 입하였으니 이젠 여름의 시작이지요.
하지만 마음은 아직 봄을 보내지 못합니다.
아무튼 6월 정모에서 오랜만에 반갑게 만나요.^^
훈장님의 글을 보노라면 간단한 엣세이집을 읽는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이십대때 엣세이집을 즐겨보던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저도 지방을 다녀보니 논에 모내기들을, 보은 청주쪽은 벌써 끝냈고 평택쪽은 아직 안한데도 있더군요. 인사동 바람새모임에 처음 갔을때 훈장님하고 동석,
막걸리를 마시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번엔 저는 막걸리대신 콜라나 마셔야 할듯요.
모임때 뵙겠습니다.^^
그저 주변의 일을 간단하게 쓰는 잡문을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한바퀴 둘러보니 여기도 모내기를 마친 논도 있더라구요.
이젠 초여름, 인왕산님 6월 바람새 정모에서 반갑게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