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3 V8 4.0 D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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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BMW 차량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차(뉘르부르크링 주행기록 기준), BMW M3를 트랙에서 시승했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M3의 4세대 모델로, 코드명 E92라 불리는 쿠페형 모델이다. 유럽에는 M3 컨버터블과 세단 모델도 있지만, 국내는 M3 쿠페만 선보였다.
스카이72서킷은 직선구간이 짧고 헤어핀 코너가 많아 초기 가속과 코너링 성능을 위주로 시승 했다.
M3는 겉보기에 일반 3시리즈 쿠페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부분 부품이 새로 제작됐다. 앞쪽 사이드 휀더는 플라스틱으로, 보닛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다. 알루미늄의 한가운데는 큰 엔진이 보닛을 건드리지 않도록 볼록 올라와 있고 그 좌우에 작은 에어덕트가 뚫려있다.
천정은 철제가 아닌 카본(Carbon)으로 만들어져 까만 색이 드러나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차체 폭이 25mm가량 늘었는데, 좌우 바퀴간 간격을 말하는 '윤거'는 30mm가량 넓어져 휀더가 양쪽으로 튀어 나왔다. 예전의 M3는 일반 3시리즈와 구별하기 어려웠지만, 이 차는 얼핏 보기에도 강력한 파워가 예상되는 디자인으로 변했다는 느낌이다.
차에 앉으니 뒤쪽에서 작은 막대기가 쭈욱 나와 벨트를 앞으로 밀어준다. '쿠페'차량은 문이 커서 안전벨트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장치다.
즉각적인 반응, 이유는 무엇?
"고오오오옹!"
엑셀을 밟으니 BMW 특유의 사운드가 들렸다.
V8 엔진인데도 불구하고 BMW의 직렬6기통에서 듣던 소리를 연상하게 한다. V8 엔진은 원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부르르릉!" 하는 소리가 도드라지기 마련인데, 이차는 V8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부드럽다. 한참 주행하다가 어느새 올라있는 RPM게이지를 보고 깜짝 놀랄 정도다. 스포츠세단 특성상 엔진 소리는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 엔진은 무려 8500RPM까지 올라가는데 7000RPM이상부터는 RPM게이지 위에 노란 불이 연달아 들어오게 돼 있다. 불이 들어오면 얼른 변속하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차들은 엑셀을 밟는것에 따라 공기량을 조절하는 '버터플라이 밸브'를 흡기관(스로틀 바디) 입구에 장착한다. 그러나 M3는 커다란 흡기 밸브 1개 대신 작은 밸브 8개를 각각의 실린더 입구에 장착해 즉각적인 반응을 돕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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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에 처음 장착된 7단 M-DCT(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변속기도 놀랍다. 기존 M3에 장착된 반자동 변속기인 SMG는 높은 효율성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변속충격이 크고 변속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더블클러치를 이용한 이 새로운 트랜스미션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속이 이뤄져 일반 소비자와 레이서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게다가 변속 스피드를 5단계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해 변속 충격이 있더라도 좀 더 빠르게 변속될 수도 있게 했다. 7단으로 늘어난 기어 단수는 자주 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 더 재미있기도 하다.
마력대비 무게는 3.76kg/ps로 3.6kg/ps인 C63 AMG에 비해 무거운 셈이다. 따라서 0-100km시간도 4.8초로 0.3초 뒤진다. 그러나 변속 순간 밀어붙이는 느낌은 C63 AMG보다 강력하고 매끄럽다는 느낌이다.
대시보드에는 '파워(Power)'라고 쓰여진 버튼이 있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이 버튼은 엔진의 힘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엑셀의 반응을 빠르게 하는 기능이라고 했다. 사실 가속 능력에는 별반 차이 없지만, 엑셀을 밟는 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재밌는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차에 내장된 알터네이터(발전기)도 가속시에는 발전을 멈추고 순항하거나 정지하는 동안에만 동작하도록 해서 성능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부드럽지만 절묘한 코너링
왠일인지 BMW에 런플랫타이어가 아닌 일반 타이어가 제공된다. 그립력을 더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일반 335i 세단에는 저속에서 같은 조타각으로도 많이 회전하고, 고속에서는 적게 회전하는 장비인 '액티브스티어링(Active steering)'을 갖추고 있지만, M3에서는 그런 기능도 빠졌다. 프로 레이서를 위한 차이기 때문이다.
이번 M3는 기존에 비해 훨씬 부드럽다. 서스펜션 감쇄력을 조정하는 'EDC(Electronic Damping Control)' 버튼을 누르면 조금 더 딱딱해지긴 하지만, 역시 부드럽다.
그다지 딱딱하지 않은데도 코너에선 차가 땅에 깔려서 움직이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 차체자세제어장치(DTC)를 켜고도 코너 탈출속도가 빠르다. 차체가 기본적으로 잘 미끄러지지 않는데다 후륜의 속도감응식 '디퍼런셜락'장치 때문에 차가 코너에서도 밀고 나가는 힘이 강하게 생긴다. 타이어는 앞이 245/40, 뒤가 265/40으로 뒷편이 더 넓다.
BMW의 기어노브를 손으로 위 아래로 툭툭 치면서 주행하는 느낌도 좋지만, 핸들에 장착된 변속장치인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변속할 수 있다. 다른 BMW 차량들이 엄지로 누르거나 검지로 당기며 변속 하는 것과 달리 왼쪽과 오른쪽에 위치한 패들을 당기는 타입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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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최고의 스포츠카 자리놓고 치열한 다툼
과거 BMW M3는 스포츠세단 분야에서 경쟁사를 누르는 압도적인 성능의 대명사였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국내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가 막상막하의 성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C63 AMG는 460마력 AMG엔진으로 0-100km/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4.5초에 불과해 직진 성능이 조금 더 뛰어나다. M3를 염두에 두고 만든 차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반면 M3는 더 낮고 가벼운 차체와 뛰어난 변속기 덕에 코너링 성능이 조금 더 앞선다. 쿠페형으로 차체 강성이 더 높다는 점도 성능을 높이는 요인이다.
M3는 또 다양한 기능이 꽉 짜여진 듯한 느낌이 든다. 8.8인치 LCD 모니터와 조절장치(iDrive), 파워(Power) 버튼, 서스펜션강도 조절버튼(EDC)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실제 사용여부를 떠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소비자가는 9590만원~1억290만원(부가세포함)으로 C63AMG(9190만원)에 비해 다소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