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울산시 IWC(국제포경위원회) 준비기획팀 전병수(全炳守·51) 팀장 등 7명은 울산시 남구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에 건립중인 고래박물관 공사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2005년 업무를 시작했다.
4월 완공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고래박물관(지상 4층·연건평 790평) 공사진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박물관은 포경선(捕鯨船)과 고래해체장 실물을 복원해 전시하는 등 울산의 고래관련 유물·유적을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하게 된다.
전 팀장 등 팀원들은 모래바람이 심하게 이는 가운데서도 한시간여동안 공사 관계자들에게 공정률과 애로사항을 묻는 등 공사진행 상황을 꼼꼼하게 챙겼다. 전 팀장은 “울산 IWC 총회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고래전문가와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고래도시 울산’의 자랑스런 상징물이어서 조금이라도 공사에 차질이 생겨선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57회째를 맞는 IWC 연차총회는 5월27일부터 6월24일까지 롯데호텔 울산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57개국 정부대표와 과학자, NGO, 언론인 등 800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울산시 IWC준비기획팀은 숙박·교통·외국어 통·번역·자원봉사·관광안내 등 각종 손님맞이 준비와 ‘고래도시 울산’ 홍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통역전문가인 김상희(여·31·부산외대 통역대학원 석사)씨를 영입하는 등 7명의 정예멤버로 팀을 꾸렸다.
2005년 새해를 맞는 울산시 IWC준비기획팀의 각오와 열의는 남다르다. 울산의 도시 역사상 최초의 국제컨벤션 행사인 IWC총회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행사진행과 의전 등을 총괄하고 있는 박병희(41)씨는 “지난해는 각종 계획을 준비·구상하는 단계였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실행단계”라며 “올해는 전 팀원들이 매일 밤 ‘고래 꿈’을 꾸겠다는 각오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IWC 준비기획팀은 모든 행사 준비의 초점을 ‘공장도시·공해도시’라는 울산 이미지를 벗고, ‘고래도시’, ‘역사·문화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심는데 맞추고 있다. 그러나 홍보 담당인 윤부원(37)씨는 “40년 이상 각인된 도시 이미지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IWC 준비기획팀은 총회기간동안 울산의 선사시대 포경(捕鯨) 유적인 ‘반구대암각화(盤龜臺岩刻畵·국보 제285호)’ 실물 공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평소 반구대암각화를 가리고 있는 사연댐의 수위(52~56m)를 IWC총회 직전인 5월부터 50m이하로 낮추기로 하고, 한국수자원공사측과 협의를 끝낸 상태다. 인프라 담당인 손기식(45)씨는 “세계 각국의 고래전문가들이 반구대 암각화를 눈으로 직접 보면 고래와 얽혀 유구한 역사를 쌓아온 고래도시 울산을 명확히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 앞바다 고래탐사’ 행사도 추진중이다. 관광담당인 주태엽(36)씨는 “울산 해상으로 10㎞쯤만 나가도 돌고래를 쉽게 관측할 수 있어 ‘고래도시 울산’의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IWC 행사기간 마지막 5일(6월 20일~24일) 동안 공개로 열리는 총회를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내보내는 계획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박진석(30) 사무관은 “인터넷 생중계에 대해 벌써부터 전 세계 언론·환경단체 등의 관심이 높다”며 “IT강국 한국의 면모도 함께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찬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chani.chosun.com])- Copyrights ⓒ 조선일보